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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배 님의 서재입니다.

권왕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임경배
작품등록일 :
2012.10.31 18:24
최근연재일 :
2012.10.31 18:24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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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073
추천수 :
4,709
글자수 :
106,196

작성
11.02.2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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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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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글자
7쪽

권왕전생 - 27

DUMMY

“꺄아아아아!”

강철의 깃털 화살들이 시야를 전부 뒤덮는다. 그 범위는 가공해서 기사들과 토드, 실란은 물론 레펜하르트와 오크 노예들에게도 날아왔다.

슈우우욱!

날아오는 것이 뻔히 보였지만 레펜하르트는 일부러 움직이지 않았다.

툭툭툭.

코트 위로 뭔가가 슬쩍 부딪혔다가 떨어진다. 갑옷도 우그러트리는 저 공격도 그에겐 가벼운 안마 이상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쩝.”

입맛을 다시며 레펜하르트는 코트에서 깃털을 뽑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겨 깃털들을 오크 노예 위로 날렸다. 티팅! 작은 금속음과 함께 오크들의 급소로 향하던 깃털들 몇 개가 튕겨졌다. 깃털로 깃털을 맞추는,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솜씨였다.

‘뭐, 팔다리에 몇 대 맞긴 했지만 오크 정도 강인함이면 저 정도로 죽진 않겠지.’

잠시 후, 사방이 피가 튄 채 하피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끼익끼익!”

“꺄아아악!”

검을 거두고 숨을 돌리며 스테반이 소리쳤다.

“피해 상황을 보고 하라! 모두 무사한가?”

에드워드 경이 호탕하게 대답했다.

“알티온 기사단은 강합니다!”

수십 마리나 되는 하피들을 상대했음에도 다들 멀쩡한 모습이었다. 개중에 화살에 스쳐 얼굴이며 팔 등에서 피를 흘리는 이도 몇 있었지만 전부 찰과상일 뿐이었다.

안도하며 스테반이 다시 물었다.

“마법사와 신관은?”

“두 분 다 무사합니다!”

“좋다!”

만족스런 얼굴로 스테반은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호쾌하게 소리쳤다.

“이동한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휴식을 취하고 승리를 축하하자!”

“예! 공자님!”

승리는 언제나 쾌감을 준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사기가 오른 기사들이 모두 검을 들고 고함을 질렀다. 실로 호쾌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레펜하르트는 중얼거렸다.

“어이, 내 안전은 묻지도 않냐? 게다가 오크들은 꽤 다쳤는데?”

물론 작은 목소리여서, 한참 신난 기사들 그 누구도 그의 중얼거림은 듣지 못했다.


&


레펜하르트는 스테반 일행을 길목에 있는 작은 공터로 안내했다. 그리고 거기서 간단히 비상식량을 꺼내 먹으며 다들 휴식을 취했다.

마법을 구사했던 토드가 들끓는 마력을 가라앉히기 위해 명상에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기회다 싶어서 레펜하르트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응? 무슨 일인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토드가 그를 노려본다. 항상 토드의 웃는 얼굴만 봐왔던 그에겐 참 생소한 표정이었다. 조금 당황하며 레펜하르트가 슬쩍 고개를 숙였다.

“아니, 아까 마법사님 덕분에 살아나서 감사를 표하려고요.”

생각해보면 토드는 그를 챙겨주지도 않았으니 감사하고 말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인사 듣고 기분 나쁜 인간은 없는 법이다. 토드의 표정이 좀 풀렸다. 그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음, 뭐. 별 것 아닌 걸 가지고.”

기회다 싶어 레펜하르트는 토드 옆으로 달라붙었다. 아는 사람을 만나니 무심코 전생의 습관이 나온 것이었는데, 어째 기억과 달리 토드는 영 거북해하며 그를 피했다. 하기야, 지금의 그는 신장 190cm의 거구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마법사님께선 델피아의 마탑에 속해 계시다는 소릴 얼핏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그런데 왜?”

“거기에 제가 아는 애가 하나 있거든요.”

“아는 애?”

“네, 친구인데…… 레펜하르트라고 혹시 아시는가 해서.”

본인을 제3자처럼 칭하자니 영 어색했지만 그는 열심히 표정을 관리하며 토드의 대답을 기다렸다. 토드의 표정이 풀리며 뭔가 아련해하는 얼굴이 되었다.

“아, 레펜하르트 말인가?”

그러더니 문득 쌍심지를 켠다.

“그 아이에게 자네 같은 우악스런 친구가 있었나?”

아니, 그럼 미소년은 미소년끼리만 우정을 쌓을 수 있단 말이냐? 말도 안 되는 토드의 발언에 순간 기가 막혔지만 레펜하르트는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토드가 턱을 매만지며 웃었다.

“그 아이, 참 귀엽고 착한 아이지. 흘흘흘.”

어째 상당히 기분 나쁘게 들리는 웃음소리였다.

“그런데 그 아이는 왜?”

“아, 그냥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요. 별 일 없습니까?”

“응? 여전히 마탑에서 마법 배우면서 잘 지내지. 왜?”

아무래도 제대로 의사 전달이 안 된 것 같다. 레펜하르트가 다시 물었다.

“아뇨, 그러니까 요 몇 년간 무슨 이상한 일 없었나 해서요.”

“이상한 일? 모르겠는데?”

다시 토드가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이번엔 레펜하르트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저 음흉한 미소는 주로 미녀를 바라볼 때 남자들이 주로 짓는 그 표정이다!

“여전히 콧날도 오똑하고…… 눈동자도 보석 같고…… 피부도 매끈하고…… 잘 지내고 있는데 왜?”

“아니, 무슨 태도 같은 것에 변화가 있다든가 이런 건 없었습니까?”

“모르겠는데? 그 애가 뭘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서.”

순간 레펜하르트는 깨달아버렸다. 제라드와는 다른 의미로 육체만 중시하는 놈이다, 이놈은!

그는 고뇌했다.

‘아, 신이시여. 어찌해야합니까? 그냥 여기서 상큼하게 이 새끼를 패죽여야 할까요?’

왠지 어린 자신의 정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꼭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놈을 믿고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좋아했던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애써 참았다.

‘아니, 뭐 생각해보면 남에게 피해 입힐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생각해보면 그의 기억 속에 토드가 음흉한 목적을 드러낸다든가 한 적은 없었다. 그는 정말 친절하게 레펜하르트를 대해주었고, 다시 태어난 지금에 와서야 그 사실을 눈치 챌 만큼 철저히 자신을 숨겼다. 그저 속으로만 요상한 생각을 했다 해서 그걸 징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여튼 이걸로는 대체 현 시대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운 좋게 날짜 겹쳐서 쉽게 정보 알 수 있겠다며 좋아했는데 역시 세상 일, 미래를 알고 있어도 만만치 않다.

‘에잉, 나중에 따로 알아봐야겠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심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했는데 허탕 치니 기운이 빠진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자리로 돌아가는 참이었는데 청량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저기, 혹시 다친 데 없어요?”

필라넨스의 신관, 실란이었다. 여자로 착각할 만큼 아름다운 얼굴이 걱정을 가득 담고 그의 전신을 훑어보고 있었다.

“전 다친 데 없고요. 저 오크들이나 좀 돌봐주시죠?”



***************************************

헐, 선호작 순위 1위가 되었군요. 왠지 감격 ;ㅅ;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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