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최근연재일 :
2023.08.07 12: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188
추천수 :
24
글자수 :
220,416

작성
23.06.09 10:00
조회
28
추천
0
글자
12쪽

22화 – 신혈의 흡혈귀 - 1

DUMMY

“여름의 태양빛은 너무 강해서 싫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왜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건데?”


푸른 머리의 여성이 아반떼의 조수석에 타는 모습을 보며 차의 주인, 강서준은 어이없다는 듯이 묻는다.


“그야, 이렇게 해야 더 빨리 갈 수 있잖아? 집에 있다가 전화 받고 나오려면 5분은 늦게 나오게 된다구.”

"어째서 5분이나 걸리는 건데... 문 열고 나오는 건 30초면 되지 않냐?“

"집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뒹굴거리게 되거든.“


대답을 듣자마자 '도무지 납득이 안 가는구만.'이라고 생각하며 기어를 R에 넣은 채 후진을 시작하는 강서준을 시죠 유카리는 씨익 웃은 채 바라본다.


"자~ 출발~“

"출발이야 하는데, ... 아니다.“


'뒹굴거리는 것을 고쳐볼 생각은 없어?'라고 물으려고 했지만, 버릇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고쳐질 리가 없음을 떠올린 강서준은 굳이 말로 꺼내지 않기로 한다. 뭔가 계기가 있으면 스스로 고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으니까.


#


7월의 중순. 동네에서 발생했던 총기사격사건도 이제 시들해져 버린 덕분에 강서준과 유카리 두 명 모두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관성이라는 것은 생활 패턴에도 관여를 해서 그런지, 온종일 각자의 집과 아르퀴뇨 냉동창고만을 오가는 생활을 해온 그 둘은 오늘도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합!“

"오웃...“


팡! 하는 소리와 함께 청년의 신체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수플렉스라고 하는 기술에 의해 체력 단련실의 바닥에 내던져진 강서준은 테일러의 신체 능력이 자신을 상회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일 대 일의 상황에서는 사용해 볼만하지만, 적이 두 명 이상일 시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 잘 알아둘게요.“


통상적으로 총기를 사용한 사격이 주가 되는 인외 사냥이고, 강서준 역시 그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으나, 웨어 타이거와의 근접전을 경험한 뒤로 자신의 생각을 바꾼 덕에 테일러와의 무술 단련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었다.


"자, 그러면 강서준 씨가 저에게 한 번 시도해 보시죠.“

"예.“


프로레슬링처럼 서로 합을 맞추는 일은 없다. 인외 사냥에서 사냥꾼이 사냥감과 합을 맞춰서 무술 겨루기를 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런 식으로 겨루기를 한다면 그것은 사냥이 아니라 공연이 되겠지. 그쪽으로 판단이 닿은 강서준은 테일러의 허리춤에 양쪽 손을 대어 붙잡은 후 자신의 전력을 사용해 들어 올린다.


"오...“

"갑니다!“


들어 올린 남성의 육체를 뒤로 메다 꽂을 기세로 넘긴다. 그리고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거운 물체가 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한 번 체험시켜드린 것 치고는 배우는 속도가 빠르군요.“

"인터넷으로 정보도 모으고, 동영상도 봐 가면서 상상해 봤습니다.“

"음. 좋습니다. 좋습니다.“


천천히 일어서는 테일러를 보며 강서준 역시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 순간, 짝짝짝! 하는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 사장님.“

"열심이군요. 항상 그렇듯이요.“

"그녀의 마법 수련은 잠시 중단입니까?“


유카리를 '그녀'라고 칭하는 테일러의 질문에 아르퀴뇨 냉동창고의 사장, 아퀼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정확히는 중단이 아니라 휴식 시간이지만요. 그리고 두 분도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어요. 강서준 씨. 샤워한 후, 제 방으로 와 주세요. 전달할 말이 있답니다.“

"아, 예... 그렇게 하죠.“

"전달할 말이...“


전언을 마친 후 체력 단련실을 나서는 아퀼리스의 뒷모습을 보며 '전달할 말이라니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꺼내려던 강서준은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퀼리스의 모습이 사라져버린 덕분에 말을 다 마치지 못한다.


"... 사장님의 지시도 있고 하니,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죠.“

"예.“


아퀼리스의 소집 명령에 테일러와 강서준 은 추가적인 무술 수련은 뒤로 미루기로 합의한 후 서로가 입고 있던 태권도복을 벗고 샤워실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사무실에서 아퀼리스와 대화를 하는데 전신에 땀이 한가득인 채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


#


아르퀴뇨 냉동창고 4층, 아퀼리스의 사무실.


"아, 강서준, 시죠 유카리. 어서 오게."

"어? 실비 씨... 어떻게 오셨나요?“

"에? 흡혈귀 아저씨. 이 시간에 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


유카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간 강서준은 태양이 내리쬐고 있는 오후의 시간인 지금임에도 불구하고 아퀼리스의 사무실에 앉아있는 실비의 모습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그것은 유카리 역시 다르지 않다.


"탑차 한 대를 급히 빌려서 그 안에 모셔왔어요.“

"흡혈귀답게 관 안에 들어간 후 장례식 차량에 타고 올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건 너무 촌스러운 것 같더군.“


자신과 유카리의 질문에 대한 아퀼리스 및 실비의 대답을 들은 강서준은 '어지간히도 급하게 전달해야 할 말이 있었던 모양이지?'라고 생각하며 어이없어한다. 스마트폰이라는 좋은 통신 수단도 있는데, 굳이 그런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을 느끼며.


"음... 그래서 전달해야 하는 것이 뭐예요? 사장님?“

"그건 실비가 직접 알려줄 거예요.“


유카리의 질문에 아퀼리스의 시선이 실비를 향한다. 그리고 그 시선을 접수한 정장을 입은 회색 머리카락의 남성 흡혈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유카리 및 강서준을 향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둘은 신성한 피의 흡혈귀에 대해 알고 있나?“

"신성한 피의 흡혈귀요?“

"...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실비의 질문에 유카리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강서준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며 대답한다.


"그렇군요. 그러면 유카리를 위해서라도, 설명이 필요하겠는데요?“

"하면 될 일이네. 신성한 피의 흡혈귀라는 것은 악마, 흡혈귀, 라이칸스로프를 가리고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피를 지니고 있다고 하네. 그렇기에 몇 년의 주기로 그 존재가 등장할 때마다 수많은 인외를 불러모으곤 했지.“

"하앙... 그러니까, 잡아먹을 수만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의미죠?“

"인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체력과 마력, 그리고 능력의 향상의 도움이 되겠고, 사냥꾼에게 있어서는 막대만 부를 거머쥐게 해 주겠지. 포획만 해 두면 거래를 요청하는 인외는 넘치도록 많을 것이니까.“


유카리를 보며 설명하는 실비의 모습을 주시하던 강서준은 '덕분에 그 신성한 피의 흡혈귀, 통칭 신혈의 흡혈귀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인외 사냥꾼들도 바쁘게 움직였었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경우는 신혈의 흡혈귀가 아닌, 신혈의 흡혈귀를 노리는 인외를 사냥해왔었음을 떠올리며.


"그럼 그 신성한 피의 흡혈귀가 지금 어디에 있나요?“

"한국에 나타날 것이라는 정보가 있었네. 다만 그 신성한 피의 흡혈귀의 외모나 성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네. 남자일지 여자일지, 어린 나이일지 중장년일지, 그 어느 것도 아직 알 수 없네.“


실비의 설명에 유카리는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나 강서준은 '지금껏 봐온 신혈의 흡혈귀는 외모와 성별이 각양각색이기는 했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직접 신혈의 흡혈귀를 사냥한 기억은 없지만, 그 흡혈귀를 사냥하는 인외에게서 들어던 이야기에 따르면, 신혈의 흡혈귀는 어린 소녀일 때도 있었고, 중년의 남성일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 그게 뭐예요. 외모도 모른 채 찾아야 하는 거예요?“


실비의 설명에 유카리는 입을 삐죽 내민 채 질문한다.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었기 때문이다.


"당장은 그렇지만, 아마 얼마 가지 않아 어떤 외모를 하고 있는지는 금방 밝혀질 것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도록 하지.“

"신성한 피의 흡혈귀는 환생 및 빙의라고 하는 능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고 해요. 죽은 후에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세계에 드러내고, 인간이나 인외를 가리지 않은 채 임의의 대상에 빙의하며 빙의한 대상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교체한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자신보다는 유카리를 대상으로 전달되고 있는 실비와 아퀼리스의 설명에 강서준은 35년의 기억을 뒤적인가. 그리고 '하지만 항상 누군가에 의해 잡아먹히는 것으로 죽음을 맞이했었다.'라는 것을 떠올린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인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기는 하지만, 그 덕분에 자신을 포함한 인외 사냥꾼 역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었다는 기억까지도.


"마침 웨어 타이거 건도 시들해졌으니, 당장 내일부터 사냥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도 곤란할 것은 없겠지. 안 그런가?“

"저야 상관없죠. 유카리도... 문제는 없을 테고요. 사장님에게서 배운 마법을 활용해야 하기도 할 테니까.“

"으흐응~ 그렇긴 해.“


'언제 사냥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른다.'라는 의미를 전해오는 실비에게 강서준과 유카리 모두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대답을 전해온다. 덕분에 실비와 아퀼리스 모두 마음이 놓이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


사무실 밖. 유카리는 아퀼리스와 함께 다시 마법을 수련하기 위해 제빙실로 향했고, 실비는 강서준과 함께 지하 2층의 체력 단련실로 향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테일러 및 3명의 프로스트 클랜원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청한 후, 체력 단련실의 문을 닫고, 잠근다.


"35년 뒤까지, 자네는 몇 번의 신혈의 흡혈귀의 출현을 보았지?“

"15번 정도로 기억합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도 신혈의 흡혈귀는 계속 출현하더군요.“


대뜸 미래의 이야기에 관해 묻는 실비에게 강서준은 즉시 대답한다. 실비가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는 예감을 했기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덕분에 대답에는 어떤 망설임도 있지 않았다.


"그 신혈의 흡혈귀는 매번 사냥당했나?“

"예. 어떤 클랜의 인외가 사냥했는지는 모르지만, 매번 사냥당했다는 것만은 확실해요. 사냥꾼이 아니라, 인외에게요.“

"그렇군... 혹시 내가 사냥한 적은 없었나... 라고 묻고 싶지만, 누가 사냥했는지는 모른다고 했지...“


질문을 하려다가 마는 실비에게 강서준은 '적어도 실비 씨가 사냥한 것 같지는 않았죠.'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이번에도, 신혈의 흡혈귀를 노리는 인외 간의 싸움과 인외 사냥꾼의 싸움이 빈번하게 벌어지겠군요.“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싸움을 통해 성장하지. 다만, 그 와중에 죽으면 성장이고 뭐고 없을 뿐이네. 그러니 이번에 예정된 싸움에서 죽는 일은 없도록 조심하게.“

"금전적인 이득에는 별 흥미가 없는 저로서는 그저 프로스트 클랜 및 아퀼리스 씨를 다른 인외 및 인외 사냥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네요."


추후 자신의 행동 목적을 밝히는 강서준에게 실비는 '그것도 나쁘지 않지.'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신혈의 흡혈귀에게 흥미를 보이고 있는 아퀼리스를 호위하는 역할을 강서준, 그리고 유카리가 잘 맡아 준다면, 자신은 아퀼리스에게 덜 신경 써도 되기에 보다 쉽게 단독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41화 – 웨어 베어 - 4 23.08.07 8 0 11쪽
40 40화 – 웨어 베어 - 3 23.08.04 11 1 11쪽
39 39화 – 웨어 베어 - 2 23.08.03 11 1 12쪽
38 38화 - 웨어 베어 - 1 23.08.02 14 1 12쪽
37 37화 - 휴가 - 3 23.08.01 15 0 11쪽
36 36화 - 휴가 - 2 23.07.31 12 1 11쪽
35 35화 – 휴가 - 1 23.07.28 13 0 12쪽
34 34화 - 속내 23.07.27 15 0 12쪽
33 33화 – 어린 악마 - 4 23.07.26 15 0 11쪽
32 32화 – 어린 악마 - 3 23.07.25 14 0 12쪽
31 31화 – 어린 악마 - 2 23.07.24 20 0 11쪽
30 30화 – 어린 악마 - 1 23.06.14 24 0 11쪽
29 29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3 23.06.13 22 0 11쪽
28 28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2 23.06.13 21 0 12쪽
27 27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1 23.06.11 24 0 12쪽
26 26화 - 신혈의 흡혈귀 - 終 23.06.11 25 0 12쪽
25 25화 – 신혈의 흡혈귀 - 4 23.06.10 23 0 12쪽
24 24화 – 신혈의 흡혈귀 - 3 23.06.10 26 0 13쪽
23 23화 – 신혈의 흡혈귀 - 2 23.06.09 27 0 12쪽
» 22화 – 신혈의 흡혈귀 - 1 23.06.09 29 0 12쪽
21 21화 – 일을 벌였으면 걸리지 마라 23.06.08 33 0 12쪽
20 20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終 23.06.08 30 0 14쪽
19 19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3 23.06.07 35 0 12쪽
18 18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2 23.06.07 34 0 11쪽
17 17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1 +2 23.06.06 39 1 11쪽
16 16화 – 무기상 다레스 김 23.06.06 36 0 12쪽
15 15화 – 흡혈귀가 된 신부 23.06.05 43 0 13쪽
14 14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3 23.06.05 41 0 13쪽
13 13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2 23.06.04 42 0 11쪽
12 12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1 23.06.04 50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