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세인트제노 님의 서재입니다.

M 새로운 시작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게임

세인트제노
작품등록일 :
2021.09.30 23:24
최근연재일 :
2022.02.16 08:25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2,145
추천수 :
15
글자수 :
704,234

작성
21.10.20 11:15
조회
16
추천
0
글자
11쪽

상부상조

DUMMY

“네가 이전에 했던 말 기억하니? 형을 위해서는 죽을 수도 있다는 말.”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그렇게까지 챙겨주는 사람이 오직 찬휘 뿐이어서 그랬는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컸다.


또라이에 친구도 없는 데다가 주변에서 그를 이해해주고 감싸줬던 것은 그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억 나. 전에 죽는 꿈을 꿨는데 내 무덤 앞에서 누가 혼자 엉엉 울고 있더라고. 아무도 나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는데 오직 형만 슬퍼해줬어.”


“녀석아, 얼마나 생각을 많이 했으면 자기가 죽는 꿈을 꿔. 그거 인터넷에서 얼핏 봤는데 자신이 재생하고 부활한다는 뜻이래.”


“그거 말이야··· 버림받았던 우리가 이 세계에서 다시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형이 너한테 대신 죽으라는 소리는 안 할 테니 기부나 좀 해. 그래 이왕이면 십일조처럼 수입의 10%를 내라.”


리안은 한동안 생각에 잠기었고 찬휘 또한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풉... 푸하학! 알았어. 내 총 수익의 10%씩 매달 지원하도록 할게.”


아마도 그 돈을 자신의 목숨 값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울 리안이 거부가 되더니 통도 커졌구나. 사람 됐네, 사람 됐어.”


역시 정이 많은 민족답게 과거의 추억들을 들먹거리면서 이전의 관계를 다시 되찾아갔다.


지구에서는 아무런 힘도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었지만 이 곳에서는 어느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캐릭터들로 커 가고 있었다.


만약 리안을 따르는 인간들이 더 많았다면 반대로 찬휘는 그를 도와줬을 것이다.


하지만 둘 다 비슷한 세력을 지니고 있었다면 이렇게 쉽게 의기투합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개인적인 의견과 결정보다는 집단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란군 주둔지로 함 놀러 와라. 예쁜 아가씨들도 소개해 줄게.”


욕심이 많은 리안은 예쁘다는 말 한마디로 이미 마음은 주둔지에 가 있었다.


“오케이!”


“부동산 전문가 한 명 보내줄 테니까 임장할 때 데리고 다녀. 여기는 개발할 거 천지니까 전문가의 지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제법 많을 거야.”


단순 거래로 돈을 버는 것보다 직접 투자 개발해서 얻는 이익이 훨씬 많을 거라 여겼다.


“형, 그거 다 인맥이랑 돈이야.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인맥이랑 돈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어.”


골든고블린의 남쪽 개발 확정 소식 또한 왕국의 유력 인사들에게 값비싼 미술품과 골드를 보내면서 얻은 정보였다.


마약에 찌들어 타락한 고블린 왕국은 타국에 비해 유달리 부정부패가 심했다.


다크엘프 직업 여성들을 이용한 접대와 거액의 뇌물을 바탕으로 왕국의 고위 공무원들의 환심을 사고 있던 리안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누구보다 잘 이용하고 있었다.


“돈도 결국은 안 되는 걸 되게 만들어야 비로소 돈이 되더라고.”


“목사가 되겠다던 녀석이 그런 일에 발을 담그면 어떻게 하냐?”


“이제부터는 본업 빼고는 내가 직접 안 나서려고 그래. 얼굴 팔리는 것도 싫고 말이야.”


···(중략)···


홉고블린 맥주 1통이 어느새 비어버렸고 2번째 통도 절반 정도만 남게 되었다.


“세상에 버프값을 받어? 봉이 김선달이 환생했네. 너한테 그런 재주가 있는지 몰랐다.”


“사기치는 건 아니잖아. 일일이 버프 걸어주면서 대가로 받는 거니까.”


“앞으로 동족들한테는 일단 받지마.”


“안돼, 그래도 그게 내 밥벌이인데···.”


리안은 자신의 고정 수입까지 건드리려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학살의 벌판에는 인간이 단 한 명도 없었기에 말꼬리를 자연스럽게 흐렸다.


“아니다, 받아라. 공짜로 키워줬으니까 이제는 자기들이 알아서 할 때도 됐지.”


“좋아, 역시 찬휘형.”


마음 속의 짐을 덜은 것 같이 리안의 표정이 밝아졌다.


“대신 버프값 조금 모자라는 사람들은 깎아 줘.”


“그게... 한 사람 깎아주면 다 깎아달라고 그래서 현실적으로 힘들어. 버프값 주더라도 사냥속도가 빨라지면 오히려 이득이니까 나도 이렇게 장사하는 거야.”


리안은 돈을 받는 이유를 찬휘에게 설명해주었다.


“생각해보니 이 세계에는 스크롤이라는 게 있던데 거기에 네가 버프를 저장해서 파는 건 어떠냐?”


“오, 좋은 생각이야! 스크롤에 마법부여를 해서 파는 것을 아주 가끔씩 보기는 했어.”


“어차피 버프도 마법인데 가능하지 않을까?”


“한번 해볼게. 형을 운 좋게 만나서 그런가 예감이 좋아.”


“마나 소모도 0이라면서? 그냥 찍어내는 데로 돈이네 돈.”


“벨레키를 통해 인수한 상점들에 쭉 풀면 되겠다. 학살의 벌판 앞에도 야외 점포 하나 세워 놔.”


"그러면 내가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버프 걸어줄 일도 없겠네. 가끔씩 진상 손님이 있어서 귀찮기는 했어."


초반에는 금액을 제대로 주지 않으려는 이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으나 다크엘프 임시혁명정부와 손을 잡은 이후 엘리오스가 경호대장이 되면서부터는 일체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다.


“스크롤 구입은 형이 아는 상단을 통해 대량으로 싸게 구매할 수 있어.”


“괜찮아, 형아. 이제 형이 안 도와줘도 그 정도는 내가 처리할 수 있어.”


“다크엘프 애들을 말하는 거구나. 걔들 섹시하긴 해도 어딘가 음침하던데 너무 믿지는 마.”


“걱정해줘서 고마운데 어차피 비즈니스 관계야. 중요한 건 일개 상단보다는 게네 규모가 훨씬 더 커.”


고블린 왕국은 물론 대륙 곳곳에 퍼져 있는 그들의 조직력은 일개 상단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뒤를 받쳐줄 사람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와. 형은 항상 너의 편이니까.”


“응. 근데 버프 스크롤 장사하는 거 말이야. 형도 좀 투자하는 게 어때? 나도 형 주둔지에 일정 기부하기로 했으니까.”


“좋은 생각이다. 어차피 아이디어도 형이 줬으니까 형도 좀 투자할게.”


<2,000만 골드를 리안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다만··· 아이디어 제공한 값은 따로 지분으로 내놔. 대신 형도 물적 양적으로 많이 도와줄 테니까.”


"알았어."


"아... 되게 졸리네."


평소 주량의 2배 이상을 마신 찬휘는 눈이 잔뜩 풀려서 결국은 졸고 있었다.


"나 말이야... 원래 음침하면서도 섹시한 거 좋아해. 헤헤헤.”


리안 또한 무리를 한 탓인지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는 와중에도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홉고블린 맥주 3통은 전부 바닥이 났고 잠이 들어버렸다.


잠이 든 찬휘의 몸으로 베이비 서큐버스로 돌아온 시드가 몰래 기어들어왔고 그는 요상한 자세를 취하면서 잠꼬대를 하게 되었다.


“제니야! 으음··· 음냐음냐···.”


강찬휘는 오랜만에 제니의 꿈을 꾸게 되었고 시드는 마력이 넘쳐나는 그에게서 정기를 듬뿍 취하더니 다시 서큐버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라리 이 인간이랑 계약을 했으면 퀸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였을 텐데··· 정말 많이 아쉽군.”


다음날 아침에는 외뿔멧돼지 바비큐가 식탁에 올라왔다.


“형, 이거 먹어봤지? 이게 여기 대표음식인데 한국에서 먹던 돼지족발이랑 맛이 비슷해서 입맛에 잘 맞더라고.”


“잘 알지. 저거 종오가 수만 마리를 때려잡았다고 그러더라.”


“종오형, 도살자야? 돼지를 왜 그리 많이 잡았대?”


“처음에 여기 정착하면서 먹고 살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라.”


“아, 그래서 전에 돼지값이 폭락한 거였구나.”


식사를 마치고 거실의 쇼파에서 쉬고 있던 찬휘와 리안의 틈에 서큐버스 시드가 기어들어왔다.


“이 녀석이 언제 서큐버스로 돌아왔지? 너 어디 가서 정기 빼먹고 왔어?”


눈빛이 총명해진 시드는 고개를 돌려 눈으로 찬휘를 가리켰다.


“이게 감히 찬휘형을 건드려?”


“걔는 누구냐? 어제 못 보던 애인데.”


시드를 채찍질하려던 리안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얘는 전에 노예시장에서 데려온 서큐버스야. 이름은 시드라고 지어줬어.”


“서큐버스가 이름도 있냐?”


“계약을 하려고 하니 이름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


“악마도 노예로 거래를 하다니 진짜 대단한 나라다. 어떤 면에서는 참 존경스럽다.”


“근데 형 잠은 잘 잤고? 몸은 괜찮아? 혹시 음란하니 이상한 꿈 안 꿨어?”


리안이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빠르고 간략하게 연속으로 물어봤다.


“몸? 꿈? 음란?”


“어제 제니랑 뽀뽀하는 꿈을 꾸긴 한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서. 잠을 푹 자서 그런지 몸은 개운해.”


“다행이네. 보통 사람이었으면 해골바가지로 변했을 텐데. 형 마력이 엄청난가 보우.”


리안은 시드를 때리려는 시늉을 하면서 입을 크게 벌렸는데 그 움직임을 유추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이걸 그냥 확!’


찬휘는 리안을 통해 우연히 다크엘프의 뛰어난 조직망에 대해 듣게 되었고 작별인사를 하기 전 벨레키에게 제니의 몽타주를 건네주었다.


“성은 나, 이름은 제니, 나이는 20살, 종족은 인간, 검은색 머리, 얼굴은 예쁘나 어깨가 좀 벌어져 있음··· 나머지는 몽타주 참고.”


“남기실 말씀은요?”


“남친 강찬휘가 애타게 찾고 있음. 비밀리에 주둔지로 오기 바람.”


“찾는 것부터 에스코트 비용까지 총 5만 골입니다.”


“10만 골이요. 최대한 빨리 찾아서 보내주세요.”


“전국에 있는 저희 요원들이 꼭 찾아내서 계신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버프를 스크롤에 저장해서 판매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이 세계에서 꽤 획기적인 것이었다.


더군다나 리안의 버프인 헤이스트는 유니크한 것이었기 때문에 수요는 생각보다 엄청났다.


벨레키를 통해 배운 감속 버프 또한 스크롤에 저장해서 팔았다.


전국에는 리안 버프 대리점이 늘어났고 주력상품인 헤이스트 버프 스크롤의 메가히트로 인해 다른 종류의 상품에 대한 문의와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고객의 니즈에 의한 신상품의 개발이 시급한 시점이었다.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리안은 좀 더 다양한 버프를 습득해야 할 필요성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현장을 직접 뛰면서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했던 이전과는 달리 한자리에서 화폐를 찍어내듯이 버프 스크롤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이전에 비해 근로시간도 짧아지고 삶의 여유도 생기게 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미리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으니 평소보다 주문개수가 많아졌다.


기존의 판매량을 바탕으로 월별 판매량을 예상해 미리 재고를 찍어 놓은 후 남은 시간은 버프 스킬북을 획득하기 위한 몬스터 사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일단 생산만 해놓으면 벨레키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했고 재고가 부족하면 그때그때마다 제작을 해 공급량을 맞췄다.


워낙 무게가 작게 나가는 아이템이다 보니 장소에 상관없이 생산이 가능했고 그로 인해 리안은 업무와 상관없이 장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 새로운 시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5 오크 제국군의 남하 21.11.09 17 0 15쪽
54 수괴들의 만남 21.11.08 16 0 12쪽
53 괴한의 습격 21.11.07 16 0 11쪽
52 데스포트 정화작업 21.11.06 17 0 17쪽
51 혁명군의 근거지 21.11.05 16 0 13쪽
50 타이거 부대의 합류 21.11.04 16 0 12쪽
49 약자들의 복수 21.11.03 16 0 14쪽
48 염전노예 구출작전 21.11.02 16 0 15쪽
47 또 다른 무장세력 21.11.01 16 0 17쪽
46 지하감옥 대탈출(2) 21.10.31 16 0 17쪽
45 지하감옥 대탈출(1) 21.10.30 16 0 15쪽
44 양동작전 21.10.29 18 0 12쪽
43 혁명군 21.10.28 16 0 14쪽
42 필드보스 첫 사냥 21.10.27 17 0 12쪽
41 지옥의 용광로 21.10.26 18 0 17쪽
40 앞으로의 진로 21.10.25 17 0 13쪽
39 공조 21.10.24 18 0 13쪽
38 의미 없는 결투 21.10.23 18 0 15쪽
37 바알제불의 선물 21.10.22 18 0 15쪽
36 나제니와의 재회 21.10.21 16 0 12쪽
» 상부상조 21.10.20 17 0 11쪽
34 주리안과의 재회 21.10.19 16 0 11쪽
33 주리안과 벨레키 커플 21.10.18 18 0 11쪽
32 아가트의 대저택 21.10.17 19 0 13쪽
31 코볼트 광산 점령 21.10.16 20 0 12쪽
30 철광석 수급 문제 21.10.15 18 0 14쪽
29 검은 악마의 대동굴 21.10.15 19 0 22쪽
28 박종오의 합류 21.10.14 19 0 13쪽
27 첫 소환 21.10.14 20 0 14쪽
26 첫 쇼핑 21.10.13 17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