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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이 세상은 몬스터인데 저 세상은 좀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별나라
작품등록일 :
2020.05.11 21:41
최근연재일 :
2020.05.25 23:22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632
추천수 :
140
글자수 :
97,230

작성
20.05.19 18:16
조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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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2화 잘못 걸렸는데?

DUMMY

“와, 아저씨 말 잘하시는데요?”


유성이는 옆에서 조잘조잘거리고 있었지만 스스로도 의문이 든다. 과연 내가 한 말이 맞는 것인지.

이렇게 돼 버린 세상에 선이 과연 성립할 것인지에 대해.


어쩌면 나에게는 힘이 있어서 그 아이들에게 강요한 것은 아닌지 걱정도 들었다.


“아저씨. 아저씨.”


“그래.”


“오늘은 제 옆에서 같이 자요. 헤헤.”


녀석의 머리를 스윽 쓰다듬었다.


앗. 젠장.

또 한 번 실수를 하고 말았다.


“으윽. 진득거려. 여기 씻을 곳은 없어?”


“아, 저 그게. 지금은 수도가 끊겨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하긴 그럴 만도 했다. 좀비 사태가 발생한 지 3개월이면 어느 관공서든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없을 터였다.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네. 한 번 물을 찾아볼까?”


“그래주실래요?”


나는 녀석의 머리 대신 어깨를 툭툭 쳐주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그 돌연변이 좀비놈이란 것을 잡는거는 둘째치고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했다.


‘저 쪽 세상에서 자가발전기라도 들고 오면 괜찮으려나.’


다만, 그걸 일일이 다 골라서 줄 수는 없다. 이 문제는 당분간 뒤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일단 잠이나 자러 가자.”


슬슬 어두워진 시간.


오늘 하루 여러 일을 겪었기 때문인지 몸이 피곤하다.

바로 어제 잤던 집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같은 생각을 함 잠에 빠져든다.


쿠우울.


***


“유진태 연구원. 정말 이것을 당신 친구의 몸에서 떼어왔다고?”


“그렇습니다. 소장님.”


어느 집무실로 보이는 곳.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 사람은 진유한이 샘플을 맡긴 그 친구였고, 또 한 사람은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중년의 연구소장이었다.

곱게 늙었다기보다는 욕심이 가득한 얼굴에 째진 눈까지, 그의 인상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건 혁명일세 혁명! 이 조사대로라면 그 세포는 죽은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엄청난 일이야!”


즐거워 보이는 연구소장과 반대로 진태의 얼굴은 복잡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죽은 세포를 다시 복제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이 있지 않습니까?”


“멍청한 건가? 아니면 다른 일을 하느라 머리가 굳은 건가? 우리 연구소가 세워진 게 어째선지 잊었단 말인가?”


“아닙니다. 그래도 제 친구를 이용한다는 건 안 됩니다.”


연구소장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애초에 이 연구소를 만든 이유가 권력자들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의 개발이었다.

한국의 난다긴다하는 기업들이 힘을 합세해 몬스터를 이용한 산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력한 무기, 새로운 장비, 등 새로운 힘을 위해 연구소에 투입되는 돈만 해도 억이 아닌 조단위.


그 중에서도 권력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연구가 있었다.


바로 생명연장의 꿈.


아주 고대에서부터 이어진 수명에 대한 갈망은 새로운 가능성이 드러난 지금 시대에도 필수적으로 일고 있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었지.’


기간은 년 단위가 아닌 10년 단위를 보고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연구원 하나가 이상한 샘플을 들고 왔길래 숨기려는 것을 억지로 뺏다시피 해서 살펴보았다.

그건 하나의 신비였다.

죽은 세포를 다시 살려내는 힘이라니.


그것이 세포인지 아니면 마력과 같은 어떤 종류의 힘인지는 모르지만 가능성은 이미 확인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이라고는.


“놈에게 협조를 구해! 아니면 잡아서라도 끌고 와! 어차피 인생 망한 놈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 제 친구입니다!”


“이 미친놈이.”


쩍!


유진태의 목이 홱 하고 돌아갔다.

진태도 지금 크나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친구인 진유한이 위기에 빠졌다고 혹시나 싶어 검사한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다니.


“할 수 없군. 협조하지 못하겠다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밖에 누구 있나?”


벌컥 하며 열리는 문.

이 연구소의 방어를 맞고 있는 경비원이었다. 연구소의 성격이 성격인 만큼 경비원들도 모두가 다 각성한 능력자가 맡고 있었다.


“놈을 잡아오게. 당장!”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소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경비원은 무전기를 돌리려 했고, 유진태는 그것을 막으려 했지만 되지가 않는다. 연구소장은 방해되는 유진태도 치워버려야 할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가는 길에 유 연구원을 빈 방에 격리시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연구원님.”


유진태는 절망적인 얼굴로 경비원에 둘러싸여 어느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연구소 안에 들어오려면 폰을 수거하기 때문에 친구에게 연락을 할 방법도 없었다.


‘미안하다 유한아.’


그 말은 진유한에게 들릴 일이 없었다.


***


“흐으읍!”


큰 하품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쪽에서 좀 날뛰던 탓에 몸에 피로가 남아 있을 줄 알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재생이란 능력이 몸의 피로도 날려주는 모양이다.


“하아... 나도 능력자인가?”


보통 각성을 하게 되면 능력치 창이 뜬다는데, 나는 어떻게 될까? 저쪽에서 능력을 얻은 것이라 변화가 없으려나.


그 때,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띠리. 이상 능력 감지.


-띠링. 현 지구에서 알 수 없는 능력을 감지했습니다. 파악에 들어갑니다.


-띠링. 파악이 끝났습니다. 일종의 에너지로 등록이 되어 각성했음을 인정합니다.


응?


나는 갑작스레 들린 소리에 어리둥절하고 말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각성인가 싶었다. 게다가 각성할 때 어느 정도 고통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고통이 없다.

아무래도 저 쪽에서 각성을 마친 터라 발생한 현상인가 싶다.


그렇다면, 이것도 될 것이다.


‘상태창.’


-상태창

힘 : 10

민첩 : 15

체력 : 10

재생력 : 15

혈기 : 20


“정말 되잖아?”


각성을 하고 말았단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잠깐의 즐거움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진건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뭔가 수치가 이상하다. 힘 민첩 체력이야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혈기란 건 처음 보는 것이다.

저것 대신 마력, 내공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대신하고 있어야 하지만 혈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저게 내 힘의 원천인가 보네.”


아무래도 저쪽 세계에서 좀비에게 물리고 각성한 게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준 듯 싶다. 그렇다면 혈기란 무슨 뜻일까?

혼자 고민을 하다 보니 피와 관련된 기운이라고만 예감이 들 뿐이지 아직은 정확히 모르겠다.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면, 능력치가 고작 저것밖에 안된단 점. 분명 움직일 때의 능력치는 저것보다 강했을 것 같은데 이상했다.


결국 고민을 하던 찰나 머리를 마구 헤집는다.

그 때 끈적이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아 젠장. 씻지를 못했으니 이러지.’


먼저 씻으러 갔다. 그 쪽에서는 제대로 씻을 만한 환경이 되어 있지 않았지만 여기는 물이 부족할 리는 없었다.


한참을 샤워하고 나온 사이, 누군가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터벅터벅 올라오는 소리가 십 미터는 족히 떨어져 있는데도 들려온다.


‘내 감각이 좋아졌네.’


그런데 이상한 건 한 사람이 아니란 사실. 물론 기운이 느껴지다뿐이지 별 상관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띵동!


누구지?


예상이 빗나가 버리고 말았다. 저들은 나를 찾으러 온 사람이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거 느낌이 이상한데.’


문 앞에 있는 사람, 문 옆에서 대기하는 사람, 거기다가 출입구 쪽을 비롯한 빌라 주위를 사람들이 차곡차곡 에워싸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도통 모르겠는데.”


끼이익.


열리는 문.


문 틈 사이로 어떤 남자가 보인다. 짙은 검은색의 정장 차림에다 선글라스까지. 티비에서 봤을 법한 요원의 옷차림이었다.


“누구시죠?”


“진유한씨 맞으십니까?”


“그렇습니다.”


“잠시 이야기 가능하겠습니까?”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뭐 하자는 짓인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누군지를 말해주셔야 되지 않을까요?”


“실례했습니다. 저는 태산 연구소에 경비를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태산연구소라면.’


어디선가 들어봤었던 연구소.

찬찬히 떠올려 보니 어디서 들어봤는지 알 것 같다.


“진태가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아마 진태와 관련이 있을 듯싶다.

그것보다, 이들에게서는 이상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호왕과는 다른 에너지가 그의 아랫배에서부터 전신을 돌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눈을 마주치자 그의 크기가 마치 거대한 산처럼 느껴진다.


‘강하다.’


약간의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맞습니다. 어제 유진태란 친구에게 샘플을 주지 않았습니까?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어떻게 이들이 아는 거지?

진태가 입이 싸지는 않다.


혼자서 고민에 빠져버렸다.

만약 우연찮게 연구소 사람들이 내 샘플에 관심이 생겼다면?

진태에게 준 샘플이 연구소에서 호기심이 들 정도로 대단하다고 여긴 것인가?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 의문점이 생긴다.


“그럼, 진태보고 오라고 하시면 되지 어째서 당신들만 온 겁니까?”


“유진태 연구원은 연구에 바빠 저희가 대신하여 왔습니다. 친구분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지금은 연구에 바빠서 올 수가 없다고 모셔오길 부탁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의문이 드는 것 또 하나.


진태의 연락이 없다는 점.


아무래도 꺼림칙한 느낌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저들의 가슴에서 움직이는 힘이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연구소로 가는 건가요? 며칠이나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의 대답은 그것으로 끝.

계속 생각이 드는 의문점에 잠시 그에게서 벗어날 시간을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저도 그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던 참입니다. 옷 좀 차려입고 나오죠.”


기관 소속의 인물이란 남자가 무감각한 얼굴로 쳐다본다. 그러다 말고 갑자기 말을 꺼낸다.


“잠깐만이라, 알겠습니다.”


“그럼.”


쿵 하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서둘러 옷을 챙겨 입었다. 옷을 갈아입는단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러는 한편, 진태의 전화가 왔는지 살펴보았다.

녀석은 절대 이런 일이 있으면 연락을 주지 않을 놈이 아니다.


진태의 부탁으로 왔다던 그들, 진태의 무연락,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만 같은 그 기운까지.


‘젠장. 이거 잘못 걸렸는데?’


불안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고 있다. 항상 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너무 강렬해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나는 옆에 두었던 검까지 챙기고 각오를 새긴다.


“빌어먹을. 이게 뭔 일이야. 젠장.”


창문 밑으로 높은 높이가 보인다.

만약 혈기를 각성하지 못했으면 하지 않았을 미친 짓을 나는 지금 할 거다.


파사삭!


창문이 깨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은 건물 밑으로 떨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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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돌아간다. +2 20.05.22 58 6 15쪽
14 14화 전투를 벌이다. +2 20.05.21 71 7 17쪽
13 13화 검술을 맛보다. 20.05.20 74 5 15쪽
» 12화 잘못 걸렸는데? +2 20.05.19 71 6 12쪽
11 11화 아이들에게 말하다. 20.05.19 69 7 10쪽
10 10화 화염 초능력자와의 만남. +4 20.05.18 87 8 16쪽
9 9화 아지트로. 20.05.17 87 8 13쪽
8 8화. 변화하다. +2 20.05.16 105 10 12쪽
7 7화 끔찍한 괴물. 20.05.15 98 7 13쪽
6 6화 거짓말을 하는 거라구요. 20.05.14 104 8 14쪽
5 5화 살아있단 느낌이 들지 않아. 20.05.13 114 9 11쪽
4 4화 따라올래? +2 20.05.13 119 10 13쪽
3 3화 스트레스가 풀린다. +8 20.05.12 143 13 12쪽
2 2화 떠나서 죽어주세요. 20.05.12 148 12 15쪽
1 1화 아줌마가 이상하다. +2 20.05.11 228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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