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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수 님의 서재입니다.

돌연변이 식물도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심문수
작품등록일 :
2021.11.24 18:03
최근연재일 :
2022.02.10 14:4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61
추천수 :
17
글자수 :
59,834

작성
21.12.19 12:28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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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3화 - 적 (2)

DUMMY

***

3화 2.jpg

***


짐꾸러미를 말 엉덩이에 얹은 아벨은 말을 타는 대신 고삐를 움켜쥐었다. 아직 승마가 서툴렀고, 그에 반해 수말은 고집이 매우 셌기 때문이었다. 고집 센 수말이 어수선한 손길에 불만스럽게 재갈을 질겅거렸지만, 아벨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이 말을 배려하는 것이라 여길 지경이었다. 정작 수말은 능력 없는 주인을 무시했지만 말이다.


설령 수말이 자신을 무시하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아벨은 녀석을 나무라지 않을 터였다. 아벨도 파발꾼의 경고를 무시한 건 매한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아벨은 수색부대원의 말을 단순한 조언으로만 받아들였다. 국경 바깥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여기는 것은 베이포리아인들의 공통적인 가치관이자 선입견이었다. 그만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계로 이해했다. ‘엄마 말 듣지 않으면, 글라시아로 내쫓을 줄 알아!’


그만큼 ‘국경을 넘지 말라’는 말은 아주 흔한 조언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벨이 군인의 말을 경고가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위험한 것을 멀리하라는 식의 조언으로는 아벨을 막을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를 부추기는 셈이었다. 그는 예술가였고, 예술은 언제나 위험 속에서 꽃을 피우는 법이었다.


갈대밭 사이에 난 큰길을 따라가자, 끊임없이 흐르는 즈타르 강과 튼튼한 나무다리, 그리고 표지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표지판에는 ‘얼음과 향기의 나라, 글라시아.’라고 적혀 있었다. 아벨은 얼음과 향기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따져보았지만, 그는 오래 고민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즈타르 강은 수풀이 빽빽했고, 개구리 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아벨은 두 손으로 네모난 구멍을 만들어 풍경 이곳저곳을 살폈다. 햇볕 아래에 놓인 즈타르 강은 너무 습했고, 안개가 열기구의 증기처럼 짙었으며, 제멋대로 자란 수풀 때문인지 보이는 모든 것이 지저분해 보였다.


“생기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걸. 마음에 들지 않아··· 너도 한번 볼래?”


아벨이 손으로 만든 창문을 수말의 눈앞에 들이댔지만, 말은 귀찮은지 귀를 펄럭이며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 뿐이었다.


“제대로 봐봐. 나랑 같이 다니려면 예술적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그래야 내가 필요할 때 조언을 해줄 것 아니야?”


다리를 건너고 연꽃으로 가득한 호수와 질척이는 늪지를 지나며 화가는 주변을 연신 살폈지만, 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흥미로운 어떤 것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축 늘어진 나뭇가지와 바닥에 눌어붙은 듯한 덤불이 숲을 음침하고 음울하게 만들 뿐이었다. 정말 형편없는 곳이야. 아벨은 늪지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덤불을 휘적이며 생각했다. 이러니 누구도 국경을 넘으려 하질 않지. 심지어 위대한 시인들조차 말이야. 영감이 될 만한 것이 어떻게 하나도···


화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바람에 고삐에 걸린 수말이 히잉거리며 짜증 냈다. 그러나 아벨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한곳에 고정된 그의 눈이 은은히 반짝였다.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거미줄처럼 나풀거리는 선들이 빛을 흩뿌렸다. 다름 아닌 고사리였다. 어두운 초록빛이어야 할 고사리는 은빛으로 반짝이며 주변을 은은히 밝혔다. 밤하늘에 떠 있어야 할 별이 고사리 안에 숨어있기라도 한 것처럼.


고집 센 수말이 끌려가지 않으려 버텼지만 아벨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껏 고대하던 순간이 음침한 나무들 사이, 반짝이는 고사리에 담겨있었다. 빛을 움켜쥐고픈 충동이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는 빛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그러나 아벨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아벨의 눈앞을 스쳐 지나가 은빛 고사리를 훑고는 무언가에 탁하고 박혔다.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맞지 않았는데도 온몸이 찌릿할 지경이었다. 정신이 번뜩 돌아온 아벨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누군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었다. 두 번째 화살이 날아올 수도 있다는 공포에 그는 숨조차 내쉴 수 없었다.


심장이 이보다 더 빨리 뛸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었다. 화살이 박힌 은빛 고사리가 갑자기 금속이 서로 부대끼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마치 살아 숨쉬기라도 하듯 파르르 떨었다. 아벨은 이전보다 더 깜짝 놀라 고양이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수말에게 달려가 안장에 뛰어오르려 했지만, 수말 역시 잔뜩 흥분해서 몸을 들썩였고, 승마 기술이 부족했던 아벨은 말뚝박기라도 하는 양 안장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건지, 아니면 능력 없는 주인을 더는 믿을 수 없던 건지 수말은 앞발을 들썩이며 화가를 버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벨은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


“움직이지 마.”


누군가가 조용히 경고했다. 아벨은 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로 경고에 충실했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세 번째로 놀라고 말았다.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 아래까지 기른 여자가 능숙한 손길로 수말을 진정시키며 은빛 고사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몸에 딱 맞는 두툼해 보이는 가죽 외투에 갈색 바지를 입은 그녀는 허벅지에 털가죽 화살통을, 등에는 60인치는 될 법한 활을 메고 있었다. 여자가 무시무시한 활을 들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아벨이 특히 놀란 것은 아벨처럼 새하얀 그녀의 피부였다.


“천천히, 천천히 나와.”


아벨이 바닥에 배를 붙인 채 천천히 기어가자, 그녀가 아벨의 어깨를 움켜쥐며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힘이 어찌나 센지, 다리가 없어도 일어설 수 있을 듯했다. 다시 주저앉을 것만 같았지만.


“멍청하게 기어 다니지 마. 독풀에 쓸려서 고생할 셈이야? 상체만 굽히고 천천히 움직여. 따라와. 여긴 위험하니까.”


여자가 말고삐를 잡아 이끌며 말했다.


“위, 위험해요? 당신이 활을 쏜 것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누군가가··· 아니, 당신 맞잖아요? 그러면 당신이 제게 더 위험한 존재일 수도 있는-”


“뭐? 그럼 덜 위험한 곳으로 갈 것이지, 왜 나한테 기어 온 거야?”


여자가 걸음을 멈추고는 아벨을 쏘아보았다.


“그, 그건··· 당신이 내 말을 가지고 가니까-”


“하! 그런 거였군? 도둑놈에게서 자신의 말을 돌려받기 위해서 용맹한 전사처럼 행동했던 거야. 그 말이지?”


여자가 말고삐를 패대기쳤다.


“멍청한 녀석 같으니라고! 내가 도둑놈 취급이나 받으려고 널 살려준 줄 알아? 젠장, 무얼 기대하고 이런 얼간이를 도와준 건지! 그것도 내 소중한 화살을 버려가면서까지 말이야!”


“자, 잠깐. 그러니까 당신 말은··· 저 풀이··· 위험하다는 거예요? 당신의 그 무시무시한 활보다도?”


아벨이 어깨 너머의 은빛 고사리를 슬쩍 돌아보았다.


“은고사리를 모른다고?”


여자가 아벨을 노려보다가 눈살을 한껏 찌푸렸다.


“너··· 설마 이곳 사람이 아니야? 설마··· 서쪽에서 왔어?”


“아, 저는 바리즈의 아벨 미르라입니다. 풍경을 그리는 화가죠.”


아벨은 무서운 것도 잊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바리즈···?”


여자는 골치 아픈지 이마를 훑더니,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앞서 걷기 시작했다.


“따라와. 이 숲에서 두 발 멀쩡히 걸어 나오고 싶으면.”


아벨은 말고삐를 쥐고는 여자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천천히 뒤따르기 시작했다. 그는 여자가 듣지 못하도록 조용히 구시렁거렸다.


“글라시아 여자가 곰 가죽처럼 억세다고는 들었지만 저 정도일 줄은··· 그리고 보통은 상대가 이름을 알려주면, 본인도 자기소개를 하는 게 예의 아니니? 글라시아의 문화인가? 그리고 왜 다들 반말이람···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수말이 코웃음 치듯 투레질을 했다.


---


묻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았지만, 아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활을 가진 글라시아 여성이 음울하기 그지없는 숲을 연신 둘러보는 것이 마치 보이지 않는 위협이 뒤쫓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갓 잡은 수사슴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장이 깔끔하게 발라낸 게 화가일 뿐인 아벨이 보아도 보통 솜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떠들기를 좋아하는 아벨이라도 겁을 상실하고 눈치 없이 행동할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았다.


“마을에 도착하거든 내게 붙어 있어 괜히 싸돌아다니지 말고.”


여자가 불쑥 말했다.


“왜죠? 둘러보고 싶은 게 많은데.”


아벨이 근질거리는 입을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촌즈에서는 촌즈의 법을 따라야지. 곤란한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으면 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텐데.”


“당신네 마을 이름이 촌즈인가요? 이름이 뭐랄까··· 되게 촌스럽네.”


아벨이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솔잎을 떼어내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을 쫓아다녀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봐요. 그 이유가 뭐죠? 절 환영하려는 건가요? 아니면 종교적인 이유라도?”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여자가 잠시 멈춰서서 주변을 휙 둘러보곤 다시 나아갔다. 아벨도 뭔지 하나도 모르면서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을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으니까요. 하긴, 촌즈가 어떤 곳인지는 곧 알게 되겠죠. 혹시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 날렵하고 강직한··· 아가씨···?”


“루피너스.”


“예?”


“루피너스라고. 내 이름.”


글라시아 여자는 무미건조하게 말하곤 허리를 곧게 펴고 한결 가벼워진 걸음을 내디뎠다. 음울한 숲도 어느덧 끝을 향하고 있었다. 루피너스라··· 아벨은 잡목의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하얀 빛을 보며 생각했다. 루피너스라면 꽃에서 딴 이름이야··· 이름을 짓는 흔한 방식이지. 그런데 왠지 쌀쌀해진 기분인걸.


“궁금한 게 뭔데?”

루피너스가 능숙하게 말갈기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아벨은 호기심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아! 제가 말했었죠? 풍경화가라고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주변에 기록할 만한 좋은 풍경이 있을까요? 시야가 트이고, 의미가 있는 장소면 좋은데. 후세를 위해서 기록할 생각이거든요. 그리고 아까 본 반짝거리는 고사리는 뭐죠? 베이포리아에서는 없는 식물이거든요. 그렇게 위험한 건가요? 그리고 글라시아에는 방금 본 이상한 고사리 말고도 특이한 생명체가 있나요? 예를 들면 뿔이 달린 말이라든지, 입에서 불을 뿜은 거대한 도마뱀이라든지, 또 아니면-”


“그만! 아무리 못해도 한 번에 하나씩만 물어보라고! 젠장, 술 취한 노인네도 그렇게 떠들진 않겠어!”


루피너스가 진저리쳤다.


“미안해요. 반가운 나머지 그만.”


아벨이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럼 반짝이는 고사리가 무엇이고, 얼마나 위험한지··· 만이라도 알려줄래요?”


루피너스는 이상하다는 듯 눈썹을 일그러뜨리더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색이 되었다.


“운명에는 원칙이 있어.”


마침내 루피너스가 말문을 열었다.


“모든 이는 죽음이라는 운명으로 달려가고, 죽을 날은 이미 정해져 있지. 그날이 오면 죽음의 신은 그 사람을 자신의 검은 망토 안으로 데려가는 거야.”


난데없는 말에 아벨은 무슨 뜻인지 묻고 싶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운명의 손길에서 벗어나 죽어야 할 날에 살아남는 이가 있지. 죽음의 신조차도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져서 말이야. 죽어야 했던 이에게는 엄청난 행운이겠지만, 죽음의 신에게는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지 않겠어? 죽어야 할 이를 제시간에 데려가지 못했으니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야?

이미 죽음의 손길에서 벗어난 이는 다른 운명의 그림자가 해결해야 할 일이지. 그러면 죽음의 신은 죽음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것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챙기는 거야. 우리 글라시아인들은 이를 운명의 원칙이라고 불러.”


아벨은 눈이 둥그레졌고, 루피너스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네 운명을 바꿔 준 거야. 그 덕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운명보다 더 일찍 죽음의 신에게 끌려가겠지. 이 정도면 은고사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겠어?”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아벨은 추운 나머지 팔뚝을 문지르며 루피너스의 말을 곱씹었다.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은고사리가 어떻길래 위험하다는 건지는 조금도 알 수 없었다.


“발라드를 짓는 시인이 들었더라면 아주 멋진 시가 탄생했겠어요. 아쉽게도 저는 풍경을 담는 화가라서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할 자신이 없네요. 그래도 당신이 나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점은 잘 알겠어요. 제가 고맙다고 말했던가요?”


“나는 널 살리면서 다른 누군가를 죽인 셈이야. 이런 일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순 없어.”


루피너스가 앞을 내다보며 말했다.


“이제 다 왔어. 풍경화가라고 했지? 잘 보라고. 글라시아의 풍경을.”


찬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아벨은 루피너스가 가리키는 곳을, 그러니까 소나무 가지들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려 애썼다. 보름달이 바로 앞에 놓인 듯 아주 밝은 빛에 눈이 부셔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의 눈은 빛에 점점 익숙해졌고, 동시에 점점 커졌다. 그의 입술 사이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드넓은 황야와 자그마한 하천 너머로 보이는 자그마한 시골 마을, 그리고 신기루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산등성이. 그 모든 것이 새하얀 눈으로 덮여있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돌연변이 식물 도감의 소설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심문수입니다.

 돌연변이 식물 도감은 판타지 세계관 <블루뮤테이션(Bloomutation)>을 기반으로 한 소설 겸 그림책입니다.

 그림은 기획자 겸 그림작가인 '규수' 님께서 힘써주고 계십니다.

 소설뿐 아니라 이 거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 아카이브집 등의 작품도 창작 중이오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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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 숲의 눈 (3) 22.02.10 16 2 13쪽
9 9화 - 숲의 눈 (2) 22.01.27 13 1 13쪽
8 8화 - 숲의 눈 (1) 22.01.20 12 1 15쪽
7 7화 - 적 (6) 22.01.13 18 1 13쪽
6 6화 - 적 (5) 22.01.06 13 2 14쪽
5 5화 - 적 (4) 21.12.31 15 2 14쪽
4 4화 - 적 (3) 21.12.25 21 2 13쪽
» 3화 - 적 (2) 21.12.19 35 2 14쪽
2 2화 - 적 (1) 21.11.30 37 2 11쪽
1 1화 - 풍경화가 아벨 21.11.24 8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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