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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한번, 사냥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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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5.31 10:23
최근연재일 :
2023.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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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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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2

DUMMY

탕! 숲속에서 사격음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푸드득하는 소리가 강서준과 정유진, 아퀼리스 모두에게 들려온다.


"숨어있을 것을 알고 쏜 건가?“


숲속으로 들어서는 도중 수풀을 향해 K-2 소총의 방아쇠를 당긴 강서준의 행동에 검은 새가 쓰러져 지면으로 떨어지는 것을 본 정유진은 놀란 표정으로 강서준을 돌아보며 묻는다.


"예. 수풀 사이로 검은 물체가 보이더군요.“

"허어... 난 아무것도 못 봤네만...“


숲의 수풀에서 떨어진 새를 주시하던 강서준은 이내 새가 녹아버리는 것을 보고 '악마가 감시용으로 만든 새 모양의 무언가였던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새가 아니었구만.“

"아마 감시를 위해 새의 형태를 한 무언가를 생성한 것이었겠죠.“


정유진의 말에 아퀼리스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강서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아퀼리스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미를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을 통해 전달한다.


"벌써부터 감시가 삼엄한 모양이군요.“

"삼엄하다고 볼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한 마리밖에 없는 것을 보면요.“


우려를 담아 아퀼리스를 보며 말하는 정유진에게 강서준은 즉각 반박하는 말을 전한다. 조준경을 통해 숲 내부를 훑어본 결과 다른 위치에는 숨어있는 새의 형상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걸... 확신할 수 있나?“

"예. 숨어있을 만한 곳을 다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아요. 다만-“


정유진의 질문에 대답하던 강서준은 순식간에 K-2 총기를 견착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탕! 하는 사격음이 울려 퍼진 후 정유진은 강서준이 총구를 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허...“

"조심하셔야죠. 언제 습격당할지 모르니까요.”


사시미용 회칼을 들고 있는 인간의 형상이 쓰러진 채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것을 본 정유진은 입을 떡 벌린 채 강서준에게 시선을 돌린다. 조금만 늦었으면 자신의 어깨에 칼침이 꽂혔을 것을 떠올려 보니 공포감이 서리는 것을 느낀다.


"대, 대단하구만...“

"..."


금발로 염색한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의 남성이 바닥에 널브러진 채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본 아퀼리스가 자세를 낮춰 목의 동맥에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잠시 후, 고개를 내젓는다.


"즉사했어요. 하지만 채혈을 할 시간은 없으니, 이대로 이동하죠.“

"아깝군요. 허나 아퀼리스 씨의 말이 맞으니... 서준이, 이동하지.“

"...“


'서준이'라고 자신을 부르는 정유진의 말에 강서준은 입을 삐죽 내민다. 그러나 이런 것에 일일이 신경 쓸 상황이 아니기에 곧바로 아퀼리스의 뒤를 따라 걸어나간다.


#


"!“

"피해!“


숲의 길을 따라 나아가던 세 명은 갑작스레 4개 이상의 방향에서 탄약이 쏘아지는 것을 파악하고 곧바로 가까이 보이는 거목으로 달려간다.


"수류탄 있나요?“

"섬광탄은 두 개 가져오긴 했는데...“


거목 밖으로 시선을 내밀어 자신에게 향하는 총구의 숫자를 파악하기 시작한 정유진과 강서준은 그 수가 4개임을 파악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사격으로 파훼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다. 그렇기에 강서준은 정유진이 자신에게 전달하는 섬광탄을 받아쥔다.


"걱정 마세요. 제가 처리하죠.“

"아퀼리스 씨...“


하지만 강서준과 정유진이 섬광탄을 던지기 전, 아퀼리스가 먼저 행동하기 시작했다.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총구의 위치를 파악한 아퀼리스가 자신의 마력을 자신의 일행을 향하고 있는 총구에 집중하자 대기중의 수분이 얼어붙어 총구 주위를 얼려버린다.


"자, 하나는 끝났고~“

"...“


총구가 갑자기 얼어붙어 당혹감을 표하는 남성의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을 뒤로한 채 아퀼리스는 재차 다른 총구를 향해 같은 마법을 재시전한다. 그러기를 세 번 더 반복한 끝에 사격음이 들리지 않게 된 순간, 정유진과 강서준은 서로 미리 주고받아둔 사인을 통해 거목 밖으로 뛰쳐나간다.


"죽여라!“

"키야아악!“


살상을 지시하는 여성의 외침과 본능만이 남아있는 듯한 남성의 외침.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를 신호로 두 명의 여성과 두 명의 남성이 뛰쳐나온다.


"흥.“

"흐음."


그러나 강서준과 정유진은 무감정한 표정으로 각자의 K-2 소총으로 접근해오는 네 명의 적을 향해 사격한다. 두 발, 그리고 네 발의 사격으로 강서준과 정유진은 각기 두 명의 적을 처치해버린다.


"무기가 없다고 달려드는 것은 죽여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죠.“

"동감이야. 이런 상황에서는 도망쳐서 다음 기회를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그것은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군.“

"... 어쩌면, 윗대가리가 후퇴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겠네요."


여섯 번의 사격음으로 네 명을 전부 처치한 강서준과 정유진이 서로를 보며 대화하는 동안, 아퀼리스가 천천히 거목 밖으로 걸어 나온다. 서로를 바라보는 것으로 세 명 모두 아무 일도 없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세 명은 다시금 숲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


탕! 타탕! 탕! ... 숲속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강서준이 쏜 한 발의 사격이었다.


"딱히 신호를 보내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본의 아니게 신호탄을 쏴버린 격이 되었네요.“

"그렇구만... 하지만 잘 되었네. 어차피 유카리하고 그녀와 함께하고 있는 사냥꾼들을 전부 구출하려면 저기 있는 악마들을 전부 처치해야 하니까.“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격음에 급히 높게 자란 두 그루의 나무 뒤에 각자 나뉘어서 엄폐하고 있던 강서준과 정유진은 사격음이 들려오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나무 밖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순간, 쩌저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상공에서 얼려진 얼음 덩어리가 지상으로 낙하한다.


"...“

"깔끔하죠?“

"뭐어... 편하게 해 주신 것에는 감사함을 표합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얼음 덩어리가 지면으로 낙하하고, 그 아래는 한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얼음 덩어리에 깔린 채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에 짓눌려 압사해버렸다는 것을 파악한 강서준은 곧바로 얼음 덩어리의 위치까지 약진한다.


"오호!?“


그리고 얼음 덩어리 바로 앞에 다다르자마자 퍽! 퍽!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얼음 덩어리에 탄약이 박히면서 발생하는 소리라는 것을 알아챈 강서준은 '일단 여기서 저놈들이 탄약을 전부 소진하기를 기다리자.'라고 생각하며 멀뚱히 얼음 덩어리 뒤에 선 채 굴절되어 보이는 전방을 바라본다.


"크기도 크지만, 꽤나 단단한 모양이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얼음이 아닌, 아퀼리스 씨가 마력으로 생성한 얼음이라고는 해도, 상당히 단단하네요.“

"후후훗. 심혈을 기울였답니다.“


난데없이 나타난 얼음 덩어리를 보고 기겁하며 탄약을 쏘아내는 열댓 명의 남성과 여성은 이내 자신들의 뒤쪽으로 다시 사격의 방향을 돌린다. 방금까지는 자신들이 포위하고 있었던 인외 사냥꾼들이 반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합류하도록 하죠.“

"그러지.“


훌륭한 방패가 되어주던 얼음 덩어리를 우회하여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 채 뛰어간 두 남성은 곧바로 각자의 총기로 전방을 사격하고 있는 남성들과 여성들의 배후를 기습한다. 정확하게 머리를 노리는 강서준의 사격과 약간은 정확성이 떨어지긴 해도 급소를 노리는 정유진의 사격에 열댓 명의 악마들은 모두 순식간에 생명 활동을 중지했다.


"... 일단 이걸로 악마는 전원 처치한 것 같군요.“

"중간에 도망자가 나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네만... 뭐, 딱히 방해는 되지 않겠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니.“

"그보다, 저기 있는 사냥꾼들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요?“


주변을 둘러보며 잔존하고 있는 악마가 있는지 확인하는 정유진과 강서준에게 아퀼리스가 빨리 인외 사냥꾼의 현 상황을 확인하는 것을 권하는 말을 전한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유진은 유카리와 인외 사냥꾼들이 모여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로 달려간다.


#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늦어서 미안하다. 나름대로 빨리 온다고 온 것이긴 한데...“


아퀼리스의 매그너스 내부. 숲으로 올 때 그랬듯, 뒷좌석에 앉은 강서준은 입고 있는 하얀 옷 너머로 붉은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푸른색의 머리 위로 토끼의 귀가 달린 여성, 시죠 유카리에게 무릎베개를 제공한 채로 응급 처치를 하기 위해 붕대를 풀고 있다. 그녀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쓰고 있는 덕분에, 차 안의 세 명 모두 그녀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다른 사냥꾼들은 알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안전이 확보되었기에 셔틀버스가 오기로 했다는 모양이에요. 사살한 악마의 피도 채혈할 것이라고 했으니까 남은 인원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고 이대로 아퀼리스 씨가 아는 그 병원으로 가 주세요.“

"꺄악! 아파요오!“

"어? 그래? 제대로 싸매고 있는 건데... 압박이 너무 강했나?"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대화하고 있는 아퀼리스와 정유진과는 무관하게 강서준은 유카리의 출혈 부위인 왼쪽 어깻죽지를 붕대로 싸맨다. 하지만 그러자마자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너무 세게 했나?'라고 생각하며 감았던 붕대를 풀어낸 후 다시 살살 매기 시작한다.


"라이칸스로프인데도 이런 총상에 피를 그렇게 줄줄 흘리다니, 너, 생각보다 약하구나?“

"으극... 웨어 헤어는 다른 라이칸스로프와 달리 마법적인 능력이 발달 되어 있다구요. 늑대, 곰, 호랑이처럼 무지막지한 것만 보니까 다들 똑같은 말만 해!“


의외라는 듯이 말하는 강서준에게 유카리는 잔뜩 볼멘소리를 하다가 빽 소리를 지른다. 그 반응에 강서준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5.56mm 탄약에 꿰뚫린 것을 가지고 이 정도로 출혈을 하는 라이칸스로프는 처음 본단 말이지.'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웨어 울프나 웨어 베어, 웨어 타이거는 물리적 타격에 내성을 갖지만, 웨어 헤어는 마법에 특화된 라이칸스로프야. 그래서 물리적 타격에 대한 내성은 거의 없는 수준이야."

"흐응... 그건 몰랐네요.“


35년의 기억에도 그 내용은 없기에, 강서준은 새로 알게 된 지식을 잘 기억해 두기로 한다. 얼마 후, 다소 설겅설겅이나마 붕대를 묶은 덕분에 유카리의 옷 너머로 흘러나오던 출혈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


"다른 곳은 괜찮냐? 더 다친 곳 없어?“

"괜찮아요. 나머지는 사소한 찰과상 같은 거니까, 의사에게 맡길래요. 당신에게 맡겼다간 또 아플 게 뻔해.“


잔뜩 심통이 난 투로 말하는 유카리에게 강서준은 '알았다.'라고 대답한 후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머리 위로 토끼 귀가 나 있는 이 라이칸스로프 소녀의 말이 딱히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돌봐줄 것을 부탁하지도 않는 환자를 굳이 주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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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 어린 악마 - 2 23.07.24 21 0 11쪽
30 30화 – 어린 악마 - 1 23.06.14 25 0 11쪽
29 29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3 23.06.13 22 0 11쪽
28 28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2 23.06.13 22 0 12쪽
27 27화 – 악마, 그리고 살인자 - 1 23.06.11 24 0 12쪽
26 26화 - 신혈의 흡혈귀 - 終 23.06.11 27 0 12쪽
25 25화 – 신혈의 흡혈귀 - 4 23.06.10 24 0 12쪽
24 24화 – 신혈의 흡혈귀 - 3 23.06.10 26 0 13쪽
23 23화 – 신혈의 흡혈귀 - 2 23.06.09 30 0 12쪽
22 22화 – 신혈의 흡혈귀 - 1 23.06.09 29 0 12쪽
21 21화 – 일을 벌였으면 걸리지 마라 23.06.08 33 0 12쪽
20 20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終 23.06.08 31 0 14쪽
19 19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3 23.06.07 36 0 12쪽
18 18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2 23.06.07 36 0 11쪽
17 17화 – 라이칸스로프가 되어버린 소년의 말로 - 1 +2 23.06.06 40 1 11쪽
16 16화 – 무기상 다레스 김 23.06.06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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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3 23.06.05 41 0 13쪽
» 13화 – 웨어 헤어 아가씨 - 2 23.06.04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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