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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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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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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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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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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 어린 악마 - 1

DUMMY

오후 2시. 강서준은 시죠 유카리를 자신의 차에 태운 채 도심의 외곽을 향해 나아간다. 아퀼리스가 실비에게서 들은 악마로 추정되는 소녀를 만났던 장소를 향해서.


"지금 와서 거기로 가 봐야 아무것도 없지 않아?“

"그렇겠지.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

"흐음...“


'흡혈귀 아저씨랑 악마 소녀가 만났다는 시간은 어제 밤인데 뭐하러 가?'라고 생각하며 묻는 유카리에게 강서준은 수긍하는 대답을 하면서도 안 갈 이유는 없다는 의미를 담은 말을 꺼내며 운전을 계속한다. 그 대답에 유카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반박의 말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실비 씨가 못 보고 지나친 단서가 남아있을 수도 있고.“

"흡혈귀 아저씨도 못 본 것이 있을 수도 있으려나? ... 밤이기는 했으니까...?“

"가 보면 알 수 있겠지.“


의아함이 담긴 유카리의 말에 강서준은 '일단 가서 확인해 보자.'의 의미를 전달하는 말로 대답을 마친다. 그리고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서로 어떤 말도 꺼내지 않은 채로 강서준의 차, 아반떼는 직진을 계속한다.


#


도심 외곽. 3층의 건물 앞.


"건웅 빌딩. ... 실비 씨에게 들은대로 상당히 낡은 건물이네...“

"응. 도심의 외곽에 있어서인지, 별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나 봐.“


주변에 있는 모든 건물이 공통적으로 칠이 벗겨지고, 먼지가 가득 앉아있는 것을 훑어보는 유카리의 입에서는 누구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실을 담은 말이 들려온다.


"...“


건물의 벽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올려다보던 강서준의 시선은 이내 옥상에까지 다다른다. 그러기를 수 분의 시간이 흐른 후, 이번에는 건물의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고, 유카리 역시 그의 뒤를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선다.


"여기에서-“

"쉿.“


M16A1 소총을 등에 멘 채 강서준의 뒤를 따라가던 유카리는 K-2 소총을 전방으로 향한 채 걷는 강서준의 말에 입을 다문다. 그와 동시에 그의 발걸음 역시 멈춰섰기에, 유카리 역시 발걸음을 멈춰선다.


"... 얼릴까?“

"...“


다음 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 계단 앞에 커다란 대낫의 날이 보이고 있기에 유카리는 경계심 어린 시선을 보내며 작은 목소리로 묻지만, 강서준은 오른손을 뒤로 뻗어 두어 번 내젓는 것으로 그 행동을 제지한 후 최대한의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대낫을 전부 볼 수 있는 위치를 향해 걸어간다.


"...“

"...“

"?“


신중하게 이동한 강서준은 대낫이 전부 보이는 자신의 위치에서 보이는 전경에 어이없음을 느끼며 두 눈을 가늘게 뜬다. 날카로운 대낫은 한 명의 흑발의 어린 소녀의 손에 쥐여져 있었고, 그 소녀는 두 눈을 감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정을 모르는 유카리는 그저 두 눈을 끔뻑이다가 강서준의 '와서 봐.'라는 의미를 담은 수신호를 보고서야 대낫의 주인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자고 있는... 거야?“

"아마도...“


실비에게서 들은 정보와 정확히 일치하는 외모, 그리고 무기의 소녀가 곤히 잠들어있는 것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강서준은 곧 '깨울 필요가 있겠군.'이라고 생각하며 유카리에게 시선을 돌린다.


"일단 깨울 필요가 있을 테니, 저 낫은 네가 쥐고 있어.“

"휘두를 까봐? ... 알았어.“


역할의 분담을 마친 강서준과 유카리는 즉시 행동을 시작한다. 유카리가 소녀의 손에서 대낫을 빼앗아 쥐고, 강서준은 소녀의 양쪽 어깨를 양손으로 쥔 후 격렬하게 흔든다. 깊게 잠든 인간 혹은 인외를 급히 깨울 때 쓰는 이 방식은 지금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후, 후에에? 누, 누구야?“

"곧바로 일어나네? 효과 좋은데?“


소녀의 대낫을 쥔 채로 강서준의 행동을 바라보던 유카리는 소녀가 금방 두 눈을 뜨는 것을 보며 감탄하듯이 말한다. 하지만 강서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어! 내 대낫! 돌려줘!“

"저걸 돌려주는 건 네가 내 질문에 다 대답한 다음이 될 거야.“

"에에!?“


자신의 주 무기이자 도구가 처음 보는 여성에게 들려있는 것을 보며 당황하는 소녀에게 강서준은 담담한 투로 말한다. 그리고 곧바로 질문을 시작하기 위해 소녀와 시선을 마주한다.


"이걸 돌려주면, 곧바로 나와 강서준을 베려고 할 지도 모르는걸. 그런 이상 줄 수는 없지.“

"... 둘하고 적대할 이유가 없는데 왜 베?“

"적대할 이유가 있을지 없을지 어떻게 알아? ... 너, 어제 여기서 어떤 남성하고 전투한 적 있지?“


낫을 휘두를 생각이 없음을 어필하는 소녀의 말에 강서준은 쉽게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며 실비와 전투했던 소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전한다. 그 질문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러면, 이름은?“

"리카.“

"악마. 맞지?“


자신의 이름을 묻는 말에 대답한 리카는 곧바로 이어지는 유카리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순순히, 어떤 반항도 없이 대답하는 리카를 보며 강서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너, 나하고 유카리와 함께 어딜 좀 가 줘야겠어.“

"어디를?“

"너에게서 들어야 할 정보가 꽤 많거든. 나랑 강서준이 시키는 대로만 잘 하면 이 대낫, 돌려줄 테니 같이 가자.“


들어야 할 정보가 많다는 말에 리카의 표정이 찡그려진다. 그리고 그 반응에 강서준은 '그냥 여기서 들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아퀼리스가 보는 앞에서 질문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리카의 머리 위로 손을 얹는다.


"걱정 마. 유카리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위해를 가하거나 협박을 하려는 건 아니야. 정 말하기 싫은 정보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일단 함께 가자.“

"...“


자신을 달래는 강서준의 말에 리카의 시선은 유카리를 향한다. 정확히는 유카리가 쥐고 있는 자신의 대낫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 유카리. 그 대낫, 리카에게 돌려줘.“

"그래도 괜찮겠어? 주는 즉시 휘두를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도 사격을 해야지. 하지만 리카는 그런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아. 어제 실비 씨와 마주했을 때도 휘두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잖아? 방금도 적대할 이유는 없다고 했고. 그러니까 지금은 우리가 먼저 믿어주자고.“


강서준의 의견에 유카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낫을 리카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그 대낫을 받아든 리카는 자신의 손을 떠낫던 대낫을 다시 쥐었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이 생긴 듯, 옅은 미소를 짓는다.


"자. 우리는 널 믿기에 대낫을 돌려줬어. 이제, 함께 가 줄 거지?“

"우웅... 응. 알았어.“


강서준의 질문에 리카의 표정에는 미소 대신 고뇌가 자리 잡는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대답을 꺼낸다. 그리고 그 직후, 유카리, 강서준, 리카. 세 명 모두 '건웅 빌딩'을 나서서 강서준의 차량에 탑승한다.


#


아르퀴뇨 냉동창고. 4층. 아퀼리스의 집무실. 그 안에는 강서준, 유카리, 아퀼리스, 시아, 리카. 이렇게 다섯 명의 남녀가 모여있다.


"흠, 그러니까 리카는 아카이브 클랜의 일원으로, 인간의 영혼을 모으기 위해 이 동네에 보내진 것이군요.“

"응... 힘을 모으기 위해서... 교도소에 있는 살인범을 풀어주었어. 영혼을 모으기 위해서...“

"살인교사 및 방조죄가 징역 몇 년짜리더라...“


아퀼리스의 질문에 대한 리카의 대답을 통해 리카 및 그녀의 클랜에 소속된 악마가 범죄자의 탈옥을 조력했다는 것을 파악한 강서준은 조용히, 무감정하게 리카를 협박하는 말을 꺼낸다. 하지만 리카는 그 말이 자신을 협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조금도 모른 채 아퀼리스만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판사도 아니면서 뭘 그런 걸 계산해?“

"대충 몇 년이다 그런 것 정도는 있잖냐.“

"... 리카. 혹시 아카이브 클랜의 모든 악마가 리카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나요?“


강서준과 유카리의 대화는 무시한 채, 아퀼리스는 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재확인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리카는 고개를 끄덕인다.


"리카를 포함해서 총합 10명. 맞나요?“

"응... 나까지 10명이야.“


리카의 대답에 '탈옥으로 풀려난 범죄자의 수와 일치해.'라고 생각한 아퀼리스는 리카와 시선을 마주한 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하려는 순간, 시아가 하품을 하는 바람에 잠시 시선을 시아에게 돌린다.


"그러면, 사장님. 이제 아카이브 클랜과 전면전을 해야 하는 건가요?“

"글쎄요... 리카가 보는 앞에서 결정을 내리기에는 곤란하지만, 지속적으로 인간을 죽이는 일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으니, 제지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는 해야 하겠는데...“


유카리의 질문에 아퀼리스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리카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리카 역시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표정으로 드러낸다.


"우리 클랜하고 싸울 거라면, 나도 내 낫을 휘두를 거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니 충분히 납득은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하고 강서준, 사장님 모두 가만히 안 있을걸?“

"당장 결정하지는 않을 테니, 두 명 모두 진정하세요.“


리카와 유카리가 서로를 마주보며 기싸움을 시작하는 것을 아퀼리스가 제지한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강서준은 '아카이브 클랜은 영혼을 모으기 위해 인간을 살해하고 있어. 직접 살인을 하는 것은 아니어도, 범죄자를 탈옥시켜서 살인을 시키는 셈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못 하게 막아야 하는 것은 분명해.'라고 생각한다.


"일단, 리카. 아카이브 클랜의 클랜 로드를 만나게 해 줘.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 보고, 전면전을 할지, 다른 협상을 할지 생각해 보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장님?“

"대화를 먼저 해 보자는 거군요. 좋은 방법인 것 같군요.“

"우웅... 지금 군주님은 저 멀리, 부산에 계실 텐데...“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는 아퀼리스의 말에 리카가 웅얼대듯이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강서준은 '하필 있어도 부산에 있냐...'라고 생각하지만, 거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거리가 멀다면, 일찍 출발하면 그만일 테니까.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협상에 임할 생각이 있는지가 문제가 될 터이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리카를 인질로 삼는다.'라는 방식을 통해 강제로라도 협상에 임하게 하면 그만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스마트폰을 상의의 주머니에서 꺼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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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 어린 악마 - 3 23.07.25 14 0 12쪽
31 31화 – 어린 악마 - 2 23.07.24 20 0 11쪽
» 30화 – 어린 악마 - 1 23.06.14 25 0 11쪽
29 29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3 23.06.13 22 0 11쪽
28 28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2 23.06.13 21 0 12쪽
27 27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1 23.06.11 24 0 12쪽
26 26화 - 신혈의 흡혈귀 - 終 23.06.11 25 0 12쪽
25 25화 – 신혈의 흡혈귀 - 4 23.06.10 23 0 12쪽
24 24화 – 신혈의 흡혈귀 - 3 23.06.10 26 0 13쪽
23 23화 – 신혈의 흡혈귀 - 2 23.06.09 27 0 12쪽
22 22화 – 신혈의 흡혈귀 - 1 23.06.09 29 0 12쪽
21 21화 – 일을 벌였으면 걸리지 마라 23.06.08 33 0 12쪽
20 20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終 23.06.08 30 0 14쪽
19 19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3 23.06.07 35 0 12쪽
18 18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2 23.06.07 34 0 11쪽
17 17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1 +2 23.06.06 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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