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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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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음악이 시작되었다. 멤버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동시에 고개를 들어서 객석을 바라보았다. 환한 조명 속에서 금발로 염색한 일유가 몽환적인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손에 닿을 듯 말 듯 한 꿈

매일 달려도 지치지 않아”


일유가 달콤한 목소리로 손을 뻗으며 노래하자, 객석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꺄아악!”

“아악! 내 심장!”

“너무 잘생겼어. 어떡해.”


무대를 지켜보는 토네이도는 초조한 기색을 감추려고 했지만, 에이리프를 향해 터져나오는 박수와 함성에 불안한 표정이었다.


“인생은 스포일러가 없지

예상치 못한 오늘을 즐겨

선물처럼 고난을 웃어넘겨

난 매일 밤이 해피엔딩”


윌비의 랩에 지솔의 감미로운 보컬, 미강의 3옥타브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목소리까지,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관객은 뭐에 홀린 듯이 입을 헤벌리고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지난주에도 봤지만, 확실히 남달라.”

“팬은 아니지만, 투표해줄까?”

“이렇게 잘하는 애들이라니, 잘 됐으면 좋겠어.”


상당수의 관객이 에이리프를 위해서 휴대폰을 들고 투표에 참여했다. 헌서는 춤추고 노래하는 와중에도 객석을 둘러보며 반응을 살폈다. 꽤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들고 투표했지만, 여전히 투표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더 많은 표가 필요해.’


관객이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투표할 정도가 되어야 토네이도를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헌서는 스킬을 발동했다.


[바이브 강화 스킬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흡인력 강화 스킬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스킬이 발동되자, 헌서의 몸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아우라가 흘러넘쳤다.


힙한 비트와 함께 헌서의 댄스 브레이크 타임이 되었다.


“가자, 헌서!”

“헌서 얼굴에서 빛이 나!”

“What’s next, 헌서?”


관객이 응원법을 외치며 호응했다.


헌서가 공중에서 발차기를 하며 두바퀴를 돌고 착지하자, 관객이 오오하며 감탄했다. 라이브에서 보기 드문 고난도 댄스 테크닉이었다.


“새벽부터 줄 서서 들어온 보람 있다.”

“이거 돈 내고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콘서트하면 꼭 가야겠다.”

“팬클럽 가입 빨리 열어줘! 내 통장을 가져가!”


관객들의 탄성이 멎기도 전에 헌서는 곧바로 추가 스킬을 발동했다.


[신체 미세 조절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적용부위 : 목근육]


비트에 맞춰서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하체를 고정하고 상체를 앞뒤로 웨이브했다.


“으음?”


처음 보는 신기한 움직임에 관객들은 몸을 앞으로 굽혔다.


“와, 저거 뭐야?”

“아니, 목하고 상하체가 완전히 분리된 것 같은데?”

“연체동물인가? 구체관절인형인가?”

“AI합성같아. 어떻게 저런 아이솔레이션이 가능해?”


초현실적인 헌서의 움직임에 객석의 관객들이 모두 눈이 똥그래졌다.

게다가 헌서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듯이 여유있게 미소지으며 이어서 노래까지 불렀다.


“저런 춤을 추면서 노래까지?”

“와, 헌서 잘하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어나더 레벨이네. 어디서 저런 애가 튀어나왔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 하나가 되어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진짜 독보적이다.”

“얘네는 꼭 떠야 해.”

“춤 잘 춰, 노래 잘해, 잘생겼어, 무대도 훌륭해.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네.”


헌서의 춤이 화룡점정이 되어서 관객은 모두 에이리프에 투표했다.


“What’s next?

다음은 뭐야?

뭐 신나는 거 없어?

그게 우리야 에이리프”


피날레의 후렴구까지 흥분 속에서 신나게 끝마쳤다.

엔딩 요정인 디영은 귀엽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문자를 보내는 시늉을 하고 에이리프를 뽑아달라고 마지막까지 어필했다.


무대를 마치고 나서, 온제는 방금 전에 헌서가 동작을 하는 걸 봤는데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보통 힘이 좋으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유연성이 좋으면 힘이 떨어지는데, 넌 어떻게 둘 다 좋냐?”


헌서가 헌터인 걸 아는 일유는 인이어를 빼며 미소 지었다.


“그러게. 헌서는 신체조건을 타고난 것 같아.”


헌서로 인해서 현장에 참여한 관객이 거의 모두 에이리프에게 투표하자, 토네이도는 바짝 긴장했다.


“아니, 이, 이러면...”

“아니야. 괜찮아. 괜찮을 거야.”

“현장하고 방송은 또 다르니까.”


토네이도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에이리프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것을 부정했다. 하지만, 방송에서도 헌서의 춤은 임팩트가 있어서, 방송을 본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다수가 에이리프에 투표했다.


투표 집계를 마치고 이제 1위 발표만 남겨두었다.


“1위 후보는 이쪽으로 자리해주세요.”


MC의 양쪽에 에이리프와 토네이도가 섰다.


“이번 주 1위를 공개하겠습니다.”


MC가 말함과 동시에 화면에 양쪽의 점수가 차례로 나타났다.


“음반과 음원 판매량, MV조회수, 방송점수, 사전투표까지 합산한 점수는 토네이도7597점, 에이리프 7178점입니다.”


예상대로 점수 차이가 제법 났다. 현장투표점수는 1000점 만점이었다. 400점 정도면 뒤집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400점차를 뒤집기가 쉽지도 않았다.


토네이도 멤버들은 점수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안도한 듯이 여유를 찾았다.


‘1000점 만점인데 설마 400점의 점수 차를 뒤집을 수는 없지.’

‘현장 분위기는 쟤네가 좋았지만, 그래도 400점 이상 차이가 나겠어?’


반면에 에이리프 멤버는 모두 긴장했다. 지솔이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을 쳐다보았고, 일유는 양손을 모으고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디영과 온제는 서로 손을 붙잡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다잡았다. 윌비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제자리에서 초조하게 몸을 흔들었고, 미강이는 두리번거리며 다른 아이돌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생방송투표까지 모두 합산한 점수는?”


화면에 총점이 나타났다.


[토네이도 7823점]

[에이리프 7952점]


“이번주 1위는 에이리프입니다!”


MC의 말과 동시에 무대 앞에서 팡 하고 폭죽이 터졌다. 천정에서 나풀거리며 종이꽃잎이 떨어졌다.


“축하드립니다.”


MC는 눈웃음을 지으며 꽃다발과 트로피를 헌서에게 전달했다.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은근히 기대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에이리프 멤버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진짜 우리가 1위라고?’

‘이거 꿈 아니지?’

‘해냈다. 1위.’


온제는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거의 울 듯한 표정이었다. 일유도 눈물을 참으려는 듯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에이리프를 결성하고 선공개곡을 2곡 내면서 음악방송에 출연하고, 3번째 음악방송의 문을 두드린 끝에 드디어 1위를 하게 되었다. 음악방송1위라는 게 중소기업의 신인 그룹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빈집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1위라는 타이틀은 쉽게 범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예상 밖의 결과에 토네이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전투표까지는 그들이 앞섰기에 더욱 결과를 인정하기 어려웠다.


“말도 안 돼. 현장투표에서 3배 넘게 차이가 났다고?”

“우리는 226점이고 쟤네가 774점을 얻었다고?”

“그렇게나 쟤네가 잘했다고?”


그들은 양팔을 축 늘어뜨리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이 서 있었다. 허탈하고 억울하고 분해서 표정관리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헌서는 무대 아래서 그들을 노려보는 시선을 느꼈다. 돌아보니 얼마 전에 승권이 준 자료에서 본 얼굴이었다.


‘저 사람은?’


나선 엔터테인먼트의 권이사가 이글이글 타는 눈빛으로 에이리프를 째려보고 있었다.

고대하던 1위를 빼앗겼으니 화가 날만도 했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헌서는 권이사가 몬스터라면 뭔가 행동에 나설 거라고 예상했다.


에이리프가 무대를 내려오자, 승권이 기다리고 있다가 활짝 웃으며 멤버들을 축하했다.


“잘했다, 얘들아. 수고했어.”


그도 이렇게 빠르게 음방 1위를 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해서 싱글벙글했다. 토네이도와 같이 음방 날짜를 맞추느라 급하게 데뷔했는데, 하필 추석 전이라 유명 아이돌은 아무도 없는 빈집이라, 운 좋게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다.


“오늘 저녁은 최고로 맛있는 거 먹자. 뭐 먹을까?”


승권이 크게 한 턱 쏘겠다고 했다.

멤버들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듯이 여전히 얼굴이 상기되었다.


“난 지금 너무 흥분해서 아무것도 못 먹을 것 같아요.”

“난 뭐든 맛있을 거 같아.”


미강이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난 홍게 먹고 싶은데.”


“홍게? 그래. 가자.”


승권이 멤버들을 모두 데리고 홍게집으로 갔다. 구수한 냄새가 풍기는 빨간 홍게가 모락모락 김이 난 채로 접시에 담겨 왔다.


“여기 그만 달라고 할 때까지 계속 주세요.”


승권은 멤버들이 배부를 때까지 양껏 먹으라고 했다.


“게는 먹어도 살 안 찌고 건강에 좋으니까 많이 먹어.”


모두 가위를 들고 열심히 대게 살을 발라 먹었다.

마침 제철이라 살이 올라서 다리가 두툼하고 고소했다.


먹는 와중에도 헌서는 가끔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아직인가?’


휴대폰에서 수시로 지도 그림이 나타난 앱 화면을 확인했다. 지도에 빨간 점이 깜박거렸다.


‘설마 밤에 가져갈 건 아니겠지? 이러다 밤 새야 할 수도?’


헌서는 한눈으로 휴대폰을 확인하며 밥을 먹었다.


“자, 다들 건배.”

“음방1위를 축하하며.”

“이대로 신인상까지 가자!”


승권과 멤버들은 각자 콜라와 물로 잔을 채워서 건배했다.


“헌서 춤은 벌써 짤로 돌아다니네.”


온제가 방금 전 공연 반응을 검색하다가, 헌서의 목 아이솔레이션 춤이 짤로 SNS에서 화제가 된 것을 발견했다.


[방금 뭐임? 이거 되는 사람?]

[이걸 어떻게 해? 신기하네.]

[내가 하면 흐느적흐느적 오징어춤 된다]


헌서의 춤을 따라하며 촬영한 영상을 챌린지로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헌서의 춤 동작이 유명해질 조짐이 보였다. 그러면 에이리프와 데뷔곡도 같이 홍보가 될 것이다.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


식사를 마치고 각자 집으로 갈 사람은 가고, 숙소로 갈 사람은 차량으로 숙소에 내려주었다.


“헌서야, 너는 집으로 갈 거야?”


승권이 묻자, 헌서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오늘은 숙소에서 잘게요. 내일도 새벽에 헤어샵 가야 하니까 멤버들하고 같이 차로 움직일게요.”


“그래. 그럼 내일 보자.”


승권이 집으로 가고, 헌서는 남은 멤버들과 숙소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면서도 헌서는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지도에 나타난 빨간 점의 위치를 계속 확인했다.


‘오늘 안 가지러 올 건가? 혹시 들킨 건가?’


그때 지도 상의 빨간 점이 서서히 움직였다.


‘어, 왔다.’


헌서는 샤워를 하다말고 몸의 물을 닦고 밖으로 나왔다.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와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기사가 그에게 행선지를 물었다.


“어디로 가, 학생?”


“가면서 말씀드릴게요. 일단 00방송사 근처로 가주세요.”


헌서는 지도상에서 움직이는 빨간 점의 위치를 확인하며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그때그때 변경해서 알려주었다.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이요. 직진하다가 다시 왼쪽이요.”


헌서는 지도를 보며 빨간 점이 있는 곳으로 접근했다.


“여기서 내릴게요.”


빠르게 움직이던 빨간 점이 길에서 멈추더니 천천히 움직였다.


빨간 점을 따라잡은 택시에서 내려셔 빨간 점을 향해 걸어갔다.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이 줄지어 있는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섰다.


[10미터 이내]


휴대폰에 메시지가 떴다.


앞을 바라보니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저 자가 아담인가?’


헌서는 낮에 방송사 대기실에서 발견한 아담의 카메라를 떼어버리는 대신, 그 자리에 도로 놔두었다. 아담이 카메라를 찾으러 올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카메라를 분해해서 안에 모래알 만 한 초소형 위치추적기를 붙여놓았다. 위치추적기가 헌서의 휴대폰 앱에 카메라의 현재 위치를 빨간 점으로 알려주었다.


헌서의 예상대로 아담은 방송국 대기실에 설치한 카메라를 찾아가지고 자신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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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연말시상식 24.05.09 5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62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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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75 3 12쪽
76 관계성 24.05.02 7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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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나인티나인 24.04.29 81 3 12쪽
72 악개 24.04.28 94 3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0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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