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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착각당했다, 천재농부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4.04.01 15:54
최근연재일 :
2024.04.07 15:3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966
추천수 :
35
글자수 :
54,567

작성
24.04.02 17:30
조회
107
추천
4
글자
13쪽

제4화_ 고구마는 안 무서워용!

DUMMY

제4화_

고구마는 안 무서워용!



달이가 달달달 떨며 무서워하고 있다.


‘저러면 고구마가 아무리 맛있다고 말해도 못 믿을 분위기야.’


어떻게 해야 할까.


‘아.’


유진은 순간 자신의 동생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세상이 있어. 아이들을 달래고 가르치려면 우리가 아이들 눈높이가 되어야 해.]


‘서이가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한 적 있다고 했었지?’


서이는 그때 배운 아이 다루는 노하우를 자신에게 가르쳐 줬다.

물론, 결혼할 마음도, 아이도 가질 마음도 없어 쓸모없는 노하우라고 했다가 등 퍽퍽 맞았다.


[나쁜 소리 하지 말고, 얼른 장가나 가셔! 나도 조카 안아 귀여워 해주고 싶고! 언니, 언니 소리하며 애교 부리고 싶다고!]

[아얏! 아얏! 그럼 나한테 애교 부리라고! 오빠~ 오라버니~ 라고 애교하라고!]

[남매끼리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고 녀석.

애교 좀 부려 달라고 하니 개 정색했었지?


‘하나뿐인 오라버니에게 애교 부리는 것이 뭐 어렵다고! 에잇, 진짜!’


살아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애교 듣고 말겠어!


‘갑자기 서이 생각하니 보고 싶네. 블랙홀에 빨려들어 간 거 지금쯤이면 알려졌을 텐데.’


많이 걱정하겠지?

살아있다는 것만 알려주면 걱정을 덜 할 텐데.

제 여동생 생각에 잠깐 슬퍼진 유진이었다.


“뀨, 뀨······”

“아, 맞다!”


지금 서이 보다는 달이지!

겁먹은 달이 울음소리에 유진은 퍼득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서이가 해줬던 말을 곱씹었다.


‘아이들 눈에 맞추라고?’


달이는 수달이지만, 영물이다.


‘아니, 물의 정령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영물이나 정령이나 뜻은 비슷하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다.


‘하지만 영물이나 정령은 그보다 더 맑고 순수해. 일단 기운만 보더라도 자연이나 마찬가지로 맑잖아?’


더군다나 대화할수록 달이가 얼마나 착하고 순수한 존재인지 유진은 더욱 잘 느꼈다.

무슨 말을 하든 좋아했고, 행복해하며 안아주지 않았던가?


‘그러니 몇 살 아이가 아닌, 아기라고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 맞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기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줘야 했다.

단번에 의해 시키려고 해서도 안 되었다.

꾸준한 반복이 필요했다.


‘거기다 달이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았으니까.’


고구마가 잡아먹는 존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 달이에게 있어 고구마는 포식자고 달이는 피식자다.

고구마를 먹겠다는 말만 해도 달달달 떨 정도라면 달이는 완벽히 피식자로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종합하며 그런 피식자를 포식자가 맛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애기 눈높이로 말해주는 일이네.’


아이고, 어려워라.

하지만 해야겠지?


‘달이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여동생이 애들 눈높이에서 말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해야 한다며 직접 보여준 것이 이어서 기억났기 때문이다.


‘그거 율동이었지? 하하······ 재롱 피운다며 푸하하하 하고 웃어버렸는데······.’


그 율동 이제 자신이 해야 했다.

모르면 모르겠는데, 이제 자신이 전생 무신이었다는 것도 기억한 순간이다.

그때의 나이를 생각하면 백은 훌쩍 넘고도 남을 나이.


‘하하. 백을 넘은 나이에 아기들 눈높이로 말하기 위해 율동을 해야 하다니······ 하, 하하하······’


푸우우우!

한숨이 절로 푹 나왔지만, 유진은 굳게 마음 잡았다.


‘달이를 위하여!’


달이를 위하여!


“아잣!”

“히이익!”

“앗! 형아가 일부러 소리친 거 아냐, 달이는 무서워 하지 않아도 돼.”

“정, 정말용?”

“그럼. 그리고 고구마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란다, 달이야.”

“······안 무서워용? 고구마들은 달이들을 잡아 먹는데용······?”

“이젠 달이를 안 잡아 먹을 거에용. 형아가 있는데 어떻게 달이를 잡아 먹겠어용. 형아가달이 지켜줄거에용~”

“······정말용?”


달이는 고구마 먹겠다는 말에 무서워 나무 기둥 뒤 숨어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그러다 유진이 지켜주겠다고 말하고, 안심하라고 다독여주자 천천히 그 귀여운 몸체를 들어냈다.


“그럼. 형아는 거짓말하지 않는단다. 그리고 고구마가 얼마나 맛있는데?”

“······맛있어용······?”

“그러어엄! 얼마나 맛있냐고 하면―”


<동글동글 고구마~>

<껍질을 벗겨내면 노란 속살이~ 어머어머 부끄러워용~>

<하지만 맛나요~ 달콤해용~>

<입에 넣으면 사르르륵.>

<눈처럼 녹아내려요.>

<아이 맛있어, 아이 맛있어~>


양손으로 동글동글.

껍질 벗겨내는 흉내 내다가 양손으로 어깨 잡고 부끄럽다는 듯 지그재그 온몸 흔들기.

그리고 냠냠, 맛있게 먹으며 양손으로 볼 잡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지그재그 온 몸 흔들기.

두 번 몸을 흔들고 나선, 행복한 미소 지으며 스르륵 옆으로 넘어지며 녹는모습 흉내.


<동글동글 고구마~>

<껍질을 벗겨내면 노란 속살이~ 어머어머 부끄러워용~>

<하지만 맛나요~ 달콤해용~>

<입에 넣으면 사르르륵.>

<눈처럼 녹아내려요.>

<아이 맛있어, 아이 맛있어~>


“우아앙······.”


몸을 빼꼼히 내밀었던 달이가 홀린 듯 노래하고 율동 하는 유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앙증맞은 손을 꼼지락거렸다.

천천히 유진이 하는 행동을 따라 했다.

팔을 동그랗게 동그랗게.

양 볼을 잡고 행복한 미소.

그리고 눈이 내리듯 사르르륵.


<동글동글 고구망~>

<껍질을 벗겨내면 노란 속살이~ 어머어머 부끄러워용~>

<하지만 맛나용~ 달콤해용~>

<입에 넣으면 사르르륵.>

<눈처럼 녹아내려용.>

<아이 맛있어용, 아이 맛있어용~>


어느새 달이는 유진과 똑같이 노래를 부르며 똑같이 율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많이 틀렸지만 그래도 곧잘 따라 했다.

조금 더 지나서는 유진과 달이는 아빠와 아들처럼 완전히 똑같이 율동을 했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륵.>

<눈처럼 녹아내려용.>


유진과 달이가 동시에 사르륵 녹아내렸다.

잠깐 노래가 멈췄다.

서로를 바라본다.

활짝.

서로를 향해 그렇게 맑게 웃으면서,


<아이 맛있어요, 아이 맛있어요~>

<아이 맛있어용, 아이 맛있어용~>


양볼 잡고 맛있다고 표현했다.


“아이고, 우리 달이 잘했어용!”

“헤헤! 저 잘했어용! 형아가 만든 노래랑 율동이 너무 좋아용!”


노래를 끝마친 두 사람은 서로 와락 안았다.

서로를 안으면서 얼굴에 피어난 맑은 웃음꽃은 더욱 선명해졌다.


***


노래는 유진이 즉석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율동과 한 몸을 이룬 짝이었다.

이걸 처음 알려준 유진의 동생인 서이 역시 똑같이 노래하며 율동을 보여줬다.

물론, 그때는 고구마가 아닌 채소나 야채, 과일 이름들이 들어갔다.


‘이게 그러니까, 야채나 과일 안 먹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율동이라고 했지?’


원래 고구마 먹자 노래가 아니었음에도 상황에 참 잘 맞았다.


‘후후. 그 덕분에 달이가 저리 용감하게 서 있는 거지.’


보라!

죽어있는 고구마 앞에 양손 허리춤하고, 가슴 쫙 내민 저 달이의 늠름한 모습을!


“에헴! 이제는 달이는 고구마가 안 무서워용!”


훙훙!

귀엽고 깜찍한 분홍 코에서 힘찬 콧바람도 나왔다.

‘진짜 율동 효과 끝내주는구나.’

아이들 눈높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구나.

무신 시절에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서이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올라왔다.


“그럼, 그럼! 달이는 고구마 안 무서워하지! 이제 고구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용감한 수달이지!”


유진은 달이 옆에 서서 똑같이 흉내 내며 달이의 용기를 칭찬했다.


“그, 그럼용!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용!”


음, 뭐.

말을 더듬지만,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어디인가.


‘장족의 발전이지. 장족의 발전이야.’


암암.


“자, 그럼. 이제 먹어볼까― 했지만! 좀 불안해.”

“에엥!? 불안해용!?”


달이가 놀란 눈을 한 채 ‘휙!’ 하고 쳐다보았다.


“앗. 괴물이 무서운 것이 아니고. 이 녀석을 이 형아가 먹을 수 있을까 해서 말이야. 달이랑 달리 형아는 정령이 아니잖아.”


기껏 맛있다고 해놓고 못 먹을거라고 말하면 달이가 받을 충격은 배가 될 일이라서 유진은 급히 돌려 말했다.

달이는 이해 했다.


“아항. 맞아용. 형은 사람이고, 달이는 정령이에용! 달이가 먹을 수 있는 건 형아가 탈 날수도 있어용.”

“그럼, 그럼. 어구 똑똑해요, 우리 달이.”


쓰담쓰담.


“뀨뀨뀨.”


제 머리 쓰다듬는 유진의 손길 좋아 기분 좋은 울음소리 내며 달이는 유진의 다리에 와락 안겼다.

그런 달이를 좀 더 쓰다듬으며 유진은 다시 고구마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물론, 돌려 말했다고 하지만, 사실이기도 해. 정령 잡아먹는 고구마라면 마물일 수도 있잖아?’


맞다.

게이트에서 나오는 괴물을 마물, 혹은 몬스터라고 불렀는데, 그것을 아직 조리해서 먹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니 유진은 이게 정령이 아닌 인간이 정말 먹을 수 있는 구황작물인가 싶었다.


‘고구마 닮고, 진짜 고구마라는 이름일 줄은 몰라서 까먹고 있었던 거지.’


그래도 일단 구워 봐야겠지?

달이랑 같이 먹는다고 했으니까.


“이걸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이런 고민도 안 할 텐데. 마물은 아이템처럼 정보가 나오지 않으니, 난감하네.”


게이트 내 아이템이나, 각성자 장인이 만든 아이템은 헌터의 각성 상태창 시스템처럼 표시가 되어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유진의 말대로 게이트내에 서식하는 마물 혹은 동식물의 정보는 시스템 형식으로 나오지 않았다.

직접 부딪히고, 조사하여 기록한 정보가 현재까지 전부였다.

비슷한 스킬은 있다고 하지만, 시스템처럼 정보로 나타내는 스킬도 아니었다.

즉.

눈앞에 있는 고구마 마물을 직접 먹고, 진짜 고구마인지 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앗! 혹시 형아는 고구마 정보를 알고싶어용?”

“응? 그럼. 알고 싶지. 그래야 우리 달이랑 내가 고구마를 더 맛있게 먹을수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

“달이는 알 수 있어용!”

“어?”

“잠시만용!”


유진의 다리를 안고 있던 달이가 호다닥 달려 고구마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머리의 양쪽 관자놀이에 양손에 손가락 하나씩 펴서 올리고 눈을 감더니 귀엽게 울었다.


“뀨뀨뀨.”


몇 번 그리 울고나선 달이는 다시 눈을 또롱 떴다.

그리곤 다시 유진에게 호다닥 달려갔다.


“형아, 형아! 고구마 정보가 나왔어용! 이거 보세용!”

“어, 음.”


뭘 보라는 거지.

달이가 양손 크게 벌려 보라고 하지만, 유진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라 말해야 상처받지 않을까 싶던 찰나.


“아, 맞당! 형아는 아직 달이가 보는 것을 못봐용!”

“어? 응. 그렇지?”

“하지만 달이랑 계약하면 볼 수 있어용! 달이는 형아가 좋아용! 형아랑 계약하고 싶어용!”

“응? 계약?”

“넹! 달이랑 계약! 형아가 제 손 잡으면 계약이 되용!”


달이가 손을 내밀었다.

얼른 계약하자고 달이가 눈을 빛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달이의 귀여움에 유진은 피식 웃었다.


“그래, 계약하자, 달이야.”


이젠 유진은 달이를 못보낸다.

유진은 얼른 달이의 손을 잡았다.

동시에 유진의 눈앞에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물의 정령이 최초로 먼저 계약하자고 합니다.]

[호감도가 최상입니다.]

[계약과 동시에 물의 정령, ‘달이’가 가진 자신의 스킬중 하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공유하는 모든 스킬은 100%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약 하시겠습니까?(Y)(N)]


“당연하지!”


거부 할 일 없었다.

계약하겠다는 말이 끝나자, 유진과 달이가 맞잡은 손이 푸른색으로 밝게 빛났다.

빛은 잠깐 머물다 사라졌다.

그저 빛만 머물다 사라진 것을 아니라는 것을 유진은 알았다.

더더욱 달이와 유대감이 깊어졌음을 느꼈고, 느껴지는 기운도 달이가 자신을 닮아 갔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달이가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 뭔지 유진은 달이가 가진 스킬 덕분에 알게 되었다.


[작물 감지(S)]

[물의 정령이자 농부의 힘을 가진 달이가 가진 탐지 능력. 작물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는데 탁월하다.]

[효과 : 스킬 등급보다 낮은 작물 설명 확인.]

[소모 마나 : 1]


“워메······ 이게 뭐시여?”


너무 놀란 나머지 유진의 입에선 정체불명의 사투리가 튀어나왔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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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8화. 고구마 밭을 습격해요!(1) 24.04.06 47 3 13쪽
7 제7화_ 여기서 살자. +1 24.04.05 63 4 16쪽
6 제6화_ 고구마에 취하다. 24.04.04 68 5 14쪽
5 제5화_ 군고구마는 맛있어용! 24.04.03 79 4 12쪽
» 제4화_ 고구마는 안 무서워용! 24.04.02 108 4 13쪽
3 제3화_ 고구마는 무서워용! 24.04.01 153 3 14쪽
2 제2화. 뀨뀨! 뀨뀨뀨뀨뀨뀨! 24.04.01 177 4 14쪽
1 제 1 화. 수달을 살려요! +1 24.04.01 23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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