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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P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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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HhHhHh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5.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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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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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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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밝혀진 거인의 정체, 그리고 무트의 굳은 다짐 (2)

DUMMY

“그래서, 지금부터 질의응답은 그만둬야겠구나. 이래야 여유롭게 제시간에 맞출 수 있을 거 같거든.”


하지만, 아직 묻고 싶은 게 산더미였던 무트는 가트의 말을 듣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자, 잠깐, 그럼, 딱 하나만 물어보면 안 돼? 정말 궁금한 게 하나 있거든.”


무트는 손가락 하나를 피면서 애원하듯이 말했다. 이에 가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뭐지? 일단 들어보마.”


가트는 간절해 보이는 무트를 보고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받아들였고, 무트는 금세 밝은 표정을 지었다.


“거인! 거인에 관해서 설명해줘! 거인의 크기나 모습, 종류, 뭐든지 다 괜찮아.”


무트는 거인인 줄 알았던 가트의 정체가 사실은 신이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안 그래도 원래부터 거인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던 만큼 더욱더 거인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버린 참이었다.


가트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거인이라······ 그거라면 괜찮겠군. 마침, 안 그래도 나와 가까운 거인을 소개해주려고 했었는데 잘 됐어. 그럼, 거인에 관해 설명해주도록 하마. 당장은 아니겠지만, 앞으로의 너에게는 분명 뼈와 살이 되는 내용이 될 테니까.”


“와! 정말?”


무트의 표정은 무척 밝아졌다.


“모든 걸 다 설명하려고 하면 꽤 길고 복잡해질 테니 핵심요소만 잘게 나눠 최대한 짧게 설명해주마. 무엇보다 남은 시간에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일단, 네가 알고 있는 거인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일단, 크게 ‘티탄족’과 ‘사이클롭스족’으로 나뉜다.

여기서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티탄족’은 ‘크로노스’, ‘히페리온’, ‘이아페토스’, 이 3개의 주요 부족들을 포함해서 총 12개의 부족으로 나뉘고, ‘사이클롭스족’은 ‘브론테스’, ‘스테로페스’, ‘아르게스’, 이렇게 총 3개의 부족으로 나뉜다.

이들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우선 ‘티탄족’은 크기를 제외하고 무트, 너와 같이 사람이랑 전체적으로 매우 흡사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크기는 보통사람의 몇 배만큼 거대하지. 다른 건 크기뿐만이 아니다. 지능은 사람의 몇 배 수준으로써, 굉장히 명석한 두뇌를 보유하고 있어.

게다가 나무 하나는 한 손만으로 통째로 뽑을 수 있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괴력까지 보유하고 있지. 크기가 큰 만큼 지능과 힘도 그만큼 높아진 셈이야.

이 영향으로 그들은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은, 진화된 문명을 구축하고 살아간단다.

하지만, 모든 ‘티탄족’이 이렇지만은 않아. 일부 부족은 진화된 문명, 즉 속세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삶에 조화되어 살아가기도 해.

하지만, 이렇게 서로의 삶의 모습이 다르다는 건, 서로의 가치관이 상이한 것으로 직결되지.

전자의 부족은 본인들, 응당 거인이란 신께서 인정한, 그 누구보다 우월한 생명체니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후자의 부족은 오히려 신에게 받은 상대적 우월함을 신의 대리인의 숙명으로 받아들여 이 세계의 균형을 지탱하는 기둥으로서의 존재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두 집단의 가치관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해선 기준이 필요했지만, 그 기준을 세운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어.

그 때문에, 이들의 견해차는 현재에도 그 어느 방향으로도 좁혀지지 않아 여러 논쟁과 갈등, 그리고 충돌이 발생하는 걸 막기란 불가피해졌지.

······쓸데없는 설명으로 말이 길어졌지만, 어찌 됐든 무트, 네가 유의해야 할 것은 ‘티탄족’은 사람보다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생명체 그 이상의 존재라는 점과 때와 가치관에 따라 적대적일 수도 있고 우호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 생각보다 좀 길었지만, ‘티탄족’에 대한 설명은 이걸로 끝이 났어. 이제부턴 ‘사이클롭스족’에 관해서 설명해주도록 할 텐데, 지금껏 내가 한 얘기 제대로 다 들었겠지, 무트? 이런 건 어디에서도 내가 말해주지 않고서야 절대 못 듣는 이야기거든.”


무트는 넋 놓고 듣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계속해서 설명하도록 하지. ‘사이클롭스족’은 앞서 설명한 ‘티탄족’과 몇 가지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똑같은 거인이지만 지능이 상대적으로 낮고 생김새는 눈이 하나밖에 없고 머리엔 뿔이 나 있는 기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

이 생김새를 토대로 흔히, ‘외눈박이 괴물’이라고 칭하곤 한다. 이러한 외모 때문인지 과거부터 사람들은 이 ‘외눈박이 괴물’들을 상당히 혐오하였고 배척해왔고,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이들을 학살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이클롭스족’은 외모와는 달리 본성은 상당히 온순하고 모든 생명체와 어울리고 싶은 순수함을 품고 있는, 만물친화적인 존재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여타 생명체들은 저들의 본성을 눈치챈다는 건 불가능했어. ‘사이클롭스’들이 가까이 접근하기도 전에 적대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야.

단지, 혐오스러운 외모로 괴물 같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심지어 그들은 무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사납게 달려들지도 않았었지.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인간들을 피해 고립이라는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두어 자연 속에 숨어 살아가게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사이클롭스’는 인간계에서 전설이 되었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악명 높은 괴물로 말이다. 그들은 더 이상 인간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인간에 대한 적개심은 없지만, 자기들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최근엔 몇몇 열린 사고의 사람들이 ‘사이클롭스’들과 접촉해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거나 서로에게 있어 유익하거나 유용한 걸 교류하곤 한다더군.

단, 이런 현상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뿐, 대대적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전혀 보이질 않아.

국부적으로 봤을 땐,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사이클롭스’와 ‘사람’,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최저수준으로, 혹독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지.

아마 ‘사이클롭스’들이 그 어떠한 노력을 해도 인간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 한은 이들 사이는 영원히 지금과 같은 상태일 거다.”


“불공평해. 단지 외모 때문에······!”


‘사이클롭스’의 역사를 들은 무트는 비통함을 느끼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모습을 가트도 보았다.


“그래. 참 불합리하지? 지금 느끼는 그 분노를 부디 마음속 깊이 영원토록 기억해둬라, 무트. 그럼, 지금부터 내가 ‘사이클롭스’ 하나를 이곳으로 소환해보도록 할게. 잘 보라고.”


“뭐? 사, 사이클롭스를 소환하겠다고?”


“그래, 내가 방금 나와 가깝게 지내는 거인을 보여주겠다고 했지? 지금 보여줄 ‘사이클롭스’가 바로 그 거인이니까, 잘 보라고. 분명 놀라운 경험이 될 테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트는 갑자기 오른손 검지를 오른쪽 빈 곳을 향하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바닥을 구성하고 있던 일부의 구름이 꾸물꾸물 오르기 시작했다.


무트는 눈앞에서 지켜보고도 믿겨 지지 않는 광경에 계속 입을 벌리면서 보았고 어느새 구름은 가트의 앉은키만큼 솟아 올라있었다.


구름의 움직임은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팔과 다리가 있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변형이 이루어져 갔다.


몸의 형태가 다 드러나고, 다음으로 얼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연잎처럼 큰 귀, 입 밖으로 도출될 정도로 큰 두 개의 송곳니, 얼굴의 정 가운데보다 살짝 위쪽에 있는 단 하나뿐인, 어마어마한 크기의 눈이 차례대로 형성되어 무시무시한 모습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야말로 괴물에 가까운 외형인, ‘사이클롭스’였다. 가트가 말해준 모습대로였다.


이제 전체적인 외형이 다 완성되자, 갑자기 구름에서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이 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이전에 보았던 공중을 떠다니는 색깔이 있는 구름과 똑같은 빛깔이었다.


그 다양한 색깔들은 구름 전체를 감싸더니, 각자의 위치를 아는 것처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몇 초가 채 지나지 않아 구름은 당장이라도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생동감 있는 생물체로 완성이 되었다.


그렇게 완성된 사이클롭스는 역시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지만, 가트 옆에 서 있는 바람에 다소 작게 느껴졌다.


사이클롭스는 매우 특별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동물 가죽으로 보이는 옷이었는데, 머리에는 박제한 곰의 머리를 쓰고 있었고, 나머지 몸통 부위 가죽은 어깨에 걸쳐 망토처럼 쓰고 있었다.


상체나 하체는 곰 이외의 동물의 모피를 이용해 만든 옷을 걸치고 있었는데 보기엔 매우 따듯해 보였다.


이처럼 사이클롭스가 입은 가죽, 그리고 모피는 대충 누더기만 걸치고 있는 무트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로 매우 기품있어 보이는 효과를 낳고 있었다.


가트는 소환이 완료된 ‘사이클롭스’를 가리켰다.


“자, 이게 바로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무서워하고 혐오하는 대상, ‘사이클롭스’라는 거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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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라쿤 섬 (2) 19.04.17 42 0 11쪽
23 라쿤 섬 (1) 19.04.16 47 0 12쪽
22 모험의 시작 (3) 19.04.15 40 0 11쪽
21 모험의 시작 (2) 19.04.14 41 0 13쪽
20 모험의 시작 (1) 19.04.13 40 0 10쪽
19 고백, 그리고 대화 (2) 19.04.13 46 0 14쪽
18 고백, 그리고 대화 (1) 19.04.12 21 0 9쪽
17 밝혀진 거인의 정체, 그리고 무트의 굳은 다짐 (4) 19.04.12 16 0 18쪽
16 밝혀진 거인의 정체, 그리고 무트의 굳은 다짐 (3) 19.04.11 18 0 12쪽
» 밝혀진 거인의 정체, 그리고 무트의 굳은 다짐 (2) 19.04.09 26 0 10쪽
14 밝혀진 거인의 정체, 그리고 무트의 굳은 다짐 (1) 19.04.09 34 0 9쪽
13 꿈, 그리고 현실 (6) 19.04.07 18 0 12쪽
12 꿈, 그리고 현실 (5) 19.04.07 17 0 8쪽
11 꿈, 그리고 현실 (4) 19.04.05 23 0 7쪽
10 꿈, 그리고 현실 (3) 19.04.04 25 0 8쪽
9 꿈, 그리고 현실 (2) 19.04.04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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