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필명전율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무덤지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필명전율
작품등록일 :
2021.10.13 04:30
최근연재일 :
2021.12.15 15:3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1
추천수 :
1
글자수 :
37,523

작성
21.10.17 06:04
조회
24
추천
0
글자
10쪽

율리아 가문묘지 털이

DUMMY

“율리아 가문의 묘지를 털어야겠어.”


율리아는 번개를 다루는 권능을 계승한다. 율리아의 권능은 다른 가문의 권능보다 훨씬 강한 편에 속했다. 번개를 조종해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할 수도 있었고, 번개를 흩뿌려 다수를 공격할 수도 있다. 공격에 특화된 권능이었다. 물론, 방어에는 취약했다.


다른 성으로 이동하려면 증명서가 필요했다. 마을의 행정관 한스를 찾아갔다.


“라비니움에 가겠다고?”

“먼 친척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안 되네, 네가 가면 묘지는 누가 관리하겠어.”

“묫자리는 준비해뒀습니다. 사실 제 역할은 흙 파는 것 뿐 아닙니까. 덮는 것은 조문객들이 하니 말이죠.”

“그렇다해도...흠.”


한스에게 은화 한 닢을 꺼내보였다. 그의 눈이 반짝였다.


“친척이 초대장과 함께 보냈더군요. 여비로 쓰라고 말입니다.”

“그, 그렇군.”

“증명서도 여행에 필요하니, 여비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지.”


간단히 증명서를 얻어냈다. 무려 한달 동안 유효한 증명서였다. 라비니움은 부지런히 걸어서 삼일은 걸리는 거리였다. 말을 타면 하루 정도겠지만, 말은 너무 비쌌다. 물론 살 수는 있지만, 말을 살 돈이 어디서 났냐는 의심을 받게 되면 곤란했다.


그래서 마차를 얻어탔다. 동화 10닢에 라비니움까지 갈 수 있었다. 시간은 걷는 것과 별 차이 없다. 대신, 가는 동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짐마차의 짐칸에서 네크로맨서의 책을 읽었다.


「...한 번 언데드로 일으킨 시체를 재료로서 재사용할 수는 있으나, 권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시체의 어둠이 흩어져 한 단계 낮은 등급의 언데드가 만들어진다. 훌륭한 시체를 얻었다. 헌데, 시체를 다룰 준비가 되지 못했다면. 시체는 보관해두어야 할 것이다···.」


시체를 보관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언데드의 재사용이었다. 내가 노리는 건 율리아의 전대 가주인 스테판 율리아의 시신. 그는 역대 율리아 가주 중 최강이었다. 막 배운 네크로맨서 스킬로 스테판을 언데드로 만들면 잘해야 스켈레톤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스테판의 능력을 얻는 게 먼저니까.’


네크로맨서의 책을 세 번 정독하고서야 라비니움에 도착했다. 마차에 타고 온 덕분인지, 간단한 증명서 확인 절차만 하고 성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라비니움 성의 구조는 게임과 다르지 않았다. 여관에 짐을 풀었다. 밤이 되면 움직일 생각이었다.


“비밀통로도 그대로여야 할 텐데.”


율리아 가문묘지는 내성 지하에 있다. 외부인은 출입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 가문묘지에는 내성을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내성을 빠져나가기 위한 통로라는데, 실제로는 귀족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위해 사용됐다.


“다행히 그대로네.”


지독한 악취가 가득한 성의 하수도. 플레이할 때 율리아 가문을 쫓아 수도없이 헤집고 다녔던 곳이다. 익숙하게 하수도 벽의 벽돌을 누르자, 벽이 밀렸다. 율리아 가문묘지로 가는 개구멍이 열렸다. 깜깜한 통로를 횃불에 의지해 걸었다. 비밀통로는 혹시 모를 침입자를 막기 위해 미로처럼 복잡했다. 잘못된 길로 가면 함정에 빠져 죽게된다.


“물론, 아무 소용없지만.”


비밀통로를 막고 있는 석문도 간단히 열었다. 날 맞이하는 건 수많은 석관이었다. 모두 율리아 가주였던 자들이었다. 그 중 가장 끝 쪽 석관을 확인했다.


「스테판 율리아, 율리아의 가주가 이 곳에 잠들다.」


석관의 덮개를 열어보려했지지만 들리지 않았다. 돌로 만들어진 석관은 큼직한 만큼 무거웠다.


‘근데, 꼭 석관을 열어야 하나?’


땅 깊숙이 묻은 사체도 언데드로 소환됐다. 석관을 향해 손을 펼치고, 집중했다.


‘일어나라, 나의 권속이여.’


[마력이 부족해 권속이 약화됩니다.]


시야가 흐려졌다. 몸에 있는 마나가 전부 빨렸다. 정신이 아찔해지며 쓰러질 뻔한 것을 이 악물고 견뎌냈다. 여기서 기절해서 율리아에게 발견되면 고문과 죽음 뿐이다. 석관을 짚고 버텼다.


언데드가 석관의 덮개를 긁었다. 약화된 스테판 율리아의 언데드는 석관 하나 들지 못했다. 언데드를 이노센트 공동묘지로 옮겨야 했다.


[마력이 부족해 권속을 권역으로 이동시키지 못했습니다.]


“......”


결국 비밀통로에 숨어 마나를 회복하고 권역 이동을 시도했다. 뿌리나무의 뿌리가 바닥에서 솟구쳤다. 뿌리는 석관의 틈을 파고들었다. 언데드를 흡수한 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뿌리나무의 뿌리가 충분한 영양을 흡수합니다.]

[뿌리나무의 특성과 ‘무덤지기’가 합쳐집니다.]

[‘뿌리나무’가 ‘저승나무’로 각성합니다.]

[저승나무는 저승의 수호목입니다.]

[저승나무가 흡수한 권속은 안식을 누립니다.]


[죽은 자가 저승나무에 잠듭니다.]

[그는 계승자였습니다.]

[희석되지 않은 권능,’천벌’을 계승합니다.]


새로운 힘이 몸에 스며들었다. 익숙하게 힘을 끌어냈다. 손에서 번개가 수백 개의 얇은 선이 되어 뿜어졌다. 큰 저수지에서 손으로 조금 퍼냈을 뿐인데,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괜히 역대 최강 율리아 가주가 아니란 건가.’


원래 목표였던 스테판 율리아는 회수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많은 관이 남았다. 관의 수만큼 가주의 시신도 남았다.


‘관이 열두 개 남았으니까, 며칠만 고생하면 되겠네.’


율리아의 가주님들도 쓸쓸한 석관 속보다, 훌륭한 저승나무가 더 마음에 들 게 분명했다.


§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에서 한 아이가 돌아다녔다. 순진한 눈망울 속 눈동자가 바쁘게 사람들을 살폈다. 허름한 옷을 입은, 젊은 남자가 눈에 띄었다. 만만한 상대를 찾은 아이는 재빠르게 돌진했다. 아이는 남자와 부딪히고는 바닥에 넘어졌다.


“괜찮니?”

“...네, 죄송합니다.”


남자는 부드럽게 손을 뻗었다. 아이는 망설이다 그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리고 재빠르게 도망쳤다. 친절한 남자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이의 손에는 묵직한 동전주머니가 있었다. 남자에게서 훔친 것이었다.


§


율리아 가문묘지에서 할 일은 끝났다. 떠나기 전 상점거리를 찾았다. 마을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을 사야 했다. 연금술 도구와 네크로맨서에게 필요한 여러 재료들을 샀다. 그리고 대장간에 들러 전투에 갑옷과 무기의 값을 지불하려는데.


“어..?”


품 속에 있어야 할 동전주머니가 없어졌다.


“소매치기 당했구만.”

“...소매치기 말입니까?”

“요즘 거리에 좀도둑이 많아. 안타깝게 됐소.”


아무도 없는 집에 돈을 둘 순 없었기에, 전부 몸에 지니고 다녔다. 전재산을 털린 것이다. 거리에서 몸을 부딪혔던 꼬마가 떠올랐다.


“좀도둑들은 어디 있습니까?”

“포기하는 게 좋을 듯 싶소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끄응··· 뒷골목에 있는 ‘늑대 술집’이오. 직접 찾아가진 않으리라 믿겠소.”


§


늑대 술집은 이름만 술집이었다. 워낙 구석진 곳에 있고, 음식도 맛이 없어서 손님이 없었다. 술집의 주인은 고아들을 모아 소매치기로 길렀다. 매일 할당량을 정해놓고, 미달한 경우 때리고 굶겼다. 그는 오늘도 손님 대신 아이들이 한 건 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왜 벌써 오냐, 할당량은.”

“가져왔어요···”

“내놔.”


아이의 손에서 주머니를 빼앗았다. 묵직한 게 동화 스물은 될 듯했다. 주인의 눈이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주머니를 열자 황금이 번쩍 거렸다.


“이, 이게 뭐야···”


처음엔 놀라움, 그 후엔 즐거움, 그리고 끝에는 불안감이 치밀었다. 이 정도 돈을 들고 다닌다면 평범한 사람은 아니였다. 귀족일 확률이 높았다.


“너 이거 어디서 났냐?”

“거리에서 어떤 남자한테···”

“옷차림은 어땠는데.”

“평범했는데요.”


아이가 주먹에 맞아 쓰러졌다.


“거짓말 하지 마라. 내가 귀족의 주머니는 건들이지 말라했을 텐데.”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돈을 많이 들고 다닌다고?”


남자가 다시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 술집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디그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대충 상황이 이해가 되네.”

“너, 넌 뭐야!”

“네가 들고 있는 주머니의 주인이다.”

“...무슨 개소리냐, 이건 내 꺼야.”

“그런가?”


손을 펼치고, 번개를 끌어냈다. 어두웠던 주점이 눈이 따가울 정도로 밝아졌다.


“유, 율리아!”


주인은 재빠르게 바닥에 무릎꿇고 엎드렸다. 율리아의 영지도 아닌, 본성 라비니움에서 율리아의 돈을 훔쳤다는 건 죽음을 뜻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도 엉거주춤 무릎을 꿇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울부짖는 놈의 등에 칼을 꽂았다. 내가 율리아의 능력을 썼다는 걸 본 놈을 살려둘 순 없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죽는다는 걸 직감했는지, 아이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했다.


‘얼굴이 낯이 익은데..?’


분명 익숙한 얼굴이었다. 사람을 안 만난 지 오래됐으니, 분명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이름이 뭐냐.”

“...없어요. 저 아저씨는 고아라고만 불렀거든요.”

“일어나 봐.”


아이는 작고, 말랐다. 체형을 봐선 아이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몸을 숙이고 아이의 얼굴을 뚫어져라 봤다. 아이는 겁에 질렸다.


“눈을 피하지 마라.”

“네···”


아이가 커서 어떻게 변할지 추측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은 바뀌지 않는다. 먼지로 떡져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머리카락은 부드러운 갈색이었다. 눈동자도 같은 색이었고.


‘정보가 너무 적은데.’


이목구비를 분석하다 번뜩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너 여자야?”

“...네.”


손으로 아이의 얼굴 반을 가렸다. 이렇게 보니 확실했다. 데스필드 원정에서 최강의 성기사인 요안나였다. 그녀는 얼굴 절반이 화상으로 뭉개진 채 등장하기에 알아보는게 쉽지 않았다. 잘못했으면 그녀를 죽여버릴 뻔했다.


“네 이름은 요안나다.”

“...저요?”

“그리고 넌 나와 함께 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무덤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제이크 단장과 세바스찬 21.12.15 10 0 9쪽
9 종탑에서의 전투 21.12.14 14 0 9쪽
8 7번 실험체 21.12.13 15 0 8쪽
7 저승나무의 공간 21.10.18 22 0 9쪽
» 율리아 가문묘지 털이 21.10.17 25 0 10쪽
5 네크로맨서 무덤지기 21.10.14 24 0 10쪽
4 시체도둑 처리 21.10.14 24 0 10쪽
3 난쟁이와 길쭉이 21.10.13 22 0 8쪽
2 무덤지기 영웅, 디그 21.10.13 32 0 9쪽
1 현실 +2 21.10.13 54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