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331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5.19 11:15
조회
2,502
추천
44
글자
12쪽

지구의 주인

DUMMY

11월 20일 세계의 모든 눈은 워싱턴으로 향했다.


『... 그리하여 세계천문학회는 2034년 12월 20일 경 블랙크리스탈이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장소는 미국 동부 플로리다 한가운데로 추정되며 지름이 100km인 블랙크리스탈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두께 30km 정도인 지구의 지각이 깨져 맨틀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지질학자들의 의견입니다.

덧붙여 사건 발생 일주일 내에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 중 99.9%가 멸종할 것이라는 게 생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물론 인간이 생존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아무리 크고 튼튼한 방공호에 들어간다고 해도 말이죠.』


거기까지 말하고 로건은 비장미 넘치는 표정으로 배석한 각국의 지도자들을 한차례 둘러본 후 웅성거리는 기자들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내 집에서 같이 TV를 시청하던 태준은 곧 죽을 거 같은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씨발, 장가는 가보고 죽어야 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는 때려치고 고등학생 때부터 학교 여학생들이나 따먹고 다닐 걸.”


“뭐? 이놈 정신이 나갔네 이거. 임마! 죽을 때 죽더라도 정신은 차려.

미국 대통령이 ‘우리 곧 죽습니다.’라고 발표하려고 나오지는 않았을 거 아냐.

좀 기다려봐.

정말 아무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때 가서 뭘 할지 생각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야, 그만 훌쩍거려, 로건이 다시 말한다.”


『... 이에 저는 배석한 각국의 지도자들과 세계기구의 수장들 그리고 교황 성하와 협의한 끝에 메시아프로젝트에 합의를 하였습니다.

메시아프로젝트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폭탄을 우주선으로 쏘아 올려 우주공간에서 그 블랙크리스탈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블랙크리스탈의 궤도가 지구를 비켜가든지 그도 아니면 우주공간에서 산산조각으로 쪼개지도록 하겠습니다.


...


그런 메시아 프로젝트는 두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우주선에 핵미사일을 실어 지구 정지궤도에 미사일들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당연히 배치된 미사일을 블랙크리스탈을 향해 발사하는 것입니다.


...


이에는 수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모될 것입니다.


...


그리하여 이번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한 예산을 국토의 면적과 인구수의 비율에 따라 나눠 분담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협조해 주신 각국의 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미국 시민 여러분 그리고 세계 시민 여러분!


우리는 이 지구의 주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찬란한 문화를 이룩한 지구 유일의 생명입니다.


또 다시 위기가 닥쳤습니다.

저를 비롯한 각국의 정상들은 이번 위기 역시 우리 인류가 숱하게 넘겼던 다른 위기들처럼 무사히 넘길 것을 다짐합니다.


그러니 그만 거리를 배회하시고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이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질문하십시오.』


“형 말대로네요. 언젠가 형이 미국이 핵을 그 별에 쏠 거라고 했잖아요.”


“그랬냐. 뭐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다.

위기가 닥쳤는데 지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죽음을 기다린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런데 가능은 할까요? 핵으로 블랙크리스탈을 파괴하는 거 말이에요.”


“파괴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별의 궤도를 틀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인류가 가진 핵의 위력도 장난이 아니니까.

왜 인류가 가진 핵폭탄이 지구를 몇 번은 깰 수 있는 양이라는 말도 있잖아.”


“저도 그런 말 들은 적 있어요. 다만 한번에 터트렸을 때지만요.

그래도 뭐 지름 100km면 지구하고는 상대가 되지 않는 크기니까.”


“그래 커봐야 서울에서 천안 정도 크기라는 말이니까.

그 정도도 파괴 못하면 핵폭탄도 아니지. 그것도 한두 발을 쏘는 게 아닐 텐데.”


로건의 기자 회견이 있은 후로 각국에서 벌어지던 폭동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듯했다.

그렇지만 제 지식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일부 지식층들의 섣부른 발언이 로건의 발언을 거짓으로 매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박사님, 근래 각종 개인방송들에서 메시아프로젝트가 실효성이 없다는 말이 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개인방송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핵미사일로 블랙크리스탈을 파괴하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인가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그 개인방송들을 봤지만 개인방송이 말하는 기술의 부족이라는 것은 20C라면 맞는 말이지만 지금은 21C도 한참이 지난 시점이어서 충분히 극북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럼 핵미사일이 블랙크리스탈을 파괴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파괴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그 궤도를 틀 정도는 됩니다.”


“개인방송에서는 지구와 인류에 피해가 없기 위해서는 적어도 핵미사일이 지구에서 수백만km의 거리를 두고 블랙크리스탈에 적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구나 한두 발씩 순차적으로 명중해서야 블랙크리스탈에 흠집이나 내지 부수지는 못할 거라고 합니다.

당연 정지궤도 상에 올라간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때를 맞추기 위해 얼마간 대기를 해야 하는데 그 동안 지구 궤도상의 작은 소행성들에 의해 문제가 생길 거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 개인방송들 주장처럼 지구 주변에 지구 궤도를 따라 도는 아주 작은 소행성들이 많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해도 수십억 개 정도가 될 테고 아직 찾지 못한 것도 그 정도는 될 거라는 게 학자들의 의견인 것도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그것들의 크기는 몇 cm 정도 크기입니다.

어떤 것은 1cm도 안 되는 크기죠.

그 정도 크기라면 시속 수만km에 이르는 핵미사일의 속도에 튕겨나갈 크기입니다.

혹 개중 커다란 소행성으로 인해 핵미사일이 불발이 되더라도 메시아프로젝트에서 준비하는 핵미사일의 수는 미국과 러시아를 합쳐 공히 백 기가 넘는 수입니다.

충분히 불운을 극복할 만한 숫자라는 말이죠.”


“좋습니다. 그럼 다른 문제를 묻죠.

개인방송은 수백만km가 떨어진 블랙크리스탈을 핵미사일로 정확히 맞추는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이죠. 그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아마 20C였다면 일리가 있는 말이었을 겁니다.

비유하자면 1km밖에 있는 투수가 던진 야구공을 향해 바늘을 던져 그 야구공에 정확히 맞추는 정도로 어려운 일이니까요.

아니 지구에서는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1km밖 야구공을 맞추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렇지만 우주는 다릅니다.

우주는 지구와 같이 공기라는 매질이 있는 공간이 아니거든요.

앞서 말한 지구 주변을 도는 소행성들을 지나치면 우주는 말 그대로 빈 공간입니다.

핵미사일의 전진을 방해할 어떤 것도 없으니 미사일은 최종 속도에 도달한 후 계속 같은 속도로 나아갈 것이고 그 방향 역시 대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정해진 방향에서 한 치도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물론 마지막 블랙크리스탈에 근접했을 때는 블랙크리스탈의 자전속도에 의해 핵미사일이 정해진 곳에 정확히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방송들 말대로 그걸 알아도 너무 먼 거리라 지구에서 전파를 쏘아 조정할 수도 없고요.

그렇지만 인류가 가진 전자공학 기술은 충분히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블랙크리스탈의 자전력을 충분히 반영해 핵미사일의 움직임을 수정하도록 프로그램이 될 테니까요.”


각국은 퍼지는 유언비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가짜뉴스에 차단에 정신이 없었다.

그런 중 미국에 갔던 대통령이 귀국을 했다.

11월 20일 로건의 기자회견이 있은 후 각국 정상들은 급히 각자의 나라로 귀국을 했지만 한국 대통령은 워싱턴에 남아 사흘을 더 머물다 귀국한 것이다.


당연 국민은 그 이유가 궁금했고 언론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정상들과는 달리 워싱턴에서 사흘을 더 머무셨는데 미 정부와 무슨 논의를 하신 겁니까?”


“일본 수상이나 독일 총리 역시 저와 같이 머물렀습니다만.”


대통령은 농담이라고 한 모양이지만 누구도 웃지 않았다. 그러나 머쓱한지 말을 잇는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겠지요.

아무튼 워싱턴에 더 머물게 된 이유는 주한미군의 철수에 대해 논의를 하느라 그랬습니다.”


“주한미군이요? 너무 뜬금없는 말이군요. 설명 바랍니다.”


“미국은 국내 문제를 이유로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독일에 전개된 미 육군이 먼저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한국인에게, 한국 언론에게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그에 대한 대책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그러면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의 핵위협은 어찌 되는 겁니까?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독일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물론 그에 대해 미측에 충분히 설명을 했습니다.

그 결과로 미군이 가지고 있는 THAAD를 우리가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괌에 전개되어 있는 미군의 MD 역시 한국이 매입해 우리 영토에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거기에 주한미군 공군이 가지고 있는 전투기를 우리가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당장은 메시아프로젝트가 중요하니 그 대금은 천천히 갚기로 했고요.”


“그것보다 미국이 미군을 철수하려는 이유가 정확히 뭐라고 합니까?

혹시 메시아프로젝트의 가능성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게 무슨 말이죠?”


“이제 1년 남은 종말의 날을 대비해 미군 병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고 하는 거 아니냔 말입니다.”


“아닙니다.

미국 내 문제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미국내 소요사태가 경찰력만으로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이번 세계 정상회의를 위해 워싱턴 뿐 아니라 주변 주에 있는 주방위군이 모두 워싱턴에 집결해야 했다는 걸 모두 아실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내 질서 회복을 위해 각지에 퍼져있는 미군들을 국내로 불러들인다는 게 미국측의 설명입니다.”


그 후로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워싱턴에 모인 각국의 인구와 영토 규모에서 로마교황청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인구와 영토를 가진 한국이 메시아프로젝트 분담금에 있어서는 100억 달러로 참가국 중 중간 정도 위치라는 것도 밝혀졌다.


그리고 그것이 시위의 촉매가 되고 말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 규모에 비해 분담금이 과도하다는 뉴스는 기름에 불을 붙이기 충분했던 것이다.


갑작스런 블랙크리스탈로 인해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낀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들고 일어났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급격히 줄고 있는 일자리에 불만을 품던 중년층이 이에 가세했다.

분담금으로 복지비가 줄어들 거라는 소식에 노인들 역시 광화문광장을 점거하는데 일조했다.


미국에서 유럽에서 일던 폭동이 급기야 한국에서도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폭동은 외신을 통해 일본으로 대만으로 싱가포르로 상륙했다.

그 동안 그나마 조용했던 아시아마저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생들의 폭동은 광화문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그 동안 오르기만 하던 등록금이 학생들로 하여금 가지고 있던 불만을 대학 당국에 풀도록 한 것이다.

대학생들에 의해 학교내 시설과 집기 및 각종 실험기기들이 파괴되고 분실되기 시작했다.


모든 대학이 자체 휴교조치를 내리고 대학 정문을 굳게 닫아걸었다.

정부에 의한 휴교령이 아니라 대학 당국이 설비를 보존하기 위해 취한 조치인 것이다.


그리고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정부는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80년 5·17 쿠데타 이후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가 되기까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 21.06.03 1,868 46 14쪽
23 괴질환 +2 21.06.02 1,947 45 13쪽
22 운석 +4 21.06.01 1,957 51 14쪽
21 법계사 +1 21.05.31 1,943 46 14쪽
20 하산 +1 21.05.30 1,947 46 13쪽
19 명잔과 별상칼 +1 21.05.29 1,952 52 12쪽
18 높고 탁 트인 곳 +1 21.05.28 1,970 53 13쪽
17 +2 21.05.27 1,978 51 13쪽
16 메시아프로젝트 +2 21.05.26 2,032 46 13쪽
15 그리고 한국은 +1 21.05.25 2,103 49 13쪽
14 지금 북한은 +2 21.05.24 2,116 42 12쪽
13 아포칼립스 +3 21.05.23 2,231 41 13쪽
12 마나세상 +1 21.05.22 2,340 50 13쪽
11 문양 +1 21.05.21 2,343 50 12쪽
10 그 시각 중국은 +3 21.05.20 2,340 49 12쪽
9 계엄 +3 21.05.19 2,412 49 12쪽
» 지구의 주인 +6 21.05.19 2,503 44 12쪽
7 충돌 가능성 +2 21.05.18 2,504 51 12쪽
6 유산 +6 21.05.17 2,632 59 12쪽
5 맹세 +3 21.05.17 2,679 57 12쪽
4 굿 +5 21.05.16 2,824 52 12쪽
3 선정적인 황색언론 +3 21.05.15 3,140 59 13쪽
2 부름 +3 21.05.15 3,749 56 12쪽
1 블랙크리스탈 +5 21.05.14 5,472 6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