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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배 님의 서재입니다.

권왕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임경배
작품등록일 :
2012.10.31 18:24
최근연재일 :
2012.10.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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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1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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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권왕전생 - 32

DUMMY

악몽은 끝이 없었다. 스테반의 분투에 용기를 얻은 에드워드 경과 다른 기사들이 베이터 하나를 더 처치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 나타난 또 다른 악마에 의해 그들의 용기는 바로 꺾여버렸다.

이번에 나타난 것은 타그렐, 베이터보다도 고위급인 거대한 악마였다. 크기만도 2.5미터에 바위조차 부수는 괴력과 칼날이 들어가지 않는 금속질의 육체를 지닌 마물, 그것이 양팔에 이계의 불꽃을 머금은 채 기사들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화르르르.

불타는 흉악한 살의가 전신을 옭죄어 온다. 기사들은 모두 벌벌 떨었다. 실란이 다시 한 번 신성력으로 그들에게 용맹을 부여했지만, 이번에는 먹히질 않았다. 원래 마약도 자주 하면 약빨 떨어지듯 신성주문도 자주 쓰면 효과가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다들 정신 차려라! 위대한 기사, 클로드 경마저 쓰러진 곳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 이미 각오하지 않았더냐? 너희들이 그러고도 용맹한 알티온의 기사란 말이냐!”

노한 주군의 호통 소리에 기사들이 자기도 모르게 타그렐을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용기가 솟아났다기보다는, 조건반사적인 행동이었다.

“크오오오!”

분노한 타그렐이 기사들에게 불꽃을 퍼붓기 시작했다.

지옥에서 올라온 붉은 피부의 악마가 손발에 불꽃을 머금고 달려온다. 검을 휘둘러도 저 두꺼운 가죽을 찢을 수가 없다. 주먹을 휘두르면 방패를 들어 막아도 방패 채 날아가며 박살나버린다.

토드의 마법도 소용없었다. 그는 수준 높은 마법사였지만 타그렐의 마법저항력이 너무 높았다. 어떤 마법을 써도 저 악마의 항마력장을 뚫을 수가 없었다.

“아아아악!”

결국 비명을 지르며 기사 하나가 벽에 처박혀버렸다. 머리가 통째로 처박히고, 갑옷 사이로 피가 주르륵 새어나오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즉사였다.

이번엔 실란도 공포에 질렸다.

“으아아…….”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다른 기사 하나가 타그렐의 뒤를 노리다가 불길에 휩싸여 타 죽어버린다. 타그렐이 내려친 주먹에 기사의 머리가 몸속으로 파묻히며 피분수를 쏟는다.

끔찍했다. 진정 지옥의 광경이었다.

“으에으에으에에…….”

토드는 구석에서 다른 오크 노예들처럼 머리를 감싸 쥐고 웅크려 앉아 눈과 귀를 막고 있었다. 벌벌 떠는 것이 그야말로 현실도피 상태였다. 유적 탐사 경험이 많은 그였지만, 이렇게까지 강한 마물은 만나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마법에 긍지를 가진 마법사였기에, 자신의 마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상대를 만나니 보통 사람보다도 더 빨리 패닉에 빠져버린다.

“제길, 제길, 제기랄!”

피를 흘리며 스테반은 연거푸 욕설을 내뱉었다. 어느새 세 명의 기사가 시체도 남기지 못하고 고혼이 되었다. 제일 먼저 달려든 에드워드 경은 주먹질 한 방에 날아가 저만치 쓰러져 있었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

이런 큰 피해를 보았는데도, 눈앞의 저 악마는 생채기 하나 없었다. 소중한 부하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못한다는 무력감이 그의 자존심을 미치도록 찢어발기고 있었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알티온의 이름을 잇는 자…….”

스테반은 검 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얼굴 가득 각오가 떠올랐다.

“단호의 칭호를 얻은 자다!”

스테반의 신형이 놀라운 속도로 타그렐에게 쇄도해갔다. 전신의 탄력을 모두 실어 단 한 점 찌르기에 집중하는 알티온 가문 최강의 소드 스킬, 슈팅 스트라이크가 섬광처럼 타그렐에게로 쏟아졌다. 그리고…….

퍼억!

타그렐은 ‘단호하게’ 날아드는 스테반을 후려갈겨 버렸다. 미스릴을 섞어 만든 값비싼 갑옷이 박살이 나며 스테반이 처량하게도 휭휭 날아갔다. 벽에 퉁 부딪히고 바닥에 퉁 부딪히더니 그대로 침묵.

내심 기대하고 있던 실란이 속으로 악을 썼다.

‘아니, 저 양반은 왜 대뜸 저런 큰 기술을 쓰는 거야!?’

자고로 무술이란 건 공방 속에서 상대를 견제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법이다. 그걸 싹 무시하고 대뜸 몸부터 날리면 어쩌라고? 어딜 어떻게 노리고 오는지 뻔히 다 보이잖아!

“크르르…….”

화염의 숨결을 내뱉으며 타그렐이 고개를 돌린다. 귀찮은 기사들을 다 처리했으니 남은 이들, 토드와 실란 그리고 오크 노예들을 마저 처분하려는 것이다.

“피, 필라넨스시여, 당신의 빛으로 사악한 존재를 멸하소서!”

공포에 질린 채 실란이 애써 신성력을 끌어올린다. 분홍색 성광이 타그렐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하지만, 몸에 휘감은 불꽃이 이내 성광을 집어삼키고 더더욱 타오른다.

“크아아!”

악마의 포효가 귀청을 찢는다. 두 다리가 벌벌 떨린다. 머릿속이 텅 빈다. 실란은 벌벌 떨며 뒷걸음질을 쳤다. 이내 등에 벽이 닿았다.

“아아아아…….”

악마가 코앞까지 닥쳐왔다. 실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앞의 공포를 직시할 때였다.

파앙!

파공음이 들리며 광풍이 몰아친다. 머리칼이 어지럽게 나부낀다. 실란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으윽!”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검은 그림자가 자신과 악마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놀라며 실란은 눈을 깜박였다. 시야 가득 거대한 무엇인가가 방패처럼 그를 가리고 있다.

‘뭐, 뭐지?’

그것은 거대한, 듬직하기 그지없는 커다란 남자의 등이었다.


&


“후우우…….”

레펜하르트는 호흡을 골랐다. 워낙 서둘러서 왔더니 단련된 그라도 호흡이 꽤 가빠져 있었다. 일부러 트랩 안 건드리고 마물들 눈 피해서 오다보니 필요 이상으로 움직임이 많았던 것이다.

느닷없는 그의 등장에 타그렐도 당황했는지 공격을 거두고 한 걸음 물러난다. 그 틈에 레펜하르트는 슬쩍 일행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스테반과 다른 기사들은 여기저기 찌그러진 깡통이 되어 나뒹굴고 엘프 여인은 부서진 인형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그나마 토드와 실란, 오크 노예들은 다치지 않은 것 같지만 반쯤 넋이 나간 상태다.

‘쩝,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비참한 모습이로세…….’

등 뒤에서 실란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당신은 길잡이씨님?”

그냥 길잡이 씨라고만 부르다 존칭을 붙이니 꽤나 괴상한 칭호가 되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알려준 적도 없었구나. 뭐, 다들 물어보지도 않았으니까.’

피해있으라며 대충 손을 저어준 뒤 레펜하르트는 눈앞의 악마를 노려보았다.

이계 중에서도 어비스의 악마, 타그렐.

‘저거 어떻게 잡는 거더라?’



-계속-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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