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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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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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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35,429

작성
19.08.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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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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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3부 12화: 강렬한 유혹

DUMMY

마우스의 공간에서 어느정도 수련을 마치고 깨어난 가온.

그는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기 위해 이자견의 집에 와 있었다...라는 건 핑계고 그녀의 몸이 안정되었는지 보기 위해 온 상태였다.


헌데.


"......"

"......"




서로 말없이 홍차만 홀짝이며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눈이 마주칠라 치면 잽싸게 피해버리는 이자견.



'아, 이거 100퍼센트 다 알고 있구만.'



에메라가 말해주었을까? 아니면 자기 어떤 능력을 사용해서 알게 된 걸까?

어쩄건간에 이자견은 가온이 한 행위를 알게 된 듯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온 또한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어디까지 아는 걸까?


자신이 왜 쓰러졌는지 그 이유는 알고 있을까? 아니면 가온이 한 키스라는 행위만 알고 있을까.


한창때의 소년의 상상력이 증폭되었다.

괜한 어색함에 홍차만 홀짝이고 준비해왔던 말들은 꺼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당혹스러운 건 이자견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그녀는 전후사정을 다 알고 있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에서도 능력덕에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 와중에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을 들었다.


가온이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어린 하얀 머리의 소녀보고 네 후손이라고 칭한다는 것이라든지 하는 것들.

그 진위가 어떤지는 두고 심장이 철렁할 대화들이 오갔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두라던지, 원수 아니였냐든지 하는 그런 이야기들.

가능성은 있다고 보았다.

이자견은 솔직히 가온이 언젠가 자신을 제거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가 두려웠다.


재무진과 달리 조그만 반항도 할 수 없게 완전 계약으로 묶어버린 가온이.


아직 자신의 능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가 이대로 내버리는 건 아닐지 두려웠다. 계약을 해제해줄리는 없었다. 이자견이 가온의 입장이었다해도 절대로 해주지 않았으리라.


과연 그녀를 살릴지 죽일지 가온의 마음에 달렸던 순간, 가온은 그녀를 살리기로 선택했다.

이자견은 거기서 안도했지 놀라지는 않았다. 그녀의 유능함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놀란 것은 그 뒤.

이자견의 파장이 가온을 밀어내 그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도 그가 자신을 위해 타액을 나눠준 것이다.



솔직히 말해 심정이 복잡했다.

배신당했을 떄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정말 비참하기 그지없다.

혼자 들떠서 마음껏 이용당했다고, 냉혈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온은 자신의 위험도 감수하고 그녀를 구했다.

거기다 그 방법이라는 게...



'...그거, 내 첫 키슨데...'


스무살이 넘도록 키스는 커녕 남자 손도 제대로 잡지 못한 이자견은 얼굴이 후끈거렸다. 상대가 그토록 두려웠던 가온이었는데도 부끄러웠다.

가온의 대한 두려움보다 키스의 남사스러움이 더 강한 것 같았다.

가온은 어떨까.

그만큼 유명세를 떨치면 달라붙는 여성들은 많을테니 능숙한 걸까.

스스로도 잘 모르는 기분이었지만, 이자견은 물어보고 싶었다.



"저기..."



먼저 입을 뗸 것은 가온이었다. 이자견이 움찔하는 것을 느끼면서 가온은 대화를 이어갔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는 사태였다고는 해도..."

"아, 아니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걸로 또 침묵.

어색함이 두 남녀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둘 다 어서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마땅한 변명거리가 없었다.



"저기...이자견씨."

"네, 네?"

"정말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당신에게 갑자기 일어난 이상현상이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당신과 맺은 계약을 풀 생각은 없습니다."

"......"

"그러니, 좀 더럽지만...주기적으로 제 타액을 보낼테니 섭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말하면서도 스스로 변태같다고 생각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자견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타액을 보낸다니...힘들지 않을까요? 타액이라도 오랫동안 육체를 떠나있던 것이라면 효능이 없을 텐데."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또..."



말을 잇지 못하자 이자견의 얼굴이 빨개졌다.



"저, 저는...상관 없습니다. 재무진떄 받은 굴욕에 비하면 그런 것쯤은..."



내 키스는 굴욕이란 소리인가. 살짝 상처받으면서 가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무진에게 무슨 짓을 당했는지는 몰라도 웬만한 굴욕은 굴욕으로도 받아들이지 않는 게 이자견이다.


"그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치료행위를 하죠."



뭐라고 칭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치료행위라는 단어를 찾아낸 가온, 이자견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말하긴 뭣하지만, 의심하지 않으십니까?"

"네?"

"주기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니. 제 형편에 좋게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계약으로 인해 당신이 어떤 기분인지는 조금이나마 느껴지고, 또 그걸로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쨰서요?"

"제게 여성의 매력같은 건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순간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뻔 했지만 이자견이 삼촌에게 했던 짓들을 떠올린 가온은 가까스로 참았다.

하지만 이자견은 가온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느꼈고 그렇기에 당황했다.


"어..."

"아니..."



결국 또 어색해져서 딴청을 피우게 된 두 사람. 그때 가온의 전화가 울렸다.

크게 반가워하면서 가온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



"네 이가온입니다."

[가온씨. 저인 거예요.]

"아. 미헤유씨."



누군가 했더니 미헤유의 연락이었다.



[지금 어디인 거에요?]

"왜 그러시죠?"

[오늘 휴일인데 같이 보내고 싶은 거에요. 그런데 가온씨는 어디로 외출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잠깐 주술의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이자견 선생님의 집에 와 있었습니다."



술술 거짓말을 뱉은 가온은 방금 전까지 신나게 수련했으니 쉬는 시간도 잠깐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미헤유의 외출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서로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가온은 이자견의 저택에서 나와 미헤유와의 약속 장소로 갔다.

가는 길에 가온은 어? 하는 기분이 들었다.



'잘 생각해보면 이거 데이트 아닌가?'



잠깐 그러다가 에이 그건 아니지 하고 스스로를 꾸짖었다. 이러니까 연애경험 없는 애송이인 거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냥 놀자고 권유하는 게 분명한데 의미부여를 하다니.


약속장소로 향하는데 옆의 남자 두 명이 수군댔다.


"야...쩔어주는데?"

"말 걸어볼까?"

"아서라 딱 봐도 남친 기다리는 것 같더만."


그들만이 아닌 옆을 지나치는 남자들을 연신 뒤를 기웃대고 있었다.

뭐지? 하는 심정으로 약속장소에 도착한 가온은 미헤유를 발견하고 순간 넋을 놓았다.


제대로 된 화장으로 조금 예쁜 정도였던 얼굴이 완전 미인이 되었다.

또한 날씨가 더워서인지 어깨나 허벅지가 한껏 드러나는 복장을 한 그녀의 풍만한 몸매가 더욱 부각되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남자들이 침을 삼킬 만 하다고 생각한 와중 멍한 표정이던 미헤유가 가온을 발견했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꽃이 핀듯 웃는다.

자신 떄문에 웃는 거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두쿵거렸다.



"가온씨!"



냅다 달려와서 바로 팔짱을 끼는 미헤유. 당황하는 가온의 귓가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봐봐 남친 있다니까."

"에이. 저런 놈이랑..."

"근데 남자 어디서 본것 같지 않냐?"

"어라? 들어보니 여자도..."


가온은 미헤유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은 꼴을 보지 못하리라.



"잠깐만요 가온씨."


우뚝.

마치 산과도 같은 힘으로 가온을 멈춰세운 미헤유.



"적극적인건 기쁘지만...이동은 제 차로 하지 않는 거에요?"

"어? 차 가지고 오셨어요?"

"네. 이쪽으로 오는 거에요."



그녀의 뒤를 따라가니 VIP석에 떡하니 주차되어있는 고급스러운 스포츠카가 보였다.



"오늘 데이트 많이 기대했으니까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은 거에요~"

"그, 그렇군요."


데이트라니, 대놓고 말하자 가온은 부끄러웠다.

부끄러움을 가시게 하기 위해 이런 차는 얼마나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미헤유가 권하는 대로 조수석에 앉은 가온. 그의 뇌리에 뭔가가 떠올랐다.



'...전에 루카스 녀석이 미헤유 씨는 마음에 든 남자가 아니면 옆에 태우지 않는다.고.



"...과한 생각이야."

"뭐가인 거에요?"

"앗, 아무것도 아닙니다."

"후후 이상한 가온씨."



미헤유의 운전은 능숙했다.

그녀를 따라 영화를 보거나 수족관에 가거나 드라이브를 하거나 한 가온은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헌데...


'...어라? 벌써 9시네.'



벌써 저녁 9시.

원래라면 진작 헤어졌을 시간이건만 기분 탓일까? 미헤유는 헤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저기...미헤유씨?"


가온이 부르자 의아한 듯 고개를 모로꼬는 미헤유.

귀엽다는 감상은 집어넣고 가온은 말했다.



"슬슬 시간이 된 것 같은데요."

"아 그런거에요."


이제야 알았다는 듯 대답한 미헤유가 갑자기 생긋 웃었다.



"가온씨. 마지막으로 절 집에 데려다 주는 거에요."

"네? 데려다 준다니...차가 있으시니 데려다 준다고 하면 같이 가는 정도밖에는..."

"맞아요. 그걸 원하는 거에요."


가온은 눈을 끔벅댔다.


"누가 바래다주는 거. 한 번 꿈꿨거든요. 아시다시피 제 힘이 워낙 세서 웬만한 남성들은 엄두도 못 내는 거에요."

"으음..."

"부탁이에요 가온씨. 돌아갈 때의 택시비는 줄 거에요."

"아뇨. 그런 걸 걱정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돈은 꽤 있고."



소중한 친구인 미헤유가 그토록 원하는 거라면 들어주도록 하자. 가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운 거에요 가온씨."




그리고 도착한 곳은 미헤유가 한국에 구입해 놓은 고급 아파트였다.

입구에서 카트키를 꽂는걸 보고 돌아서려는 가온의 팔을 잡고 그녀는 자신의 집까지 올라갔다.



"여기까지 왔는데 뭣좀 마시고 가는 거에요~"

"아...저기..."



이거 혹시...라고 생각하다가 가온은 스스로를 꾸짖었다.

넌 머릿속에 든 게 그런 생각밖에 없냐고.

미헤유는 순수하게 마실 걸 대접해주고 싶은 걸 뿐일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미헤유의 집은 아늑하고 조명이 야했다.



"......기분 탓이겠지."

"뭐가인 거에요?"


후.

숨결을 귓가에 불어넣듯 가까이서 말하는 미헤유. 가온이 깜짝놀라 물러서자 귀엽다는 듯 우후후 웃는다.



"여기 앉아 있는 거에요. 마실 걸 가져오는 거에요."

"넵."



어쨰서인지 경어로 대답한 가온이 두 손을 무릎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대답했다.

미헤유 집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던 중 잠시 후.

드디어 미헤유가 마실것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꿀꺽."



저절로 침을 삼킬 수밖에 없는 광경이 눈앞에 있었다.

눈앞의 미헤유는 무려 네글리제 차림이었던 것이다.

속옷이 다 보이는 상황에 가온은 눈둘 곳이 없어 곤란했다.

미헤유는 아랑곳 않고 가온의 맞은편에 앉더니 잔을 내밀었다.


"우후후. 마시는 거에요."

"네, 넵."



미헤유가 먼저 잔의 내용물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그리고.



"가온씨."

"네?"

"그때 정말 고마웠던 거에요."

'그떄요?"

"절 구해준 거에요."



재무진 사건때를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당연하지 않아요. 전 그때까지 케인의 죽음의 화풀이를 하고 다녔는데, 가온씨는 그런 저를 구해준 거에요. 성인인 거에요."



그걸 시작으로 갑자기 가온에 대한 칭찬을 마구 늘어놓는 미헤유. 면전에서 칭찬의 폭풍 세례를 받자 멋쩍어진 가온이 잔의 내용물을 들이켰고...


"푸웁?"


살짝 뿜고 말았다. 내용물에서 쓴 맛이 났던 것이다.



"미헤유씨. 이거 술...?"



그 순간.

어느새 가온의 코앞까지 다가왔던 미헤유가 그의 무릎 위에 걸터 앉았다.

확 향기로운 냄새가 코를 찔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가온의 목에 팔을 감는 미헤유.


"저, 전 아직 미성년자 입니다만..."



겨우 그렇게 말했지만 미헤유는 고혹적으로 후훗 웃으면서 가온을 더욱 세게 껴안았다.


"뭐 어때요? 그것보다 더한 것도 마음대로 하는 세상인데."



말끝에 풍만하다 못해 폭력적인 가슴을 눌러온다. 고간쪽이 빳빳해지고 절로 정욕이 일었다.



"...미헤유씨. 좋지 않아요. 저도 남자라서 이러면 착각..."

"착각 아닌데?"


유창한 발음의 한국어. 그와 동시에 귓불을 깨문 미헤유가 가온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책임져 달라고는 안 해요."

"......"

"가온씨. 우리...좀더 깊은 관계가 되어 봐요."



큰일났다.

가온은 그 어느때보다 위기감을 느꼈다.

참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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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돌아온 김남일 3 +4 19.11.12 118 4 20쪽
288 돌아온 김남일 2 +4 19.11.04 119 3 13쪽
287 돌아온 김남일 1 19.10.28 105 4 13쪽
286 악연 3 19.10.22 107 4 14쪽
285 악연 2 19.10.15 98 4 13쪽
284 악연 1 19.10.08 139 6 13쪽
283 또 다른 커튼화 3 +2 19.10.01 119 4 16쪽
282 또 다른 커튼화 2 19.09.24 114 4 13쪽
281 또 다른 커튼화 1 +4 19.09.17 152 5 12쪽
280 살인범 2 19.09.10 113 3 13쪽
279 살인범 19.09.03 117 6 12쪽
278 3부 13화:강렬한 유혹(2) 19.08.27 136 4 11쪽
» 3부 12화: 강렬한 유혹 19.08.20 133 4 13쪽
276 3부 11화: 낯 뜨거운 계약 19.08.13 149 5 11쪽
275 3부 10화: 예언 +2 19.08.06 138 5 11쪽
274 3부 9화 : 고대의 커튼(2) +2 19.07.30 156 5 11쪽
273 3부 8화:고대의 커튼 (1) 19.07.23 141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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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3부 6화: 김남일 (3) 19.07.07 127 5 15쪽
270 3부 5화: 김남일 (2) +2 19.06.27 143 5 12쪽
269 3부 4화: 김남일(1) 19.06.25 13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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