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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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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최근연재일 :
2023.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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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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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 신혈의 흡혈귀 - 2

DUMMY

2일 후, 아침 10시.


"음... 지금부터 찾아봐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차피 오늘은 사장님도 거래처에서 호출이 있었다고 하셨잖냐. 냉동창고에 가 봐야 아무도 없을 테니, 순찰이나 해 보자."


태양의 빛이 내리쬐고 있는 길목을 걷고 있는 강서준과 시죠 유카리. 둘은 서로를 향한 대화를 하며 도심의 길을 걷고 있다. 새벽 4시 경에 실비에게서 보내진 메시지에는 '정보를 대조해 본 결과 대강 오늘부터 신혈의 흡혈귀가 모습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하도록.'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야 그렇지만, 난 이런 시간에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이 편하다구.“

"... 그러다 살찐다.“

"겍...“


'빈둥거리는 것이 편해.'라는 유카리의 말에 강서준은 여자라면 누구나 신경 쓸 법한 말을 툭 내던지는 것으로 응답한다. 그리고 그 말에는 유카리 역시 당혹감을 드러낸다. 자신이 웨어 헤어이긴 해도, 그 이전에 여성이기에, '살찐다.'라는 말에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뭐, 크게 기대하고 도는 것은 아니야. 다만 낯선 누군가가 있다면, 주시할 필요는 있을 테니 걷기 운동 하는 셈치고 돌아보자.“

"살찌는 건 싫으니 어쩔 수 없네...“


다소 진지하게 말하는 강서준이지만, 유카리는 대조적으로 별다른 의지를 내보이지 않는다. 다만, 아예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운동하는 셈 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살이 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지는 있었으니까.


#


"흡혈귀를 탐지하기 위한 도구도 없이 걷기만 하는 것은 역시, 비효율적인건가...“

"애초에 강서준에게는 없잖아? 그런 거.“

"사장님에게 빌려올 걸 그랬다 싶어서.“


도심을 걸어 다닌 지 1시간이 흐른 후, 잠시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근방의 대형 카페를 방문한 강서준과 유카리는 카운터에 음료수의 주문을 마친 후 주변을 둘러본다. 테이크 아웃을 할 생각이기에 테이블까지 가지는 않은 채, 서서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강서준에게 매우 익숙한 외모의 여성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 사장님?“

"에? 어디?“

"...“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과 유카리를 보고 있는 사장, 아퀼리스의 모습에 강서준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집중한다. 그리고 단 2초 만에 유카리마저 아퀼리스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하고 그 두 명의 시선에 아퀼리스는 자신에게 다가오라는 손짓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아, 일단, 음료 나온 뒤에 가겠습니다.“

"네.“


주문을 마친 음료가 준비된 후에 가겠다는 강서준의 의견에 아퀼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몇 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략 6분의 시간이 흐른 후, 강서준과 유카리는 아퀼리스가 앉아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음을 옮긴 후, 그녀의 맞은편에 위치한 의자에 각각 앉는다.


"오늘, 거래처에서 호출이 있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그건 거짓말이에요. 클랜원들이 따라 나오는 일을 막기 위해서 적당히 구실을 만들었을 뿐이랍니다.“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고 생각하며 묻는 강서준에게 아퀼리스는 매우 순수한 미소가 담긴 얼굴로 대답한다. 거짓은 조금도 없는 그 대답에 강서준은 '프로스트 클랜의 동료애를 감안하면 이런 행동을 하시는 것도 이해는 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사장님은 여기서 쉬고 계시는 거예요?“

"음~ 아주 잠깐은요. 사실, 방금까지 이 도심 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답니다.“

"어, 사장님도요?“


자신 및 강서준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아퀼리스의 대답에 유카리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아무래도 이번의 신성한 피의 흡혈귀에 대해서 실비가 상당한 결의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정보만이라도 수집해서 전달한다면, 도움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말을 마친 후 '물론 저는 크게 흥미 없긴 하지만요.'라고 생각하는 아퀼리스에게 강서준 및 유카리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흥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서가 아니라 실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수긍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와 유카리 역시, 그렇게 생각하면서 도심을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역시, 그렇군요. 그래서, 얻은 정보가 있나요?“


수확이 있는지 묻는 아퀼리스에게 강서준은 고개를 내젓는다. 그의 바로 옆에서 유카리 역시 같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양쪽 모두에게 수확이 없었다는 사실이 아퀼리스에게 전달된다.


"그렇군요. 그래도 상심하지 마세요.“

"혹시 사장님께서는 얻으신 정보가 있으신가요?“


격려하는 아퀼리스의 말에 유카리가 묻는 말을 꺼낸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궁금한 것은 강서준 역시 마찬가지라는 듯, 아퀼리스에게 의문을 담은 시선을 보낸다.


"예. 전 조금 있네요.“ "어떤...?“


희망적인 아퀼리스의 대답에 유카리보다 강서준이 먼저 묻는 말을 꺼낸다. 덕분에 유카리는 아무 말도 없이 아퀼리스를 바라본다.


"이번 신혈의 흡혈귀는 어린 소녀일 가능성이 높아요.“

"어린 소녀요?“

"어디에서 얻은 정보인가요?“


평소보다 작은 성량으로 꺼낸 아퀼리스의 말에 유카리는 단순히 '그래요?'라는 수준의 질문을 꺼내지만, 강서준은 정보의 출처를 묻는, 비교적 고등한 질문을 꺼낸다. 그리고 아퀼리스는 유카리보다는 강서준의 질문에 먼저 대답하기로 마음먹고 강서준을 바라본다.


"의도치 않게 들은 정보였어요. 혼자 뱀피리즘 펜듈럼을 들고 걷고 있던 도중, 펜듈럼이 반응을 보이는 방향에서 '이번 신혈의 흡혈귀는 어린 소녀라더군.'이라고 말하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고 그 뒤로 '위치만 찾으면 붙잡기는 어렵지 않겠어.'라고 말하는 또다른 남성의 목소리도 들려왔고요.“

"... 너무 뜬금없이 들려온 말인데, 그것을 믿어도 괜찮을까요?“

"저도 그 당시에는 의심을 했었지만, 태양이 빛을 내리쬐는 이 시각에 뱀피리즘 펜듈럼이 반응하는 방향에서 들려왔다는 사실에서 신빙성을 품게 되었어요. 태양빛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순도의 피를 지닌 흡혈귀의 말이라는 의미니까요.“


아퀼리스의 의견을 들은 강서준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지만, 유카리는 그저 그 말대로일 것이라는 듯, 빠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의심이라고는 조금도 하지 않는 유카리의 반응에 아퀼리스는 마치 귀여운 여동생을 보는 듯 밝은 미소를 짓는다.


"흠... 어린 소녀라고 해도, 이 도심 내에 있는 어린 소녀의 수는-“

"단순하게 어린 소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뱀피리즘 펜듈럼에 반응을 보이는 어린 소녀를 찾으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모든 어린 소녀를 수색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강서준은 아퀼리스의 의견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신혈의 흡혈귀'라는 이름대로 자신이 찾아야 할 대상은 결국 흡혈귀일 것이기에 아퀼리스가 소지하고 있는 뱀피리즘 펜듈럼을 활용한다면, 수색해야 할 대상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겠다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음... 그렇다면, 앞으로의 정보 수집은 사장님과 함께 해야 하겠군요.“

"그래주신다면야 좋겠지만, 억지로 그럴 필요는 없어요. 뱀피리즘 펜듈럼은 제가 아는 오컬트 샵에서 구입하면 되니까요.“


'필요하면 구해주겠다.'라는 의미가 담긴 아퀼리스의 말에 강서준과 유카리는 서로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동시에 아퀼리스에게 시선을 돌린다.


"전 사장님이랑 같이 다닐래요.“ "정보를 수색하는 동안 인외의 습격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이상, 함께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말하는 유카리, 충분한 근거를 담아 말하는 강서준. 둘의 공통된 의견에 아퀼리스의 대답은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으로 대신되었다.


"알겠어요. 그러면 음료를 다 마신 뒤의 정보 수집은 함께 하도록 하죠.“

"예.“ "네~“


서로의 행동을 확정한 세 명은 추후의 행동은 함께 하기로 결정한 후 각자의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아퀼리스는 '인외의 습격이라... 사실 그건 고려하지 않았는데, 충분히 조심해야 할 일이었구나.'라고 생각한다. 대낮이기에 어지간해서는 싸울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자신의 판단이 오판이었음을 떠올리며.


#


그 뒤로 30분 후, 아퀼리스, 유카리, 강서준 세 명 모두 도심 내부를 걸어 다니고 있다.


"사장님. 혹시 지금 탐지되는 인외는 없습니까?“

"저와 유카리를 제외한다면 아무도요.“

"흠...“


주변을 둘러보며 걷고 있는 강서준을 아퀼리스는 '경계하는 것도 당연하죠.'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본다. 카페 안에서 자신이 너무나도 무방비한 채로 행동했다는 것을 떠올렸기에, 이러한 강서준의 행동은 그녀로서는 매우 믿음직하고, 만족스럽게 느껴지고 있었다.


"펜듈럼하고 사장님의 감지 마법으로 탐지되는 인외가 없다면, 그렇게 경계하지는 않아도 괜찮은 거 아니야?“

"만일은 모르잖아. 모종의 수단으로 사장님의 탐지를 피하고 있을 수도 있어.“

"어머, 그건 지나친 걱정-“


유카리의 의견에 반박하는 강서준의 반응에 아퀼리스는 '그럴리는 없어요.'라는 의미를 담아 대답하려 했지만, 그 순간 뱀피리즘 펜듈럼이 자신의 2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춘다.


"사장님.“

"방향을 돌리죠. 태양빛을 버티는 흡혈귀를 굳이 상대할 필요는 없어요.“


표정을 굳힌 채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아퀼리스의 뒤를 강서준과 유카리 모두 따라간다. 세 명이 공통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강인한 흡혈귀인 실비 역시 태양빛을 견디지는 못하는 만큼, '태양빛을 견디는 흡혈귀'는 이 세 명에게는 상대하기 벅찬 대상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실비 씨의 목표가 태양빛 아래를 걷는 것이라고 하던데... 어쩌면 이번에 신혈의 흡혈귀를 포획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하지만 그것를 목표로 신혈의 흡혈귀를 희생시키는 것이 합리적일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요.“


실비가 가장 우선하는 목표를 떠올리며 의견을 꺼내는 강서준에게 아퀼리스는 고개를 내저은 후 별로 탐탁치 않아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의견을 전한다.


"그렇습니까?“

"예. 태양빛 아래를 걷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수십명 정도의 흡혈귀를 사냥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니까요. 신혈의 흡혈귀를 활용하는 것은 그보다 더 중요하고, 이루기 어려운 목표를 위한 것이 더 좋을 거예요.“


아퀼리스의 대답에 강서준은 '그것도 그렇네.'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신혈의 흡혈귀는 2~3년에 한 번 나타나는, 보기 드문 흡혈귀이기에 그 흡혈귀를 희생시키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아퀼리스의 의견은 전혀 틀리지 않은 정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뱀피리즘 펜듈럼이 어떠한 흡혈귀도 탐지하지 못했음을 파악한 아퀼리스는 그제야 안심하며 강서준 및 유카리를 이끌고 길을 나아가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한다. 오늘부터 며칠간은 밤마다 인외끼리, 혹은 인외와 인외 사냥꾼 사이의 전쟁이 흔하게 벌어질 것이기에 수집할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수집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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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 어린 악마 - 2 23.07.24 21 0 11쪽
30 30화 – 어린 악마 - 1 23.06.14 25 0 11쪽
29 29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3 23.06.13 22 0 11쪽
28 28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2 23.06.13 21 0 12쪽
27 27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1 23.06.11 24 0 12쪽
26 26화 - 신혈의 흡혈귀 - 終 23.06.11 25 0 12쪽
25 25화 – 신혈의 흡혈귀 - 4 23.06.10 23 0 12쪽
24 24화 – 신혈의 흡혈귀 - 3 23.06.10 26 0 13쪽
» 23화 – 신혈의 흡혈귀 - 2 23.06.09 28 0 12쪽
22 22화 – 신혈의 흡혈귀 - 1 23.06.09 29 0 12쪽
21 21화 – 일을 벌였으면 걸리지 마라 23.06.08 33 0 12쪽
20 20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終 23.06.08 30 0 14쪽
19 19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3 23.06.07 35 0 12쪽
18 18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2 23.06.07 35 0 11쪽
17 17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1 +2 23.06.06 39 1 11쪽
16 16화 – 무기상 다레스 김 23.06.06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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