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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으로 대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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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sr
작품등록일 :
2018.10.17 02:37
최근연재일 :
2019.02.22 06: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176,310
추천수 :
28,900
글자수 :
215,275

작성
18.10.22 06:00
조회
34,693
추천
736
글자
7쪽

무공으로 대정령사 - 8

DUMMY

시몬은 강가에 도착했다.

해는 이미 진지 오래여서 깊은 밤. 하늘에서 초승 달이 조용하게 시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찬 밤 바람이 시몬의 머리를 스쳤다. 뒤늦게 시몬은 급하게 나오느라 자신이 겉옷을 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이 흘러서 그런지 조금 춥네. 게다가 어두워.”


강가 근처에는 안전사고를 대비해 마법 등이 설치되어 있긴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았다.


‘혹시 어두워서 정령이 보이지 않으면 어쩌지?’


시몬은 속으로 생각하며 강 근처로 가까이 다가갔다.

걱정은 기우였는지 다행히 강 근처엔 정령이 많이 있었다.

나무에도. 강 위에도. 그리고 땅 위에도.

시선이 닿는 어디에도 정령이 존재했다.


“우와아아······. 확실히 집에서 찾을 때보다 훨씬 더 많네.”


시몬은 강 주변을 떠도는 정령을 바라보았다.

집에서 물통 몇 개에 모인 정령이 한줌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면 여기는 한 아름을 모아도 부족할 듯이 많이 보였다.


“흠흠···. 저기! 물의 정령이시여! 나와 계약을 해주지 않겠나?”


시몬은 조금 더 예의를 갖춘 말투로 말을 걸었다.

강 주변을 떠돌던 수많은 정령이 잠시 멈추었다.


‘이번에도 내 말을 듣긴 듣는 것 같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또 거기까지였다. 수많은 정령이 시몬을 주목했지만 그 이상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다시 정령들은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에라.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내 식으로 하는 수밖에!’


시몬은 전생의 기억을 되찾으면서 그나마 무공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었다. 가지고 있는 정보가 무공에 관련 된 정보이니, 그쪽으로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시몬은 물의 정령이 많은 곳으로 걸어 들어가고 그 근처에서 좌선을 했다.


‘어디 한번······. 오행지기 중에서 수기(水氣)를 끌어 올려 보기로 해보자.’


강한 정신력으로 공기 속에 있는 자연의 기운을 조절해서 자신에게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을 써 보기로 했다.

대기 중에 가득 차 있는 기운 중에서 물의 기운이 유난히 가득한 이곳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시몬은 자신의 몸속에 차 있는 기운 중에서 수기를 끌어 올렸다.

육체를 그릇으로 비유한다면, 그 속에 물의 기운을 가득 차게 하는 것이다.


주변이 온통 고요해졌다. 반대로 시몬의 온 몸에 뛰는 기운은 마치 맥박이 강해지듯이 확실하게 몸 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좋아. 이제 될 것 같아.’


시몬은 눈을 떴다. 주변에 정령들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였다. 물의 정령은 빛을 내고 있었다.

정말로 정령들의 빛이 강해졌는지, 아니면 시몬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어느 쪽이라 해도 중요하진 않았다.


시몬의 주변에 정령들이 회오리가 치듯이 몰리고 있었다. 시몬을 중심으로 말이다.


‘확실하게 느껴져. 정령들이 나를 보고 있음이······!’


물의 정령은 크기도, 종류도 모두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시몬을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시몬의 눈에 강하게 들어오는 정령이 있었다.

짧지만 팔 다리가 있어서 인간의 형태와 매우 흡사한 정령이었다. 생김새를 묘사하자면 동화책에 나오는 요정과 닮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였다.


‘왠지 이 정령이라면···.’


시몬은 손을 뻗으며 말해보았다.


“제발 부탁이야. 나를 도와줘. 나에게 너의 힘을 빌려줘.”


긴 머리 사이로 큰 눈이 시몬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령은 시몬의 손바닥 위에 앉았다.

그리고 그 순간.

시몬은 정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담은 뜻에 가까웠다.


“어째서 계약을 원하느냐고?”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정령은 시몬에게 묻고 있었다.

시몬은 솔직하게 말했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다쳤어. 그 사람을 구하고 싶어. ······하하. 너무나도 개인적인 용도이지? 알아. 초라한 이유라는 것도 잘 알아.”


시몬은 생각했다.

다른 정령사는 아마 정령과 계약할 때 어마어마한 자신의 비전을 말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구체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계획을 설득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야망이. 그들의 염원이. 그리고 그들의 간절함에 정령은 응답해주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시몬은 그 정도로 큰 목표는 가지지 않았다.


“대신에 진심이야. 정말로 나 역시 간절해.”


그렇지만 시몬의 간절함은 다른 사람에게 뒤질 것은 아녔다.

시몬은 쓰러진 사람들을 생각했다.

자신을 정말로 진심을 다해 보살펴 주었던, 엄하지만 다정하신 고르드 아저씨.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시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데이브 아저씨.

그리고 친형처럼 시몬을 이끌어주고 친구처럼 다가와 주었던 유리 형.

시몬의 열여섯 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들을 돕고 싶어. 그래서 나에겐 힘이 필요해.”


시몬은 다듬어지지 않은 진심을 더했다. 포장하고 가공하지 않은 날것이 마음 그대로였다.


“나와 계약해줘!”


그리고 그 마음을 이 물의 정령은 만족해했다.

시몬은 물의 정령이 승낙했음을 정신으로 알 수 있었다.

좋아하면서 기뻐하기도 전에, 그의 생각으로 엄청난 생각과 느낌이 흘러들어왔다.


시몬은 이와 비슷한 일을 이미 한번 경험해보았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전생의 기억이 들어 왔을 때와 약간 닮았다.


그 기운은 비가 되어 시작했다. 구름에서 지하로 낙하하는 물의 속도 그대로 시몬의 공기 중의 물이 되다가. 거센 파도가 되었다.

물의 순환 그 자체를 시몬은 그대로 느꼈다.


‘이것이···. 물의 순환. 물의 존재···.’


그 공감을 끝내자 시몬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문장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이 세상이 생겨난 태초부터 빚어져 내려왔던 맹약에 따라서. 그대, 파도의 존재인 운디네와의 계약을 성립한다.”


시몬은 정령과의 계약을 선언했다.

그리고는 팔을 접어 자신의 손 위에 있는 정령을 바라보았다.

긴 머리 사이에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인 나의 이름은 시몬. 시몬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말로 계약은 완료되었다.





* * *



시몬은 집으로 돌아왔다. 방에 누워있는 세 사람의 땀을 닦아주었다. 아직도 세 사람 모두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분들이 내 가족이야. ···가족. 이해할 수 있어?”


시몬은 운디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운디네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마다 운디네의 큰 머리카락이 물처럼 흔들거렸다.


‘그러고 보니 정령에게도 가족이 있을까?’


시몬은 운디네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듯이 만져보았다. 운디네는 고개를 털었다.


“있잖아. 다친 사람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해? 난 전혀 모르니까 알려줘.”

‘으음···. 물!’

“물이 필요하다고?”

‘응!’

“알았어. 물이 있는 곳으로 갈게.”


운디네의 말에 시몬은 세 사람을 두고 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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