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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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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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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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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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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새로운 출발

DUMMY

승권은 산혁의 매니저에게 그가 옥상에서 떨어지려 했다고 이야기하고, 당분간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산혁씨가 기분이 너무 오락가락 해서 잠시 활동을 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매니저는 산혁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헌서와 승권에게 거듭 인사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산혁씨의 생명의 은인이시네요.”


산혁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자신도 힘들었을 거라며 고개를 숙였다.


승권과 헌서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마지막까지 수고했다, 헌서야.”


승권은 헌서의 짐을 차에 실었다. 헌서는 차에 올라타서 안전벨트를 맸다. 집으로 향하니 후련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했다. 놀아공원 촬영에 참가했던 일이 먼 여행을 다녀온 것 같기도 하고,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오랜만에 보니까 더 멋있어졌네.”


승권은 헌서가 매번 합숙하고 나면 며칠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성장한다며 슬며시 웃음지었다.


“키도 더 큰 것 같고. 체형도 변한 것 같아. 각성의 효과인가? 카메라 샤워를 받아서인가?”


그는 헌서의 얼굴을 뜯어보며 고개를 감탄했다.


“이젠 웬만한 아이돌보다도 더 잘생겨진 것 같은데?”


카메라 감독도 보는 눈이 있으니 TV에 나올 걱정은 하지 말라던 승권이 이런 말을 하니 우스웠다.


“나보고 카메라에 잡힐 걱정 말라면서요?”


“아, 팔이 안으로 굽는 거지. 내 눈엔 우리 헌서가 제일 잘생겨 보인다.”


승권은 아이돌 활동도 잘하면서 몬스터도 곧잘 잡아내는 헌서가 기특한지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았다.


“그런데 몬스터가 왜 숙주를 갈아타려고 한 걸까요? 산혁 선배가 도웅이 형보다 훨씬 유명한 아이돌인데요.”


“산혁이 최근에 발매한 음반도, 출연한 영화도 성적이 좋지 않았대. 광고도 예전만큼 안 들어온다하고. 산혁은 인기의 정점을 찍었고 더 이상 잘되기는 어렵겠다 싶어서 도웅이로 갈아타려고 했겠지.”


도웅은 당분간 놀이공원 1위의 버프를 받을 것이다. 여러 방송과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거라, 만나는 아이돌도 많을 테니, 여차하면 다른 숙주로 갈아타기도 용이할 터.


승권이 산혁에 대해서 자세한 사항을 알고 있다니 의외였다.


“아이돌 업계를 나보다 더 잘 아시네요.”


“나도 밖에서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고.”


승권은 어깨를 으쓱했다. 헌서가 놀이공원에 참여하는 동안, 그는 밖에서 헌서를 지원하기 위해서 SNS와 커뮤니티를 서치해서 모니터링하고,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아이돌 업계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했다.


“네 매니저로 일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돌 업계 사람들 만나고 공부했는데, 그 정도는 알지.”


승권은 외부에서 헌서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그를 지원했다.


긴장을 풀고 차 안에 멍하니 앉아있던 헌서는 눈앞에 상태창이 열린 것을 깨달았다.


[이헌서]

[Lv.4]

[특성 – 미확인]

[공격력 방어력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흡인력 강화


몬스터를 잡아서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


‘흡인력 강화? 이건 또 무슨 스킬이지?’


헌서는 자신의 상태창에 뜬 스킬을 보고 즉시 사용해보았다.


‘몸에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별로 달라진 느낌이 안 들었다. 힘이 세지거나 감각이 예민해지지도 않았다.


“흡인력 강화라는 스킬은 뭐하는 스킬이에요?”


헌서는 새로 얻은 스킬에 관해서 물어보았지만, 승권은 알지 못했다.


“흡인력 강화? 모르겠는데? 처음 들어보는데?”


“난 왜 이렇게 별난 스킬만 생기는 거죠?”


헌서는 입술을 오므리고 머리를 긁적였다.


“보통 헌터들은 어떤 스킬이 생겨요?”


“명중률 강화, 방어력 강화, 공격력 강화, 뭐 이런 스킬을 습득하지.”


“그렇구나.”


“그런 스킬은 나중에 어른 되어서 게이트 들어가서 몬스터를 잡으면 습득할 수 있어. 남들이 안 가진 스킬 가지고 있으면 좋지.”


헌서가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각성하고 어딘가 남달랐는데, 스킬도 처음 보는 특이한 것을 습득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헌서는 방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다 뭐예요?”


방에는 여러 개의 인형과 상자들이 그득했다. 상자에는 각각 옷,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 모자, 폰 케이스 등 여러 가지 물품이 들어있었다.


“뭐긴. 팬들이 보낸 네 선물이지.”


“팬이라고요? 내 팬이요?”


“그럼 네 팬이지, 내 팬이겠니?”


승권은 껄껄 웃으며 기특하다는 듯이 헌서를 쳐다보았다.


“너 방송 출연 분량도 얼마 안 되고, 그마저도 이미지 안 좋게 편집된 건데도 이렇게 인기가 많다니, 역시 진짜는 사람들이 다 알아보는구나.”


헌서는 안티가 보낸 트럭 시위만 보다가 팬이 보낸 선물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이건 팬레터.”


승권은 책상위에 놓인 손편지와 엽서 묶음을 가리켰다.


3라운드 끝나고 집에 왔다가, 4라운드와 파이널 라운드를 이어서 합숙하며 오래 집을 비워서, 자신의 팬이 이렇게 많이 생긴 줄 몰랐다.


헌서는 팬레터를 하나씩 집어서 읽어보았다.


[

헌서 오빠.

저는 중학생이에요.

오빠가 춤추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오빠가 데뷔조에 꼭 들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오빠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

[

헌서야.

나는 대학생인데 너의 랩에 반했어.

가사도 진심으로 와닿고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 좋아.

네 꿈을 꼭 이루길 바랄게.

멋진 아이돌로 성장했으면 좋겠어.

]

[

안녕하세요. 헌서 군.

딸이랑 같이 TV 보다가 우연히 헌서 군과 지솔 군의 노래를 들었는데, 목소리가 심금을 울리더군요.

아침마다 헌서 군이 경연에서 불렀던 노래를 모닝콜로 듣고 일어나요.

행복한 아침을 선물해줘서 고마워요.

]

[

저는 일유 오빠 팬이에요.

일유 오빠가 미끄러질까 봐 신발을 바꿔 신어주셨다고 해서 감사 인사 드리려고 작은 선물 보내요.

헌서 오빠처럼 마음씨가 착한 사람은 꼭 잘 될 거예요.

멀리서 헌서 오빠도 응원할게요.

]

[

메기 참가자라고 해서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열심히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2라운드부터 매번 발전하는 모습에,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하게 되네요.

헌서군처럼 저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헌서군이 저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작전 수행을 위해서 몬스터를 잡으려고 아이돌 프로그램에 참가를 했을 뿐인데, 그의 퍼포먼스를 보고 감동한 팬들이 생겨나서 이렇게 많은 선물과 편지를 보냈다니.

믿어지지 않아서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진짜로 내 노래와 춤과 랩을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편지를 받으니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껴졌다.


“저녁 먹자.”


승권이 그에게 고기를 구워 먹자며 불판을 예열했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과한 선물을 받다니, 받아도 되는건가 모르겠네요.”


헌서는 식탁에 앉아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지글지글 익는 걸 바라보았다.


“네가 잘 사용해주면 되지. 팬들은 그걸 바라고 주는 거야.”


“아까부터 말씀을 너무 잘 하시는데요? 진짜 아이돌 매니저 같아요.”


헌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승권을 쳐다보았다.

승권은 큭큭 웃으며 고기를 잘랐다.


“나도 너 없는 동안 X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저 교육을 받았거든. 아이돌 스케줄 관리하고 멘탈 관리하는 교육 받았지.”


“놀이공원 프로그램도 끝났는데 왜요?”


“너 아이돌 활동도 계속 하고 싶다며?”


“네. 저 때문에 아이돌 매니저 교육 받으신 거예요?”


“아, 그러니까... 그게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느냐 하면 말이야.”


승권은 어째서 매니저 교육을 받았는지 이유를 알려주었다.


“얼마 전에 몬스터가 총 공습을 하는 바람에 잠시 헌터들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게이트 방어선이 뚫려서 몬스터 수십 마리가 게이트를 넘어 들어왔거든.”


“그래서요?”


“큰 놈들은 처치했는데, 분명히 정신없는 사이에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놈들도 게이트 너머로 숨어들어왔을 거란 말이지. 그놈들이 어디로 숨었을까?”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업계요?”


“그렇지.”


잠시 게이트가 뚫렸을 때, 기생 몬스터도 들어왔을 것이다. 그들은 아이돌에게 기생하면서 여왕 몬스터에게 인간의 호르몬을 전달하는 일꾼 역할을 하게 될 터.


“그래서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 당분간 엔터 업계에 계속 잠복해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는 헌터 사령부와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했다.


“정식 아이돌 그룹으로 네가 데뷔를 하는 거지.”


“데뷔요? 어디서요?”


“내가 그룹을 만들 거야.”


승권은 엄청난 소식을 터뜨렸다.


“사령관님이 예산 줄 테니, 나보고 직접 아이돌 기획사를 차리라고 하시더라고.”


“예에? 진짜요?”


회사를 차릴 정도라니, 인간 사회에 잠입한 몬스터를 잡는 게 급하긴 급한 모양이었다.


헌서는 아이돌의 꿈을 이어나갈 계획이긴 했지만, 막상 승권이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서 데뷔를 하자는 제안에는 턱을 쓸며 생각에 잠겼다.

아이돌 업계를 깊이 알수록, 데뷔보다도 데뷔 이후의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돌 그룹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걸요? 돈도 많이 들고, 노하우도 많이 필요해요.”


헌서는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에서 데뷔해도 성공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 그런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사령부에서는 방송국 음악 프로그램에 드나들고 아이돌과 자연스럽게 친목할 정도만 되어도 된다고 하니까.”


헌터 사령부가 아이돌 그룹을 만들려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몬스터를 탐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룹의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헌서는 아이돌 활동을 겉보기로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음...”


아이돌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생각하면 대형 기획사에 들어가는 게 낫기는 하다. 하지만,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고 언제 데뷔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반면에 승권이 만드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면, 당장 데뷔할 수 있다. 승권이 사장이니 헌터와 아이돌 일을 병행하도록 편의를 봐줄 테니 스케줄을 조정해가며 활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함께 할 멤버들을 헌서가 선택할 수 있다.


“뭘 고민해?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다며?”


“데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나를 좋아하는 팬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지 않고 대충 할 거라면 하고 싶지 않아요.”


헌서가 아이돌로서의 성공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걸 깨달은 승권은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점은 걱정하지 마. 대형 기획사 만큼은 못해도 자본을 투입해서 정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거야.”


헌터 사령부에서 게이트를 막고 몬스터 잡느라고 투입하는 군사비용이 몇백억 단위인데, 몬스터를 잡을 수만 있다면, 회사 하나 차리는 비용은 통 크게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몬스터는 유명 아이돌을 숙주로 삼으려고 하니까, 그런 유명 아이돌에게 접근하려면 우리 그룹도 허접해 보이면 안 되니까 제대로 지원할 거야.”


승권은 헌서에게 이번 작전명을 알려주었다.


“우리 작전명이 글로벌 아이돌 그룹 육성 프로젝트니까.”


“글로벌 아이돌요?”


이렇게 맨바닥에서 아이돌 그룹을 급조하면서 글로벌 아이돌이라니.

하지만, 한편으로 정말로 글로벌 아이돌이 되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불끈 샘솟았다.


“그럼 우리 진짜로 열심히 해요.”


헌서는 헌터사령부의 제안을 수락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돌 업계에 뛰어들어보니, 아이돌이 된다는 건 단순히 유명 연예인이 되는 것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다는 걸 의미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에게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하고, 꿈을 찾기도 하고, 기쁨과 행복을 얻기도 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


“팬레터를 보니까, 내 작은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더라고요.”


헌서는 진지하게 아이돌이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이 녀석. 많이 컸네. 철들었어.’


승권은 어리게만 보았던 헌서가 자신보다 생각이 깊어진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꼈고 뿌듯하기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서바이벌 오디션에 참가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한 것이었다.

헌터로서의 능력도 발전했지만, 아이돌로서도 성장하고, 인격적으로도 어른스러워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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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연말시상식 24.05.09 5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62 4 12쪽
81 세계관 24.05.07 69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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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75 3 12쪽
76 관계성 24.05.02 7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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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나인티나인 24.04.29 81 3 12쪽
72 악개 24.04.28 94 3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0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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