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수다다달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 힐러가 식당을 차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수다다달
작품등록일 :
2023.09.10 13:58
최근연재일 :
2023.09.22 12:24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853
추천수 :
26
글자수 :
56,413

작성
23.09.19 09:15
조회
67
추천
2
글자
11쪽

7화. 실종자 찾기 (1)

DUMMY

무려 3일 동안 밤낮으로 던전 최심부 보스 몬스터인 흑룡 이아스를 토벌한 토벌대 모두가 잠들었을 늦은 새벽.


“····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자정을 훨씬 넘긴 야밤의 헌터 협회에는 아직 잠들지 못한 이가 있었다.


협회장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장 김윤호는 자는 시간을 아껴가면서까지 전 협회장 때부터 밀려있던 서류 더미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아스가 토벌되었다곤 해도, 아직 던전 자체가 사라지진 않았으니. 아직 안심할 수는 없어.”


토벌된 몬스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게 된다.


끝나지 않는 도돌이표 같은 상황에 일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김윤호는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보단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오는 보고서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이 일은 그가 회장에 오른 직후부터 부단히 해치워 나가던 일이었다.


“후우. 이제부턴 비슷한 보고서는 하나로 모아야겠군. ····그래도 참 많이 했어.”


지금도 많은 서류가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몇 달을 고생한 덕에 산더미처럼 쌓아져 있던 일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으흐···! 조금만 쉬었다 해야겠어.”


나른해진 어깨를 풀기 위해 가볍게 기지개를 켠 김윤호는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로 하며 의자에서 일어난 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음~. 작은 카페에 온 기분인걸.”


언제나 비서가 커피를 가져왔지만, 지금은 비서도 퇴근했을 시간.


그만이 남은 곳에서 홀로 느긋하게 커피를 내려 마시는 이 순간이 김윤호에겐 현실에서 잠시 도피할 수 있는 유일한 여흥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 다들 실패했던 흑룡 이아스를 토벌하다니. ·····그래. 신우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야.”


불과 반나절 전에 협회를 나간 S급 헌터 한신우.


그는 전 세계의 수많은 헌터 중 유일하면서 이질적인 힘을 타고났다.


사람을 치유하는 힐링.

게임이나 만화, 소설에선 너무나 쉽게 보이는 그 능력은 오로지 그에게만 주어진 힘이었다.


“분명, 그 힐링 능력이 최심부 토벌전에 없어선 안 될 열쇠가 된 거겠지.”


처음 협회에 입사했을 무렵.

그의 능력을 처음 보았을 때 까무러치게 놀란 기억을 떠올린 회장 김윤호는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런데, 그 능력을 기어코 양산해 버리다니. ····대단하다니까.”


스르륵.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그는 책상 서랍에서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내 뚜껑을 따고 내용물을 남은 커피에 섞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신우가 협회를 그만두면서 뒤를 생각해 만든 힐링 포션이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먹기 좋게 달달하게 만들어 블랙커피에 섞어 먹기엔 매우 좋은 물건이었다.


“····음.”


한 모금 들이마시니 커피를 마셔도 몰려오던 졸음과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먹은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구나. 이제 다시 일할 수 있겠어.”


더 이상 몸의 뻐근함이 사라진 덕에 몸의 활기를 되찾은 김윤호는 다시금 마저 남은 일을 처리하기로 했다.


그때였다.


부우웅ㅡ.


주머니에 넣고 있던 휴대폰 진동에 의자에 앉은 김윤호는 누구에게서 온 연락인지 확인하였다.


“····감시관에서 온 거군.”


협회 회장이 되기 전, 전직 감시과 부장이었던 김윤호는 회장이 된 이후로도 감시과와 얘기를 나누며 그들이 고민하던 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펼치기도 하였다.


곧장 전화를 받은 김윤호가 입을 열었다.


“그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 . .


“으···으으! 후우! 이제야 좀 몸이 풀리네.”


던전 속 식당 안 작은 방에서 눈을 뜬 한신우는 모처럼의 개운함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었다.


어제보다 한껏 편해진 그의 표정을 보면 현재 한신우의 피로가 싹 사라졌다는 걸 대강 알 수 있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 그가 현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전원을 켰고, 이내 조금 놀란 듯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어디 보자, 시간이····. 뭐야, 3일이나 자지도 못했는데 고작 8시간 잤다고 되게 푹 잔 거 같네.”


마치 깃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 한신우.

항상 힐링으로 억지로 컨디션을 올리고 있었기에 지금 같은 기분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이게 정상적인 것을 인지하곤 눈을 비볐다.


“그런데, 이렇게 푹 잤는데도 아직 새벽이라니. 애매하네···.”


스마트폰에 나온 시간을 토대로 던전 밖은 아직 동이 트지도 않은 새벽이었다.


더 자야 하나?

눈이 조금 무겁긴 해도, 머리는 개운한데····.

그래도 너무 일찍 일어나기도 했지.

어쩌나···.


꼬르륵~.


“·······.”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고 다시 누웠지만, 회복 빠른 몸은 얄궂게도 영양분을 채워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모르겠다. 야식이라도 해 먹어야지.”


식당이라곤 해도 던전 안이었기에 간단한 장비를 껴입은 한신우는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탁. 탁.


아무도 없는 식당의 불을 켠 뒤, 바로 주방 쪽으로 향한 한신우는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둘러보기 시작하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에 다진고기를 써버린 탓에 냉장고에 있는거라곤 채소밖에 없었다.


“하아아···. 뭔가 든든하고 씹는 맛이 있는 걸 먹고 싶었는데. 채소로 어떻게 배를 채우냐고.”


고기가 먹고 싶다.

입 안에 넣자마자 육즙이 흐르고 알맞게 구운 소화 잘되는 고기를!


“꿀꺽!”


상상만으로도 침이 삼킨 한신우는 밖으로 나가 편의점에라도 가려고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누굴 만나면 귀찮아질 게 뻔해.”


이아스 토벌만으로도 어딜 가던 파파라치에게 사진 찍힐 텐데, 협회 탈퇴 소식으로 이미 많은 기자가 득실거릴 것을 직감한 한신우였다.


협회에서 이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필사적으로 눌렀던 기자들을 보았던 한신우는 더욱 막막해졌다.


“····그냥 채소만으로 때워야 하나?”


그래도 고기는 먹고 싶은데···.


터벅. 터벅. 터벅.


그때였다.


“응? 뭐야, 이 소리는···.”


식당 밖에서 발걸음 소리를 들은 그가 귀에 신경을 집중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들리는 소리였지만, 확실한 것은 사람으로 추정되는 발걸음이 식당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누구지?

이런 새벽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 리 없잖아.


“일단 아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심호흡으로 긴장을 푼 한신우가 문을 열고 발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정체를 알아냈다.


“·····뭐야, 감시과였어?”


협회 소속 감시과.


각성자 중 자신의 힘을 과시한 나머지 사람을 해치는 인간들을 체포하고 던전 내의 헌터들 간의 불법행위를 단속 및 처벌하는 일을 주로 하기에, 한국 헌터들이 가장 만나기 싫은 인물들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민간인 기준의 이야기다.


한신우에겐 그저 허구한 날 뒷수습으로 고생하는 부하로밖에 안 보였다.


이런 시간에 왜 저 녀석들이 온 거지?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여럿이서···.


“무슨 일이죠? 혹시 은퇴 축하라도 해주러 온 거라면 시간을 잘못 정한 거 같은데.”

“한 헌터님! 회장님의 지시로 찾아왔습니다!!”


그럼 그렇지.

축하는 무슨···.

또 일거리 알려주려고 온 거였어.


작은 기대가 무너져내린 한신우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고, 다급히 뛰어온 감시과 인원들을 바라보았다.


“····회장님의 지시라면 꽤 큰일이라도 일어난 모양이네요?”


바로 어제 이아스 토벌과 식당 퀘스트 보고를 했어. 아무리 큰일이 생겼다고 해도 바로 날 부를 만한 인간이 아닌데····.


애초부터 난 이미 협회와는 관계없는 사람이잖아.

공과 사는 누구보다 확실하게 지킬 양반이···.

대체 무슨 일이길래.


“···아, 그게!”


고개를 기웃거리는 한신우를 바라보며 눈치를 살피던 인원 중 조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지금 던전 안에 있는 상위급 헌터가 한 헌터님 밖에 없는 바람에····.”

“무슨 일인지 좀 더 자세하게 말해주시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조장의 말로는 한신우가 잠들어 있을 즘.

화장의 명령으로 감시과 인원들이 던전에 투입되어 아직 던전 밖으로 나오지 않은 한국 헌터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임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헌터라면 게이트 입장 시 인증을 하기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텐데.”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임무가 거의 끝나갈 때, 단말기 상으로 등록된 마지막 파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인원 한 명이 파티에서 이탈되었다는 것이다.


“한 명이 없다라····. 몬스터에게 당한 건 아닌가요?”

“이걸 보시면 아실 겁니다!”


조장은 대답 대신 단말기를 꺼내 좌표 하나를 보여주었다.


“이건.”

“실종된 헌터가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좌표가 꺼지지 않는 걸로 봐선···.”

“음. 신호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네요. 한 30층 정도려나. ···조장. 그 실종자의 등급은 어떻게 되죠?”

“등록된 정보로는 C랭크 입니다!”

“그렇군요.”


C랭크는 최대 30층까지 던전을 탐색할 수 있다.


딱 한계까지 탐색하고 있던 건가?


“실종자가 소속된 파티의 랭크는 어땠죠?”

“다른 파티원들도 모두 C랭크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단 남은 인원들은 어떻게 할까요?”

“···일단 필요한 정보가 있을지 모르니,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적당히 잡아두세요. 가능하겠죠?”

“문제없습니다!”


조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에서 B랭크 헌터 자격증을 꺼내 보였다.


그가 B랭크라면 조원들도 최소 C는 된다는 소리다.


문제는 없겠어.


한신우는 감시과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양해를 구한 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장비들을 챙겨 입은 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제가 그 실종자를 찾아볼게요. 여러분은 그 파티를 주시하고 있으세요.”

“예! 알겠습니다!”

“아, 그전에 한 명 정도는 이 가게를 봐주시겠어요? 매우 중요한 곳이거든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은 언제 생겨난 거죠? 처음 보는 곳입니다만.”


식당 얘기는 회장을 비롯한 한신우가 속한 파티원들만 알고 있었기에, 다른 이들은 전혀 알 도리가 없었다.


“···설명이 길어질 거 같네요. 이 얘긴 좀 뒤로 하죠.”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파티원들에게 돌아가겠습니다. 나중에 어디로 합류하면 되겠습니까?”

“찾는 데로 이곳으로 돌아올 테니, 그때 오세요.”

“예! 그럼···.”


조장이 인원들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저 멀리까지 달려갔고, 남은 인원 한 명이 한신우를 배웅해 주었다.


“한 헌터님!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 30층이라.”


달려서 내려가려면 오래 걸리는 거리다.


“아무래도. 그걸 써야겠어.”


회장님···.

나중에 이번 일에 대한 추궁이랑 함께 추가 수고비 듬뿍 청구해야지.


“그나저나, 그 낙오됐단 사람. ···일단 살아있어야 할 텐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인물 힐러가 식당을 차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10화. 퀘스트를 풀다. 23.09.22 35 1 13쪽
9 9화. 사건 해결 +2 23.09.21 51 4 14쪽
8 8화. 실종자 찾기 (2) +2 23.09.20 60 4 13쪽
» 7화. 실종자 찾기 (1) 23.09.19 68 2 11쪽
6 6화. 휴식 23.09.18 77 3 11쪽
5 5화. 목표 23.09.15 92 3 14쪽
4 4화. 중대 발표 23.09.14 97 1 12쪽
3 3화. 신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2 23.09.13 110 3 13쪽
2 2화. 해줄 수 있는 것 23.09.12 118 2 13쪽
1 1화. 뭘 하라고? 23.09.11 146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