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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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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작성
21.06.05 14:3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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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또 다른 찌릿함

DUMMY

문득 이수정이 나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나 이수정 모두 블랙크리스탈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남들은 모르지만 블랙크리스탈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게 나일 것이다.

그리고 블랙크리스탈로 가장 피해를 본 이는 이수정일 테고.


당장 전에는 알바에 목숨을 거는 처지였던 내가 비록 할머니 유산이라고는 하지만 건물주가 되었다.

거기에 블랙크리스탈로 인해 돌쇠TV가 대박이 나 돈도 상당히 벌 수 있었다.


그뿐인가.


천왕봉에서 한달을 보낸 후 정확히는 그 술잔이 만들어준 액체를 한달동안 마신 후 내 체력과 근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

더구나 그것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도 느낀다.


키보다 높이 쌓인 눈을 뚫고 산을 내려올 때부터 느꼈던 일이지만 어제 제대로 잠도 못자고 차를 운전했음에도 아직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몸만 봐도 알 수 있다.

고등학생 때도, 군에 있을 때도 이런 체력은 아니었으니까.


더구나 내 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했던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그 의식때문인지 아니면 지난 한달 동안 천왕봉에서 마신 그 액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그 모든 일이 블랙크리스탈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블랙크리스탈 덕에 이상한 능력을 얻은 것이다.


어쩌면 마나세상이 말한 초능력이 바로 내가 느끼는 그 찌릿함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아직 그 효용을 다 알지도 못하고 있다.

어머니가 남기신 그 종이의 문양을 그릴 수 있다면 영화 속의 마법사가 되는 게 꿈이 아닐 테니까.

당장 좀비의 그 찌릿함도 알게 되지 않았는가.


그런 반면 그 여자 이수정은 블랙크리스탈을 발견해 인류에게 대비할 시간을 벌어줬음에도 가장 큰 고초를 겪고 있다.

단란했을 가정은 폭도들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 아빠와 오빠 가족이 목숨을 잃었고 운영하던 기업은 풍비박산이 났다고 들었다.

듣기로 상당한 규모의 전자기업이었다고 했는데.

거기에 그녀의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짓밟혀 사경을 헤맨다고 한다.


더구나 경찰이 하는 말을 들으니 이 동네에서는 그녀 가족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입원 중인 요양원에 좀비가 두 구나 등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분명 우연한 일이겠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 그렇던가.

아마 모두들 그녀 이수정이 부른 불운이라고 여길 것이다.

블랙크리스탈을 찾아 지구에 불행을 안긴 여자라고 다들 믿고 있으니까.

여기 청주에 아무 연고도 없는 후배 태준만 해도 그녀가 블랙크리스탈을 발견한 걸 좋게 보지 않지 않았던가.


결국 그녀와 나는 블랙크리스탈을 기점으로 인생이 완전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 이러면 안 되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발걸음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이 요양원이다.

그녀를 보기 위함이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에 대한 연민을 떨구기 위함이다.


중견기업의 자녀로 풍족한 삶을 살았던 여자가 아닌가.

블랙크리스탈을 발견했다는 것은 결국 그 블랙크리스탈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현실상 그만큼 풍족했다는 말이다.

적어도 어릴 적 우주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망원경을 가졌다는 것이고 그것을 뒷받침 해 줘야 할 부모가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니까.


이수정이라는 여자를 앞에 두니 생각이 많아진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바닥이 아니라 바로 그 위 손목어림을 잡았다.

스스로 괜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요양원은 그녀를 내칠 것이고 경찰이나 청주시도 그녀를 보호하지 못할 거란다.

그리고 그녀는 보호를 받지 못하면 아마 얼마 안 있어 죽을 것이다.

내가 살핀 인터넷에서 주구장창 떠드는 얘기가 블랙크리스탈로 혼수상태가 된 이에게서 산소호흡기를 떼면 얼마 안 있어 죽는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마나세상에서는 각국이 혼수상태의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한 동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마가 훤칠한 게 영특해 보인다. 입매에 고집도 있어 보인다.

그러니 하버드에 가 공부를 했을 것이다.


“응?”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의 얼굴을 관찰하는 중 잡고 있는 손목에서 내가 알고 있는 그 찌릿함이 느껴진다.

좀 더 정신을 집중했다.

분명 익숙한 찌릿함이다.


아니 조금은 다른 찌릿함이다.

뭐랄까.

내 피에서 느낀 찌릿함보다는 좀 더 강한, 좀 더 사나운 찌릿함이지만 좀비에게서 느낀 찌릿함보다는 분명 덜 사나운 찌릿함이다.


일단 그 찌릿함을 따라갔다.

손목을 따라 올라가는 찌릿함은 팔 안쪽 겨드랑이를 통해 가슴으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 병실이지만 여자의 가슴을 함부로 만질 수는 없는 일.

포기하고 이번에는 발목을 잡아 보았다.

또 찌릿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찌릿함을 따라가니 역시나 움직이는 방향이 심장이다.


‘호, 이것 봐라.

하긴 좀비에게서도 느꼈으니 혼수상태의 사람에게서도 같은 찌릿함이 느껴지는 게 당연한가?

그럼 사람들의 일반적인 추측이 맞단 말인가?’


지난밤 검색한 바로는 분명 좀비와 혼수상태의 인간이 같은 괴질환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리고 마나세상에서는 혼수상태에 빠진 이들이 지구를 구할 초능력자라고 했다.

당장이라도 눈 앞의 여자를 발가벗겨 그 찌릿함의 흔적을 정확히 추적하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찌릿함을 느끼는 수준은 맨살 그러니까 피부에 접촉을 해야 알 수 있으니까.


머릿속에 생각이 마구 흘러다닌다.

여기 이 여자를 통해 찌릿함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여자의 찌릿함을 제거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찌릿함을 제거한다면 지금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혹은 이 찌릿함을 어떻게 해야 초능력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

그리고 지금 유행처럼 퍼지는 괴질환의 원인이 바로 이 찌릿함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생각은 점점 확대돼 이제는 현재의 괴질환의 원인이, 블랙크리스탈이 가져온 것이 바로 이 찌릿함이라는 생각이고 이것이 마나세상이 말하는 마나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마나를 느끼는 유일한 이가 나라는 생각도 든다.


나만이 그렇게 미친 어머니를 두고 있었을 테니까.

세상에 나만이 그런 요상한 술잔을 가졌을 테니까.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 뚜렷해진다.


‘그래, 바로 이 찌릿함의 정체를 파악하는 걸 거야.

그리고 그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거지.

치료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어쩌면 나를 제외하고 모든 인류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잖아.

아니 그런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치료방법만 찾으면 돈을 억수로 벌 수 있지 않겠어.

부자들이라고 이 괴질환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


인터넷에는 국내 재벌가에도 괴질환에 걸린 이가 있고 심지어 좀비가 되어 사살된 이도 있다는 말이 돌고 있었다.

어느 정도냐면 대통령이 이틀 정도만 TV에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괴질환에 걸렸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다.

실제로 국무위원 중에도 괴질환에 걸린 이가 있다고도 하니까.

즉 괴질환이야 말로 누구도 바라지 않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존재인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이 여자를 내가 데리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니 아무리 혼수상태라고 하더라도 고작 대학원생인 내게 누가 있어 자식의, 형제의 생사를 맡기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따지니 어쩌면 내가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혼수상태 환자가 이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단 그 아주머니의 상태는 확인을 해야겠지.’


요양원을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안와골절도 있었다고요?”


“맞습니다. 거기에 안와골절이 발생하면서 뇌 혈관 몇 군데도 터진 상탭니다.

이건 누군가 이 아주머니 머리를 일부러 찼다는 말인 겁니다.”


“그 상태에서 말이 가능했을까요?

제가 아주머니를 사람들 사이에서 끄집어냈을 때는 얼마간 말을 했었거든요.

제게 따님을 구해달라고 했으니까요.”


“가능은 합니다. 다만 고통이 심했을 테지만요.

아니면 선생님께서 구하신 후에 머리에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고요.”


“경찰에 알렸습니까?”


“물론입니다.”


“뭐라던가요?”


“후, 아마 묻힐 겁니다.

블랙크리스탈 사태 이후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거든요.

그나마 선생님같은 분들이 간혹 사람을 구하기는 하지만 이미 사회 분위기가 공격적으로 흐르기 시작해서 이런 일이 사라지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걱정이에요.”


“그럼 아주머니가 회복될 가능성은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아주머니가 아직 깨어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는 거니까요.”


경찰서를 방문해 일단 어제 요양원에서의 일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다.


“이제 됐습니다. 가보셔도 됩니다.”


“저, 그 아주머니에 대한 수사는 어느 정도나 진척이 있습니까?”


“왜요? 보호자도 아니라면서요.”


“후, 보호자는 아니지만 사건 관계인은 되지 않습니까?

좋아요. 그 요양원의 이수정 씨를 제가 보호하도록 하죠.

이 정도면 물을 자격이 있나요?”


“후, 미안합니다. 솔직히 이런 일에 지쳐서 말이죠.

재작년 블랙크리스탈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놈의 경찰 짓도 못할 일이 돼버렸어요.

심지어 어디서 나왔는지 총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찰이 총에 맞는 일도 간혹 있고요.

특단의 조치가 있든지 아니면 좀비사태가 마무리되든지 해야지 원.

아무튼 그 이수정 씨를 보호하시겠다니 감사드립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디서 치료비가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걱정이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일단 치료를 해보고 안 되면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그 아주머니까지 보호를 해 줄 수는 없습니다만.”


“물론 그러시겠죠. 전번을 알고 있으니 아주머니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는 괜찮겠지요?”


“예. 뭐 그 정도라면이야.”


“그럼 가시죠. 요양원에서 서류 정리를 할 수 있도록 제가 주선해 드리도록 하죠.”


“아, 그 전에 제가 처치했던 좀비들은 어찌 되는 겁니까?”


“예? 그건 왜요? 뭐 비밀도 아니니까.

일단 변사자 처리에 준해서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무슨 부검 따위는 할 필요가 없으니 가족에게 연락해 인수하라고 하고 인수할 가족이 없으면 정부에서 화장을 하는 게 원칙이죠.

물론 누구도 좀비가 된 가족을 인수하려고 하지 않으니 거의 대부분 화장을 기다립니다. 화장시설이 지나치게 포화상태라서 말이죠.

그래도 좀비는 반드시 화장을 하라는 지침이어서 냉동고에 두었다가 반드시 합니다만.”


“흠, 혹 그 좀비 사체를 제가 인수할 수는 없을까요?”


“뭐 하게요?”


“제가 사실 대학원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좀비를 좀 연구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흠, 강석우 씨에게 신세진 것도 있고 해 가급적 부탁을 들어드리고 싶지만 화장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다만 근래 공설 화장시설이 포화상태라 어디라도 화장시설을 만들어 지자체에서 임시라도 허가를 받으면 가능은 합니다.”


“화장시설이라. 일단 알겠습니다.”


“좀비를 연구하시겠다면 좀비의 공급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임시라도 화장시설만 갖추면 어느 경찰서든 아니면 어느 보건소든 좀비는 공급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다들 화장을 못해 난리거든요.”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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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ha******
    작성일
    21.08.07 20:37
    No. 1

    잼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온달의꿈
    작성일
    21.10.06 00:57
    No. 2

    풍족하게 산 거랑 그 꼴이 된 거랑 무슨 상관일까요?
    풍족하게 살았으면 그런 일 좀 당해도 된다 뭐 이런건가..
    뭔 개 병신 쓰레기 같은 생각인지..
    사회주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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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괴질환 +2 21.06.02 1,952 45 13쪽
22 운석 +4 21.06.01 1,960 51 14쪽
21 법계사 +1 21.05.31 1,946 46 14쪽
20 하산 +1 21.05.30 1,951 46 13쪽
19 명잔과 별상칼 +1 21.05.29 1,955 52 12쪽
18 높고 탁 트인 곳 +1 21.05.28 1,975 53 13쪽
17 +2 21.05.27 1,981 51 13쪽
16 메시아프로젝트 +2 21.05.26 2,035 46 13쪽
15 그리고 한국은 +1 21.05.25 2,107 49 13쪽
14 지금 북한은 +2 21.05.24 2,119 42 12쪽
13 아포칼립스 +3 21.05.23 2,235 41 13쪽
12 마나세상 +1 21.05.22 2,344 50 13쪽
11 문양 +1 21.05.21 2,347 50 12쪽
10 그 시각 중국은 +3 21.05.20 2,347 49 12쪽
9 계엄 +3 21.05.19 2,416 49 12쪽
8 지구의 주인 +6 21.05.19 2,507 44 12쪽
7 충돌 가능성 +2 21.05.18 2,510 51 12쪽
6 유산 +6 21.05.17 2,636 59 12쪽
5 맹세 +3 21.05.17 2,682 57 12쪽
4 굿 +5 21.05.16 2,827 52 12쪽
3 선정적인 황색언론 +3 21.05.15 3,147 59 13쪽
2 부름 +3 21.05.15 3,756 56 12쪽
1 블랙크리스탈 +5 21.05.14 5,483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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