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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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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렉카 아담

DUMMY

아담은 한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집이거나 사무실인 모양이었다.


헌서는 건물 어디에 불이 켜지는지 확인했다. 아담이 들어간 걸로 추정되는 곳은 8층1호였다.


‘올라가 볼까.’


헌서는 건물 벽을 붙잡고 창틀을 딛고 위로 올라갔다.

7층1호의 창틀을 딛고 8층1호의 창문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아담이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토네이도가 1위를 못 하다니, 안타깝게 되었군요. 하지만,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권이사님.”


익숙한 이름이 들려오자, 헌서는 자기도 모르게 창틀을 붙잡은 손을 놓고 자신의 이마를 칠 뻔했다.


‘나선 엔터의 권이사가 아담에게 우리를 역바이럴하라고 사주한 거였구나. 어쩐지.’


모르는 사람이 이유 없이 에이리프를 악랄하고 집요하게 음해하는 영상을 올릴 리가 없었다. 의도가 있지 않고서는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았다.


헌서는 한 손으로 창틀을 꽉 잡고 다른 손으로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꺼내서 창문 틈에 가져다 대고 그들의 대화를 녹음했다.


“권이사님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제 영상이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죠. 소문이 퍼질 때까지는 시간도 필요하고요. 다른 사람이 같이 떠들어줘야 합니다. 제 영상을 퍼 나르는 역바이럴 팀을 돌려야 효과가 더 큽니다.”


아담은 에이리프에 관해 거짓말하는 자신의 영상을 포털사이트와 SNS에 퍼뜨리라고 권했다.


“내일과 모레도 다른 방송사에 음방이 있으니, 오늘 새로운 영상을 올리겠습니다. 에이리프 대기실 영상을 더 찍어왔으니까 그걸로 폭로 영상을 만들겠습니다.”


계속해서 거짓 영상을 올리고 더 야비하고 저열한 내용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내일 다른 음악방송에서는 토네이도가 1위 할 수 있도록 더 쎈 수위의 내용으로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가장 타격이 큰 건 뭐니뭐니해도 열애설이죠.”


다음날도 타 방송사에서 음악방송이 있을 예정이었다. 거기서는 반드시 토네이도가 에이리프를 꺾을 수 있도록 치명적인 내용으로 공격하겠다고 장담했다.


“추가 영상 비용은 따로 정산해주시는 거죠? 언제까지 입금해주실 건지요?”


그들은 서로 돈을 주고받는 것까지도 대화했다. 헌서는 통화내용을 모두 확실히 녹음했다.


녹음을 마친 헌서는 건물을 내려와서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너댓 시간 자고 다음 음악방송을 위해 일어나야 한다.


‘내일도 우리가 1위 하면 권이사가 완전히 돌아버리겠지?’


헌서는 아담과 권이사를 어떻게 상대할지 계획을 세웠다.


다음날, 방송사에 도착한 헌서는 토네이도 대기실로 갔다.


“안녕하세요.”


헌서의 방문에 토네이도는 반갑지 않은지 눈썹을 찌푸렸다.


“왜 왔어?”


어제 1위를 빼앗깉 터라 속이 쓰린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권이사님은 오늘 안 오시나요?”


“권이사님? 리허설 끝나고 방송 시간에 맞춰 오실 건데. 네가 권이사님은 왜 찾아?”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지금 네가 권이사님 찾을 때가 아닌데? 아담이 에이리프 비리 폭로하는 영상을 오늘 새벽에 또 올렸던데?”


아담이 밤새 작업해서 새로운 짜깁기 가짜 영상을 올린 모양이었다.


빈정거리는 토네이도에게 헌서는 어깨를 으쓱 했다.


“아담 말 너무 믿지 마세요. 에이리프는 선배들한테 인사도 안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인사하러 다니잖아요.”


“뭐야?”


렉카가 악성루머를 퍼뜨려도 전혀 타격없이 태연한 헌서를 보고 토네이도 멤버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쓴 입맛을 다셨다.


“보니까 저희 영상도 우리 몰래 허락없이 촬영한 영상이더라고요. 아담이 언제 토네이도를 몰래 촬영해서 이상한 소문을 퍼뜨릴지 모르니 선배님도 조심하세요.”


헌서의 말에 그들은 흠칫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혹시나 아담이 어디선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게 아닌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권이사님 오시면, 제가 아담에 관해서 말씀드릴 게 있다고 좀 뵙자고 전해주세요.”


헌서는 그들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하고 방을 나왔다.


대기실로 돌아가자, 에이리프 멤버들이 아담이 올린 새로운 영상을 보고 화가 잔뜩 나 있었다.


아담은 헌서가 어제 아담의 오피스텔에서 엿들은 대로 에이리프의 열애설에 관한 영상을 올렸다. 물론 얼토당토 않은 황당한 내용이었다.


“아니, 이번에는 아담이 우리가 연애한다고 올렸어. 증거라고 올린 게 우리가 한 거랑 똑같은 악세사리를 한 여자들 사진을 아무거나 가져와서 여자친구래.”


루머 중에는 열애설이 가장 타격이 컸다. 갑질한다는 것은 명확한 증거 없이는 딱히 신빙성이 없는 가능성 낮은 일이지만, 아이돌이 연애를 한다는 것은 증거가 희박해도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SNS에 우리 멤버랑 커플템한 여자 사진이 돌고 있다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SNS에는 권이사가 고용한 바이럴 업체들이 아담의 영상을 퍼나르며 에이리프를 욕하고 있었다.


[아직 신인인데 연애? 성공할 마음이 없네.]

[아주 대놓고 연애한다고 티를 내고 다니는구나.]

[한두 명도 아니고 멤버 중에 세 명이나 연애하는 거야? 나머지도 파보면 여자 나올지도 모르겠네.]

[어휴, 저러면서 팬들 사랑한다고? 역겨워.]


에이리프를 잘 모르는 일반인은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여기고 휩쓸려서 같이 돌을 던졌다.


[왜 그랬대?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좋게 봤는데.]

[초심을 잃었나? 간절해보였는데, 아니었나보네.]

[어제 에이리프에 투표했는데, 짜증난다. 오늘도 하려고 했는데 하지 말아야지.]


아담이 올린 정보를 신뢰할 수 없고, 확실한 건 아니니 지켜보자는 팬들도 있었지만, 나선 엔터의 역바이럴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아담의 영상을 가지고 선동하는 것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커뮤니티의 반응을 본 지솔이 속상해하며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우리 진짜 아닌데. 억울해.”


낙담하는 멤버들을 보고 승권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는 굳은 얼굴로 팔짱을 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렇게 선을 넘으면 고소를 안 할 수 없지. 법률팀에 이야기해서 자료 수집하고 소송 준비하라고 할테니, 너희들은 염려 말고 하던 일이나 해.”


헌서는 승권과 둘이 있을 때, 자신이 아담과 권이사의 대화를 녹음했다고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증거로 제시하면 아담이 빠져나가기 어려울 터.


그때, 송지원 매니저가 들어와서 헌서에게 말을 전했다.


“헌서 군, 나선 엔터 사람 누구 만나기로 했어요? 토네이도 매니저가 와서 그러는데, 아까 찾아왔다가 못 만나고 간 사람이 지금 도착했다는데?”


권이사가 온 모양이었다.


“잠깐 다녀올게요.”


헌서는 토네이도 대기실로 갔다.

대기실 앞에서 토네이도 매니저가 기다리고 있다가 권이사가 6층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헌서는 6층으로 가서 복도 끝의 회의실로 찾아갔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권이사가 창가에 서 있었다.

그는 거두절미하고 차갑게 물었다.


“아담에 관해서 할 말이 있다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헌서도 다른 말 하지 않고 냉랭하게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런 인간에게, 심지어 몬스터일지도 모르는 놈에게 예의 따위를 차릴 마음은 없었다.


“아담에게 에이리프에 대한 거짓 폭로 영상을 올려달라고 부탁하셨죠?”


“뭐, 뭐라고? 네가 그걸 어떻게...”


허를 찔린 권이사는 화들짝 놀라서 눈을 가늘게 뜨고 헌서를 바라보았다.


헌서는 휴대폰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녹음한 아담과 권이사의 대화가 흘러나왔다.


[

내일은 토네이도가 1위 할 수 있도록 더 쎈 수위의 내용으로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가장 타격이 큰 건 뭐니뭐니해도 열애설이죠. 추가 영상 비용은 따로 정산해주시는 거죠? 언제까지 입금해주실 건지요?

]


그러자 권이사는 음방에서 1위를 빼앗겼을 때보다 더욱 무서운 눈빛으로 헌서를 노려보았다.


“원하는 게 뭐냐?”


“아담에게 지금까지 에이리프에 대해 한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사과 영상을 올리게 하십시오.”


“흥.”


권이사는 헌서의 요구를 전혀 들어줄 마음이 없다는 듯이 코웃음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깟 아담의 영상이 무슨 영향을 미쳤다고 호들갑니냐? 상관없이 에이리프가 어제 1등을 했잖아?”


“그래서 추가 영상을 만들라고 했습니까? 오늘은 우리를 제치고 1등 하려고요? 거짓말로 남을 깎아내린다고 토네이도가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헌서의 팩트 나열에 권이사는 팔짱을 끼고 노려보았다.


“사과를 못 하겠다면?”


“녹취록을 공개하겠습니다.”


단호한 헌서의 말에 권이사는 쓰읍 입맛을 다시고 의미심장하게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그는 눈빛을 번득이며 헌서에게 다가왔다.


“에이리프를 내 것으로 만들 수밖에.”


그러더니 손을 뻗어서 헌서의 어깨를 꽉 쥐었다. 인간의 힘이라고 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이놈, 정체를 드러내는구나.’


헌서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권이사의 손을 뿌리치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권이사는 곧바로 다른 한손으로 헌서의 얼굴을 잡았다. 권이사가 입을 벌리자, 그의 몸속에서 삼각형의 얼굴이 나타났다.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거대한 기생몬스터였다.

몬스터는 헌서의 얼굴을 잡은 손으로 입을 벌리게 하고 헌서의 몸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퍽-


헌서는 무릎을 올려 차서 권이사의 중심부를 가격했다. 보통 남자라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겠지만, 권이사는 잠시 몸이 뒤로 휘청했을 뿐, 로봇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푸슉-


헌서는 자유로운 손으로 권이사의 복부를 가격했다.

사람이 당해낼 수 없는 강한 힘으로 때렸는데도, 권이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가 부풀어오르고 키가 커지면서 변이를 했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너만 다치니까.”


몬스터가 위기감을 느끼자, 권이사의 신체가 괴물처럼 변화했다. 몬스터의 본체가 정체를 드러냈다.


“나를 받아들여라. 너를 탑스타로 만들어줄 테니.”


권이사의 벌어진 입에서 나온 뱀처럼 긴 혀가 헌서의 입을 벌리고 들어가려고 했다.


“됐거든?”


헌서는 발을 들어서 권이사의 몸통에 대고 있는 힘껏 밀어냈다. 양발로 밀어낸 끝에 그의 손아귀를 벗어났다. 권이사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고, 헌서는 바닥을 굴렀다.


“나는 이미 탑스타거든? 어딜 무임승차하려고?”


벌떡 일어난 헌서는 손에 붙잡히는 것을 집어들었다. 옆에 놓여있던 의자였다.


“에잇!”


의자를 권이사에게 던졌다. 의자가 산산이 부서졌지만, 권이사는 얼굴 피부에 살짝 긁힌 상처가 났을 뿐, 딱딱한 갑각류의 껍질을 쓴 것처럼 말짱했다.


“그렇다면 이건 어때?”


헌서는 긴 탁자를 집어 들어서 옆으로 후려쳤다. 탁자에는 가늘고 긴 철제 다리가 달려있어서, 센 힘으로 휘두르면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었다.

권이사는 손을 들어 탁자를 막았다. 하지만, 워낙 헌서가 강한 힘으로 내리쳐서 권이사의 손이 찢어지며 상처가 났다. 찢어진 손에서는 액체가 방울방울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 피는 인간의 빨간색이 아닌 초록색 피였다.


초록색 피를 본 헌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몬스터에게 완전히 잡아먹혔군.”


기생 몬스터가 권이사의 믐으로 들어가서 내부에서 그의 장기와 신체, 뇌마저 갉아먹고 겉껍데기만 남겨놓은 상태라는 뜻이었다.

말하자면, 인간 권이사는 이미 죽은 지 오랜 상태였다. 눈앞의 권이사는 몬스터가 변장한 모습일 뿐이었다.

권이사는 으스스하게 웃으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내 정체를 알아차렸군. 그렇다면 너는 헌터인가?”


몬스터는 낮고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몸에 힘을 주었다.

권이사의 피부가 투둑거리며 끊어지고 벗겨졌다. 곤충이 탈피하는 것처럼 안에서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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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깜짝 이벤트 24.05.11 57 4 12쪽
84 신인상 24.05.10 61 3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5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62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9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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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팬미팅 24.05.04 81 3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75 3 12쪽
76 관계성 24.05.02 7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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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나인티나인 24.04.29 81 3 12쪽
72 악개 24.04.28 94 3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01 4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111 4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112 4 12쪽
68 신뢰 24.04.24 108 2 12쪽
» 렉카 아담 +1 24.04.23 11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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