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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다달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 힐러가 식당을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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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다달
작품등록일 :
2023.09.10 13:58
최근연재일 :
2023.09.22 12:24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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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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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수 :
56,413

작성
23.09.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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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중대 발표

DUMMY

패널티를 면죄 받기 위해, 다른 파티원들을 찾기 위해 F랭크 셋과 잠시 합류하게 된 한신우는 그들과 함께 던전 밖으로 나와 서둘러 협회로 향했다.


“역시 지하철로 가는 게 빠르겠죠?”

“여기서 역까지 30분 걸려! 저 앞에 정류장 있으니까, 저기로 가시죠! 한신우 헌터님!”

“버스로 가는 게 더 느리거든!? 한 헌터님! 저 따라오세요!”

“저, 저기····.”


마치 줄다리기를 하듯,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인 한신우의 팔 한쪽 씩 잡은 남매가 시답잖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을 때였다.


빠아앙! 빠아앙!


요란한 경적을 울린 자동차 한 대가 이들 앞에 멈춰 서더니, 창문을 내려 손짓한 아저씨를 본 셋은 적잖게 당황했다.


“뭐야, 저 아저씨 차 있었어?”

“저 나이에 없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 ····어쩐지, 나오자마자 어디로 가더니만. 차 가지러 간 거였잖아?”

“뭐해! 어여 타!”


뒷자리를 가리키며 외친 아저씨를 본 남매는 한신우의 팔을 놓으며 언제 화냈냐는 듯이 차 문을 열고 자리를 잡았고, 벌써 피곤함을 느낀 한신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덕분에 가는 길이 수월하겠어요.”

“하하하! 저만 믿으면 됩니다.”


아저씨는 모두가 탄 것을 확인하고서 액셀을 밟아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운전을 시작하였다.


한편, 내비게이션에 찍힌 시간을 본 한신우는 조금 놀랐다는 듯 입을 살짝 벌렸다.

시간은 이제 막 점심 시간대를 넘기고 있었다.


“······밤새도록 싸우고 있었구나.”

“네?”


아저씨가 되물었다.


“여러분을 만나기 10분 전만 해도 이아스랑 3일 내내 죽어라 싸우느라 시간을 잊고 있었거든요. 쓰러트렸을 때가 아침인 줄도 모르고 있었어요.”

“대박!!. 어떻게 하면 3일을 먹을 거 없이 싸울 수 있는 거예요?!”

“글쎄요. 저도 어떻게 싸운 건지는···.”


이아스와의 전투처럼 지금까지 오래 싸운 경험이 거의 없어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쉽게 설명할 수 없던 한신우였다.


“이야~. 그래도 3일 동안 싸웠다면, 빨리 주무셔야겠는걸요?”

“아직 할 일이 있어서요. 잠은 나중에 자도 충분합니다.”

“젊어선 괜찮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몸 관리하셔야 합니다. 길도 시원하게 뚫려 있으니, 협회까지 금방 도착할 겁니다!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금방 도착하는 건 희소식이었지만, 한신우는 그 뒤가 걱정된 탓에 차 안에서도 맘 편히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이 사람들은 아직 모르는 눈치네.


그때였다.


“한신우 헌터님! 이거 좀 보세요!”


뒷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스마트폰을 한신우에게 건네주었고, 그가 본 화면은 협회 건물 앞에서 이아스 토벌 소식과 그에 관한 기자 회견 현장이 생방송으로 나와 있었다.


어쩐지.

게이트 앞에 기자들이 없다고 했어.


“···벌써 시작해버렸네요.”


. . .


대한민국 헌터 협회 건물 앞.

그곳엔 전 세계에서 몰려온 무수한 기사들과 이아스를 토벌한 8인의 영웅을 보기 위한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잠깐만. 지금 나온 사람들이 끝인가?”

“하나, 둘, 셋······. 어라? 1명이 없는데?”

“아! 그 사람이 없네! 힐러 한신우!”


기자들과 사람들은 미리 모습을 드러낸 토벌대 7명을 향해 끊임없는 환호를 보내면서도 단 한명. 한신우가 빠졌단 사실에 의아함을 표출했다.


“무슨 일 생겼나? ···설마, 크게 다친 거 아니야?”

“힐러가 다칠 일이 어딨다고. 피곤해서 안 나오나?”


공식적인 입장문도 없었기에, 이들은 개인적인 추측만을 말하였고 잠시 뒤 기자 회견 분위기가 뒤숭숭해질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멀리 울렸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7명의 헌터 사이에서 30대의 딱딱해 보이는 인상과 두껍고 매서운 눈썹을 가진 남자가 단상 앞에 있었고, 사람들은 말을 멈추곤 그를 주시하였다.


“새롭게 한국 헌터 협회장을 맡게 된 김윤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꺼우면서도 자로 잰 듯 일정한 소리를 내뱉은 그는 한국 헌터 협회의 새로운 3대 협회장이었다.


“저에 대해선 그다지 궁금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싶은 것은 최심부 던전. 흑룡 이아스의 토벌의 성공과 실패겠지요.”


김윤호는 숨을 깊게 내쉬곤 올곧은 눈빛으로 이곳에 모인 모두에게 선포하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겠습니다. 흑룡 이아스 토벌은 현 시간부로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순간의 정적 뒤엔 수많은 인파의 환호성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ㅡ!!!”

“와아아아악!!!”

“이야야아아아아아아아!!!”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도전을 했던 한국의 이아스 토벌대.

7번의 실패 뒤에 성공의 신화를 알리는 소리는 신호탄이 되어 사람들의 환호성은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끝났구나. 이제 다 끝난 거야.”


협회장 김윤호를 포함하여 7명 헌터의 늠름한 모습을 찍기 급급하던 기자들은 인파들처럼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최심부 던전 공략이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부턴 어떤 기삿거리를 찾아야 하는지, 대부분 기자가 이와 같은 고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한 기자가 손을 들었다.


“협회장님!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이곳의 헌터들은 7명이 전부입니다! 어째서 한신우 헌터만 나오지 않은 거죠? 분명 협회장님께선 성공적으로 토벌을 완료했다고 했습니다만·····.”


잠시 질문을 건넨 기자를 내려다본 김윤호는 뒤쪽에 서 있던 강명훈을 보며 눈짓하였고 그는 작게 끄덕였다.


“그 질문은 이번 토벌대의 리더를 맡은 강명훈 헌터에게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그 대답에 기자들의 시선은 강명훈에게 몰렸다.


터벅. 터벅. 터벅.


한순간에 시선의 주인공이 된 그는 망설임 없이 단상 앞으로 걸어간 뒤 회장에게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이번 토벌은 한신우 헌터의 공이 매우 컸습니다. 3일 동안 이어진 전투에 피폐해진 파티원의 몸을 치료해주었고, 그 탓에 과도하게 마나를 소비하여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도 저희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토벌 이후 보상 알림과 함께 한신우 헌터는 뜬금없이 나타난 빛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는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실만을 말해주었지만, 곧이어 사람들의 야유 섞인 비난을 피할 순 없었다.


“이용만 하고 버린 거 아니야!?”

“사라졌다면 당장 찾아야지!! 여기서 기분 좋게 웃고 있을 시간 없을 거 아니야ㅡ!”

“협회에서 힐러는 한신우 헌터밖에 없잖아! 힐러를 던전에 두고 와도 되는 거야!?”

“아예 죽게 내버려 둘 생각인가요!?”


온갖 비난으로 가득 찬 질문과 외침이 강명훈에게 쏟아지자, 그는 고개를 떨구기보단 떳떳하게 어깨를 켠 상태로 이를 악물었다.


그때였다.


빠아앙ㅡ!!


기자 회견장 옆에서 들려온 요란스러운 경적에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울린 쪽으로 쏠렸고, 그곳엔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다.


“····뭐야?”

“관종인가? 왜 있잖아요, 쓸데없이 나대는 사람.”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데, 저러고 싶어?”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사람들은 잠시 당황하며 서로의 눈치를 살핀 그때, 누군가가 고함과 함께 차를 향해 쓰레기를 던졌고, 이를 본 이들 중 일부가 똑같이 차를 향해 음료수병과 돌멩이를 던졌다.


“지랄하지 말고 당장 꺼져ㅡ!!”

“관심받고 싶으면 딴 대가서나 해!!”


이들의 거친 행동은 점점 심해지기 시작하였고, 흰색 승용차는 어느덧 군데군데 기스가 나거나 얼룩져 있었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저거 진짜 뭐 하는 놈이야!?”

“안 되겠어! 우리가 가서 끌어내리자고!!”


거친 행동을 반복하던 행인들이 짜증 섞인 발걸음으로 승용차로 향하던 그때였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선.”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이들이 그토록 찾고 있던 한신우가 차에서 내렸다.

눈썹을 구긴 채 불편하다는 표정으로.


“이럴 줄 알고 기껏 빨리 와줬더니만, 꽃다발을 무슨. 쓰레기나 던져주고 있네.”


이럴 거면 사람들 다 떠난 뒤에 올 걸 그랬네.

괜히 아저씨 차만 더러워졌잖아.


“하, 한신우! 한신우 헌터다!!”

“한신우 헌터가 왔어ㅡ! 왔다고!!”


조금 전까지 수많은 욕과 쓰레기를 던진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바꿔 그에게 박수와 환호를 지르기 급급했다.


응. 이미 늦었어.

이 사람들아···.


한신우는 환호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곤 차 안에서 숨죽이고 있는 셋을 보았다.


“····근처에 사람들 없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고 계세요.”


차 문을 닫자마자, 아저씨는 차를 몰아 협회 건물 뒤쪽으로 이동하였고, 그는 던전 안에서 헤어졌던 7명을 바라보았다.


다들 엄청 놀란 얼굴이네.


이들 옆에 있는 회장의 놀란 얼굴을 본 그가 가볍게 웃은 뒤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 어느덧 단상 앞에 올라갔다.


“너, 대체 어디서····.”


강명훈이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질문을 끝내기도 전, 한신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밥 좀 해 먹고 오느라 늦어버렸네요.”

“·······밥?”


7명의 헌터와 회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였고, 강명훈이 그에게 귓속말로 되물었다.


“대체 어디로 사라졌던 거야!? 다들 걱정했다고!”


한신우 역시 귓속말로 답했다.


“저도 자세한 설명은 힘들어서요. 일단 여기부터 다 해결한 뒤에 얘기하죠.”

“······.”


강명훈은 하는 수 없이 작게 끄덕인 뒤 남은 헌터들에게 사정 얘기를 하는 동안, 한신우의 시선은 회장에게로 향했다.


“회장님. 마이크 좀 빌려도 될까요?”

“········그러시죠.”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고 싶은 회장이었지만, 이내 떨떠름한 표정으로 인파를 흘겨보곤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흠흠.”


마이크를 건네받은 한신우가 몇 번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


“먼저, 저희 모두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무사히 흑룡 이아스를 토벌하고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한신우 헌터님! 빛과 함께 사라지셨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디로 이동되었던 겁니까!?”

“던전 안이요.”

“그, 그럼 어떻게 빠져나오신 겁니까!?”

“출구로요.”

“조금 전 차는 뭡니까!”

“얻어탄 거요.”


“홀로 다른 곳으로 이동되었다가 빠져나오신 소감은 어떻죠!?”

“피곤해요.”

“·········.”


기자들의 모든 질문을 단답형으로 대답한 한신우에게 더 이상의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왜. 거짓말은 안 했어.

아직 우리도 잘 모르는 걸 알려줄 리가 없잖아.

바보들아.


기자들은 척 보기에도 뭔가 월척을 기다리는 낚시꾼과도 같았다.

대박이 날 기삿거리를 원하는 것이었다.


나 참.

내가 무사히 나온 건 기사도 안 되나 보네.

어차피 빨리 보내는 게 먼저니까, 먹이 정돈 던져도 되겠지?


한신우는 호흡을 가다듬고는, 적어도 세계적으로 빅뉴스가 될 만한 얘기를 시작하였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들은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그에게 집중하였다.


“여러분. 저 한신우는 이아스가 토벌된 현 시간부로 한국 헌터 협회를 사퇴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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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퀘스트를 풀다. 23.09.22 35 1 13쪽
9 9화. 사건 해결 +2 23.09.21 50 4 14쪽
8 8화. 실종자 찾기 (2) +2 23.09.20 60 4 13쪽
7 7화. 실종자 찾기 (1) 23.09.19 67 2 11쪽
6 6화. 휴식 23.09.18 77 3 11쪽
5 5화. 목표 23.09.15 91 3 14쪽
» 4화. 중대 발표 23.09.14 97 1 12쪽
3 3화. 신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2 23.09.13 109 3 13쪽
2 2화. 해줄 수 있는 것 23.09.12 11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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