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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무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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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작품등록일 :
2021.10.13 04:30
최근연재일 :
2021.12.15 15:3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0
추천수 :
1
글자수 :
37,523

작성
21.10.14 11:40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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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네크로맨서 무덤지기

DUMMY

다음날, 네크로맨서에게서 얻은 돈을 챙겨 나섰다. 성에서 식량을 사올 생각이었다. 몸을 단련하기 위해선 든든하게 먹어야 했다. 그리고 정보를 얻어야 했다.


‘시간대를 알아야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어.’


1 영웅의 스토리를 클리어해야 2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영웅의 순서가 시간순으로 배열된 건 아니었다. 8영웅 로그라스와 12영웅 에드윈 같은 경우 시간상으로 일치해서, 서로의 스토리에 등장했다. 운이 좋으면 13 영웅 디그의 시대가 다른 영웅의 시대와 겹칠 수 있다.


도착한 성에 깃발이 걸려있었다. 깃발의 노란색 늑대 문양은 율리아 가문을 뜻했다. 제국 남부의 대가문이었다. 또하나의 깃발은 처음보는 거였다. 아마 성주의 가문인 듯 했다.


‘다행이네, 히스 지방에 떨어졌으니 굶진 않겠어.’


율리아 가문이 군주로 군림하는 히스 지방은 대륙에서 가장 부유했다. 거대한 강과 평야를 끼고 있는 제국의 젖줄이었다. 성문을 지나가려는데, 경비병이 멈춰세웠다.


“처음보는 것 같은데, 누구지?”

“이노센트 공동묘지의 무덤지기, 디그입니다.”

“그곳의 무덤지기라면 알고 있다.”

“제 아버지셨습니다.”

“아들이 있다는 건 들은 것 같군, 헌데 왜 자네가 왔나?”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제가 대신 묘지를 관리하게 됐습니다.”

“크흠, 그렇군. 들어가 봐.”


경비병은 머리를 긁적이며 길을 열어주었다. 작은 성이었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식료품점에서 곡물과 고기를 잔뜩 샀다. 대장간에도 들렀다. 가판대에는 완성된 검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 중 적당한 길이의 양날검이 마음의 들었다.


“이런 검은 얼마죠?”

“은화 다섯 닢이오.”

“들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


한손검인데도 무게가 꽤 나갔다. 지금의 몸으로는 다루기 버거웠다. 다른 검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작에 가까웠다. 괜찮은 검은 이것뿐이었다. 대장장이가 양심이 있는지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검집도 포함된 가격일까요?”

“드리겠소.”


대장장이에게 은화를 건넸다. 그는 은화를 받고는 꽤나 놀란 듯 했다. 100 동화가 1 은화다. 묘지에서 파는 관이 하나에 10 동화니까, 검의 가격인 5 은화는 관 50개의 값이었다. 식량과 무기는 구했지만, 시장에서 정보를 구할 순 없었다. 시장의 사람들은 왕이나 귀족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역사도 마찬가지였고.


“세바스찬밖에 물어볼 사람이 없네.”


만나는 게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수도승이라면 이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다크로맨서를 퇴치해주신 것에 감사인사하러 왔다는 좋은 명목도 있었다. 수도원에 헌금할 식량을 추가로 구입했다. 수도원의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세바스찬 수사님이 어디 계신지 아시나요?”

“이 시간에는 기도실에 계실 거예요. 안내해드릴까요?”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수녀를 따라 기도실에 도착했다.


“수사님께 방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름이···”

“디그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기도실 앞에서 기다리자, 세바스찬이 나왔다. 언제나처럼 온화하게 미소를 띄고 있었다.


“다시 뵙는군요, 디그님.”

“예, 감사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제가 수사님을 방해한 건 아니겠죠?”

“전혀 아닙니다. 일단 앉으시죠.”


세바스찬과 의자에 앉자, 수습 수녀가 맥주를 내왔다. 맥주의 묵직한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맛있네요. 지금까지 먹어본 맥주 중 최고예요.”

“칭찬해주시니 감사하군요. 자주 찾아오시죠, 좋은 맥주로 대접하겠습니다.”

“수도원에서 맥주를 판매하진 않나요?”

“교황 성하께서 판매를 금하셨거든요.”


‘수도원의 상업적 맥주 주조와 유통을 금지한 교황이라면···’


“우르바노 교황님께서요?”

“맞습니다. 교황명을 아시다니 놀랍군요.”


교황이 우르바노라면, 황제는 에드워드였다. 데스필드 원정을 제외하면 대륙 전체가 평화로운 번영의 시대였다. 물론 끝까지 평화가 유지되었는가는 알 수 없었다. 적어도 데스필드 원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평화로웠다.


“장례식에 오신 사제님께 들었을 뿐입니다. 헌데, 교황 성하께서 선출되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콘클라베는 저번 달이었으니, 이제 보름이 지났겠군요.”

“...그렇군요.”


세바스찬 수사가 놀란 게 이해가 됐다. 고작 보름밖에 안 지났는데, 무덤지기가 교황명을 알고 있다니. 알아낼 건 알아냈다. 헌금할 식량이 든 자루를 탁자에 올렸다.


“이건 얼마 되진 않지만 곡물과 말린 고기입니다. 악의 손아귀에서 지켜주신 주님과 수도원에 감사드리고자 가져왔습니다.”

“디그님의 뜻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알게 되자 생각이 복잡해졌다. 에드워드 황제의 즉위는 우르바노 교황의 선출 보다 조금 앞서 치뤄졌다. 세계를 구성하는 두 기둥의 수장이 동시에 바뀌며 혼란이 잇따랐다.


“혼란 속에서 최대한 이득을 봐야지.”


떠오르는 건 많았지만, 현재 조건의 제약이 많았다. 일단 너무 약했고, 다음으로 묘지를 비워둘 수가 없었다. 잠깐 비우는 거야 문제되지 않겠지만, 오랫동안 비울 순 없었다.


‘히스 지방에서 곧 일이 생기긴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챙기려다 배터진다. 일단 강해져야 해.’


오두막에 돌아왔다. 일단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그리고 소화되는 동안 오두막 내부를 청소했다. 날씨가 추웠기에 밖에서 운동하는 건 힘들었다. 안쓰는 가구를 창고로 옮기자, 몸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공간이 생겼다.


“일단 가볍게 스트레칭부터.”


날씨가 추운 만큼 몸이 굳었다. 스트레칭을 끝내고, 맨몸운동을 시작했다. 팔굽혀펴기를 고작 두 번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하기가 싫었다. 몸에 힘이 쫙 빠졌다.


‘이게 무기력인가?’


그만두고 드러눕고 싶은 걸 참았다. 이 악물고 맨몸운동 루틴을 반복했다. 지금 몸에는 맨몸운동으로 충분했다. 맨몸운동을 마친 후 검을 들었다.


“여기서는 검을 써야겠지.”


맨몸으로 서로의 힘을 겨루는 격투는 생각만 해도 피가 끓어올랐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강함을 증명하는데 목적을 둔 격투였다. 이곳의 싸움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무기를 쓰는 게 유리했다.경비병의 경험을 받아서인지 검을 다루는 게 능숙했다. 하지만, 나약한 몸이 문제였다.


“더 이상 못하겠다!”


전완근이 풀려버렸다. 힘이 안 들어갔다.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등에 흙과 먼지가 들러붙어 찝찝했지만, 일어설 힘이 없었다.


『죽음의 하수인』


다행히 이곳의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체력을 회복하며 책장을 넘겼다. 네크로맨서가 갖고있던 책이었는데, 내용을 모르겠다가도 반복해서 읽으면 이해할 수 있었다. 네크로맨서의 경험을 흡수한 덕분이었다.

책은 언데드 제작법, 시체 관리법 등을 다루고 있었다. 그 중 관심이 가는 건 ‘권역 지정’이었다. 네크로맨서는 시체를 언데드로 일으킨다. 시체가 많은 곳에서는 강하지만, 시체가 적은 곳에서는 약하다. 그렇다면 시체가 없는 곳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권역 지정’이었다. 언데드가 잠들어 있는 곳을 권역으로 지정하고, 필요할 때 권역에 잠들어있는 언데드를 불러오는 것이었다. 마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언데드 없이 싸울 수 없는 네크로맨서의 궁여지책이었다.


“재료도 다 있는 거네.”


권역 지정에 필요한 재료는 모두 갖고 있었다. 네크로맨서는 필요한 모든 걸 주고 떠난 은인이었다. 그에게 감사를 표하며 책을 덮었다.


“밤이 되면 해봐야겠다.”


지금은 운동 시간이었다.


“으음, 이제 해볼까?”


운동을 끝내고 잠깐 눈을 붙였다. 달마저 구름에 가렸다. 빛이라고는 없는 어두운 밤이었다. 혹시 모르니 묘지를 한바퀴 걸었다. 아무도 없었다. 마법서에 나온 대로 묘지 중앙에 ‘뿌리나무’의 씨앗을 놓았다. 뿌리나무는 줄기도 잎도 없다. 그저 땅속으로 깊숙이 뿌리만 내린다. 팔뚝을 그어 피를 짜냈다. 씨앗은 피를 머금고 꿈틀거렸다. 씨앗이 묘지의 음의 마나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노센트 공동묘지가 ‘권역’으로 지정됩니다.]

[뿌리나무의 뿌리가 뻗힌 곳이 권역이 됩니다.]

[권역에서 권속은 강화됩니다.]

[권역에서 권속의 유지는 마력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이거 완전 사기아니야?”


네크로맨서의 약점은 언데드의 품질과 유지다. 하지만 권역에서는 언데드가 강화되고, 유지에 마력이 소모되지 않는다. 권역에서만큼은 버프가 확실했다.


“일어나라, 나의 권속이여.”


[네크로맨서의 명령에 무덤지기의 권위가 합쳐집니다.]

[권속이 강화됩니다.]


주문을 외우자, 몸의 마력이 전부 빠져나갔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잠시 기다리자 땅이 들썩거리며 손이 튀어나왔다. 일으킨 언데드는 세 구였다. 네크로맨서와 하수인들인데, 모두 구울로 소환됐다. 원래 언데드의 유지에도 꽤나 많은 마력이 드는데, 소환한 뒤로 빠져나가는 마력은 없었다.


“무덤으로 돌아가.”


들키면 세바스찬에게 잡혀 화형당할 수 있기에, 빠르게 언데드를 돌려보냈다. 언데드는 원래 있던 무덤으로 돌아갔는데, 파헤치고 나온 땅은 말끔히 원상복구되었다. ‘언데드 소환’과 ‘권역 지정’ 둘 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두 능력을 사용해 할 일을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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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이크 단장과 세바스찬 21.12.15 10 0 9쪽
9 종탑에서의 전투 21.12.14 14 0 9쪽
8 7번 실험체 21.12.13 15 0 8쪽
7 저승나무의 공간 21.10.18 22 0 9쪽
6 율리아 가문묘지 털이 21.10.17 24 0 10쪽
» 네크로맨서 무덤지기 21.10.14 24 0 10쪽
4 시체도둑 처리 21.10.14 24 0 10쪽
3 난쟁이와 길쭉이 21.10.13 22 0 8쪽
2 무덤지기 영웅, 디그 21.10.13 32 0 9쪽
1 현실 +2 21.10.13 54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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