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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곳의 소설방입니다.

던전 건축물을 무기로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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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곳
작품등록일 :
2020.05.18 23:39
최근연재일 :
2020.06.13 07:3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51
추천수 :
175
글자수 :
93,486

작성
20.05.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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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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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신성한 결투 (4)

DUMMY

길드원의 눈은 반쯤 뒤집혀있었다.


꽉 깨문 이빨, 부라리는 눈, 떨리는 손, 온 신경을 집중하여 달려오는 다리.


새끼를 잃은 멧돼지 그 자체였다.


“이.......”


욕을 할 법도 했지만, 길드원은 입으로 이상한 소리만 내 뱉어 대면서 달려오고 있다.


인간이 미친 듯이 분노에 빠졌을 때 나오는 반응 이었다.


하긴 이제 뉴딜을 탈출한 애송이에게 모래뿌리기를 맞고 허둥지둥 댔으니 그럴 법도 했다.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여기서 아까처럼 모래를 맞춘다면 분명 대응할 방법을 준비해뒀겠지.


나는 맞대응에 맞대응을 준비하기로 한다.


첫째 한 손에 들어올 법한 작은 전갈을 모래와 함께 쥔다.


둘째 모래와 전갈을 동시에 뿌린다.


셋째 두들겨 팬다.


이게 내 작전이었다.


-후...


나도 모르게 숨이 뿜어져 나온다.


작전은 짜여졌지만, 한 순간에 틀어질 수 있는 변수로 가득한 필드.


초보자라고 무시하던 그들에게 이미 호언장담을 하고 입이란 입은 다 털어버렸다.


내 자존심이 달려있고, 내 게임이 달려있고, 내 생활이 걸려있다.


무조건 이겨야한다. 계속 이겨서 탈출해야한다.


-후.....

나는 가만히 서서 길드원과 마주 치는 타이밍을 예상했다.


다시 한 번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답답한 숨을 빼낸 뒤 긴장을 최대한 낮춘다.


그리고 곧 다가오는 길드원.


길드원과 내가 이제 부딪히기 일보직전, 나는 셋을 세고 작전을 실행했다.


3...2...1


-휙!


모래와 함께 숨겨진 전갈이 날아가고, 예상대로 길드원은 멈추어서 날아오는 모래를 고개를 돌려서 피했다.


하지만 길드원은 전갈은 피하지 못했다.


-푹!


전갈의 독침 박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아아악!!!!!!!!”


전갈은 정확히 길드원의 오른쪽 어깨에 붙어 침을 꽂아 넣었다.


고개를 돌린 채 고통을 느끼며 당황하는 모습


영락없는 어린애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거 뭐야!!!!!!!”


아까의 집중력은 어디갔을까


이미 나에 대한 뜨거운 분노는 전갈의 독침주사 한방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길드원이었다.


[사막필드 전갈 Lv.5의 공격으로 인해 아르콤x님이 맹독 상태에 빠졌습니다.]


[1초당 체력이 3%씩 감소합니다.]


여기서 도망가면서 시간을 끌기만 해도 이기는건 맞지만 나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관전하고 있을 그 천마길드 재수 없는 놈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기로 한다.


“던전강!”


인벤토리에서 던전강이 튀어나오고, 나는 헬스장 빈 봉같이 생긴 던전강을 붕붕 돌려댄다.


그리고 그걸 이제 본 길드원은 당황하면서 뒤로 나자빠진다.


“끼아아악!!!!!!!!!”


당황을 넘어서 잔뜩 겁을 먹은 표정.


하지만 이미 나의 던전강은 녀석의 뚝배기(머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빡!


녀석의 머리 정중앙 정수리 쪽으로 던전강은 깊게 패여 들어가고, 녀석은 겨우 머리 한 대를 맞고 뻗어버린다.


하긴 헬스장 빈봉으로 정통으로 얻어 맞았으니......


그리고 곧 떠오르는 알림창


[결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30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사막필드 전갈이 곧 소멸됩니다.]


그리고 천천히 어깨에서 폴짝 뛰어 내려오는 전갈이 나의 앞으로 슬금슬금 기어왔다.


“지르르르”


전갈의 꼬리쪽이 흔들리며 방울뱀 같은 소리가 들린다.


아마 나에게 인사하는 것이겠지


나는 전갈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고생 많았어.”

더 있고는 싶었지만 시간은 흐른다.


[10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9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알림창에 줄어드는 숫자를 보며 나는 전갈을 쓰다듬는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던전 필드의 몬스터이기에 한 번 계약하고 보내야 한다는 안타까운 현실


시간은 서서히 줄어들고 어김없이 머리부터 서서히 사라지는 몸.


그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그라들듯 나는 대기실로 이동되고 만다.


-슈웅


서서히 발끝부터 차오르는 모습.


대기실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어느새 대기실에 남은 인간들은 단 7명.


이제 길드원들도 나를 더 이상 무시하지는 못했다.


이제 뉴딜을 빠져나왔던 애송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천마길드의 노련한 길드원들을 농락하며 차례차례 밟으면서 올라왔다.


아무도 나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게임을 하다가 처음에는 입을 잔뜩 털어 댈수는 있다.


하지만 포탑이 서서히 깨지고 넥서스 앞에서 상대팀이 춤을 춘다면, 그때도 입을 털 수 있을까


그렇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알아버렸다.


대기실에 있는 6명의 길드원 중 내가 대기실로 이동해 들어왔을 때 입을 털어대는 인간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들도 이제는 급해졌는지 서로 똘똘 뭉쳐서 나를 떨어뜨릴 방법만 모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천마길드의 길드원들은 가장 최악의, 가장 비겁한 방법을 사용했다.

“기권하겠습니다.”

“저도 기권하겠습니다.”

“저도 기권이요.”

“저도.”

“저도.”

“저도 기권입니다.”


그렇다 그들이 모두 기권한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1등이 되는 것이고, 내가 원했던 4등 상품인 ‘순간이동의 돌 : 아레스’는 얻지도 못하고, 1등 상금만 먹게 된다.


나는 속으로 말했다.


“아...씨...망했다....”


길드원들은 그제서야 입을 털기 시작한다.


“경기 끝나면 경기장 밖으로 나가지거든? 그때 우리 좀 보자잉~”


이 무슨 날벼락 같은 말이던가


사실 결투에서 이기면서 올라가는 것은 문제되는 일이 아니었다.


단지 힘들고 지치는 일 일뿐 노력하면 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6명이 단체 기권이라니


무슨 1위 길드라는 놈들이 이리도 자존심이 없다는 말인가.....


나는 절망하고 바닥에 OTL자세로 엎드렸다.


“으.....결국은..”


길드원들은 나를 보고 세상 해맑게 웃으면서 어깨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신청소 직원 NPC가 운을 띄웠다.


“어...그렇게 되면...라카이토스님이 1등으로 여기서 상금을 수령해가시면서 경기 종료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였다.


-쿵, 쿵, 쿵


육중한 공룡이 커다란 발로 걸어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쿵, 쿵, 쿵


가까워지며 점점 커지는 발자국 소리


-쿵...


그리고 발자국 소리가 이내 멈추더니 대기실 왼쪽 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쾅!@!!!!!!!!!!!!!!!!!!!!!!!!!!!!


왼쪽 벽은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과 함께 터지면서 무너져내리고, 터진 자리에서 스파르타 복장을 입은 거인이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누구 마음대로!!!!!!!!!!!!!!!!!!!!!!!!”


거인은 크고 무섭고도 중후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신청소 직원 NPC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와들와들 떨기 시작한다.


-덜....덜덜덜


신청소 직원 NPC가 말했다.


“폐하......”


길드원과 나를 포함한 모든 대기실 사람들은 모두 당황하며 거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저런 벌거숭이 팬티만 입은 옷을 입은 사람한테 폐하라고?


아마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딱 봐도 전투에 나가서 무지막지하게 학살할 것 같이 생긴 장군같이 생긴 인간이 왕이라니..


나와 길드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거인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거인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고성방가를 질러댔다.


“이놈들!!!!!!!!!!!!!!!!!!!!”


거인이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대자 갑자기 알림창이 떠오르며 모두 바닥에 강제로 바짝 엎드려 진다.


-쿵!


“억!”


[아르콜로스의 국왕에게 예를 갖추지 않아 강제로 예를 갖추게 됩니다.]


[왕이 용서 할 때까지 대기실의 중력이 20배로 적용됩니다.]


“크헉!”


왕의 중력이 작용하자 순간 나는 등 뒤에 코끼리라도 태운 듯 무거워져 강제로 땅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생각보다 너무 무거운지 가슴 쪽이 바닥에 눌려 슬금슬금 고통이 밀려왔다.


“으으....아악!!”


길드원들도 모두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말했다.


“폐...폐하...통...촉...하여주...옵..소서...”


저런 말로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생긴 인간이 용서해줄까 싶었지만, 왕은 바로 인상을 풀며 말했다.


“그래...편히 쉬어라.”


[왕이 용서하여 디버프가 해제됩니다.]


이게 된다고?


왕은 생각보다 유한 NPC인 것이었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아픈 가슴을 붙잡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왕은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대들이 갑자기 단체로 기권하여 짐이 심히 걱정이 되어 찾아왔네. 아르콜로스 건국 이래로 이런 일은 처음이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신청소 직원 NPC가 왕에게 달려가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이며 말한다.


직원의 말을 계속 듣고 있었던 왕은 서서히 얼굴표정이 썩어간다.


“무어라!!!”


왕은 울그락불그락 해진 얼굴로 다시 길드원들에게만 디버프를 걸었다.


길드원들은 다시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왕은 나에게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운을 때며 왕은 말했다.


“그대에게 상금과 함께 원하는 상품을 골라갈 수 있게 해주겠소.”


그러자 옆에 엎드려 있던 길드원들이 버럭 화를 내고 버둥거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말이야!”


“당신 미쳤어?”


“와아아아아악!”


그 순간 직원 NPC의 표정이 싹 변하면서 무표정을 지은 채 길드원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품에서 작은 단검을 빼든 직원 NPC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길드원들의 엉덩이에 단검을 날려 하나하나 꽂아 넣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


“끼약”


엉덩이에 칼침을 맞은 길드원들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폐하가 당신들 친구야? 감히 반말을 해?”


직원 NPC는 길드원들의 머리를 무참하게 즈려밟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깔아보았다.


길드원들은 즈려밟히는 와중에도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로 끌고 왔는데...여기서 저 새끼 놓치라고?”


“썅!!!!!”


그러자 왕은 길드원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성한 결투에서 결투에 임하지 않는 것들은 짐승보다 못한 것들이다. 그대들은 나에게 말할 자격이 없다!”


중후하고도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


생긴 것과는 다르게 왕은 추구하는 바가 명확한 성격이라는 것쯤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정도의 위엄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


왕은 다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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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신성한 결투 (2) +6 20.05.24 110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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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악...당? +4 20.05.21 130 10 10쪽
3 솜토끼 길들이기 +2 20.05.20 150 8 10쪽
2 던전의 주인을 화나게 하다. +4 20.05.19 201 14 11쪽
1 프롤로그 +15 20.05.18 289 3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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