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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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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오랜만에 집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즐기며 일찍 자려고 누운 헌서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자신의 공식 SNS 계정에 들어가보았다. 그의 SNS 계정에 많은 팬이 응원글과 인사를 남겼다. 그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니, 뭐라도 글을 남겨야 할 것 같았다.


‘사진이라도 올릴까.’


침대에 누운 헌서는 놀이공원에서 찍은 셀카와 참가자들과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렸다.


[2라운드. 메기로 참여한 첫 라운드.]


사진만 올리면 밋밋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설명도 달았다.


[힐링파티에서. 생애 최초 즉석 랩배틀을 하다]


[4라운드. 무대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두 무사히 마쳤습니다.]


[파이널 라운드. 우리 팀을 계속 지켜봐 줘서 고마워요.]


팬들은 헌서가 올린 비하인드 사진을 보고 반가워했다.

뒤늦게 참가했지만, 참가자들과 어울려서 팀으로 공연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이어서 보자 감회가 새로웠다.


한편으로는 헌서가 올린 사진과 메시지를 보면서 해석이 분분했다.


[힐링파티에서 한 게 생애 최초 즉석 랩배틀이라고? 헌서가 미리 배틀을 하려고 디스 랩을 준비한 게 아니네.]

[그런데 방송분을 보면 헌서가 치코를 벼르고 디스랩을 준비한 것처럼 편집했어.]

[이것도 제작진이 헌서한테 나쁜 이미지를 씌우려고 일부러 자막을 오해하게 단 거네.]


진실을 알게 된 팬은 헌서를 건방진 놈으로 보이게 만든 방송 프로그램에 분노했다.


4라운드의 사진에 달린 헌서의 코멘트를 가지고도 의미를 유추했다.


[4라운드 무대마다 어려움이 있었다니, 그러면 마이크가 꺼진 문제만 있었던 게 아닌가 봐.]

[영상을 보면 헌서가 인이어를 빼고 노래했어. 인이어에도 문제가 있었던 게 맞아.]

[그럼 가사에 ‘조명을 눈에 쏴’ ‘미끄러운 무대’ 도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

[맞는 것 같아. 헌서 무대에만 포그가 깔린 게 이상했어.]

[4라운드 헌서 직캠 보면 얼굴이 계속 빛 때문에 번쩍번쩍해. 따라다니면서 눈에 조명을 쏘던데?]


헌서에 대한 차별과 방해공작이 매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본 팬에 의해 하나하나 밝혀졌다.


[제일 이상한 건 파이널 라운드지. 헌서 팀이 1위를 한 시간이 가장 길었던 것 같은데, 왜 데뷔조에는 헌서가 빠진 거야?]

[다른 멤버도 이상하지만, 헌서가 빠진 게 제일 말이 안 돼.]


놀이공원은 끝났지만, 논란은 점점 더 불이 붙었다.

그동안 말을 아끼며 참아왔던 시청자들이 헌서의 사진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불만을 쏟아내며 게시판과 SNS에는 놀이공원 제작진에 대한 성토가 넘쳐났다.


결국 상황을 지켜보던 기자들에 의해서 기사화되기까지 했다.


[

아이돌 놀이공원은 종영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서 석연치 않은 곳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지막 라운드 생방송에 참여한 A씨에 의하면, 줄곧 데뷔권이었던 헌서, 지솔. 윌비가 탈락한 반면, 제빈, 시겸은 한 번도 탑10에 든 적이 없는데 데뷔 조에 들었다고 한다.

특히 헌서는 지속적으로 순위가 상승해서 4라운드 2위였는데도 불구하고 데뷔조에 들지 못했다. 제작진은 헌서에 대해 유난히 악마의 편집을 하고, 무대 지원이 부실했다. 제작진에게 설명을 들으려고 연락했지만, 마이크가 꺼지고 얼굴에 조명이 비춰진 것은 기술적인 오류였을 뿐 고의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헌서의 인이어에 문제가 있었는지와 무대가 포그로 인해 미끄러웠던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제작진의 성의없는 해명을 들은 시청자는 화가 나서 그들을 성토하고 트럭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

역대 서바이벌 오디션 중에 이렇게 엉망진창인 오디션은 없었다.

]

[

최종 순위 데이터 공개하라

제작진은 해명해!

]


방송국 편성진은 놀이공원 프로그램 때문에 방송국이 욕을 먹고 있다며 조작진PD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도대체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했길래 이렇게 시청자들이 화가 난 겁니까? 조작진PD 때문에 우리 방송사가 욕을 먹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해명해주세요.”


경영진의 질책을 받은 조작진PD는 얼굴이 붉어져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를 잘 풀도록 하겠습니다.”


다급해진 그는 보조PD를 불렀다.


“지금 숫자가 가장 많고 목소리가 큰 건 헌서 팬들이니까, 헌서 팬들만 잠잠하게 만들면 돼.”


보조PD에게 헌서가 합격할 만한 실력을 갖추지 않았다는 증거 자료를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헌서가 연습하면서 실수하는 장면이나,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을 비하인드 영상으로 공개해.”


“알겠습니다.”


보조PD는 헌서의 부족한 실력을 드러내는 증거를 찾으려고 영상을 뒤졌지만, 그런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

헌서가 그리 실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던 초창기 영상에서조차 실수는 거의 하지 않았다. 개인연습에서는 뚝딱거리며 춤을 추었지만, 단체 안무는 전혀 틀리지 않았고, 랩의 플로우는 유창하지 못해도 가사를 잊거나 절은 적도 없었다. 노래도 음색이 아름답지는 않아도 음정이 안 맞거나 음 이탈이 난 적은 거의 없었다.


“헌서가 의외로 구멍이 없었네.”


보조PD는 어떻게든 흠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큰 실수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은 맨 처음에 오디션 지원하기 위해 제출한 포트폴리오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에 헌서가 아직 춤을 추기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동작이 어색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조작진PD는 영상을 보고 만족했다.


“이렇게 춤을 못 추는 녀석을 어떻게 데뷔조에 넣겠어? 이 정도면 팬들도 납득하겠지.”


그러나, 팬의 반응은 그의 기대와는 달랐다.


[

처음에 춤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이 정도였는데, 마지막 공연에서는 완전히 날아다녔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면, 당연히 헌서를 뽑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

[

헌서가 데뷔조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증명하려고 가져온 게 프로그램 지원 제출 영상이라니. 놀이공원을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가능성을 아무것도 보지 않고 제출 영상만 가지고 판단할 거라면, 놀이공원은 뭐하러 촬영한 거야?

]


오히려 헌서가 부단히 노력해서 실력을 빠른 시간에 급상승시켰다는 증거 영상을 공개한 셈이었다.


제작진이 헌서를 편파적으로 음해하고 있다는 의심은 헌서의 오디션 지원 영상 공개로 더욱 확고해졌다.


‘안 되겠군. 실력으로 깔 게 없으면, 인성을 까야겠네.’


여론이 더 악화되자, 조작진PD는 악마의 편집으로 헌터의 안티가 생성되었던 랩 배틀 영상을 자세히 공개하라고 했다.


“랩 배틀때 헌서가 건방진 놈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지. 그때 촬영분을 더 풀어 봐.”


보조PD는 헌서와 치코의 랩 배틀 영상에서 편집된 부분을 더 올렸다.


그러나, 이것도 조작진PD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갔다.

영상의 정황들이 오히려 헌서가 억울하게 당했다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

벽에 걸린 시계의 시간을 보면 치코가 랩한 시간이 먼저야. 치코가 먼저 헌서를 디스하고, 헌서가 디스 랩으로 받은 거지. 그러니까 헌서가 건방지게 선배에게 도발한 게 아니라고. 치코가 먼저 디스를 해서 싸움을 건 게 확실하다는 증거야.

]

[

완전히 속을 뻔했네. 사실 순서관계를 이렇게 뒤집어 편집해서 헌서를 욕 먹이려고 작정한 거구나.

]


영상 속의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을 찾아낸 팬 덕분에, 영상을 공개하지 않느니만 못하게 되었다.


제작진이 헌서를 깎아내리려고 할수록, 그들이 헌서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모함해왔다는 사실만 드러날 뿐이었다.


분노한 팬들은 더 격렬하게 항의하며 방송사 앞에 플래카드를 붙이고 게시판에 데뷔조 선정과정을 밝히라고 항의했다.


‘이, 이게 아닌데.’


조작진PD는 시간이 갈수록 사건이 확대되자, 안절부절했다.


‘이럴 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자.’


그는 문제를 덮기 위해 도웅에게 전화했다.


신호음이 들리고 한참만에야 도웅이 전화를 받았다.


“도웅씨. 오랜만이야. 내가 놀이공원 때 도웅씨 많이 도와줬었지?”


그러나, 도웅은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았다.


“뭘 도와주셨더라? 다 끝난 프로그램 아닌가요?”


“내가 도웅씨 데뷔조에 넣어주려고 애썼는데,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그러나, 도웅은 그를 차갑게 외면했다.


“내 실력으로 데뷔조에 들었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아니, 저 그러지 말고. 도웅씨 할아버지가 언론사 회장이시니까,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려서 아이돌 놀이공원의 데뷔조 선발 과정이 공정했다는 기사를 좀 써주면 좋겠는데...”


“아니, 이미 끝난 걸 가지고 왜 그러시는데요?”


“헌서 팬들이 데뷔조 선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서, 그냥 놔두면 도웅씨도 피해를 볼까봐서 그러지.”


“문제 제기하면 어쩔 건데요? 이미 데뷔조로 데뷔 준비중인데요. 그냥 무시하세요.”


그의 바람과 달리 도웅은 자기는 모르는 일이니 알아서 하라며, 발을 뺐다.


“저는 이만 데뷔 연습 준비하러 가봐야 해서 끊을게요.”


도웅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아, 아니. 도웅씨. 도웅씨!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당황한 조작진PD는 재차 전화했지만, 도웅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 망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댓가를 치러야 할 때가 온 것을 직감했다.

영향력있는 사람들과 연줄을 만들기 위해서 무리하게 데뷔조를 조작한 것이 일이 커졌다.

프로그램 제작자인 그의 권한이라고 자신의 힘을 과신한 결과였다.


도웅을 비롯한 데뷔조 멤버들은 지정된 기획사의 관리를 받으며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멤버들은 새로운 회사 회의실에 모여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전달받았다.


“팀 이름은 그대로 놀이공원이 될 거고, 그리고 이제 공식 포지션과 대형을 정할 건데.”


기획팀은 그들에게 리더는 도웅이 리더가 되었다고 알렸다.


“일단 리더는 도웅이.”


‘도웅이?’


일유는 고개를 갸웃했다. 말도 무난하게 잘하고 춤을 잘 춰서 안무 연습할 때 리더 역할을 하는 온제가 리더가 되는 게 타당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온제는 성격도 온화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어서 리더로서 적합한 성격이었다.


도웅은 나서기 좋아하는 관종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는 관심이 없고 이기적이어서 과연 리더 역할을 잘 수행할지 의문이었다.


“저희 의견은 반영되지 않나요? 이미 결정된 건가요?”


일유의 질문에 기획팀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건 회사에서 결정해. 토 달지 마.”


질문했다가 야단을 맞은 일유는 얼굴을 빨개져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포지션은 메인 래퍼는 치코, 메인 댄서는 온제, 메인 보컬은 미강이.”


메인 포지션은 실력대로 배분된 듯 했다.


“도웅은 리드 보컬, 제빈은 리드댄서, 시겸은 리드래퍼, 일유는 서브보컬이고. 비주얼 멤버는 제빈이.”


기획팀이 포지션 발표를 마쳤다.


‘비주얼 멤버가 제빈이라고? 일유는 서브보컬?’


온제는 이해할 수 없는 듯이 일유를 쳐다보았다. 도웅이 1위를 차지했지만, 4라운드까지 일유는 인기1위였고, 노래, 춤, 랩, 비주얼까지 골고루 잘하는 멤버였는데, 서브보컬 포지션만 준다는 게 어이없었다.


“앞으로 대형은 이 순서대로 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게 될 대형도 알려주었다.


“가운데 센터에 제빈이, 오른쪽 왼쪽에 도웅, 치코, 그 바깥쪽으로 시겸, 미강, 양쪽 맨 끝에 온제, 일유야. 알겠지?”


온제는 그렇다쳐도, 비주얼 멤버인 일유가 가장 바깥쪽에 서는 건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다.


“저희 레슨은 언제 받나요?”


온제가 묻자 기획사 스텝이 의아한 듯이 되물었다.


“레슨? 그걸 왜 나한테 물어?”


“회사에서 보컬이나 댄스 단체 레슨은 지원해주지 않나요?”


“너희는 데뷔했잖아. 이제는 연습생이 아니고 프로니까 레슨도 너희 개인 돈으로 받아야지.”


놀이공원은 한시적인 그룹이라 단시간에 멤버들을 이용해서 최대한 이윤을 남길 생각밖에 없었다.


“놀이공원은 2년 활동하고 해산할 건데, 레슨비부터 이런저런 비용 까면 회사도 남는 게 없어. 레슨 받아봐야 너희도 정산금만 줄어들어.”


그러자 옆에서 도웅이 거들었다.


“난 레슨 받기 싫은데? 데뷔했는데 각자 알아서 하는 게 낫지.”


서바이벌로 데뷔한 그룹은 몇 년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해산하니, 기획사에서 그들에게 장기적으로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


놀이공원의 멤버들이나 기획사나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온제는 옅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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