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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다달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 힐러가 식당을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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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다달
작품등록일 :
2023.09.10 13:58
최근연재일 :
2023.09.22 12:24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848
추천수 :
26
글자수 :
56,413

작성
23.09.13 09:20
조회
109
추천
3
글자
13쪽

3화. 신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DUMMY

“저, 저희한테 말씀하신 건가요?”

“네. 보시다시피 식당····. 음. 확실히 던전 안에 식당이란 게 이상하긴 하죠?”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지금 남성이 원하는 대답은 그것이 아닐 텐데.


“그, 솔직히 말해서. 두 분의 상처를 보고 그냥 놔둘 수 없어서요. 치료를 거부하시니 그냥 보내는 것도 걸리고 해서·····. 간단하게나마 배라도 채우는 게 어때요?”


한신우는 식당 내부를 둘러보곤 두 팔 벌려 밖으로 나가려던 셋에게 산뜻한 미소를 보냈지만, 이들의 표정은 의문투성이였다.


아무 조건 없이 치료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인데, 한 끼 식사마저 해주겠다니.


“흠흠.”

“그. 어·····.”

“흐음····.”


셋은 미안한 마음에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면 이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은 게 컸다.


애초부터 1층에 식당이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S급 헌터로 유명한 한신우라니.


꼬르르륵····.


긴장이 풀린 탓일까.

격렬한 소리가 한신우의 귀에까지 들렸다.


“허음! 거 참···. 하하.”

“아하하. 저, 그게.”

“····하하.”


볼을 긁적이며 민망함에 쭈뼛거리는 셋을 본 한신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 밖에 나가면 그땐 진짜 위험할 수 있어요. 냉장고에 재료도 있었으니, 간단한 거라도 만들어 드릴 테니····. 아, 저기 앉으세요.”

“저, 정말 밥까지 얻어먹어도 될까요?”


여성이 조심스레 묻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그가 말을 이어갔다.


“마침 저도 배고팠거든요. 어서 앉으세요.”

“····선생님께서 그러신다면야.”


마지못해 수긍한 셋이 그가 안내한 4인용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던전 안에서 식당이라니. 독특한 곳이네요.”

“아하하····. 그렇죠?”


가만히 내부를 둘러보던 남성이 질문하자, 한신우는 볼을 긁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흘렸다.


이걸 뭐라고 설명하냐고.


“아무튼,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한신우는 그대로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냉장고 안에는 각종 신선한 식자재가 들어있었다.

어째서 이런 것들이 준비돼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여러 방식으로 확인해 본 결과 독이 든 것은 없었다.


“김치만 있었어도 볶아 먹으면 끝났을 텐데. ·······하는 수 없지. 오랜만에 오므라이스나 해볼까?”


13살 때 힐을 얻게 된 한신우는 게이트 탐험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인재였다.


정부에게 거액의 금액을 받은 그의 부모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한신우를 힘껏 응원해주었고, 본인의 힘이 세상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그 역시 어린 시절부터 게이트 생활을 이어갔다.


몇 년이 지나고 게이트와 집을 번갈아 이동하기 번거롭다고 판단한 한신우는 고등학생 때 게이트와 가까운 곳에 자취를 시작하였다.


음식은 편의점에서 먹고 때울 수도 있었지.

근데, 탐험대 막내가 요리를 못 한다?

나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고.


평소 착실한 성격과 탐험대 생활로 갈고 닦은 그의 요리 실력은 주변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정도였다.


“어디 보자······. 재료가.”


메뉴를 정한 그가 냉장고와 선반을 뒤져 적당한 재료를 찾아보았다.


계란. 생쌀. 다진고기. 양파. 대파. 마늘까지.


“밥솥은 없으니, 냄비로 해야겠다.”


먼저 밥을 짓기 위해 시원하게 흐르는 물에 생쌀을 골고루 씻어 냄비에 담은 뒤, 손가락 두 마디쯤까지 물을 담아 불을 켠 가스버너에 올려 뚜껑을 닫았다.


밥이 되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그동안 재료 손질을 시작한 한신우.


먼저 양파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잘라 잘게 썬 뒤, 대파 역시 흰 부분과 초록 부분으로 나눠 잘게 썰고 마늘은 칼 면으로 쳐서 으깼다.

다진고기 역시 잘게 나누었다.


타타타탁! 화륵.


둥근 프라이팬을 꺼내 버너 올린 뒤 식용유를 한 숟갈 넓게 펼쳐 채소들을 볶기 시작하였다.


촤아아아악ㅡ.


채소가 타지 않도록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볶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쯤 다진 고기를 넣고 같이 볶았다.


재료가 노릇하게 익어갈 때, 프라이팬을 잠시 치우고 냄비 불을 약 불로 줄인 뒤 밥을 기다리던 한신우는 생각했다.


이곳이 그냥 평범한 식당인 건 알겠어.

근데, 왜 나 혼자 전송된 거지?

내가 수락 버튼을 눌러서?


“하아아·····.”


절로 한숨이 나올 이유다.

차라리 강 씨에게 누르라고 할걸.


아냐.

그 사람이 나 대신 여기 있었다면, 분명 형수님한테 죽도록 잔소리 들었을 게 뻔해.


한신우는 쓸데없는 걱정을 늘어놓기 전 서둘러 생각을 잊어버리기로 하였다.


“·····던전 클리어 대신 나타난 퀘스트 수락 버튼이라니. 협회에서도 골머리 앓겠는걸?”


분명 최종 보스를 토벌했음에도 던전에는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말은 즉, 아직 던전이 클리어되지 못한 상황.

거기에 홀로 전송된 알 수 없는 식당과 앞뒤 설명 없는 상태창까지.


한신우는 여러 추측 끝에 하나의 가설을 생각했다.


“이 식당을 운영해야, 클리어되는 건가?”


혼자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퀘스트였지만, 고민 끝에 해답을 얻은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게 조건이라면, 당연히 해야지.

돈 많은 백수로 지내다, 협회에서 다시 불리는 것보단 백배 나아.


“그건 그렇고, 갑자기 내가 사라졌으니 다들 걱정하고 있으려나? 아님, 던전 클리어 조건을 찾느라 애먹고 있으려니.”


갑자기 무리에서 떨어졌으니, 모두 놀랐을 것이 분명했다.


“······다들 무사하겠지?”


한신우는 품속에서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생긴 단말기를 꺼냈다.

그것은 던전 내에서 서로의 위치를 알려주며 간편한 연락까지 해주는 물건이었다.


그와 함께 있던 일행 모두 이걸 가지고 있으니, 아직 던전 안에 있다면 7명의 이름이 나와야만 했다.


“뭐야·····?”


단말기에선 이름은커녕 어떠한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름이 없어!?

그렇다면, 이미 다들 밖으로 나갔단 건가?

·····강형답다.


“먼저 이아스에 관한 건을 협회와 논의한 뒤 날 찾을 생각이겠구나. ·····차라리 내 쪽에서 움직이는 게 더 빠르겠어.”


파지지직.


“아, 이런.”


생각을 하던 사이, 밥이 다 돼 있었다.

이대로 뜸을 들이는 것이 좋겠지만, 지금은 다들 배가 고프기에 그냥 바로 볶기로 하였다.


지글지글.


주걱으로 밥을 푼 한신우는 미리 볶은 재료 위에 얹었고, 다시 불을 켜 밥과 재료들이 잘 섞이도록 원을 그리며 볶아주었다.


그 뒤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을 마치고서야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이제 위에 얹을 오믈렛만 부치면 끝이다.


촤아아아아ㅡ.


완성된 볶음밥을 밥그릇에 담자 접시에 엎어 모양을 내 담안 뒤, 프라이팬을 닦아 다시 식용유를 펼쳐 무리 까서 풀어둔 계란을 부어 약 불에 천천히 구웠다.



오랜만에 만드니까 재밌네.


오믈렛 만들기가 협회 꼰대들 상대하는 것보다 천 배는 재밌다고 느낀 한신우였다.


다 익은 노르스름한 오믈렛을 접시에 얹은 볶음밥 위에 살포시 얹은 뒤 요리가 끝났다.


“자, 여기요.”


완성된 오므라이스를 쟁반에 담은 한신우는 쟁반을 손에 들어 셋에게 향했고, 이미 그들은 테이블 위에 식기를 세팅해둔 상태였다.


각자의 앞에 오므라이스를 놔주자 식욕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냄새에 침을 꼴깍 삼친 셋이 눈을 반짝거렸다.


“우와····!! 오빠, 오빠! 완성도 봐봐! 어지간한 음식점보다 대박이야!”

“아직 하이라이트는 남아있어요.”


한신우는 쟁반에 챙긴 식칼로 자신의 오믈렛을 세로로 갈랐고, 반숙으로 익은 속이 흘러내려 볶음밥을 따뜻하게 덮어주었다.


“이제 완성이에요.”

“와·····.”


셋은 다물지 못할 정도로 감탄하였다.


“자, 이제 먹죠.”

“아, 네!!”


한신우가 자리에 앉은 뒤, 넷은 숟가락을 쥐어 오므라이스를 큼지막하게 퍼서 입 안에 넣었다.


너무 달거나 짜지 않은 적절한 맛과 부드럽게 입 안에서 녹아 흩어지는 오믈렛과 볶음밥.


비싼 음식이 아님에도 먹자마자 몸에 생기가 돋는 느낌에 아저씨가 찔끔 나오는 눈물을 훔쳤다.


“크흑! 요즘 마누라도 안 만들어주는데····.”


그는 울먹거리면서도 숟가락을 든 손을 멈추지 않았다.


셋은 순식간에 접시를 닦을 필요도 없어 보일 정도로 오므라이스를 깔끔하게 먹어 치웠다.


그 모습을 바라본 한신우는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첫 던전이니 긴장해서 많이 배고팠을 거야.


“와···!!. 한 헌터님! 요리 엄청 잘하세요!! 그렇지, 오빠?”

“내 말이! 처음엔 왜 한 헌터님같은 분이 1층 던전에 식당을 차리나 했는데.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던전에 이런 요리를 해주는 식당이 있다면, 먹고 싶어서라도 들어오겠어요, 선생님!”


한 명 한 명 진심을 쏟아부은 말에 마음속이 포근한 무언가로 가득 찬 것을 느낀 한신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급하게 만든 거라 걱정했는데, 다들 만족하신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응?”


순간, 헛것을 본 사람처럼 눈을 비빈 한신우.

그는 갑자기 뜬 상태창의 메시지에 변화가 생긴 것을 보았다.


[신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힐링 쿡: 직접 만든 음식으로 치료를 합니다.]


이건 또 뭐야?


힐링 쿡.

협회 자료에서도 본 적 없는 낯선 스킬이다.

아니, 스킬이 상태창에 뜬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응?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몸이···.”

“나? ·····야! 너야말로 어떻게 된 거야?”


한신우가 상태창을 보며 의아하던 찰나, 셋은 자신들의 몸에 변화가 시작된 것을 알아차렸다.


몸에 있던 상처들이 어느새 치료되었다는 것이다.


한신우는 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요리 한 것뿐.

그런데 저절로 몸이 치료되다니.


“저, 허, 헌터님. 이게 대체·····.”

“그.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이대로 이들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그는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이 사람들은 아직 F랭크.

낮은 랭크에 필요 이상의 정보를 얻는 건 이들을 위해서도 좋지 못한 일이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힐링 쿡이라니.

새롭게 얻은 스킬치곤 신기한 능력임은 틀림없어.

설마, 음식으로 상대방을 치료하다니.

힐링은 전부 터득했다고 생각했는데.

···꽤 재밌는걸?


아무런 정보 없는 스킬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신우는 그 옆에 다른 상태창을 보더니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식당 Lv 1. 다음 레벨업까지 손님 100명.]


처음 나타나던 상태창에선 조금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셋에게 요리를 해줬는데····.

97명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손님으로 인정되기 위해선 다른 조건이 필요한 듯 보였다.


한신우는 생각을 정리하곤 우선 밖으로 나가는 것을 우선으로 정한 뒤 작게 숨을 고르곤 셋을 바라보았다.


“혹시, 바로 밖으로 나갈 생각인가요?”


아저씨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예. 상처가 치료되긴 했어도 장비들이 다 망가져 버렸거든요. 하아···. 이걸 다시 맞추려면 얼마가 들지.”

“집 가면 등짝 터지겠네.”

“난 머리까지 다 삭발할지도 모른다고····! 아빠한테 졸라서 겨우 얻은 물건이었는데.”


남매의 한탄을 듣던 아저씨가 침울한 표정을 짓던 그때, 문득 무언가를 떠오른 듯 얼굴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장비도 장비지만, 지금 시간을 보니까, 패널티도 받아야겠군.”

“벌써요?!”

“아····. 진짜 최악이다.”


패널티.

랭크에 따른 던전 입장 시간을 어긴 자들에게 주어지는 자숙 기간이다.

말이 자숙이지, 그냥 던전에 입장이 불가능하게 되는 기간을 말한다.


“패널티라····. 세분은 처음이니 한 달간 출입 불가겠네요.”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된 셋의 암울한 분위기를 읽은 한신우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러면, 저랑 같이 협회로 가지 않으시겠어요?”

“예? 협회로요?”

“여러분만 나가면 패널티를 부여받잖아요? 마침 저도 협회에 이 식당에 관한 걸 얘기하러 가야 하거든요. 거기서 여러분이 저와 함께 있었다는 걸 증명하기만 한다면 한 번 정도는 면죄 될 거 같은데.”


셋에게 그의 말은 마치 천사의 속삭임과도 같았다.

이들에게 한신우의 권유를 거절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기에, 셋은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였다.


이제 다들 막 헌터가 된 신입이니, 규칙에 민감하겠지.

이렇게 순수한 반응도 오랜만이라 왠지 기분 좋네.


“아, 그런데 한신우 헌터님!”

“네?”


남자가 물었다.


“듣기론 파티원들과 함께 던전 안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다른 헌터님들은 어디 계신지····.”


아, 맞다.

빨리 나가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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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퀘스트를 풀다. 23.09.22 35 1 13쪽
9 9화. 사건 해결 +2 23.09.21 50 4 14쪽
8 8화. 실종자 찾기 (2) +2 23.09.20 60 4 13쪽
7 7화. 실종자 찾기 (1) 23.09.19 67 2 11쪽
6 6화. 휴식 23.09.18 77 3 11쪽
5 5화. 목표 23.09.15 91 3 14쪽
4 4화. 중대 발표 23.09.14 97 1 12쪽
» 3화. 신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2 23.09.13 110 3 13쪽
2 2화. 해줄 수 있는 것 23.09.12 117 2 13쪽
1 1화. 뭘 하라고? 23.09.11 14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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