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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무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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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작품등록일 :
2021.10.13 04:30
최근연재일 :
2021.12.15 15:3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5
추천수 :
1
글자수 :
37,523

작성
21.12.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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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7번 실험체

DUMMY

세바스찬과 수도승들이 언데드와 전투를 벌였던 지하. 로브로 온 몸을 가린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마나의 잔재를 살폈다.


“교회놈들 성수를 얼마나 뿌려된거지?”


성수는 네크로맨서에겐 지독한 악취와 같았다. 수도승들은 전투가 끝나고 언데드는 태웠고, 지하는 성수로 정화했다. 덕분에 마나의 잔재를 찾아내기 힘들었다.


“마락스님, 배교자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배교자의 흔적은 오두막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말라붙은 핏자국과 귀중품을 담았던 상자가 흔적이었다. 마락스는 주어진 정보로 추리했다.


‘전투 중에 부상당했군. 귀중품은 챙기고 상자는 버렸다···?’


가장 그럴 듯한 추리였다. 하지만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수도승은 언데드만 찾아냈을 뿐, 네크로맨서는 발견하지 못 했다. 만약 교회가 네크로맨서를 잡았더라면, 당당하게 발표했을 거다.


“알 수 있는 게 없군.”


이 곳에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이게 끝이었다. 마락스는 손에 묻은 굳은 피를 털어냈다.


“배교자가 시체를 가져왔던 곳은 알아냈나?”

“멀지 않은 곳에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내가 가보겠다. 너희는 놈의 하수인을 찾아내.”

“알겠습니다.”

“뿌리나무는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온힘을 다하도록.”


교단의 사냥개 마락스가 이노센트 공동묘지로 향했다.


§


이제 막 집으로 돌아와 짐을 푸는데, 누군가 문을 두르렸다. 긴 여정으로 지쳤지만, 일단 문을 열었다.


“자네가 이곳의 무덤지기인가?”

“그렇습니다만···”


날씨는 추웠다. 그래서 로브를 꾹 눌러 쓴 걸 수도 있지만, 그에게선 음침한 기운이 느껴졌다. 음의 마나가 그의 주위에 일렁였다.


“별 것은 아니고, 일전에 흑마법사 건과 관련하여 조사차 나왔네.”

“아, 그러시군요. 일단 들어오시죠. 날씨가 춥습니다.”

“...그러지.”


실내는 모닥불로 공기가 훈훈했다. 남자는 그제야 눌러썼던 후드를 벗었다.


‘...마락스?’


데스필드에서 활약하게 되는 자였다. 눈부신 성과로 제국의 작위와 교회의 축복을 받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흑마법사에 가까웠다.


‘흑마법사보단, 네크로맨서겠군.’


조사차 나왔다는 건 사실이겠지만, 결코 제국이나 교회의 명령으로 나온 건 아니었다. 플레이에선 알 수 없었던 뒷면이었다.


“수상한 자들이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들고 갔는데, 그걸 따라갈 생각을 하다니 용감했네.”

“감사합니다. 무덤지기는 무덤을 지켜야 하니까요.”

“좋은 마음가짐이군. 헌데, 그들이 네크로맨서인지 어떻게 알았나?”

“길거리에서 얘기를 들었죠, 네크로맨서는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훔친다고요.”

“도굴꾼일 수도 있잖은가.”

“에이, 이곳은 이노센트 공동묘지입니다. 무덤에는 죽은 자와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전부지요.”


마락스가 턱을 매만졌다. 그의 정체 그리고 그가 이곳에 온 이유가 궁금했다. 그가 네크로맨서가 아니라면 왜 음의 마나를 품고 있는지, 네크로맨서라면 왜 이곳에 찾아왔는지.


“그렇다면 하수인들의 얼굴은 보았습니까?”

“그때가 어두운 밤이어서··· 얼굴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체형은 보셨습니까?”


체형은 어두워도 알아볼 수 있다. 만약 마락스가 하수인들을 알고 있다면 거짓을 말해선 안 된다.


“하나는 키가 컸고, 하나는 키가 작았습니다.”


건질 건 없는 정보였다. 마락스는 알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떠나고, 침대에 누웠다. 창고에서 다시 꺼내온 침대에서는 요안나가 자고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스토리의 뒷면이 있다.’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디그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영웅인 것 같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추측일 뿐이지만, 거의 확신했다. 이 시대의 영웅은 ‘발리안 헤븐’이었다. 데스필드 원정의 시작부터 끝까지가 그의 대서사시였다. 발리안을 플레이하면서, 디그라는 이름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마락스에서 단서를 찾아가야겠어.’


무덤지기로 지정됐고, 공동묘지에서 시체를 훔쳐가는 네크로맨서를 처리했다. 그러자 마락스가 찾아왔다. 여기에 내가 개입한 것은 없다. 율리아의 능력을 얻은 것과 요안나를 데려온 것과 별개의 일이다. 메인 스토리가 분명했다.


“마락스면··· 지금도 엄청 강하겠지?”


마주했을 때 그에게서 엄청난 마력을 느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 수련과 전투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성장이 느렸다. 무덤지기의 특성, 그리고 알고 있는 정보로 성장해야 했다.


“발리안은 지금쯤 세인트 성당에 있겠고.”


아직 성자로서 각성하지도 않았을 터였다. 내 역할은 발리안이 갈 길의 장애물을 치우는 것 같았다.


“세인트 성당으로 가는 이단심문관을 처리해야겠다.”


발리안을 플레이할 때 처음으로 극복해야 하는 위기는 이단심문관이다. 그는 마신숭배자로, 세인트 성당에 숨어있는 마신숭배자와 함께 발리안을 제거하려고 한다. 나도 수십번을 실패했다. 유일한 방법은 마신숭배자가 세인트 성당에 오기 전에 처리하는 것 뿐이다.


‘발리안이 그걸 알 리가 없으니까, 내가 해야겠지.’


문제는 이단심문관 안드라스를 이길 수 있느냐는 건데, 지금으로서는 힘들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심판의 망치’가 문제였다. 악인을 심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달랐다. 다수가 지목한 사람에게 고정피해를 주는 마도구다. 정치질 잘 하는 놈이 쓰면 그만큼 무서운 게 없다. 고정피해도 어마어마해서, 한방에 죽는 경우도 많았다.


‘이단심문관이 혼자 다니진 않을 테니까.’


기습해서 안드라스의 일행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 뿐이었다. 우르바노 교황이 선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전에 히스 지방의 사건을 처리하면 된다.


‘메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분명히 나타난다.’


발리안 헤븐 플레이 극초반에 히스 지방에 키메라가 나타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키메라 한 마리가 십여개의 마을을 초토화하고, 수백 명을 잡아먹는다.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 사건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키메라를 잡아야 했다. 키메라를 잡기 위해 율리아 가문의 기사가 나설 정도로 강한 놈이었다.


‘키메라를 잡아서 능력을 흡수한다.’


뿌리나무가 오크를 흡수한 것을 보아 사람의 시신에만 한정된 것은 아닌 듯 했다. 키메라는 쌍둥이 산맥에서 출몰했다고 했으니, 기다리다가 놈이 나오면 바로 잡아야 했다.


“요안나, 내일부터 나는 자리를 비울 거야. 그러니 그동안 이곳을 네가 관리해야 돼. 할 수 있겠어?”

“혼자서요?”

“집에 있다가 사람이 찾아오면 묫자리와 관을 안내해주면 돼. 그게 전부야.”

“해 볼게요.”


요안나가 작은 두 주먹을 힘껏 쥐어보였다.


“매일 검술 훈련하는 것도 잊지 말고.”

“...열심히 할게요.”


§


땡- 땡- 땡-


시끄러운 타종소리가 굴을 채웠다. 굴의 벽에는 간간이 횃불이 꽂혀있었다. 그리고, 수십개의 창살이 벽면을 채웠다.


“시, 실험체가 탈출했습니다!”

“...몇 번 실험체냐.”

“7번 실험체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를 끝마치는 동시에 남자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하필 놓쳐도 그놈을··· 이제 네가 부관이다. 병력을 모조리 풀어서 7번을 찾아와.”

“그렇게 되면 이곳의 실험체들은···”

“전부 죽여버리고, 죄다 나가서 7번을 찾아오라고. 알겠어?”

“알겠습니다, 감독관님!”


새로운 부관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선임 부관이 어떻게 됐는지 봤기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명령이 전파되자 학살이 시작됐다. 감옥에 갇혀있던 실험체들을 도륙된 병사들이 7번을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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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이크 단장과 세바스찬 21.12.15 11 0 9쪽
9 종탑에서의 전투 21.12.14 14 0 9쪽
» 7번 실험체 21.12.13 16 0 8쪽
7 저승나무의 공간 21.10.18 23 0 9쪽
6 율리아 가문묘지 털이 21.10.17 25 0 10쪽
5 네크로맨서 무덤지기 21.10.14 24 0 10쪽
4 시체도둑 처리 21.10.14 24 0 10쪽
3 난쟁이와 길쭉이 21.10.13 22 0 8쪽
2 무덤지기 영웅, 디그 21.10.13 32 0 9쪽
1 현실 +2 21.10.13 55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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