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 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이성복님의 <봄> 이라는 시 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에 어쩌면 기다림이 가장 큰 계절이 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인의 언어 처럼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무심코 고개를 들어보니
벗꽃이 휘날리고 있을때도 있습니다.
또 기다리다 지쳐 기다림을 잃어 버렸을지라도
그 봄날은 어김없이 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봄은 우리 마음에
긴 기다림의 시간으로 자리 잡기에
더 소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애닳게 소중했던 만큼,
짧게, 아주 짧게 꽃들의 향내만
코 끝에 묻혀 놓은채
성미 급한 여름에게 서둘러 자리를 비껴 앉습니다.
또 이밤 빗줄기 가늘게 한 두줄씩
이마를 건드리는 것은 분명
봄비의 수줍은 인사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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