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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공의 서재입니다.

마동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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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루공
작품등록일 :
2021.05.13 20:20
최근연재일 :
2021.11.26 18:30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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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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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03,968

작성
21.10.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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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동병기 (89화) -파오의 간계

DUMMY

89화. 파오의 간계


**


다시 이곳 폰토스성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폰토스성에서의 혈전이 있은지 3일.

어마어마했던 혈전의 흔적은 참혹했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던 카론 공작 일행은 겨우 3일 만에 마무리 짓고 계획대로 수도 페르니스를 향하기 위해 진군을 시작한 것이었다.


자신의 마동병기 페르온이 내부 프레임부터 심하게 망가져 더는 수리하여 사용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 티안은 마동병기가 아닌 말에 올라 이동을 준비했고 그런 그의 모습은 얼굴을 거의 가린 투구와 갑옷을 착용한 상태였다.


[ 이제부터 수도로 향하내. 헌데 자네는 수배된 몸이고... 무엇보다 그대가 있음을 헬리오스 측에겐 숨겨야 하기에 부득이하게 얼굴을 가려주길 바라네. 이곳이나 남부에서처럼 믿을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닌 수많은 첩자들이 숨어있을 지도 모르니 말일세.. ]


출정 전 카론 공작의 당부.

이는 티안도 납득할 만한 이유였고, 아직 자신이 드러날 때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에 응한 티안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티안이 말에 올라 출발을 하려 할 때 저 멀리서 티 나지 않게 배웅하러 나온 더글라스 자작 부부의 모습.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양부모님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리아나와 혼인했다는 이야기 등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티안은 다시금 양부모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 같이 기마에 올라 길을 나서는 여인, 리아나.

그녀 또한 수배된 몸이었기에 후드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 금방 다시 뵐 수 있을거야. 수도에서... 준비가 끝나면. "

" 응.. "


티안이 상념에 빠져있을 때 어느덧 준비가 끝났는지, 카론 공작의 명령이 떨어지자 일제히 수도 페르니스를 향해 폰토스성 전투에서 살아남은 전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페르니아 제국 수도 페르니스의 황궁 안.

얼마 전, 보고를 받은 황제 이고르 8세는 재상 파오를 급히 불러 물었다.


" 카론 공작과 그의 병력 전부가 승리한 뒤 이곳 페르니스로 오고 있다는 소식 들었소? "

" 예 폐하. "

" 승전했다 하니 마땅히 축하해줘야 하지만... 짐이 지원을 거부한 것에 앙심을 품고있 진 않을지 걱정되는 구려. "

" 소신도 그것이 마음에 걸리옵니다. 어찌 전군을 이끌고 오는 것인지.. 조용히 와서 보고만 하면 될 것을 말입니다. "

" ... 그러게 말일세.. 그렇다고 오지 말라 할 수도 없고,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

" ... 우선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카론 공작을 비롯한 소수의 지휘관만 입성을 허가하시지요 폐하. "

" 짐도.. 그리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지만, 승전하여 온 병력인데.. 관례대로라면 개선식을 열어줘야 하는 마당에 입성을 거부하고 지휘관들 몇 명만 부르면 민심이... "

" 폐하, 민심보다 폐하의 안전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


이 말을 하며 파오의 눈이 순간, 검은빛으로 빛났고 이에 황제 이고르 8세의 눈빛이 초점을 잃은 듯 멍해져있다가 곧바로 돌아왔다.


" 아... 아.. 그렇지, 파오경의 말이 무조건 옳소.. 그리 명하시오... "

" 예. 폐하. "


찰나의 순간 둘의 눈빛이 변한 뒤엔 그저 파오의 뜻대로 하라는 이고르 8세.

그는 이미 어둠의 마력에 지속적으로 오염되어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어있었던 것이었다.


....


다시 시간이 흘러 카론 공작과 동, 남, 북 지역의 병력이 하나가 되어 폰토스성에서 출발한 지 이틀.

보병 전력도 포함한 진군이었기에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워낙 가까운 거리였기에 빠르게 당도할 수 있었고, 이들이 드디더 굳게 닫힌 페르니스의 성문 앞에 도달한 것이었다.


" 성문을 열어라! "


카론 공작의 부관 중 한 명이 굳게 닫힌 성문 앞에서 수도 경비대를 향해 소리쳤다.


" .... "

" 들리지 않는가? 성문을 열어라! 카론 공작 각하와 이번 폰토스성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우리 제국군임이 보이지 않는가?! "


웅성웅성-


굳게 닫힌 성문과 높고 튼튼한 성벽 위, 수많은 수도 경비대의 병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들도 얼마 전 폰토스성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혈전이 있었고, 무려 10만 마리의 몬스터들을 훌륭히 격퇴하고 승리한 용사들을 맞이하길 고대하고 있었지만 황궁에서 내려온 명령은 절대 들여보내지 말라는 이상한 명령이었기에 당혹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중 조용히 있던 경비병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조심스럽게 카론 공작의 부관을 향해 말했다.


" 저... 송구하지만 카론 공작님과 론드 백작, 트라키아 후작님만 들어오시라는 황제 폐하의 명이 있으셨습니다.. "

" 뭐? 혈전 끝에 겨우 승전한 군대를 밖에 내버려 두고 입성을 거부한다고? 그게 진짜인가? "

" 으... "

" 후우... "


이를 조용히 듣고 있던 카론 공작이 깊은 한숨을 쉬며 앞으로 나서 경비대장에게 말했다.


" 지금 론드 백작과 트라키아 후작은 지난 전투로 부상을 입어 아직 요양중일세. "


위엄있게 말을 건네는 카론 공작의 모습을 본 경비대장이 군례를 보이며 답했다.


" 앗, 카론 공작님! 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

" ... 고맙네. 자네 이름이 무언가? "

" 예..? 저는 페르니스 동문 수비대장 레논이라고 합니다. "

" 그래.. 레논경. 내 모든 책임을 질 테니 성문을 열어주게. "

" 하.. 하오나... "

" 부탁함세. "

" 아.... "


제국 병사들은 이번 전투마저 승리로 이끈 카론 공작을 제국의 영웅 티안 못지않게 존경하며 흠모하고 있던 상황.

그런 동경의 대상이나 다름없는 카론 공작이 부탁하는 모습에 흔들린 경비대장이 결심한 듯 주변의 경비병에게 명령했다.


" ... 열어라. "

" ... 하오나... "

" 카론 공작님꼐서 책임지신다고 하지 않나. 그리고... 우리 모두 승리한 영웅들에게 이런 대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 으음... "

" 하물며 지금 제국 황실의 상황은.. 우리 같은 하급 장교들도 일반 병사들도 잘 알고 있지... 그러니 카론 공작님께 희망을 걸어보고 싶어지지 않는가...? "


동문 경비대장 레논의 설득에 술렁거리던 수비대들은 결국, 동문의 성문을 활짝 열었다.


끼기기기긱-

쿠구구구- 쿠우웅!


" 우리 제국군 페르니스 수비대 일동은 카론 공작님 휘하 용사분들의 입성을 환영합니다! "

" 오오오오! "

" ... 고맙네. "


작은 실랑이 끝에 굳게 닫힌 성문이 열리고, 카론 공작을 선두로 폰토스성에서 온 전군이 수도 페르니스로 무사히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척척척척-

쿠궁쿠궁-

쿵쿵쿵쿵-


그런 이들의 마동병기와 병사들이 황궁을 향해 질서 정연히 행군하는 모습을 구경하고자 수도의 백성들과 중앙 지역의 피난민들이 모두 나왔고, 이들을 향해 환영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 와아아아! "


수많은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황궁으로 향하는 군의 선두에 있는 카론 공작.

그는 성문에서의 실랑이를 끝으로 한 번 더 황제에게 크게 실망한 상태에서 자신들을 환영하는 백성들의 행색이 남루하고 초췌한 것을 보며 생각했다.


' 제국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구나.. 수도의 백성들 행색이... 말이 아니군. 황실이 끝내... 타락했는가... '


....


카론 공작 휘하 군단들이 수도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들은 재상 파오는 분개했다.


" 감히! 동문 수비대장 놈... 황명을 어기다니! "


그런 분개하는 재상 옆 옥좌에 앉아 있는 황제 이고르 8세는 초조한 듯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 으... 그냥 들여보낼 걸 그랬잖는가! 자네 때문에! 원망 하나가 늘었을 게야! "

" .... 송구합니다만, 폐하? 이는 결국 폐하께서 내리신 결정이십니다. 소신은 조언만 했을 뿐이지 않사옵니까? "

" 뭐... 뭣이?! "

" 후우.. 어쨌든 체통이나 지키십시요. 이들이 설마하니 무슨 짓 하겠사옵니까? 역적으로 몰릴지도 모르는데요? "

" 으... 음.. 허나.. "

" 하아... 걱정 말고 소신을 믿으시지요. 생각해둔 바가 있으니. "

" 그.. 그래? "


이미 어둠의 마력에 타락한지 오래된 황제 이고르 8세는 무례하게 구는 파오 재상을 어찌하지 못한 채 그저 무기력하게 걱정만 할 뿐이었고, 이는 그의 총기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 그래도 티안이라는 놈을 계략으로 몰아붙여 함정에 빠지게 할 때에는 좀 쓸만하다 생각했지만.. 이제는 완전 맛이 갔군, 슬슬 하멜 황제 폐하께 돌아가야 할 시간인가... '


그리고 그런 이고르의 모습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하는 파오.

이렇게 이들이 우왕좌왕하기를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황궁의 알현실로 근위병들이 들어왔다.


" 폐하, 재상님. 카론 공작 일행이 황궁 앞에 거의 다다랐다 하옵니다. "

" 그래...? "


카론 공작과 그의 군이 황궁 근처에 당도했다는 소식. 이 소식을 들은 파오가 순간 눈을 번뜩였다.


' 그렇지, 수많은 백성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선 카론 공작이 언행을 함부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황궁 안이 아닌 밖에서 이들을 맞이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겠어..! '


" 좋아 황제 폐하와 내가 직접 황궁 앞으로 마중 갈터이니 그리 일러라. "

" 예! "

" 재상...? "

" 걱정 마십시요 폐하, 카론 공작이 제아무리 날고 기어도 수많은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폐하께 무례하게 굴거나 서운함을 크게 표현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베르제엘가는 대대로 황가를 충실히 모신 가문이니까요.. 그러니 많은 눈이 지켜보는 곳으로 나가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

" 오오.. 그렇군.. 알겠네. "


이 말을 끝으로 황제 이고르 8세와 파오 재상, 그리고 그의 세력인 간신 귀족들과 근위대, 급조한 제1 기사단 등이 황궁 앞으로 이동했다.


....


잠시 후-

드디어 마주한 황제 이고르 8세 파오 재상의 세력원들과 카론 공작 일행.

분명 같은 제국의 같은 편들이건만 서로를 보는 눈빛과 표정들은 결코 곱지 않았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백성들의 시선.


먼저 입을 뗀 건 카론 공작이었다.

" 페르니아 제국에 끝없는 번영과 영원한 영광을. 오랜만에 뵙습니다 폐하. "

" 그래.. 오랜만이구려 카론 공작. 그간 고생이 많았다 들었소. 베르제엘가의 거성이 무너졌다 했을 때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아시오? "

" ... 황공하옵니다 폐하. "

" .... "


휘오오오-

펄럭 펄럭-


간단히 인사를 나눈 황제와 공작.

막상 나와 카론 공작을 마주한 이고르 8세는 그 뒤에 질서 정연히 나열해있는 대군의 모습을 보고는 짐짓 겁먹은 듯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재상 파오가 나서며 카론 공작에게 말했다.

" 폰토스성의 승전. 고생하시었소 헌데, 황명을 어기고 이렇게 무엄하게도 군을 이끌고 입성하시다니요 카론 공작님. 이는 분명... "

" .... "

허나 파오의 말에도 대꾸는커녕, 시선조차 주지도 않는 카론 공작.

제국의 내부를 썩어버리고 혼란스럽게 만든 장본인이 파오임을 잘 알고 있던 카론이 그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 폐하. "

" ... 말씀하시오 카론 공작. "


파오를 무시한 채, 황제 이고르 8세를 바라보고 있던 카론 공작이 굳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 지금부터 드리는 조언은 제 마지막 조언이 될 것이옵니다. 부디 경청해 주시옵고 이를 반드시 행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

" 무슨 이야기길래 그러시오.. 하하... "


지금껏 폭정을 일삼고 지방의 위기를 외면해오며, 결전을 치르려 할 때조차 의심하여 지원을 일절 해주지 않은 이고르 8세는 도둑이 제발 저리 듯 그간 자신이 해온 행위들을 떠올리며 긴장하곤, 카론 공작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제국의 내부를 정돈하고 곪아 썩어버린 부분을 도려내야 할 때...!

타락하여 엉망이 되어버린 이고르 황제를 향한 카론 공작의 마지막 당부는 과연..?


다음 화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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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마동병기 (88화) -반격의 첫걸음 +2 21.10.06 288 6 14쪽
90 마동병기 (87화) -폰토스 성 안 전투의 결말 +2 21.10.04 277 7 11쪽
89 마동병기 (86화) -검은기사 하콘과의 혈전 +4 21.10.01 286 6 14쪽
88 마동병기 (85화) -위기에 빠진 폰토스성 +4 21.09.29 289 9 13쪽
87 마동병기 (84화) -강적, 검은 기사 하콘 +2 21.09.27 292 7 14쪽
86 마동병기 (83화) -폰토스 성 밖 전투의 결말 +4 21.09.24 300 6 12쪽
85 마동병기 (82화) -한층 더 성장한 티안의 힘 +2 21.09.22 298 5 12쪽
84 마동병기 (81화) -폰토스성 수성전 (4) +2 21.09.20 297 7 12쪽
83 마동병기 (80화) -폰토스성 수성전 (3) +6 21.09.17 294 8 13쪽
82 마동병기 (79화) -폰토스성 수성전 (2) +6 21.09.15 296 7 12쪽
81 마동병기 (78화) -폰토스성 수성전 (1) +8 21.09.13 314 8 12쪽
80 마동병기 (77화) -10만 대군에 포위된 폰토스성 +4 21.09.10 315 7 13쪽
79 마동병기 (76화) -재집결, 폰토스 성으로 +6 21.09.08 316 7 12쪽
78 마동병기 (75화) -다시 찾아온 전란 +6 21.09.06 314 8 13쪽
77 마동병기 (74화) -반가운 얼굴들 +6 21.09.03 327 8 14쪽
76 마동병기 (73화) -험난한 피난길 +4 21.09.01 316 8 13쪽
75 마동병기 (72화) -피난 준비 +8 21.08.30 333 8 13쪽
74 마동병기 (71화) -다시 또 빼앗기는 보금자리 +8 21.08.27 323 8 14쪽
73 마동병기 (70화) -계속되는 위협 +4 21.08.25 325 7 13쪽
72 마동병기 (69화) -행복한 시간과 함께 찾아오는 건… +8 21.08.23 327 7 13쪽
71 마동병기 (68화) -정착 +12 21.08.20 323 10 12쪽
70 마동병기 (67화) -도피 +12 21.08.18 330 11 13쪽
69 마동병기 (66.5화) -[외전] 하멜 황제 이야기 +12 21.08.10 346 9 12쪽
68 마동병기 (66화) -혼란스러운 대륙 +6 21.08.09 334 8 14쪽
67 마동병기 (65화) -라오르 공화국의 내전 +10 21.08.06 349 11 13쪽
66 마동병기 (64화) -탈옥 +4 21.08.05 342 9 14쪽
65 마동병기 (63화) -황제의 계략 +8 21.08.04 326 10 12쪽
64 마동병기 (62화) -잘못된 욕심 +8 21.08.03 344 9 15쪽
63 마동병기 (61화) -즉위식 +8 21.08.02 359 8 12쪽
62 마동병기 (60화) -황태자 이고르 페르니아 8세 +6 21.07.30 370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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