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결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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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어딜 도망가려고 수작질이야?”
길드원은 나에게 꿈틀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무시하고 뒤로 냅다 뛰려다가 다시 길드원을 쳐다보며 말했다.
“언제까지 무시할 수 있나보자.”
그러자 바로 인상을 팍 찌그러뜨리며 다가오는 길드원
그의 손에는 한참은 비싸 보이는 검이 들려있다.
“넌 뒤졌다.”
-지잉
날카로운 검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길드원은 갑자기 속도를 붙이고 나를 쫒아온다.
“오우 씨 왜 이리 빨라!”
나는 곧바로 던전 필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내가 싸우게 된 던전 필드는 동굴
동굴 속에 있는 수많은 또 다른 통로들
나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통로로 달려들어간다.
“어짜피 싸워야돼 너 계속 그러면 실격이야 그냥 와 인마!”
길드원은 계속해서 나를 몰아세우는 말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나에게는 도망 타이머가 떠 있었으니까.
[신성한 결투에서는 계속 도망가면 실격 처리됩니다.]
[실격까지 남은 시간 : 00:03:00]
3분 정도는 나에게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계속 통로를 통해 들어가고 뒤에서는 길드원이 쫓아가고 있는 상황.
앞쪽 통로에는 빛이 없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는 계속 달려 들어가다가 결국은 빛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에 부딪힌다.
-꽝!
-그르르르
“뭐지 뭐가 이렇게 푹신하지?”
나는 빛이 없는 통로를 달리다가 폭신한 무언가에 부딪혔다.
마치 커다란 쿠션에 부딪힌 느낌, 그런데 갑자기 알림이 떠오른다.
[동굴필드 보름달곰 Lv.55가 당신과 계약하고자 합니다. 계약하시겠습니까?]
나는 드디어 계획의 첫 단추를 끼우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하여 혼자 주먹을 꽉 쥐며 조용히 외쳤다.
“나이스! 계약할게.”
[동굴필드 보름달곰과의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계약창을 통해 계약한 크리처를 관리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쫓아오고 있었던 길드원.
나의 뒤에서 쫓아오던 길드원이 나를 발견하고는 멈춰선다.
“너 이 새끼 그만 도망가라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승리는 나의것.
나는 뒤돌아 길드원을 보며 말했다.
“야 곰탱이 쟤 찢어 발겨버려!”
동굴 속 어둠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보름달곰.
그 모습을 본 길드원은 덜덜 떨며 뒤로 서서히 물러난다.
“니...니가 어떻게.....”
-우어어어어
순식간에 어둠을 빠져나와 길드원을 덮치는 보름달곰.
Lv.1로 고정되는 결투장의 특성상 길드원은 절대 Lv.55의 몬스터를 상대로 도망갈 수도 버틸수도 없었다.
“끄아아아”
길드원의 외마디 비명이 들리고 갑자기 알림창이 떠오른다.
[결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30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동굴필드 보름달곰이 곧 소멸됩니다.]
나는 보름달곰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 곰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곰탱아 고맙다.”
길드원을 잡고 찢고 있었던 곰이 뒤돌아서 나를 바라본다.
-어웅
보름달곰은 나한테 대답하듯 소리를 내고 머리를 비볐다.
단번에 길드원을 찢어버렸던 잔혹함과는 다르게 쿠션처럼 푹신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가슴의 동그란 원.
나는 보름달곰을 보며 계속해서 희생해주었던 몬스터들에게 잠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10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9초후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잘 있어 다음에 다시 보자.”
타이머가 다하고 발밑부터 빛이 차오른다.
내가 이동하는 와중에 보름달곰은 끝까지 소리를 낸다.
-어웅
내 몸체가 머리까지 사라지고, 나는 다시 대기실에 도착한다.
-슈웅
그러자 옆에 벌써 경기가 끝나서 관전하고 있었던 25명의 길드원이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놀랍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한마디씩 한다.
“너...이 새끼 뭐하는 새끼야...”
“설마 얘 히든 클래스냐?”
“어떻게 보름달곰을 한 번에 길들여? 밸붕아니야?”
나는 고개를 돌려 길드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여기서 나가면 당신들 길드는 확실하게 부숴줄게.”
길드원이 나에게 반론한다.
“뭐라는 거야...니가 한 짓거리는 생각안하고? 참교육 당해야 하는건 너지...”
나는 다시 그들에게 말했다.
“내 솜토끼를 죽인 보답이다.”
길드원들이 어이없다는 웃으며 말했다.
“개소리 그만해라. 첫 번째는 운이 좋아서 그런거지 몬스터 길들이기 전에 죽여버리면 그만이이지 잘난 척 노노”
“오우 너무 무섭다. 한 번 이기고 우리가 좀 띄워주니까 갑자기 당당해진거 실화?”
“쟤 쓸데없이 졸라 진지하다 ㅋㅋㅋㅋ”
나는 더 이상 말을 섞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고개를 돌리고 앞을 쳐다본다.
그리고 곧 머지않아 신청소 직원 NPC가 말한다.
“결투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결투를 바로 진행하려고 하고 있으니 원 위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NPC의 앞에 26개의 원이 나타나고 나는 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서서히 길드원들도 원위에 올라서기 시작한다.
“잘 해보자 친구야 ㅋ”
내 옆에 선 길드원이 끝까지 나에게 비아냥 댄다.
NPC가 말했다.
“그럼 바로 다음 결투 시작하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빛이 모든 원에서 나오기 시작하고 다시 필드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 2번째 경기
-슈웅
빛이 휘감기더니 나는 필드에 도착한다.
필드에 도착하자마자 강렬한 태양에 나는 눈을 찌뿌렸다.
으으...
그런데 같이 도착한 길드원은 이번에는 전략이 다른 것 같았다.
내가 싸울 때 관전을 하고 전략을 바꾼 것.
길드원은 바로 나에게 전력질주로 달려온다.
“딱대라...”
나는 순간 당황하여 뒤로 도망간다.
“어우 씨...뭐야 왜 이렇게 초장부터 속도를 내냐....”
그의 전략은 무언가를 길들이기 전에 죽여버리는 전략.
하지만 길드원은 마음이 급했던 나머지 자신을 방어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았다.
나는 도망갈 시간을 벌기위해 모래를 한 움큼 쥐어 길드원에게 뿌린다.
“이거나 먹어라~”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모래뿌리기는 정확히 길드원의 눈을 맞았고, 나는 도망갈 시간을 확실하게 벌 수 있었다.
그리고 알림창이 떠오른다.
[모래를 뿌려 상대의 시야를 차단했습니다.]
[3초간 실명효과 적용]
“오! 이런것도 있었네.”
나는 헤르겔의 특이한 시스템을 처음 알게되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길드원은 당황하였는지 이리저리 자신의 단검을 들고 허공으로 휘둘러댔다.
나는 길드원을 놀리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계속 그러고 있어~”
길드원은 발끈하여 나에게 말했다.
“썅!!!!!”
나는 바로 이리저리 사막을 들쑤시며 몬스터를 찾기 시작한다.
“어딨는겨...”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사막은 휑하니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고, 나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와라...제발...하나만...”
눈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갑자기 발밑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린다.
-바스락
“뭐...뭐야 이건..”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주변, 하지만 사막의 몬스터는 눈앞이 아니라 발 밑에 있었다.
발밑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발을 들어보니 전갈 한마리가 있었던 것이다.
[사막필드 전갈 Lv.5가 당신과 계약하고자 합니다. 계약하시겠습니까?]
Lv.5라....
뉴딜마을에서 보다 레벨이 낮은 몬스터는 처음 본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전갈을 써먹을 방법을 생각해낸다.
“계약”
[사막필드 전갈과의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계약창을 통해 계약한 크리처를 관리 할 수 있습니다.]
“자...이걸 어따 써먹을까...”
그 순간 뒤에서 잔뜩 화를 머금은 길드원이 나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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