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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월하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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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3.07.13 17:17
최근연재일 :
2013.08.13 18:1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42,729
추천수 :
1,119
글자수 :
50,863

작성
13.07.16 18:10
조회
3,331
추천
89
글자
8쪽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2)

추천&댓글&선작 부탁드립니다!




DUMMY

“사실 무라는 것은 피를 타고 나야 하는 법이지. 대대로 우리 선조들을 되짚어 보면 유명한 무인들은 반드시 훌륭한 무가의 피를 이어받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한데 개중에는 꼭 정신 차리지 못하는 애송이들이 언제나 있어. 문사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붓이나 잡고 옛 성인의 말씀이나 읊을 것이지, 검을 휘두르겠다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미친듯 뛰노는 철부지 같은 녀석들 말이야.”

청연수의 말에 분노가 끌어 오른 선화가 두 눈을 부릅떴다.

청연수가 자신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식이!”

콰창!

“크악!”

결국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손 안에 있던 술잔을 집어던지게 만들었다.

덕분에 선화의 손에서 쏘아지듯 허공을 날아간 술잔이 정확히 청연수의 머리를 강타하며 산산조각이 났고, 그로인해 청연수는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노옴. 마지막 말을 깜빡 잊었구나. 그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너 같은 녀석의 말로 말이다!”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살짝 손으로 훔친 청연수가 두 눈을 크게 부릅떠 선화를 노려보며 씹어 내뱉듯 말했다.

퍼억!

“컥!”

말을 끝으로 청연수의 손이 뇌전과 같이 의자에 앉아 있던 선화의 가슴어림을 파고들어 강타했다.

쿠다당!

본래 무공이 강력한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지금은 술을 과하게 마신 탓에 의식마저도 흐릿한 상태인지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차앙!

청연수의 일장을 맞아 나가떨어지며 주점의 식기들을 거칠게 부순 선화가 본능적으로 검을 뽑아들었다.

“이 자식!”

많이 마신 술 탓인지 청연수에게 얻어맞은 가슴이나, 식기를 부수며 부딪쳤던 신체부위가 아픈 것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

“흥! 네 어설픈 무공 따위로 감히 나를 상대해 보시겠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취기가 오를 때로 오른 선화와 이제 막 주점에 들어와 차가운 이성을 유지한 청연수가 맞붙는 다는 것 자체가 동등함이 성립되지 않은 싸움이었다.

게다가 청연수의 무공이 고강한 것은 이미 나라 안에 정평이 나 있었다.

청연수는 고구려 최고 무장 중 하나라 일컬어지는 청황의 아들이었다. 최고 장수의 피를 이어받아 타고난 무재인데다, 고구려 본국검법의 달인이라는 사부의 하나뿐인 수제자이니 그 무공실력이나 입 아프게 말해 무얼 할까.

“크윽! 검을 뽑아라!”

“흥. 소 잡는 칼을 닭 잡는데 쓸 수는 없는 법! 너 하나 정도를 사냥하는데 어찌 고귀한 검까지 뽑아들어야 한단 말이냐? 네 주제를 알고서나 말하시지.”

“이놈이!?”

청연수의 도발에 넘어간 선화가 검을 휘둘렀다.

비록 매일 사부의 한탄을 듣기는 했으나 선화 역시 검기를 뽑아낼 수 있는 경지인 은월(銀月)의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절대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것이다.

곧 선화의 검에서 찬란한 은색의 검기가 피어오르며 청연수를 공격해 들어갔다.

“은월류(銀月類)! 현월(弦月)!”

휘어진 활 모양의 은빛 검기가 청연수를 덮쳐들었다.

사부가 말했던 몇 되지 않는 금월검법의 초식 중 하나였다.

쉬쉭

은색 찬연한 선화의 검기는 확실히 아름답기는 했다. 하지만 자신을 공격해오는 데도 그것을 바라보는 청연수의 얼굴은 여전히 비웃음을 풀지 않고 있었다.

“벽력회(霹靂回)!”

“허억!”

서로의 신형이 겹치는 순간 청연수가 슬쩍 검 끝을 피하더니, 한걸음 크게 앞으로 내딛으며 안쪽으로 파고들어와 검을 잡고 있던 선화의 손을 잡는데 성공했다.

검을 휘두르던 손이 제압당하니, 검 하나에 모든 것을 의지하던 선화는 그야말로 속수무책!

그런 선화를 향해 청연수는 초식이라 할 것도 없이 무자비한 발길질이 쏟아냈다.

“네 놈 따위!”

퍼퍼퍼퍽!

“크아악!”

복부를 얻어맞은 충격에 선화가 그대로 칼을 놓치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청연수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땅바닥을 구르는 선화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며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선화에게 발길질을 하는 청연수의 두 눈에는 실로 광기마저 엿보였다.

“개새끼! 주제도 모르는 새끼가 감히 이 몸에게 대들어!?”

빠악! 빡!

이미 선화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으나, 청연수의 발길질은 멈출 기미조차 없다.

“그만해라.”

퍼억!

“크악!”

그때 무언가 번쩍 하더니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선화에게 발길질을 하던 청연수가 객잔 집기들을 부수며 허공을 날았다.

선화를 짓밟던 청연수의 옆으로 본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홀연히 나타난 선화의 사부가 오른손을 휘둘러 가볍게 청연수를 때린 것이다.

선화의 사부가 휘두른 오른손에 적중당한 청연수는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이장이나 몸이 뜨며 그대로 하늘을 날아 땅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일어남과 동시에 한 움큼 피를 토해낸 청연수는 그제야 자신을 때린 선화의 사부를 발견하곤 지체 없이 검을 뽑아들었다.

선화라면 모를까, 선화의 사부에게선 확실히 뭔가 다른 분위기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전 자신을 때린 일격만 하더라도, 뭔가 가슴 한구석을 허전하게 만드는 기세가 있었다.

“흥! 이참에 그 잘났다는 당신까지 밟아주지!”

이미 금월검법이란 무공을 얕잡아 볼대로 얕잡아본 청연수였다.

실제로 이제껏 금월검법이란 말은 선화의 사부가 오기 전까지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선화의 사부가 중원에서 이름 높은 천하제일의 고수였다는 뜬구름과 같은 소문이 있었으나, 말 그대로 소문만이 무성했을 뿐이다.

선화의 사부가 직접 그 실력을 드러낸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모든 정황을 미루어 볼 때 청연수는 눈앞에 있는 선화의 사부에 대한 소문들이 모두다 거짓일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허허허. 지 사부도 나의 일초지적이 될 수 없거늘…….”

그때 공격 자세를 잡는 청연수를 바라보던 선화의 사부가 말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자.

선화의 사부는 그랬다. 고구려에 초빙되었으나 이름도, 하다못해 성 하나조차도 알 수 없는 그런 자였다.

존재하고 있으나 존재감조차 없는 자.

마치 햇빛 아래 존재하곤 있으나, 실체가 없이 그림자만 있는 것 같은.

“받아라!”

쉽게 끝낼 생각은 없었다.

청연수는 선화의 사부 역시 땅바닥에 내팽겨 친 뒤,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바짓가랑이를 붙잡도록. 또 자신의 분이 풀릴 때까지 마구 짓밟을 작정이었다.

금월검법이라며 되지도 않는 검을 휘두르는 저 사제지간을 여기서 모두 짓밟는다면, 그만큼 자신과 사부의 명성이 더욱 빛을 발하리라.

“거기다. 거기서 더는 올 수 없다.”

“흥! 무슨 개소리냐!”

“금월류(金月類). 현월…….”

쿠앙!

선화의 은빛과 다른 금색 강기가 칼 끝을 타고 찬란하게 허공을 수놓았다.

선화의 사부가 들고 있던 검에서 솟구친 것은 분명 검의 극의를 보아야만 시현할 수 있다는 궁극의 검강.

콰과광!

“크아악!”

그 위력이란 방금 전 선화가 발현했던 같은 초식의 현월과는 천지 차이.

삽시간에 엄청난 황금색 기류와 충격파가 주점 안을 휩쓸어 버렸다.

선화와 그의 사부를 향해 달려들던 청연수는 눈앞을 뒤덮는 황금색 검강의 물결에 기겁을 하며 몸을 웅크린 후였다.

“으으…….”

사시나무 떨리는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몸을 수습하여 청연수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선화의 사부가 언급했던 ‘선’을 볼 수 있었다.

“이, 이럴 수가!”

선화의 사부 말 그대로 더는 올 수 없도록 주점의 바닥에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구덩이가 파여져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깊이 파였는지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는 깊은 구덩이를 보며 청연수는 이제까지 자신이 갖고 있었던 무공에 대한 상식이 모조리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그리고.

“대, 대체 이게 무슨…….”

선화와 그의 사부는 이미 없던 듯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난 후였다.




감사합니다. 추천 잊으신 것은 아니죠!?^^ 요 아래 추천 꾹!!!


작가의말

수정을 하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이계에 떨어진 천마가 판타지라서 좀 들뜬 분위기라면

월하대협과 전생살수는 조금 멋을 부려 놓고 차분한 척 내숭을 떠는 느낌이랄까요.

기분 좋은 날입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제 글이 골든 베스트 1위를 했어요^^

 

이 모든 일이 독자님들의 성원이 있어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더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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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장. 고구려의 검(3) +2 13.08.13 2,015 63 7쪽
14 4장. 고구려의 검(2) +6 13.08.12 1,907 54 9쪽
13 4장. 고구려의 검(1) +2 13.08.11 2,365 75 8쪽
12 3장. 중원으로(6) +5 13.08.03 2,465 65 10쪽
11 3장. 중원으로 (5) +2 13.07.30 3,633 67 6쪽
10 3장. 중원으로(4) +2 13.07.26 1,730 61 7쪽
9 3장. 중원으로 (3) +2 13.07.25 1,873 70 8쪽
8 3장. 중원으로 (2) +2 13.07.21 2,238 64 7쪽
7 3장. 중원으로 (1) +4 13.07.20 2,542 65 12쪽
6 2장. 도피 (3) +3 13.07.19 2,374 74 6쪽
5 2장. 도피 (2) +3 13.07.18 3,082 99 10쪽
4 2장. 도피 (1) +2 13.07.17 3,994 101 8쪽
»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2) +2 13.07.16 3,332 89 8쪽
2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1) +3 13.07.15 4,429 77 7쪽
1 1권. 서장. +4 13.07.15 4,751 9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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