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M너구리입니다 -10-
<두번째 고블린의 습격이 종료되었습니다.>
<2차 튜토리얼이 종료 되었습니다. 상위 플레이어 3분과 특별 보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위 - 김정훈 : 처치수 13 - 10,000골드, 레더 아머, 서포터 요정
2위 - 이윤상 : 처치수 8 - 5,000골드, 초급 선택형 무기 1개, 초급 선택형 스킬 1개
3위 - 고지현 : 처치수 7 - 3,000골드, 초급 선택형 무기 1개
<각 플레이어들에게 고블린 처치 수 1마리당 200골드가 지급되고 상위 플레이어 3분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보상이 지급됩니다. 2차 튜토리얼 특별 보상으로 전 플레이어에게 초보자용 포션이 2개 지급됩니다. 3차 튜토리얼 일정은 GM의 안내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2차 튜토리얼의 첫번째 습격때의 랭킹과 동일한 랭킹으로 2차 튜토리얼이 종료되었다. 플레이어 모두에게 정산이 되고 있는지 정훈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빌려주었던 2,300골드가 합산된 16,900골드가 정훈의 인벤토리로 지급되었다. 따지고 보면 절반에 달하는 고블린을 상위 3명이 독식한 것인데 의외로 이윤진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정훈은 서포터 요정이 보상이란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 하고 속으로 아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리야 저런거 없지 않았어? 서포터 요정이 뭐야?'
"짜잔! 서포터 요정은 나지롱!"
정훈은 귓가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기겁을 하고 손을 휘휘 저으며 물러섰다. 사람 손바닥 만한 크기의 '서포터 요정' 이 정훈의 옆에서 깔깔 웃고 있었다. 안그래도 조그마한 꼬마 A.I 아리가 손바닥 만한 사이즈로 변해 날개를 달고 공중에 떠있었다.
"어··· 뭐야. 아리 네가 서포터 요정이야? 이런거 없었잖아?"
"응. 다른게 보상이었는데 그냥 내 맘대로 바꿨어. 괜찮지? 어차피 그 보상은 포션이었어."
"왜 내 보상을 맘대로 바꾸는거야. 어이가 없네."
아리는 요정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게 기분이 좋은지 깔깔대며 정훈의 주위를 날아다녔다. 정훈도 아리가 주위를 날아다니는게 조금 정신 사납긴 했지만 내심 기뻤던던 것이, 계속 혼잣말 하듯이 혹은 속으로 아리와 이야기 하는것 보다는 눈에 보이는 대상과 대화하는게 훨씬 나았으니까. 정훈은 휴식하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스테이터스를 열어 8레벨이 된것을 확인하고 힘에 1을 더 투자하고는 GM메뉴를 호출했다.
[GM너구리]
플레이어 수 : 759명
=>현재 튜토리얼 인원 759명.
누적사망자 : 241명
일일사망자 : 75명
플레이어 평균 레벨 : 5
<GM 커뮤니티 준비중>
아무래도 정훈의 말을 듣지 않고 개인플레이로 일관한 곳이 꽤 있었는지 다른 구역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모양이었다. 정훈은 살짝 인상을 쓰며 각 구역별 사망자 현황을 호출했다.
[GM너구리 담당구역 튜토리얼 상황]
A ZONE(총 사망 11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0 : 2차 튜토리얼 종료
B ZONE(총 사망 34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11 : 2차 튜토리얼 진행중
C ZONE(총 사망 24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8 : 2차 튜토리얼 진행중
D ZONE(총 사망 11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2 : 2차 튜토리얼 종료
E ZONE(총 사망 19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7 : 2차 튜토리얼 종료
F ZONE(총 사망 19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4 : 2차 튜토리얼 종료
G ZONE(총 사망 23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6 : 2차 튜토리얼 종료
H ZONE(총 사망 30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10 : 2차 튜토리얼 진행중
I ZONE(총 사망 23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4 : 2차 튜토리얼 종료
J ZONE(총 사망 44명) - 2차 튜토리얼 사망 플레이어 20 : 2차 튜토리얼 진행중
선방하고 있는 구역도 있지만 고전하는 구역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사망자가 적은 구역일 수록 튜토리얼이 빨리 끝난 분위기였다. 그런데 D존에는 특출난 인물이 있거나 결속력이 좋거나 한 모양인지 정훈이 있는 A존과 동일한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었기에 정훈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반해 J존은 절반에 가까운 수가 죽어나가고 있었고 보는 도중에 사망자 수가 21명으로 늘어나 버렸다. 정훈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차피 정훈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아무래도 조언을 안 들은 모양이야. 차라리 튜토리얼을 1,000명 동시에 하는게 아니라 100명씩 따로 해서 내가 다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건의해볼걸 그랬어."
정훈은 이미 지난 일이지만 체념하듯 중얼거렸다. 아리는 얌전히 정훈의 어깨에 앉아 있었다.
"3차는 모든 구역 2차 튜토리얼이 끝나고 한시간 뒤야. 알고 있지?"
아리가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훈은 고개를 끄덕이곤 3차 튜토리얼의 내용을 떠올렸다. 3차 튜토리얼은 정훈의 손을 완전히 떠나서 이루어진다. 각자 클래스를 결정하기 위한 퀘스트를 진행하는 개인 튜토리얼의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응. 다들 클래스를 정하러 가야겠지."
정훈은 다른 구역의 튜토리얼이 종료될때까지 함께 튜토리얼을 진행하며 알게 된 사람들과 대화를 좀 더 나누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윤상, 이윤진 형제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아리는 별 다른 이유는 없지만 그 둘을 발견하자 정훈의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정훈이 왜그러냐고 물었는데 아리는 남자들은 싫어! 라고 대답했다. 정훈은 그럼 난 남자가 아니란 말이냐라고 질문했지만 아리는 단호하게 넌 남자가 아니야 라고 대답했다.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윤상이 정훈에게 다가와서 악수를 청했다. 정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딱히 다친덴 없죠? 근데 윤진씨는 이번에 이름이 안보이더라구요."
"아··· 뭐, 제가 양보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보상 받아야죠."
정훈이 이윤진과도 악수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옆에서 이윤상이 이윤진의 뒷통수를 후려갈기고는 혀를 찼다.
"튜토리얼 시작 전에 샌드위치 5개랑 삼각김밥 3개, 밥버거 2개에 우유 4통을 먹어가지고 옆구리가 땡겨서 제대로 못 움직였답니다. 돼지같은게."
"아 몸매 유지하려면 그정돈 먹어야 한다고!"
정훈은 둘의 모습에 웃고 있는데 이윤상은 투덜거리는 동생을 보며 혀를 차더니 정훈에게 말했다.
"튜토리얼 끝나고 괜찮으시면 같이 다니실래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같이 튜토리얼 한 사람들이랑 서로 지켜주면서 지내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은데 말이죠."
"좋은생각입니다. 저도 부탁드리고 싶은 거였어요. 튜토리얼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정훈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았다. 사실 정훈도 아까 전투 중에 생각한 대로 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3차 튜토리얼인 클래스 전직 퀘스트가 끝난 뒤에는 다른 구역의 플레이어들을 파악해야 했다. 그래서 확답은 미뤄두고 조금 있다 보자는 인사를 한 후 이번 튜토리얼에서 잘 싸워준 숏보우 플레이어들을 찾았다.
"정훈씨 왔어요?"
고지현이 정훈을 먼저 발견하고 오른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시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정훈이 온 것을 보고는 다들 반겨주었다. 이번 튜토리얼에서 숏보우 플레이어들의 활약은 무시못할 수준이었다. 전투 전에 몬스터의 머릿수를 줄인 것도 그렇지만 기선제압을 통해 플레이어들의 사기를 올린 것이 꽤나 컸었다. 정훈은 함께 오른손을 들고는 웃었다.
"지현씨, 활약 좋던데요?"
"활약도 좋고 몸매도 좋다고 말했어요."
아리가 정훈의 머리카락 속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갑작스레 끼어들어 하지도 않은 말을 꺼내다니, 물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정훈은 얼굴이 붉어진 채 크게 당황해서 양손을 저으며 말을 더듬었다.
"아, 아, 아니에요! 이 미친 아··· 서포터 요정이 뭐라는거야!"
"어, 보상에서 뜬 서포터 요정이 얘 에요? 와 진짜 귀엽다. 내가 1등 했어야 했는데. 안녕?"
정훈만 당황했는지 고지현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듯 아리에게 인사했다. 정훈은 조금 멋적었지만 보상으로 받은 서포터 요정이 맞다고 대답했고 다른 7명의 플레이어들도 아리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아리는 정훈을 놀리는게 재밌었는지 깔깔대고 웃으며 정훈의 머리 주변을 날아다녔다.
"이름이 뭐야?"
이지연이 신기핫 듯 아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리는 이지연의 어깨 위로 날아가서 앉았다.
"아리에요. 주인님이 언니 귀엽대요."
정훈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꼈다. 뒷수습은 어떻게 하라고 저렇게 막 지르고 다니는지 앞이 캄캄해졌다. 이지연은 쑥쓰러워하면서도 기분 나쁘지는 않은 듯 웃고 넘겼지만 정훈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그런 정훈의 마음 따윈 안중에도 없이 주위를 둘러보던 아리는 유민의 얼굴 바로 앞으로 파닥거리며 날아 가서 멈추었다.
"어머, 유민 언니죠? 주인님이 언니 보고 막 예쁘다고···."
정훈은 급히 오른손을 뻗어 아리를 낚아 채었다. 그리고는 뻘쭘한 자세로 아리를 잡은 채로 변명 아닌 변명을 꺼냈다. 변명을 하며 유민의 반응을 살폈는데 딱히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는 했다.
"아니 그게··· 여러분들 다 예쁘셔서··· 근데 전 그런말 한적이 없는데··· 아 물론 유민씨가 안 예쁘다는건 아니구요, 아무래도 서포터 요정이 불량품인거 같습니다. GM너구리놈을 잡아다가 제대로 된 요정을 달라고 해야겠어요."
"뭐 유민씨 예쁘고 지연씨 귀여운데 왜요? 너무 당황하지 마요. 그럴수도 있지. 게다가 나도 몸매는 자신있는 편이니까 괜찮아. 아리 숨 막히겠다 얼른 풀어줘요."
고지현은 정훈을 놀리며 깔깔대고 웃었고 정훈은 고지현의 반응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차라리 한명한테만 그랬으면 몰라도 세명이라니, 아무것도 안했는데 아리의 장난 때문에 난봉꾼이 될 위기해 직면했다.
'아리, 아리님. 제발 그만해 주세요.'
-하하, 공손하게 부탁하니 특별히 들어줄게.
아리는 잔뜩 거만을 떨며 정훈의 손에서 풀려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머리위를 날아다녔다. 정훈은 쑥쓰럽게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내 포기했고 다같이 식사하자는 말에 상점 커맨드를 실행시켜 밥버거와 생수를 구매해서 앉았다. 다들 최소 고블린 한마리씩은 잡는데 성공했는지 상점에서 식사를 꺼내어 앉아 담소를 나누며 함께 식사 했다. 정훈은 이 사람들과 있으니 힘들고 지치는 기분이 싹 사라지고 즐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아리가 '그건 이 여자들이 예뻐서 그런거야!' 라고 말했지만 다행히 정훈에게만 들리도록 이야기 했기에 정훈은 빌고 빌어서 아리에게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겨우 받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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