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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배 님의 서재입니다.

권왕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임경배
작품등록일 :
2012.10.31 18:24
최근연재일 :
2012.10.31 18:24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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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196

작성
11.03.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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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권왕전생 - 31

DUMMY

고통이 잦아든 토마스 경이 감사를 표한다.

“고맙습니다. 신관님.”

‘고마울 것까지야. 댁이 죽으면 다음엔 내 차례잖아?’

속마음과 달리 실란은 자애롭게 미소 지었다. 그의 태도가 교단의 평판과 연결이 되니 어떤 경우에도 성직자다운 모습을 잃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예쁘장하고 착해 보이는 성직자 소년은 사실 꽤나 음흉한 구석이 있었다.

“으아아!”

다시 일어선 토마스 경이 검과 방패를 들고 일어나 괴성을 지른다. 애써 고함을 질러 없는 용기를 끌어내려는 것이다. 저렇게까지 하고도 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공포에 질려 있다. 실란은 남들 모르게 손톱을 깨물었다.

‘젠장, 초반엔 쉬워 보였는데…….’

처음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과연 던전답게 온갖 마물과 기형화된 짐승들, 사령들이 나왔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마물들이라 봐야 카비치나 그렐린 정도의 하위 악마였고 기형화된 짐승들도 거대한 쥐나 벌레 정도였으며 스켈레톤 몇 구가 삐걱거리며 덤벼드는 수준이었다. 내심, 고작 이 정도 유적에서 오러 유저씩이나 되는 클로드 경이 왜 죽었는지 의아해하기도 했다.

이변이 생긴 것은 통로를 세 개 정도 지나 둥근 석실에 들어섰을 때였다.

-켈 하인 스페르타차카나!

요상한 목소리와 함께 석실 좌우 문이 닫히며 갑자기 바닥이 무너진 것이다. 정확히는 무너진 것이 아니라 벌컥 열린 것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그게 그거였다.

비명과 함께 스테반 일행은 일제히 10여 미터나 아래로 자유 낙하했다. 중간에 토드가 빠르게 마법을 외워 바닥에 부드러운 공기층을 형성하지 않았다면, 가벼운 엘프와 기사들은 모를까 실란과 오크 노예들은 그대로 추락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위층과는 차원이 다른 괴물들이 속속 등장했고 스테반 일행은 필사적으로 반대편 통로로 도주하고 또 도주했다. 그러기를 10여분 경, 결국 그들은 통로 좌우로 다가오는 악마들에 의해 포위당해버렸다.

“크르르르…….”

“크으으…….”

좌우에서 악마의 숨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온다.

“헬트로!”

갑자기 베이터 하나가 괴성을 지르자 그의 주위에서 수십의 구울들이 바닥을 부수고 솟아나왔다. 추악하기 그지없는 구울들이 일제히 손톱을 세워 달려들었다. 기사들이 절로 비명 섞인 신음을 흘렸다.

“괴, 괴물들!”

“오! 신이시여!”

실란이 이를 악물며 다시 기도를 올렸다.

“필라넨스시여, 저 그릇된 존재에게 빛의 철퇴를 가하소서!”

의외로 실란은 담이 셌다. 아니, 코앞에서 칼날 같은 손톱이 찔러오는데도 눈 하나 깜박 앉고 기도문을 끝마칠 수 있을 정도면 담이 세다 정도가 아니긴 하다.

콰아앙!

분홍색 빛의 망치가 허공에 생성되어 달려오는 구울 하나를 박살내버렸다. 색상이 참 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신성주문답게 위력은 좋았다. 그렇게 한 놈을 처리한 뒤 실란은 잽싸게 기사들을 돌아보았다.

“으아으아으아으~.”

기사들은 다른 구울들과 맞붙어 허우적대고 있었다. 저들의 실력이라면 이 정도 구울은 쉽게 해치울 수 있을 텐데도, 그저 방패로 공격을 막기만 하며 계속 후퇴한다. 아주 제대로 패닉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아니, 벌써 정신줄 놨어? 나같이 빈약한 놈도 아직 멀쩡한데? 이그, 근육이 아깝다.’

다들 덩치는 좋은 주제에 정신은 참 심약하다. 속으로 한숨이 나왔지만 그래도 저들은 소중한 방패, 깨지게 내버려둘 순 없다. 실란이 두 손을 번쩍 들고 여신께 기원했다.

“필라넨스시여, 이들에게 불굴의 용기를 허락하소서!”

기력과 용기를 주는 정신계 신성주문이 기사들에게 시전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사들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다. 워낙 공포가 커 이 정도로는 먹히질 않는 것이다.

실란이 이를 악물며 다시금 기도했다.

“필라넨스시여, 이들에게 불굴의 용기를 푸짐하게 허락하소서!”

뭔가 기도문이 요상해졌지만 어차피 신성주문은 기도하는 신관의 신앙심으로 그 위력이 판가름 나는 법, 신관의 어휘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

그제야 기사들이 맹렬히 반격을 해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좀 과하게 신성력을 퍼부었는지 다들 광전사가 되어버렸다. 눈이 벌개져서 침을 질질 흘리며 구울을 후려갈기는 모습이 어째 환각제 과잉 중독 수준이랄까? 여신께서 ‘푸짐하게’의 의미를 꽤 과대해석하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상황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었다. 용기를 얻은 에드워드 경이 앞장서서 구울들을 쳐부수며 소리를 질렀다.

“용맹한 알티온의 기사들아! 저 사악한 마물에게 우리의 용기를 보여주어라!”

에드워드 경은 커다란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악마에게 돌진해갔다. 베이터가 포효하며 네 팔을 연신 휘둘러댄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과연 경험 많은 기사답게 공격을 피하며 또는 방패로 막아가며 악마를 붙잡고 있었다.

“세피로 디 크로텔, 대지여, 그 손을 뻗어 그대에게서 비롯된 것을 거두라! 아이언 스틸!”

기회가 생긴 토드가 잽싸게 4서클 주문, 아이언 스틸을 외웠다. 금속의 중량을 증가시켜 강제로 무장해제를 시키는 이 마법이 악마가 든 무기에 적중했다. 베이터들은 다들 강한 마법저항력을 지녀 마법이 잘 통하지 않으니, 대신 들고 있는 무기를 노린 것이었다.

탕! 타탕!

베이터들이 무기를 놓치며 일순 당황한다. 그 틈을 타 통로 반대편에서 싸우고 있던 렐시아가 악마의 등 뒤로 돌아갔다.

휘릭!

기합 소리조차 없이 그녀의 롱 소드가 베이터의 날갯죽지를 깊게 벴다. 베이터가 분노하며 몸을 돌려 후려갈겼다.

“꺄아악!”

렐시아의 여린 몸이 벽 저편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흐릿한 시야 속에 소중한 주인님이 악마의 품으로 파고드는 것이 보였다.

‘도움이…… 되었나요, 주인님……?’

“잘했다, 렐시아!”

기회를 잡은 스테반이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검격을 뿌렸다.

“타앗!”

칼날이 단숨에 베이터의 네 팔뚝을 찔러가더니 이내 궤적을 바꿔 좌우 사선베기로 바뀌었다. 악마의 가슴팍에 X자 상처가 깊게 패이며 마혈이 솟구쳤다. 상대의 균형을 흩트리고 치명적 일격을 넣는 소드 스킬, 슈팅 크로스. 스테반에게 ‘단호의 기사’란 칭호를 부여해준 알티온 가문의 비검이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베이터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엎어진다. 인간이 저런 악마를 쓰러뜨리다니! 기사들이 경탄하며 외쳤다.

“오오!”

“역시 스테반 공자님!”

“과연 단호의 기사!”

하지만 착지하는 스테반의 표정을 결코 밝지 않았다. 지금 그의 눈에는, 어두운 통로 저편에서 또 다른 악마가 다가오는 것이 똑똑히 보였던 것이다.

“이 더러운 마물들!”

소리치며 그는 다시 악마에게 돌진했다. 피와 비명이 사방에 퍼져갔다.


-계속-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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