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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월하대협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3.07.13 17:17
최근연재일 :
2013.08.13 18:1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42,728
추천수 :
1,119
글자수 :
50,863

작성
13.08.03 18:51
조회
2,464
추천
65
글자
10쪽

3장. 중원으로(6)

추천&댓글&선작 부탁드립니다!




DUMMY

두 시진 가량 술을 마셨을까.

달빛도 어둠에 점점 희미해지고 흥겨웠던 연회도 거의 끝이 났을 무렵이 되자 술에 취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그나마 객잔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주씨남매와 선화를 비롯해서 십여명 정도에 불과했다.

“아버님께서는 왜 그리도 돈에 집착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어쩔 때는 자식보다도 돈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니까요!?”

“설마 그러시겠습니까.”

“에엑!? 설마!? 선소협께서 아직 잘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에요! 낙양바닥에서 무작위로 길을 지나가는 사람 열 명을 붙잡아 물어보세요. 돈에 묻어 있는 때가 독한지, 금룡전장 주인의 돈욕심이 독한지. 그러면 정말 열이면 열! 천이면 천! 모두 돈보다도 아버님의 돈욕심이 더 독하다고 대답할 테니까.”

“하하하. 하지만 정작 그런 아버님조차 돈보다 주소저와 주소협을 더 귀히 생각하실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있어 자신의 핏줄을 이어 받은 자식은 정말 특별한 존재이니까요.”

남에게 듣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불과 며칠 전 아버지를 잃어야만 했던 선화에게 달갑게 들려올 수는 없었다.

주연화와 주연경 사이의 대화에 끼어 이런 저런 대답을 해주고는 있었으나, 눈치 없는 주연화 남매는 그 후로도 한참 동안을 돈욕심 많은 아버지 이야기로 이어갔고 그로 인해 때때로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한지 내색은 차마 하지 못하고 애꿎은 술잔만 몇 번 더 들이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화였다.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신 대가로 마치 훈장처럼 식탁 주변에는 속이 텅 빈 술병들이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다.

“누이. 이만 들어가서 자야하지 않아? 다 큰 처녀가 이 새벽까지 외간 남자들이랑 술 마신 것을 아버님께서 혹여 알기라도 하시면, 나중에 집에 가서 불호령이 떨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너만 촉새처럼 굴지 않으면 된단다. 사랑스런 나의 동생아.”

“뭐, 뭐얏!? 촉새!?”

일전에 몇 번 아버지께 고자질을 했기로서니, 자신을 촉새라 놀리는 누이에게 주연경이 화를 내었으나 주연화는 오히려 콧방귀를 뀌며 그런 주연경을 가볍게 무시했다.

“에잇! 몰라!”

“어? 들어가서 자려고?”

계속해서 누이인 주연화가 자신을 무시하자 토라진 주연경이 문 쪽을 향하여 나갔고, 그것을 본 주연화가 그제야 자신이 조금 심하다 생각을 했는지 조금은 다정하고 애교석인 목소리로 동생인 주연경을 달래려 했다.

“물 빼러 간다! 그래도 내 누이이니 내가 지켜야지! 잠시만 기다리라고. 금방 다시 올 테니까.”

“호호호.”

여전히 자신의 눈엔 무더운 여름날 계속에서 물장난을 치고 놀던 아이 같지만, 그래도 어느덧 성장해 곧잘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동생이 좋은지 주연화가 밝게 미소 지었다.

나이 터울이 크진 않았으나 늘 주연경이 자신의 곁에서 알게 모르게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주연화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

그러던 와중 밝게 웃던 주연화의 눈에 젓가락을 들고 가만히 있는 선화의 모습이 보인 것은 아주 우연스런 일이었다.

식탁 위에는 다 먹거나 식은 음식들은 싹 치우고 기본적인 술안주 몇 개만이 위에 놓여 있는 상황.

그를 보고 장난기가 발동한 주연화가 젓가락을 움직여 음식을 집어선 선화에게 내밀었다.

“자. 선소협. 아~하세요.”

“주, 주소저.”

가만히 상념에 빠져있던 선화는 갑작스런 주연화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란 나머지 당황하여 눈앞에 있는 것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던 상황 속에서.

쿠당!

때마침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식탁 위에서 그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던 표사 하나가 벌떡 일어나 붉어진 얼굴로 콧김을 내뿜으며 신경질적으로 다가와서는 선화를 향해 대뜸 소리쳤다.

“이봐! 애송이!”

소리를 친 사내는 전형적인 금룡상단의 표사였다.

선화가 고개를 돌려보니 꽤 커다란 등치에 조금은 미련해보일 정도로 우직하게 생긴 얼굴의 표사 하나가 붉어진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자 표사를 향해 대답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흥! 지금 자신이 뒷배로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인가? 아주 그냥 대놓고 주아가씨와 살림이라도 차리지 그러나. 이거 도저히 눈꼴셔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없구만!”

“어허~이 친구 광진이! 또 왜 이러는가? 아가씨도 계신 자리에서. 진정하라고.”

표사의 이름은 임광진으로 금룡전장에서는 상단표사로서 꽤 잔뼈가 굵은 자였다.

“아이고. 아가씨 죄송합니다.”

“젊은 무사 양반. 이해하시게. 광진이 이친구가 오늘 과음을 좀 해서 말이지.”

평소 표사인 광진이 상단 행수인 주연화를 흠모한단 사실을 다 알고 있었던 동료들이 주연화가 선화에게 남들에게는 보이지도 않았던 애교를 선화에게 부리자, 광진이 이를 참고 못하고 행패를 부리려 함을 알고 서둘러 달려들어 이를 말리려 했다.

“놔! 안 놔!

“아이고!”

“으윽!”

하지만 이미 광진은 동료들의 말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자신을 말리려던 무사 둘을 땅바닥에 패대기친 임광진이 선화를 향해 다시 소리쳤다.

“세상 정말 살다 살다 오래 못살아 이제는 별 더러운 꼴 다 보게 되는군. 새파랗게 젊은 애송이 하나가 반반한 얼굴로 주아가씨의 호위무사가 되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손도 없는지 음식을 떠먹여 달라하고 말이야! 아가씨께서도 그렇습니다! 저 약골 같은 놈이 무슨 검이나 제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호위무사의 직분씩이나 주십니까!? 차라리 저런 기생오라비 같은 놈보다는 수많은 전투 속에서 적이 휘두르는 칼날을 피해가며 이날 이때까지 금룡상단을 위해 살았던 제가 더 났겠습니다!”

“허허허. 저 친구. 이번 기회에 아주 막나가기로 작정을 했나보군. 차라리 주아가씨께 자신도 호위무사직을 달라고 말을 하지.”

“내버려둬. 본인은 오죽 답답했으면 저러겠는가? 이왕 이렇게 된 것, 우리는 광진이 저 친구가 잘 될 수 있게 응원이나마 열심히 해주자고!”

확실히 직권을 남용해 선화를 자신의 호위무사직에 앉힌 주연화는 광진의 외침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선화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사실 주연화 역시 선화에게 호위무사직의 직분을 맡기긴 했지만, 정말로 선화의 무공실력을 믿어서 맡긴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줄 자리가 없기에 임시방편으로 자신의 위무사직을 내주었을 뿐.

“입이 있으면 어디 그 잘난 입을 좀 씨부려 봐라! 애송아!”

그러나 광진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선화는 이를 듣지 못한 것인지, 담담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술병의 술을 술잔에 담고 마시는 일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놈이!”

콰장!

그 때문인지 마침내 선화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판단한 광진이 화를 참지 못하고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술병들을 모조리 바닥에 내평개치며 깨뜨렸다.

그러자 그것을 본 주연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행패를 부린 광진을 나무랐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광표사!”

“아가씨께서 이렇게 이놈을 두둔하시니 더욱 화가 납니다! 저희 금룡전장의 호위무사직분이 언제부터 실력 아닌 얼굴로 뽑혔습니까!? 이것은 정말 낙양 본가로 돌아간다면 장주님께서도 듣고 진노하실 일입니다! 저 역시 도저히 이런 생긴 것만 반반한 놈이 아가씨의 호위무사라는 것을 정말 참을 수가 없이 화가 납니다!”

평소 주연화를 사모하는 마음에 임광진은 주연화의 말이라면 군말 없이 시키는 데로 하는 편이었다.

눈치 없는 주연화조차 광진의 그러한 마음을 알 수 있었기에 길을 지나가다 마주치면 환히 웃어주곤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광진의 마음을 받아들인다는 여인으로서 허락의 표시가 아닌, 믿음직한 수하를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상관으로서의 모습이었을 뿐.

헌데 그것을 임광진이 자기 멋대로 그것을 오해하여 오늘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정녕 사랑이 만들어낸 무모한 용기랄까.

“이놈아!”

덥석!

급기야 술기운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분노 때문인지 광진이 분기탱천하여 의자에 앉아있던 선화의 멱살을 잡아들어 끌어 올리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주연화는 물론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대경하여 화들짝 놀라 그를 말리려했다.

정말 이대로 두면 커다란 사단이 일어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퍼억!

하지만 그런 광진의 행동을 말리려 했을 땐, 이미 광진의 주먹에 맞은 선화의 몸이 덧없이 날아가며 주변의 식탁과 의자들을 부순 후였다.

쿠당당!

그리고 별 다른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주먹에 얻어 맞은 선화가 땅바닥을 구르자, 격분해 광진에게 다가선 주연화의 표정이 일순간 독하게 변했다.

짜악!

“뭐하는 짓입니까! 광표사!”

결국 거칠게 광진의 뺨을 구려 갈기는 주연화.

광진을 바라보는 주연화의 얼굴이 화를 삭이지 못해 붉게 달아올라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광진이 그제야 이성을 추스르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미 자신이 때린 선화는 주변의 식기들을 부순 그 상태로 정신을 잃었는지 미동조차 않고 있었다.

“아, 아가씨. 저는…….”

뒤늦게 대형 사고를 제대로 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자 안색이 하얗게 변하는 광진.

“저는 그저…….”

당황한 광진이 어떻게든 화가 난 주연화에게 변명을 하려고 있지만, 이미 격분한 주연화의 얼굴을 본 상태라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콰작!

“으악!”

하지만 바로 그때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밖에서 객잔으로 이어지는 중간 문이 거칠게 부서져 나가며 그 와중에 사람 하나가 객잔 바닥을 굴러 들어왔다.

“크윽! 누, 누구! 도망쳐!”

자세히 확인해보니 그 정체는 바로 방금 전 화장실을 가겠다며 밖으로 나섰던 주연경.

소변을 보러가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던 주연경이 심한 몰골을 하여 갑자기 자의가 아닌 타의로 객잔 문을 부수며 굴러들어 온 것이다.

모두가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데 대공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크하하! 나 대녹림의 맹도야차(猛刀野次)가 왔다!”




감사합니다. 추천 잊으신 것은 아니죠!?^^ 요 아래 추천 꾹!!!


작가의말

드디어 악당 등장이로군요. 텀이 좀 길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아무래도 전투씬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라도 더 꾸준히 성실연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다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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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중원으로(6) +5 13.08.03 2,465 65 10쪽
11 3장. 중원으로 (5) +2 13.07.30 3,633 6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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