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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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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온제 영입 작전

DUMMY

“민수가 어제도 겨우 무대를 했는데, 오늘도 이대로 무대에 올라가면 쓰러질지도 몰라요. 아침부터 열이 38도까지 오르고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했어요.”


리더 희융의 목소리였다. 몸이 아픈 멤버를 병원에 보내야 한다고 사장을 설득하고 있었다.


“119 불러서 병원에 보내주세요.”


무대에서 긴 시간 춤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호흡이 가쁘고 힘이 필요한 일이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숨이 차서 산소 부족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여기까지 와서? 야, 장난해?”


사장은 막무가내로 멤버들에게 무대에 올라가라고 몰아붙였다.


“공연 끝나고 가면 되잖아. 여기까지 너희를 보러 온 팬 생각은 안 하냐? 회사 생각은 안 해?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소리지르며 멤버들을 겁박하는 사장의 위협에 승권과 헌서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승권은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헌서에게 소근거렸다.


“네 말대로 저 사장이 몬스터가 맞나 봐. 저렇게 인정사정 없는 놈이 사람일 리가 없지.”


아파서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 엄살부리지 말고 일이나 똑바로 하라는 말을 태연히 내뱉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았다.


“빨리 저 놈을 붙잡아야겠다. 저런 놈한테 당하고 있다니, 오르페 멤버들이 불쌍하네.”


승권은 결심한 듯이 중얼거리며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루어 엔터테인먼트입니다.”


그는 문을 열고 헌서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누가 들어오자, 사장은 고함지르던 것을 멈추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온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승권은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건넸다.


“며칠 전에 같이 챌린지를 제안한 루어 엔터테인먼트 김승권 사장입니다.”


시지푸스 사장은 명함을 받으며 귀찮다는 듯이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저희가 좀 바빠서요. 곧 공연할 시간이거든요.”


“네. 저희도 공연합니다. 에이리프가 오르페 바로 뒷 순서입니다.”


승권이 사장과 말하는 동안, 헌서는 오르페 멤버들에게 다가가서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민수뿐만이 아니라, 여러 멤버들이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오늘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과 다음 주 음방 활동까지 이어가야 하니, 그들에게는 전혀 쉴 시간이 없었다.


시지푸스 사장은 작은 신생 회사인 루어 엔터테인먼트를 대놓고 무시했다. 시지푸스 엔터테인먼트도 중소기업에 불과했지만, 그는 승권보다 자신이 훨씬 우월한 위치라고 여기는 듯했다.


“솔직히 챌린지를 하면 루어 엔터테인먼트만 좋은 거 아닙니까? 오르페 팬덤의 덕을 보려는 거 아닌가요?”


그는 에이리프가 오르페의 팬을 빼앗아가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아닙니다. 우리 에이리프도 아이돌 놀이공원에 출연한 멤버들로 이루어져서 팬이 많습니다. 서로 윈윈하자는 거죠.”


승권은 에이리프도 인기가 많다고 주장했다.


“있다가 공연할 때 보십시오. 에이리프 팬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먼 곳까지 멤버들을 보겠다고 찾아올 정도로 열성적인 팬이죠. 벌써 무대 맨 앞에 자리 잡고 앉아있네요.”


눈으로 보면 에이리프의 인기를 믿을 거라고 설득했다.


“아이돌 놀이공원이 종영된지 얼마 안 되서, 여기 강원도에서도 멤버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멤버들 이름도 다 알더라니까요?”


자기 그룹을 자랑하는 승권이 아니꼬웠는지, 시지푸스 사장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검토해볼 테니까, 나중에 이야기하고 오늘은 각자 공연부터 잘 마무리하죠.”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승권은 그에게 인사를 하고, 헌서와 함께 방을 나왔다.

그들은 에이리프 대기실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때? 뭐 좀 보이는 거 있어?”


승권은 헌서에게 알아낸 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아까 아프다던 오르페 멤버 목에 상처가 있더라고요.”


헌서는 민수의 목에서 몬스터에게 물린듯한 상처를 발견했다.


“인사하면서 옆으로 가서 자세히 봤는데, 몬스터에게 물린 게 확실해요.”


“그렇군.”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대기실로 돌아가서 기다리는데, 대기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온제가 그들을 찾아온 것이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온제는 양손에 멤버들이 먹을 햄버거를 사 들고 들어왔다. 고소한 햄버거 냄새에 모두 온제에게 다가와 환영했다.


“와, 온제형이다.”


“잘 지냈어요?”


“예전 소속사하고는 잘 정리됐어?”


온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황을 전했다.


“응. 잘 지냈어. 소속사하고는 위약금 얼마 정산하고 계약 종료했어.”


“우리가 보낸 계약서는 봤어요?”


은이사를 통해서 계약 제안서를 온제에게 보냈다.


“응. 봤어.”


연예계 표준계약서대로 작성한 거라서 계약 조건은 어느 회사나 비슷할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얼마나 안정적인 대형 회사이고, 투자를 많이 해서 밀어줄 것인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계약조건보다는 회사 분위기나 미래를 보고 결정하려고.”


예상대로 온제는 오늘 승권과 멤버들의 공연 상황을 보고 자신이 미래를 걸어도 좋을지 파악하러 온 것이었다.


온제는 퍼포먼스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었다.


“그런데, 오늘 ‘나의 길’도 공연 한다면서? 나랑 일유가 없는데 동선은 어떻게 바꿨어?”


나의 길은 아이돌 놀이공원의 마지막 무대 곡이었다. 온제와 일유가 빠진 채 4명이서 공연해야했다.


“일유 형이 인트로인데 없어서 지솔이가 대신 해요. 형 파트는 제가 하고요. 나머지는 그냥 없는 대로 해요.”


“그러면 무대가 텅 비어 보일 텐데...”


온제는 이마를 찌푸렸다.


“나랑 너랑 같이 하는 페어 안무도 있잖아? 그건 어떻게 해?”


“그건 어쩔 수 없이 저 혼자 해요.”


“아, 진짜?”


온제는 ‘나의 길’ 노래와 안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동작을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걸 혼자 한다고? 다른 멤버하고라도 같이 하지. 이걸 혼자 하면 단팥 없는 찐빵이지.”


그의 말대로 페어 안무를 한 사람만 하는 건 그림의 반쪽만 보여주는 셈이었다. 어떤 의미의 춤인지 전혀 전달이 되지 않았다.


“형의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걸 어떡해요.”


디영이 끼어들었다.


“그렇게 어려운 안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형뿐인걸.”


그의 말에 온제의 얼굴에 자부심을 느끼는 미소가 떠올랐다.


“하하, 나만 할 수 있게 만들긴 했지.”


아이돌 놀이공원의 마지막 무대였고 관객의 시선을 빼앗아 와야만 했던 라운드이니만큼, 각종 난이도 있는 동작을 다 때려 박아 만들었다.


“온 김에 온제 형도 같이 공연하자.”


디영이 농담처럼 온제의 팔에 매달려서 말했다.


“특별출연으로 온제 형이 왔다고 하면 관객들이 깜짝 놀라겠지?”


온제는 잠시 고민하는 듯이 말없이 피식 웃었다. 디영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하지 않는 걸 보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안 된다고는 안 하네? 그래도 돼요, 사장님?”


디영이 승권을 보며 물었다.


“응? 어, 너희만 좋으면 나는 상관없어.”


승권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이 특별출연료 주신대. 같이 무대 하자.”


윌비도 싱긋 웃으며 찬성했다.


“온제가 특별출연 해주면 고맙지.”


온제는 반쯤 마음이 움직였는지, 무대에 설 때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챙겼다.


“나 메이크업도 안 했고, 의상도 없는데? 인이어도 없고.”


“여벌 의상 있어. 많아. 인이어도 예비용 있고.”


디영이 생글생글 웃으며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형은 잘생겨서 메이크업 안 해도 돼. 눈썹만 그려.”


공연용 여벌 의상도 두어 벌 가지고 다녔다. 헌서가 몬스터와 싸우다가 의상이 망가질 수도 있어서, 승권이 매니저에게 여벌 의상을 항상 준비해서 가지고 다니도록 했다.

인이어나 마이크도 고장날 경우에 대비해서 여분을 준비해 다녀서 문제없었다.


“하핫, 알았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디영의 푸시에 온제는 졸지에 무대에 서게 되었다. 여벌의 교복 의상을 갖춰 입고 메이크업을 하니, 누가 봐도 같은 그룹 멤버로 보였다.


헌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갑작스럽게 춤을 춰야하는 온제에게 미안해서 물어보았다.


“옷 괜찮아요? 더 멋진 의상을 드렸어야 하는데.”


온제는 거울을 보고 춤동작을 추다가 헌서를 보고 말했다.


“댄서는 옷을 탓하지 않아. 자기 몸이 최고의 의상이니까.”


그러면서 자신의 근육으로 다져진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렸다. 긍정적인 온제의 에너지가 벌서 팀 분위기를 더 밝게 만들고 있었다.


무대 뒤에서 공연할 곡을 다시 맞춰보았다.

연습하는 사이에 어느덧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빠듯한 스케줄 때문에 오르페가 가장 먼저 공연하고 출발할 예정이었다다. 오르페 멤버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무대로 향했다.


“괜찮겠어, 민수야?”


희융은 파리한 얼굴로 쓰러질 듯이 휘청거리며 계단을 한 발 한 발 힘겹게 오르는 민수에게 물었다. 그는 대답 없이 배를 움켜잡고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무리하지 말고. 다치지 않게 조심해.”


희융은 민수를 불안한 듯이 쳐다보았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머리를 다칠 수도 있었다.


“하다가 어지러우면 조용히 무대 뒤로 퇴장해.”


희융은 그렇게 말했지만, 민수는 사장이 무서워서인지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무대 중간에 내려왔다가 사장에게 또 어떤 야단을 맞을지 모른다.


오르페가 무대에 오르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그들을 맞았다.

시지푸스 사장은 멤버들이 무대 뒤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연신 투덜거렸다.


“저, 저, 대충하는 것 봐. 빨리빨리 제 자리 안 찾아가지? 똑바로 안 해?”


관객들은 오르페 멤버들이 지쳐 쓰러질 지경이란 걸 몰랐기에, 그들의 힘없는 무대를 지루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목소리에 힘이 없네.”

“멀리 오느라고 지쳤나? 다들 기운이 없어 보여.”


그러다가 급기야 마지막 세 번째 곡에서 민수가 휘청거리더니, 발을 헛디디며 넘어졌다.


“앗!”

“저런!”


쓰러진 민수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시지푸스 사장은 발을 구르며 화를 냈다.


“아니! 관객 다 보는 앞에서 저런 실수를 하다니! 뭐하는 거야? 당장 일어나지 않고?”


관객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웅성거렸다.


“왜 저래? 어디 아픈가 봐?”

“컨디션이 안 좋았구나.”


결국 무대에 매니저가 올라가서 민수를 일으켜 세웠다. 민수는 비틀거리며 매니저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무대를 내려갔다.


“지금까지 오르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은 멤버들은 힘없이 인사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무대를 내려왔다.

관객은 안타까운 마음에 박수치며 그들을 보냈다.


“저런, 고생했네.”

“빨리 나았으면.”


무거운 관객 분위기에 시지푸스 사장은 얼굴이 벌게져서 오르페 멤버들에게 호통쳤다.


“야! 네가 무대를 망쳤잖아! 내가 얼마나 힘들게 따낸 행사인데?”


그는 아픈 민수를 억지로 무대에 세워놓고 그에게 책임을 돌렸다.


“어휴, 이런 한심한 놈을 데리고 내가 일을 하다니. 너 이 자식, 정신 안 차릴래?”


분이 풀리지 않는지 쓰러졌다 일어난 민수에게 험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찢어질 듯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터졌다.


“꺄아악!”


시지푸스 사장은 소리지르던 걸 멈추고, 흠칫 놀라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야? 무슨 일이야?”


그 소리는 관객석으로부터 터져나온 함성 소리였다.


다음 공연은 에이리프의 순서였다. 기다리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른 것이었다.

팬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며 펄쩔펄쩍 뛰고 있었다.


“에, 에이리프가 저, 저렇게 인기가 많다니...”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떠나갈 듯 소리지르며 기뻐하는 관객을 쳐다보았다. 힘없이 박수치던 오르페의 무대와 같은 관객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눈빛에 반짝반짝한 생기가 돌며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으, 으음...”


시지푸스 사장은 앓는 소리를 내며 객석을 바라보았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아서 얕보았던 에이리프가 이렇게나 팬이 많은 그룹라니.

시지푸스 사장은 부러움과 질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에이리프를 멀리서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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