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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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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루머

DUMMY


일유는 얼굴만큼 매혹적인 목소리로 노래했다.


“손에 닿을 듯 말 듯 한 꿈

매일 달려도 지치지 않아

가야 할 길이 멀어”


이어서 지솔이가 감성적인 목소리로 관객의 마음을 건드렸다.


“안 입던 옷 입고 나와

다른 길을 걸어

처음 보는 가게에 들어가

새로운 맛 아이스크림을 골라

바람처럼 내 삶을 여행해”


윌비가 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인생은 스포일러가 없지

예상치 못한 오늘을 즐겨

선물처럼 고난을 웃어넘겨

난 매일 밤이 해피엔딩”


헌서는 파워풀한 트릭킹으로 온제는 그루브한 댄스로 중간중간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관객은 쉴 틈 없이 전개되는 퍼포먼스에 입을 딱 벌리고 눈을 돌리지 못했다.


“얘네 진짜 잘하네.”

“노래도 댄스도 구성이 알차네.”

“에너지가 넘치는데?”


아직 하이라이트 부분이 남아있었다. 미강이 시원한 목소리로 후렴구를 노래하며 센터로 나왔다.


“What’s next?

다음은 뭐야?

뭐 신나는 거 없어?

그게 우리야 에이리프

워우워~ 워어~”


점점 고음으로 올라가는 미강의 보컬에 귀가 짜릿하게 울렸다.


“미강이는 춤추면서 어떻게 저렇게 노래하지?”

“어휴, 다들 체력이 장난아냐.”


보기 드문 멋진 공연에 관객은 혀를 내둘렀다.


마지막에는 엔딩요정 디영이 환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카메라를 향해 윙크했다. 손가락으로 볼을 찌르고 하트를 날리는 디영이의 애교에 관객이 까르르 웃으며 뒤로 넘어갔다.


“반전이다. 이렇게 벅찬 공연을 하고 저런 귀여운 엔딩이라니.”


“그룹 이름이 에이리프라고? 찾아봐야지.”


관객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휴대폰으로 에이리프 공식 채널을 찾아서 즉석에서 가입했다.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을 본 토네이도 멤버들은 당황해서 이마를 찡그렸다. 자신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와 너무 비교되었다. 아까는 관객이 맥없이 박수만 치고 가만히 있었는데, 지금은 환호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바쁘게 멤버들을 카메라로 찍고 휴대폰으로 검색하고 옆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뭐, 저렇게 반응이 좋아?”

“에휴... 쩝...”


토네이도는 에이리프의 실력이 자신들과는 비교조차 안 되게 좋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관객의 반응만이 아니라, 그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멤버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났다. 그리고 연습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의견교환을 하며 맞춰서 퍼포먼스의 합이 깔끔하게 맞아떨어졌다.


“방심하면 안 되겠어.”


토네이도 리더는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러다가 다음 주 1위를 뺏기겠는데?”


다음 주 음방 1위를 노리고 있는 토네이도로서는 오늘의 관객반응을 결코 예사롭게 보아넘길 수 없었다.

컴백 곡을 지속적으로 광고하고 각종 커뮤니티에도 입소문을 내고 있는데, 그에 비해서 너무나 현장의 호응이 없었다.


성공적으로 데뷔 무대를 마친 에이리프는 다른 그룹과 챌린지도 하고 홍보 영상도 찍으며 다음 음악방송 준비를 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데뷔야.”


에이리프 데뷔 무대에 관한 SNS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승권이 고개를 끄덕였다.


“쇼케이스 끝나고 팬 사이트 가입자와 SNS 팔로워 수가 3배로 늘었어.”


헌서도 주위 반응이 괜찮다고 느꼈다.


“이대로 기세를 몰아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면 되겠어요.”


대화를 나누던 승권이 문득 몸을 돌려 헌서를 보고 물었다.


“참, 토네이도에서는 뭐 알아낸 거 있어?”


“아직 잘 모르겠어요. 뭔가 느낌은 있는데, 누가 이상하다고 특정하지는 못하겠어요.”


“오늘도 내일도 음방에서 마주칠 테니까, 차분하게 알아봐.”


승권은 자신도 토네이도의 소속사인 나선 엔터테인먼트에 접촉해보았다고 이야기했다.


“나선 엔터 홍보팀에다 같이 챌린지나 프로모션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스케줄이 바쁘다고 거절하더라고.”


“토네이도 멤버들도 우리를 무시하더라고요.”


“무시한다기보다는 우리하고 얽히기 싫어하는 느낌이었어.”


승권은 단순히 경계하는 게 아니라, 적대적인 분위기였다고 했다.


“우리 데뷔 때문에 자기네 컴백이 주복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 같아. 엄청 차갑게 전화를 받고 싫은 티를 내더라고.”


승권은 계속 연락해보겠다고 했다.


“자, 또 슬슬 방송하러 가야지?”


헌서와 승권은 오늘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러 방송국으로 향했다. 홍보를 위해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로 되어있었다.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녹음실을 나와 복도를 걸어가는데, 역시 라디오 방송 출연을 하기 위해서 방송국에 들어오는 토네이도와 마주쳤다.


“어? 너도 라디오 프로그램 하러 온 거냐?”


그들은 헌서와 녹음실 문 앞에서 마주치자, 놀라며 발걸음을 멈췄다.


“네. 방송 마치고 가는 길이에요.”


그들은 계속 스케줄이 겹치는 에이리프가 신경쓰이는지 헌서에게 투덜거렸다.


“계속 출연이 겹치네.”

“왜 하필 같은 주에 데뷔해가지고.”

“한 주만이라도 늦게 하지 그랬어.”


사실 토네이도를 조사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들의 컴백 날짜에 맞춘 거였다.


“최대한 빨리 데뷔를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헌서는 한 명 한 명 주의 깊게 살펴보고 더 말을 붙이려고 하는데, 그들은 헌서와 상대하기 싫은 듯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방송 늦겠다. 들어가자.”


헌서는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했다.


“네. 그럼 내일 또 뵈요, 선배님들.”


어차피 내일 또 음방에서 마주칠 예정이었다.


승권은 방송국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더니, 헌서에게 먼저 택시타고 회사로 돌아가라고 했다.


“토네이도가 방송하는 동안, 내가 쟤네 매니저하고 이야기해볼게.”


“알겠어요.”


헌서가 떠나자, 승권은 토네이도의 매니저가 대기하는 방송실 옆방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루어 엔터 김승권사장입니다.”


그는 토네이도 매니저에게 명함을 건넸다.


“아, 네.”


매니저는 사장이라고 적힌 승권의 명함을 보고 꾸벅 인사했다. 회사 이동이 잦은 엔터 업계 특성상, 다른 회사 사장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필요가 있었다.


“사장님께서 여기 왠일로...”


“토네이도하고 에이리프하고 같이 활동기간이 겹치는데, 챌린지도 하고 협업도 할 게 있을까 해서요.”


“저희가 지금 정신없이 바빠서 아마 안 될 거예요.”


매니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 컴백 스케줄이 너무 빡세서 인력도 부족하고요. 잡힌 스케줄 소화하기에도 바빠요.”


“나선 엔터 기획팀에 전화했더니 바쁘다고는 하더라고요.”


승권은 이해한다는 듯이 부드러운 말투로 매니저에게 편안하게 계속 말을 걸었다.


“아이돌 업무가 보통 힘든 게 아니죠. 우리도 인력 없어서 다들 죽을 지경입니다. 매니저님도 힘들죠? 지난달에 직원이 두 명이나 쓰러졌다면서요? 엄청 열심히 일하시나봐요.”


그러자, 매니저가 자기 고충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서 반갑다는 듯이 술술 털어놓았다.


“그저께도 한 명 응급실에 갔어요. 저도 언제 쓰러질지 몰라요.”


“아, 그래요? 왜 무슨 지병이 있었나요?”


“빈혈하고 영양실조래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겠죠? 바빠서 자꾸 식사를 거르게 되어서 그런가 봐요.”


승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쓰러진 사람도 같은 빈혈과 영양실조 증상이었다. 이쯤 되면 우연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매니저님도 창백해보이세요. 잘 챙겨드세요.”


승권의 말에 매니저는 한숨을 푹 쉬며 이마를 짚었다.


“이사님한테 보고하고 잔소리 듣고 나오면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지러워요.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에요.”


“이사님이요?”


승권은 매니저에게 나선 엔터의 이사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새로 오셨다는 마케팅팀 권이사님 말이죠? 이번에 프로모션 보니까 감각이 좋으신 것 같던데요?”


“실력은 있으신데, 너무 완벽주의자셔서 밑에 사람들은 일하기 힘들긴 해요. 멤버들이나 말단 직원까지 일대일로 불러다가 코칭하시니까요.”


매니저는 권이사가 밤늦은 시간에도 직원들을 한 명씩 방으로 불러서 자료를 점검하고 업무를 지시한다고 했다.


“회의 중에는 전화도 안 받으시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세요.”


권이사라는 사람에게서 수상쩍은 냄새가 났다. 그와 회의만 하고 오면 어지럽고, 늦은 시간에 직원과 단둘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니, 그때 직원들의 피를 빨아먹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권이사가 몬스터?’


승권은 뭔가 실마리를 잡은 느낌이었다. 여러 정황이 권이사를 몬스터로 가리켰다.


‘조사해 봐야겠군.’


“아, 방송 끝났나봐요. 가봐야겠습니다.”


토네이도 매니저는 승권에게 인사하고 일어섰다.


“예. 나중에 또 뵙죠.”


승권은 그와 악수를 하고 자리를 떴다. 차로 돌아와서 헌터 사령부에 전화를 걸었다. 권이사에 대해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했다.


“나선 엔터의 권이사에 관해서 알아봐주십시오.”


헌터사령부에 몬스터로 의심되는 권이사에 대한 뒷조사를 부탁했다. 그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아볼 요량이었다.


다음날 승권과 헌서는 출근하기 전에 집에서 각자 방송사에서 마주친 아이돌들에게서 수집한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정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저께 나선 엔터 직원 한 명이 또 쓰러졌대. 권이사하고 회의하고 나와서 야근하다가 쓰러졌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나선 엔터의 권이사가 몬스터인 것 같아.”


승권은 확신에 차서 증거를 나열했다.


“아, 그리고 좋은 소식하고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뭔데요?”


“좋은 소식은 어제 에이리프의 검색량이 10배로 급증했다는 거야.”


“10배나요? 그럼 나쁜 소식은요?”


“나쁜 소식은 검색량이 늘어난 이유가 어제 ‘아이돌 뒷담화’라는 가십 영상 채널에서 에이리프를 다루어서 그렇다는 거야.”


10배나 폭발적으로 늘었다면, 에이리프의 데뷔를 기다리던 팬이 검색한 경우도 있겠지만, 가십 채널에서 에이리프를 다뤄서 어떤 그룹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찾아본 경우도 꽤 많은 듯했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가십 채널에서 에이리프에 대해 뭐라고 했길리 조회수가 폭등했는지 궁금했다.


“아이돌 뒷담화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모르는 게 나아. 거기 순 가짜뉴스만 뿌리고, 질 안 좋다고 소문난 데야.”


아이돌 뒷담화 채널의 운영자이자 스피커인 아담은 아이돌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퍼뜨리는 악성 스피커이었다.


그가 영상에서 에이리프 멤버들이 선배에게 인사도 잘 안 하고, 흡연실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헤어샵에서 머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잔소리를 하는 둥 세간의 평이 좋지 않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아담은 우리한테 왜 그러는 건데요?”


“내가 알아? 우리가 해꼬지한 적도 없는데. 에이리프 방송 보면서 뜨거운 라면 먹다가 흘려서 화가 났나?”


승권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에이리프 중에 딱히 적을 만드는 까칠한 성격의 멤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행동을 한 적도 없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도와줬지, 원한 살 일을 할 멤버는 없었다.


혹시 도웅이 벌인 짓이 아닐까 잠깐 의심했지만, 그는 헌서만 보면 몬스터에 대한 트라우마가 떠올라 고통스러워하며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고 할 정도로 피하니, 그가 꾸민 일 같지는 않았다.


“아담같이 가십거리 다루는 렉카는 아무나 만만한 연예인을 상대로 어그로 끌어서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곤 하니까. 딱히 우리 이미지를 망칠 목적으로 그랬다기보다, 별 생각없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말했는지도 몰라.”


승권은 포털사이트 검색결과를 들여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에이리프에 대한 좋은 내용을 다 제끼고 아담의 영상이 가장 최상단에 노출되었다.


“에이리프를 검색하면 아담이 조회수가 높아서 제일 위에 뜨네. 고소하기도 그렇고...”


인성에 관한 루머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에도 애매했다. 인사를 잘 안했다는 기준이나, 머리가 마음에 안든다고 잔소리를 했다는 것도 귀에 붙이면 귀걸이, 코에 붙이면 코걸이 식이었다. 담배를 피웠다 안 피웠다 하는 것도 증명하기 까다로운 일이고, 에이리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일반인에게 공연히 선입견만 심어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었다.

아담은 그런 맹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루머를 퍼뜨렸다. 세세히 따지고 들어서 이의를 제기하면 더 어그로가 끌리고 렉카를 띄워주는 결과만 낳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대로 둘 수는 없으니, 조치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


승권은 법률팀에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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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깜짝 이벤트 24.05.11 57 4 12쪽
84 신인상 24.05.10 60 3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5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62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9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75 1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72 2 12쪽
78 팬미팅 24.05.04 81 3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75 3 12쪽
76 관계성 24.05.02 77 3 12쪽
75 아드레날린 24.05.01 78 3 12쪽
74 후속곡 활동 24.04.30 81 3 12쪽
73 나인티나인 24.04.29 81 3 12쪽
72 악개 24.04.28 94 3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01 4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111 4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112 4 12쪽
68 신뢰 24.04.24 108 2 12쪽
67 렉카 아담 +1 24.04.23 11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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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역바이럴 24.04.20 11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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