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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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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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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놀이공원 종영

DUMMY

“저, 저리가!”


도웅은 자신을 따라오는 정체모를 생명체에 공포감을 느껴서, 복도를 달려가며 울부짖다시피 소리쳤다.


“사, 살려줘! 제발!”


기념 촬영하러 모이던 사람들이 모두 도웅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이야?”


그의 울음소리에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보았다.


도웅은 사람들 틈을 헤치고 달려갔다.


“우이씨! 왜 나만 쫒아와?”


조작진PD는 소란이 일어나자 의아해서 비명이 들리는 쪽으로 걸어갔다.


“무슨 일이야?”


그는 전력으로 도망치던 도웅과 정면으로 부딪혀서 꽈당 넘어졌다.


“헉!”


조작진PD는 빙글 돌며 쓰러져서 바닥에 얼굴을 부딪혔다.

도웅은 넘어진 그에게 걸려서 비틀거리며 휘청였다.


“으, 으아악!”


거미는 펄쩍 뛰어서 그의 얼굴에 달라붙었다. 8개의 다리로 도웅의 입을 벌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흐... 흐아!”


도웅은 패닉 상태로 바닥에서 뒹굴며 자신의 얼굴에 달라붙은 몬스터를 붙잡고 어쩔 줄 몰라 연신 소리만 질렀다. 양손으로 잡고 있는 힘껏 몬스터를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작은 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인 그로서는 상대하기 버거웠다.


“헉! 저게 뭐야?”

“꺄악! 징그러워!”

“거미야?”

“저렇게 큰 거미는 처음 봐.”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혐오스러운 생물의 모습에 소름 끼쳐서 뒷걸음질쳤다.


“입 다물어요!”


헌서는 도웅에게 가서 그의 얼굴에 달라붙은 거미 몬스터를 맨손으로 붙잡았다.


“에잇!”


헌서는 몬스터를 도웅의 얼굴에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단단하게 들러붙은 몬스터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강력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도웅의 코를 막아 숨을 못 쉬게 해서, 입을 벌리게 만들려고 했다.


“흡! 흡! 숨막혀! 살려...줘!”


바닥에 쓰러진 도웅은 얼굴이 빨개져서 몸부림쳤다.

사람들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러다 기절하겠어.”


도웅의 매니저가 얼굴이 허얘진 채 달려와서 옆에서 안절부절했다.


“이를 어째? 도웅씨, 괜찮아요?”


헌서는 몬스터를 어떻게 떼어낼지 잠시 고민했다. 몬스터는 도웅의 얼굴 피부에 발톱을 박아넣어서 꽉 붙잡고 있었다. 억지로 떼어내면 도웅의 얼굴에도 상처가 날 것이었다. 아이돌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으면 당분간 활동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대로면 도웅이 참지 못하고 입을 벌리는 순간, 몬스터가 몸 속으로 들어가서 도웅을 숙주로 삼아 조종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아, 하아...”


도웅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벌렸다. 그 틈에 거미 몬스터가 다리를 도웅의 입속에 집어넣어 벌리고 들어가려고 했다.


“입 벌리지 말라고요!”


헌서는 몬스터가 그의 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잡아당겼다.


“흡!”


도웅은 두려움에 눈알을 굴리며 입술을 다물었다.


‘어쩌나?’


헌서가 망설이고 있자, 도웅이 입을 다문 채 그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사정했다.


“즈발, 으, 으것 좀 뜨 줘.”


“그러다 형 얼굴 다칠지도 모르는데. 상처 날 거야, 피부가 일부 떨어져 나갈 수도 있어.”


헌서가 그에게 경고했다.


“그, 그래도...”


도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얼른 떼달라고 했다.


“괜츦으. 쁠리 뜨줘.”


그는 거미 몬스터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몬스터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자신의 힘으로 몬스터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헌서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상처난 얼굴로 기념촬영을 어떻게 해요?”


도웅의 매니저가 다급하게 그들을 말렸다.


“그럼 이놈을 얼굴에 붙인 채로 촬영할까요?”


헌서의 물음에 매니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상이 되었다. 패닉 상태의 도웅은 당장 몬스터에게서 벗어나고 싶은지, 얼굴이 어떻게 되건 떼 달라고 했다.


“쁠리 뜨 줘! 으므튼 떼 줘! 쁠리!”


“알았어요.”


헌서는 몬스터를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끄아악!”


도웅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가면처럼 그의 얼굴을 덮고 있던 몬스터가 그의 얼굴에서 떨어져나갔다.

거미 몬스터는 도웅의 살점을 붙잡은 다리를 허공에 버둥거렸다.


도웅의 얼굴에 몬스터의 8개의 다리가 붙잡고 있던 곳에 피부가 떨어져 나가며 8군데의 상처가 났다.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헐떡거리는 도웅에게 그의 매니저가 사색이 되어서 물었다.


“도웅씨, 괜찮아요?”


“으으음...”


도웅은 기진맥진해서 대답할 기운도 없는지 눈을 까뒤집고 침을 질질 흘리며 축 늘어졌다.


“정신차려요, 도웅씨! 도웅씨! 누가 의사 좀 불러주세요!”


매니저가 황급히 소리쳤다.

경호원이 달려오고, 잠시 후에는 누군가 신고했는지 경찰도 곧 도착했다.


헌서는 잡은 몬스터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던 승권에게로 갔다.


“이 놈이야? 수고했다.”


그는 헌서가 잡아서 플라스틱 통에 담아둔 몬스터를 인계받았다.


“밖에 나왔을 때 잡아서 다행이야. 인범이는 몬스터를 분리해내느라고 고생 좀 했거든.”


인범은 몬스터를 끄집어내느라고 전신마취를 하고 내시경 수술을 해야만 했다. 몬스터가 도웅의 몸속으로 들어가버렸다면, 그 역시 대수술을 할 뻔했다.


“아, 참. 산혁 선배는?”


헌서는 산혁의 상태가 걱정되어서 VIP대기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방은 텅 비어있고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산혁 선배님!”


헌서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다녔다. 신경과 뇌를 지배하던 몬스터가 사라져서 몸속에서 극심한 호르몬 변화로 공황 상태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어딜 간 거죠?”


산혁의 매니저도 당황하며 전화를 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산혁씨, 어디 있어요?”


화장실에도 어디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짚이는 곳이 있었다. 헌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방송국 건물 옥상에는 벤치와 조립식 정자로 만들어놓은 휴게공간이 있었다. 사람들이 담배를 피거나 쉬러 가도록 만들어놓은 곳이었다.


옥상의 문을 열고 나가자, 건물의 난간 위에 올라가서 위태롭게 서 있는 산혁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몸을 밀어대는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바람을 타고 그의 몸에서 명품 향수의 냄새가 전달되었다.


‘저 향수 냄새 때문에 몬스터가 숨어있는데도 냄새를 못 느꼈던 거였어.’


“산혁 선배님.”


헌서가 이름을 부르자,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텅 빈 공허한 눈동자였다.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기념촬영해야죠.”


헌서는 산혁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천천히 한발씩 다가갔다.


“난... 끝났어.”


산혁은 좀비처럼 아무런 의욕이 없는 표정이었다.

호르몬과 신경을 조종하던 몬스터가 몸에서 빠져나가자,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로 급성 우울증이 온 것이었다.


“새로운 그룹이 데뷔하고, 새로운 스타가 나왔지. 난 이제 쓸모없어.”


“무슨 말씀이세요. 선배님은 우리 롤모델이에요.”


“난 한물 갔어. 모두한테 잊혀질 거야. 그게 두려워.”


그는 다시 뒤돌아서서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더니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안 돼요!”


헌서는 난간 위로 몸을 날렸다. 한 손으로는 떨어지는 산혁의 발목을 붙잡고 한 손으로는 건물 벽의 창틀을 간신히 붙잡았다.


“윽!”


매끄러운 통유리벽이라, 1cm 정도 되는 얇은 창 틈새에 손가락의 힘만으로 버텨야 했다.


“어차피 틀렸어. 나를 놔줘.”


산혁은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헌서는 그가 전에 했던 말을 상기시켰다.


“나한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잖아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힐링파티에서 그랬잖아요.”


“네가 누군데?”


산혁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선우나 인범처럼 몬스터가 신경을 조종하기 시작한 이후의 일은 기억에 없는 모양이었다.


“헌서야!”


뒤따라온 승권이 완강기의 밧줄을 던졌다.


“이거 잡아!”


창틀에 매달려있던 헌서는 옆에 늘어진 밧줄을 발에 걸어서 당겼다. 다리를 빙빙 돌려서 밧줄을 다리에 감고 다리 사이에 끼웠다.


“영차!”


양쪽 허벅지로 밧줄을 꽉 잡고, 창틀에서 손을 놓고 밧줄로 옮겨 잡았다.


“잘 잡았어? 끌어올린다.”


승권은 헌서가 잡은 밧줄을 위로 끌어당겼다.


“괜찮으세요?”


헌서는 끌어올려진 산혁의 안색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아무런 의욕이 없는 표정이었다.


“모두 나를 비웃을 거야.”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눈빛이었다.


[빨리 오세요. 기념촬영하려고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스텝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니에요. 저도 선배님을 존경해요. 선배님을 기다리는 팬도 있잖아요.”


헌서는 산혁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자, 산혁은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사람들 얼굴 보는 게... 무서워...”


“괜찮아요. 그럴 수 있어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헌서는 다정하게 말하며 그의 몸을 붙잡아 일으켰다. 그가 호르몬 변화로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헌서와 승권은 산혁을 부축해서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촬영장에는 정신을 차린 도웅이 데뷔조가 된 멤버들과 함께 가운데에 서 있었다. 넋이 나간 표정에 살점이 떨어져나가 만신창이가 된 얼굴에는 인조피부를 덕지덕지 붙인 기괴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넘어진 조작진PD는 얼굴이 바닥에 부딪히며 눈에 퍼렇게 멍이 들고 이빨에 입술이 찍혀서 퉁퉁 부르터있었다.


누가 보면 조작진PD와 도웅이 서로 주먹질하며 싸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저런 얼굴로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어도 되나? 무슨 일 있었냐고 말 나오지 않으려나?”


일유가 온제에게 귓속말로 묻자, 온제가 귓속말로 대답했다.


“CG처리할 거라서 괜찮대.”


이상한 순위 결과에, 조금 전 있었던 정체 모를 생물의 공격에, 도웅과 조작진PD의 얼굴은 엉망이 되고, MC였던 산혁은 한참을 사라졌다가 나타나고, 기괴한 일 투성이였다.

연이어 일어난 수수께끼같은 사건에 침울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였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무거운 침묵만이 넓은 촬영장을 짓눌렀다.


“여기 봐주세요.”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모두 표정이 좋지 않았다.

특히 가운데에 선 사람들이 가관이었다.

1등을 한 도웅의 얼굴은 반창고 투성이에 다 죽어가는 표정이었고, 조작진PD도 응급처치를 했는데도 감출 수 없는 피멍에 잔뜩 화난 표정이었다.

다른 참가자들도 수긍할 수 없는 결과에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었다.


보조PD는 조작진PD의 눈치를 살피며 촬영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공지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됩니다.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것 아시죠?”


조명이 꺼진 무대에 보조PD의 목소리만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제발 좀 웃어주세요.”


보조PD의 주문에 모두 억지로 입가를 들어 올려서 웃었지만, 대망의 마지막 방송을 마친 감동적이고 감격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스텝이 슬레이트를 치자, 모두 아무 말 없이 서둘러 촬영장을 떠났다.


“야, 오늘 쫑파티나 아니면 붙은 데뷔조끼리라도 회식 해야 하는 거 아냐?”


제빈의 말에 온제가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


“도웅이 상태가 저런데 뭘 해.”


“그런가?”


제빈은 머쓱해서 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돌아섰다.

도웅은 피부과에 가겠다며 매니저와 함께 촬영장을 떠났다.

온제 뿐만이 아니라, 일유와 미강이도 피곤해서 집에 가겠다며 사라졌다.


“괜찮을까요?”


보조PD는 텅빈 촬영장에서 조작진PD에게 속삭였다.


생방송이 나가자마자, SNS와 인터넷에서는 이미 순위가 이상하다는 글이 폭주하고 있었다.


[

처음에는 B팀이 1위였지만, 중후반에는 거의 C팀이 1위였는데, 왜 B팀 합격자가 5명이고 C팀 합격자는 2명뿐인 거죠?

]

[

헌서가 4라운드 2위일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C팀 공연도 주도했는데, 왜 탈락한 거죠?

]


그러나, 조작진PD는 개의치 않았다. 퉁명스럽게 아픈 입술을 어루만지며 보조PD에게 핀잔을 주었다.


“놀이공원 끝났는데 어쩔 거야? 프로그램 보이콧 할 것도 아니고. 이제 시청률 집계도 안 하는데 신경쓸 것 없어.”


며칠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고 예상했다.


“다른 프로그램 보면서 금방 잊어버리겠지. 지난 번에도 그랬잖아.”


조작진PD의 말에도 보조PD는 불안해하며 한숨을 쉬었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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