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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월하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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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3.07.13 17:17
최근연재일 :
2013.08.13 18:1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42,738
추천수 :
1,119
글자수 :
50,863

작성
13.07.15 18:02
조회
4,429
추천
77
글자
7쪽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1)

추천&댓글&선작 부탁드립니다!




DUMMY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



“선화야.”

“네. 스승님.”

사부의 물음에 제자는 대답했다.

사부란 사람은 옆구리에 차고 있는 황금색 대검만 아니라면 선풍도골의 인상에 몸에 걸친 학창의가 어울려 문사라고 해도 믿을 만큼 무척이나 수려한 외모를 가진 노인이었다.

“금월검법의 모든 것을 너에게 전수했지만, 너는 너무나도 모자라기만 하구나. 너는 조국을 지키기에는 너무나도 심약하다. 수년간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너의 경지는 금월을 검을 이루지 못한 채 고작 은월의 검에 그쳤구나.”

“죄송합니다.”

사부의 말에 죄송하다 말하는 제자는 무척이나 여인스럽게 생긴 약관의 청년이었다.

곱상한 얼굴. 정광이 어려 있었으나, 겁이 많은 듯 커다란 두 눈은 남자의 것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여인의 것이었으면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 평소엔 아름다울 법한 청년의 안색은 방금 전 사부의 질책 아닌 질책으로 수심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아니다. 애초부터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르지. 마음이 곱고 여린 너에게 금월검법의 극의를 가르치려 했던 것이 내 욕심은 아니었나 싶구나.”

비록 말은 자신의 욕심으로 인한 잘못이라고 했으나, 노인의 얼굴에는 금월검법의 극의를 깨우치지 못한 제자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선화라 불리는 제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사, 사부님. 저는…….”

선화는 한탄에 빠진 사부를 위로하기 위해서 무슨 말이든 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럴 정도로 말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제자가 먼저 말을 꺼내어 놓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앞에서 우물쭈물 거리자, 한탄만 하고 있던 스승까지 안쓰러웠는지 한숨과 함께 제자의 행동을 제지했다.

“되었다. 너무 자책하진 말거라. 금월검법은 본래 저 대륙의 무공에 지지 않기 위해 선조들이 심혈을 기울여 창안한 무공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나의 평생이 깃들어 있는 철학이기도 하다. 몇 개 되지 않는 금월검법의 초식들과 월광신법의 행로이지만, 거기에 따르는 오묘함이란 극의를 이루면 능히 천하제일을 이룰 수 있으니, 그만큼 심오하지. 단지 네 자질이 부족했을 뿐이야.”

말은 돌려서 했으나 마지막에 결국은 제자의 자질을 탓했다.

노인은 정말 사부로서 가르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자에게 가르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회가 더욱 컸고, 아쉬움이 더욱 남았을 것이다.

“그만하자. 밤이 깊었구나.”

“네. 사부님.”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밤이 지나고 있었다.



“후우…….”

사부가 자리를 떠난 뒤. 청년은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서당 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 하건만, 자신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 사부가 자신에게 하는 푸념. 자질 탓 등을 줄줄이 외우는 신세에 불과했다.

“허탈하군.”

허탈감. 그리고 박탈감.

청년 ‘선화’의 가슴을 지배하는 감정의 솔직한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드넓은 대륙의 강호무림이란 곳에서 이름을 드높인 무인이라 하여 몇몇 아이들을 달래서 지금의 사부를 선택하였다.

아니. 간간히 들리는 소문으로는 중원에서 천하제일이란 명성을 얻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무리 가르침을 듣고 수련을 해도, 다른 무공스승 밑에서 무공을 사사받는 아이들과 무공의 격차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자신과 함께 사부 밑에서 수련하였던 아이들은 모두 떠나갔고, 현재는 다른 무공 스승 밑에서 수련한 이들과의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 선화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술…술이 필요하다.”

허탈감을 이기지 못한 선화가 지체 없이 자리를 떠나 천천히 산 아래 주점으로 향했다.



“하아.”

술잔 안에 맴도는 달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달 한 잔을 단번에 들이킨 선화는 속안으로부터 뜨겁게 닳아 오르는 기운이 마치 오랫동안 토해내지 못하고 묵혔던 자신의 울분인 것만 같아 마음의 착잡함을 가눌 길이 없었다.

멍하니 주점의 한 곳을 응시하던 선화가 소리쳤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로다!”

어쩌면 자신은 잡을 수도 없는 하룻밤의 꿈을 잡으려 욕심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함께 수업을 받던 아이들이 떠나갈 때에도 자신은 웃으며 아이들이 줄어들면 줄어드는 만큼 사부의 관심과 가르침을 독차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근히 기뻐했었다.

하지만 그때 알아야 했다.

제자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만큼 사부의 관심과 가르침이 늘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사부의 욕심과 기대감 또한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매일 나만 탓하시지! 언제나 내 탓! 그놈의 내 탓! 자질이 부족하다느니, 내 마음이 심약하다느니…….”

정말 억울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열심히 했다.

자신은 항상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는데, 언제나 되돌아오는 것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사부의 회한어린 한탄뿐이었다.

술병을 들어 술잔에 부으려 했으나, 술병을 높이 쳐들고 흔들어 보아도 텅 빈 술병에서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 한 병 더.”

선화가 주점의 주인장이 보이도록 빈 술병을 높이 쳐들고 흔들어 보였다.

그럼 알아서 주인장이 술병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술이 아니라면 그 무엇이 있어 자신을 위로 할 수 있을까.

오로지 술만을 원하고 갈구할 뿐이다.

“호오. 이게 누구신가. 일인전승의 고고한 무학을 지니신 선화님 아니셔?”

그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거만한 얼굴의 청년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청연수. 시비 걸지 말고 그냥 가라.”

선화의 말에 청연수라 불린 청년이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이죽거렸다.

완벽한 비웃음.

선화의 말에도 청연수라 불린 청년은 별로 그냥 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선화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청연수가 약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무라는 것은 피를 타고 나야 하는 법이지. 대대로 우리 선조들을 되짚어 보면 유명한 무인들은 반드시 훌륭한 무가의 피를 이어받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한데 개중에는 꼭 정신 차리지 못하는 애송이들이 언제나 있어. 문사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붓이나 잡고 옛 성인의 말씀이나 읊을 것이지, 검을 휘두르겠다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미친듯 뛰노는 철부지 같은 녀석들 말이야.”

청연수의 말에 분노가 끌어 오른 선화가 두 눈을 부릅떴다.

청연수가 자신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추천 잊으신 것은 아니죠!?^^ 요 아래 추천 꾹!!!


작가의말

수정은 해 놓았었습니다만, 미처 계산을 하지 못했던 것이 연재 예약을 해놓는 일입니다. 현재 월하대협뿐만 아니라, 이계에 떨어진 천마, 전생살수까지 올려야 하는지라 정신이 없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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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장. 고구려의 검(3) +2 13.08.13 2,016 63 7쪽
14 4장. 고구려의 검(2) +6 13.08.12 1,907 54 9쪽
13 4장. 고구려의 검(1) +2 13.08.11 2,365 75 8쪽
12 3장. 중원으로(6) +5 13.08.03 2,465 65 10쪽
11 3장. 중원으로 (5) +2 13.07.30 3,633 67 6쪽
10 3장. 중원으로(4) +2 13.07.26 1,730 61 7쪽
9 3장. 중원으로 (3) +2 13.07.25 1,875 70 8쪽
8 3장. 중원으로 (2) +2 13.07.21 2,239 64 7쪽
7 3장. 중원으로 (1) +4 13.07.20 2,542 65 12쪽
6 2장. 도피 (3) +3 13.07.19 2,374 74 6쪽
5 2장. 도피 (2) +3 13.07.18 3,084 99 10쪽
4 2장. 도피 (1) +2 13.07.17 3,994 101 8쪽
3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2) +2 13.07.16 3,333 89 8쪽
» 1장. 금월을 이루지 못하다(1) +3 13.07.15 4,430 77 7쪽
1 1권. 서장. +4 13.07.15 4,752 9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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