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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403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1.06.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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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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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8) 27화.[한국으로의 휴가](4)

DUMMY

“흐어어...큰일 나는 줄 알았네...”


“재밌지 않았어?”


“저언~혀!”


세상에, 신분증 요구하는 알바생 상대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길래 뭐 하나 했더니, 설마 회중시계로 냅다 최면을 걸어버릴 줄이야!


“여기선 마법을 못 쓰니까, 임시방편이랄까?”


데헷, 하고 그녀가 웃어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까딱하면 범죄 수준이잖아!


“아, 다녀왔니?”


“아, 응 누나... 근데 뭐 해?”


뭔가 좀 묘한 타이밍에 들어온 것 같은데. 다들 뭔가 가위바위보 하기 전에 쓸데없이 몸을 푸는 동작 비스무리한 걸 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저기 작은누나가 하고 있는 포즈는 에O르기파 준비동작 아닌가?;;


“목욕 순서 정하는 가위바위보.”


아... 그래. 하긴, 우리 집 욕조 중에 거품목욕 되는 욕조가 하나밖에 없긴 하지. 그래도 고작 목욕 순서 가지고 그렇게까지 격렬한 가위바위보를 할 필요가...


“X나 한심해.”


뒤에서 팔짱을 끼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에리카가 한 마디 했다. 으음... 좀 표현이 세긴 해도 나 역시 크게 다른 의견은 아닐지도.


“우리 집 욕조 꽤 크지 않나?”


“뭔 소리야, 한 두세 명 들어가면 꽉 찰걸?”


작은 누나가 싱겁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어릴 적 다 같이 들어갔던 기억 때문인지 꽤 널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햐. 갑자기 옛날 생각나네. 그땐 아린이도 나보다 한참 쪼그마했었는데...


“아, 아린아! 이상한 생각한 거 아냐! 아아!”


꼬집지 마! 하여튼, 자기 생각하는 건 금방 알아차린다니까...


“아윽, 쓰읍... 그럼 난 마지막에 들어가던지, 아님 그냥 다른 화장실에서 하던지 할게.”


뭐어, 굳이 자리도 비좁은데 저기 끼어서 할 필욘 없지. 나야 그냥 간단한 샤워만 하고 나와도 되니까.


나는 기지개를 피며 돌아섰다. 그래, 간만에 혼자 뜨거운 탕 안에서 생각이나 정리해볼까?


----------------------------------------------------------------------------


“...그래서, 왜 네가 여기 있는 건데?”


“...”


들려온 대답은 묵묵부답이었다. 비좁은 욕조 안, 내 옆에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는 입까지 탕 안에 깊숙이 담근 뒤 거품만 만들어내며 강력하게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래, 너도 이렇게 될 줄을 몰랐겠지.


처음엔 케이트가 어차피 사람이 많으니 나와 함께 씻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질세라 (자칭) 내 종자인 마틸다가 끼어들었으며, 이에 당황한 아린이까지 얼떨결에 말려들어 3파전을 벌인 끝에 결국 엉뚱하게도 아린이가 나와 함께 씻기로 결정나버린 것이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남매니까요.” 라며 수긍해버리는 바람에 이제 와서 빼기도 힘들어졌고 말이다.


“거의 10년만인가?”


여전히 대답은 없다. 응. 아예 나랑 말을 안 하기로 작정했구나. 그럼 뭐 별 수 없지. 그도 그럴 게 이 나이 먹고 같이 목욕 같은 걸 하려니 아린이 입장에선 당연히 싫을 수밖에. 나는 수건으로 몸을 대충 감싼 채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냥 있어.”


어느새 잠항 모드를 해제한 아린이가 작게 말했다.


“어? 괜찮...겠어?”


“...별로, 상관없어.”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또다시 눈만 내놓은 채 악어 코스프레를 시작했다. 거참, 싫다는 거야 괜찮다는 거야? 예전부터 감정 표현이 극히 적은 아이라 이런 경우엔 가족인 나조차도 간혹 헷갈리곤 한다.


“...그래, 네가 뭐 괜찮다면야.”


결국 나는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 기울여 아린이 옆쪽 벽면에 등을 기댔다. 다만 욕조 본체와 벽 사이에 약간의 층이 져 있어서 그런지 매우 불편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차라리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덤덤하게 반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지금 나가봤자 오히려 내가 아린이를 의식한다는 걸 모두에게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힘들거나 한 건 없어?”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리고 당연히 아린이도 힘들기야 하겠지만 할 말이 딱히 없어서인지 어색해진 공기를 무마하고자 내가 먼저 운을 뗐다.


“...딱히.”


...또다시 할 말이 사라졌다. 하지만 내일 모레쯤 돌아가게 되면 또 못 만날 텐데, 꼴에 오빠라고 또 그나마 여동생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이 시간을 헛되이 쓰고 싶지는 않다.


나는 조금, 아린이 쪽으로 자리를 당겨앉았다, 아직 조금 거리는 있지만, 나를 바라보는 아린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는 서로가 가까워졌다.


“...”


물론 아직도 크게 반응은 없다. 나를 잠시 응시하던 그 시선은 곧 다시 아래로 향해 이따금씩 출렁이는 목욕물에 고정되었으니까. 으음... 그렇다면 조금만 더 가까이 가 볼까?


나는 다시한번 몸을 비틀어 아린이에게 바싹 다가가 앉았다. 서로의 어깨가 맞닿고, 접촉된 피부를 통해 그녀의 체온이 직접 전해져왔다. 이젠 그 비좁던 목욕탕이 오히려 넓어 보일 정도니까.


“...뭐,해?”


드디어 반응이 왔다. 어딘가 뚱한 표정으로 아린이가 고개를 힐끗 돌리더니 내게 물었다.


...그러네. 그러고 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는거지? 딱히 내 행동에 대해 설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난 뭘 하고 싶었던 걸까? 흠...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린이의 어깨에 머리를 슬쩍 기댔다. 설마 팍 밀쳐버리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


하지만 아린이는 그런 내 행동을 가만히 바라볼 뿐, 별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내 눈에 갑자기 아린이의 손등이 눈에 들어왔는데,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이에 전보다도 손이 많이 거칠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원래 운동을 하긴 했지만, 손등에 생겨 있는 잔상처들은 아무리 봐도 운동을 하다 생긴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나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아린이의 손에 내 손을 포개어 보았다. 그대로 손을 들어 뒤집자, 손바닥 위에 난 또 다른 생채기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탁.


하지만 내가 상처들을 보고 있다는 걸 눈치 채자 그녀가 당황하며 곧장 손을 치워버리는 것이 아닌가.


“...별 거 아냐.”


괜찮은 척 하지만 분명 익숙지 않은 장비를 만지다 보니 이래저래 다친 거겠지. 내색은 안 해도 많이 아플 것이다.


-스윽.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팔을 들어서, 마치 여지껏 궁금했다는 듯 붕대를 칭칭 감아놓은 내 왼팔을 살짝 쓰다듬는 것이 아닌가.


“...”


말은 없지만 나를 바라보는 두 눈빛은 분명 이 상처에 대해 설명하라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냥 조금 긁힌 거야.”


나는 눈을 피하며 최대한 얼버무리려 했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붕대를 감은 부위가 너무 커서 그런지 당연하게도 그런 조잡한 변명 따윈 씨알조차 먹히지 않았다. 그녀는 의심스럽다는 듯 아까보다도 더욱 인상을 찌푸린 채 계속해서 설명을 요구해왔고, 결국 두 손 들어버린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뭐, 어차피 슬슬 붕대도 바꿔야 하니, 풀어도 괜찮겠지.


“...!”


내가 천천히 붕대를 풀자, 그걸 본 아린이가 새어나오는 비명을 막으려는 듯 입을 가렸다. 으윽, 나도 상처부위를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이건 좀 놀랄 만하긴 하네. 일단 피딱지가 붕대에 들러붙어 버리는 바람에 떨어지지 않는 천조각을 억지로 떼어내는 것부터가 고역이었던 것이다.


내가 들러붙은 걸 떼어내며 고통스러워하자,


“그...그만, 해. 아프잖아...”


아린이는 기겁을 하며 내 팔을 잡아 제지하려 했다.


“괜찮아. 어차피 오늘 붕대 갈아야 하거든.”


젠장, 아무래도 돌핀에서 탈출할 때 물로 뛰어들었던 게 화근이었던 모양이다. 다행히 심하진 않았지만 살짝 드러난 상처부위로부터 피와 고름이 섞인 진물이 진득하게 늘어지듯 흘러나왔다. 명백히 상처가 덧난 것이었다.


“으윽... 이따 제대로 소독해야겠네.”


겨우겨우 고통을 참아내며 붕대를 모두 풀자, 이내 바늘자국 투성이인 길쭉한 상처가 모습을 드러냈다. 쳇, 일단 아픈 건 둘째치고서라도 확실히 흉터는 남겠네. 그런 생각을 하며 상처를 보고 있자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너..너, 그거... 총...!”


하지만 아린이는 좀 다르게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누가 봐도 총상인 그 상처부위를 본 그녀는 드물게도 감정을 바로 드러내며 거칠게 내 팔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으윽... 나 괜찮아 아린아. 생각보단 그리 아프지도 않고.”


나는 애써 괜찮을 척 했지만, 붙어있던 붕대를 제거하고서부터 또다시 몰려온 욱신거리는 통증은 생각보다 꽤나 끔찍했다. 아린이도 말과는 다르게 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잔뜩 찡그린 내 표정을 보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자신의 몸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내 몸부터 잡아 일으켰다.


“...내가, 소독해줄게.”


“야, 야... 일단 수건으로 너 몸부터...”


“시끄러. 언니들이, 보기 전에 빨리 따라와.”


아린이는 곧장 옆에 걸려있던 수건을 집어들어 내 앞에서 대충 몸을 닦더니, 그 수건으로 내 몸도 같이 닦아주려 했다.


“아니, 내 몸은 내가...”


“...”


예. 말대꾸해서 죄송합니다. 암요 암요. 아프면 도움을 받는 게 정상입죠. 그러니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난 이제 반쯤 포기한 채 얌전히 아린이에게 내 몸을 맡겼다. 다만 몸이 닦이는 와중에도 이게 참 몹쓸 일이란 걸 알지만, 알긴 하지만! 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수건으로 이리저리 닦아주는 아린이의 맨살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의식 안 하려고 최대한 눈을 피하려 하긴 했다만, 복싱으로 다져진 군살없는 탄탄한 몸에, 그와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가 계속해서 좋은 향기를 풍기며 이리저리 몸을 스치니 몸이 반응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있겠냐고.


“...”


아, 물론 몸이 반응했다고 했지 이상한 곳이 반응했다곤 하지 않았다.


“...귀, 빨갛게 변했네.”


“그럼 안 부끄럽겠냐?”


“...나도, 참고 있어. 더 급하니까.”


아린이는 그렇게 말하며 눈썹을 늘어뜨린 채 내 상처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아이 참, 그렇게 심하게 다친 건 또 아닌데 괜히 걱정시키는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네.


“빨리 옷 입자. 감기 걸릴라.”


나는 여전히 새하얀 나신을 그대로 드러낸 채 내 상처만 이리 저리 살피고 있는 아린이에게 애써 눈을 돌리며 말했다. 그제서야 그녀도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황급히 근처에 걸려있던 티셔츠를 두 개 꺼내 그 중 하나를 대충 입었다.


...응? 두 개?


“...입혀줄게. 자, 만세 해.”


...에휴.


작가의말

한국 에피소드는 쌓아놓은 분량을 최대한 빨리 업로드하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아무래도 인물 관계나 감정 묘사에 치우쳐서 분량이 많아진 케이스라, 본편 전개도 있고 너무 지루하지 않게끔 빠르게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3일에서 하루 주기 정도로 업로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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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41화.[knight, SM...Profit!](1) +2 21.06.28 11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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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38화.[철로 위의 괴물](5) +2 21.06.25 91 1 10쪽
38 (38)37화.[철로 위의 괴물](4) +4 21.06.24 92 1 11쪽
37 (37)36화.[철로 위의 괴물](3) +2 21.06.23 108 1 11쪽
36 (36)35화.[철로 위의 괴물](2)(feat. 부단장 관찰일지) +2 21.06.22 107 1 9쪽
35 (35)34화.[철로 위의 괴물](1) +2 21.06.21 117 1 8쪽
34 (34)33화.[첫키스, 첫사랑](2) +4 21.06.19 120 1 6쪽
33 (33)32화.[첫키스, 첫사랑](1) +2 21.06.17 124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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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 30화.[한국으로의 휴가](7) +4 21.06.09 114 2 9쪽
30 (30) 29화.[한국으로의 휴가](6) +2 21.06.07 115 2 8쪽
29 (29) 28화.[한국으로의 휴가](5) +4 21.06.04 110 2 13쪽
» (28) 27화.[한국으로의 휴가](4) +2 21.06.02 116 2 11쪽
27 (27) 26화.[한국으로의 휴가](3) +2 21.05.30 125 2 7쪽
26 (26) 25화.[한국으로의 휴가](2) +4 21.05.23 138 2 8쪽
25 (25) 24화.[한국으로의 휴가](1) +1 21.04.08 164 3 13쪽
24 (24) 23화.[Operation, Suicide squad](6) +1 21.04.01 136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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