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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398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1.03.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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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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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8쪽

(20) 19화.[Operation, Suicide squad](2)

DUMMY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지하실 문이 또다시 벌컥 열리며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땀과 기름에 푹 절어버린 벨 중위가 들어왔다. 어지간히 정비로 골머리를 썩였는지 그녀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녀는 문틀에 기대더니 보란 듯이 한쪽 눈을 감은 채 애써 팔짱을 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일단 보트 먼지는 털어놨는데, 뭔가 작전이라도 있어?”


그 말에 서로를 쳐다본 제니아 중위와 나는 곧장 동시에 지도를 내려다보았고, 나는 곧 내가 봐도 이게 진짜 가능할까 싶은 작전을 더듬거리며 그녀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작전을 모두 들은 그녀는 깔깔 웃으며 딱 두마디 했다.


“역시 미친년들. 하지만 싫지는 않아.”


아, 전 미친놈인데요.


다만 문제는 무장이다. 최소한 자위용 무장 정도는 달려 있어야 하는데, 애초에 그 보트는 오로지 고속 수송만이 목적이라 무장 같은 건 전혀 달려있지 않은 놈이니 말이다. 그 점은 언급하자 벨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무게 줄이려고 필요 없는 항법 장치고 뭐고 다 떼냈고, 뒤쪽에 있는 시트까지 뜯어냈으니 그 자리에 조그마한 전차 하나 정돈 실을 자리가 날거야. X만한 보트지만 말이야.”


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무리 소형 컴뱃카라고는 하지만 순수 무게만 해도 거의 9톤에 육박한다. 선체 자체가 버틸지조차 모를 일이지만, 그 정도로 과적을 한 상태에서 과연 배가 제대로 나아갈 수나 있을까? 나는 영 미심쩍은 목소리로 해당 부분에 대해 질문했다.


하지만 그녀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내게 물었다.


“이놈이 왜 입찰에서 떨어진 지 알아?”


“...어... 글쎄요, 왜죠?”


당연한 내 반문에 그녀는 자랑스레 팔을 벌리며 말했다.


“과출력. 엔진을 두 개나 실어서 덩치는 저래도 출력 하나는 보장하지. 물론 그만큼 엔진이 과열해서 뻗어버리기도 쉽긴 하지만. 최고 출력으로 뽑아내면 아마 갔다 올 즈음엔 엔진이 녹아내리기 직전까지 갈 거다.”


즉, 그녀의 말대로라면 전차 하나쯤 실어도 전혀 문제될 것 없을 정도로 X라 빠를 테니 방어용 무장으로 컴뱃카를 싣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귀중한 전차 자원을 그런 곳에 소모할 수는...


“...아!”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잊고 있던 한 전차를 떠올렸다. 그래, 리스의 컴뱃카가 있잖아? 지난 전투에서 거의 대파되어 버린 그녀의 컴뱃카는 클라라 하사가 어떻게든 재생해보려 노력을 해본 모양이었지만, 이미 상부에서 교체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이따 3사단이 올 때 새 전차가 함께 배달될 예정이었던지라 사실상 잉여 물자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 좋아. 그럼 그걸 싣도록 하지.


나는 곧장 정비소대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으니...


----------------------------------------------------------------------------


“제발...제발 그 애를 뺏들어 가지 말아주이소! 이제 겨우 프라이머 올리고 막 포탑 부분을 수리한 참인데에에...!”


주둔지에 마련된 임시 정비창고 안에 클라라 하사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새 전차가 배달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밤새 진땀 빼며 전차를 수리한 그녀는, 어지간히 리스의 컴뱃카에 애착이 생겼는지 내 팔과 바짓가랑이를 붙들며 마치 아이를 빼앗기는 어머니처럼 엉엉 울었다.

(19) 18화.[철교 폭파 저지 작전](2) 일러 완성본1.jpg

심지어 내가 붙잡힌 팔을 빼려 하자 그녀는 아예 자기 가슴에 팔을 꽉 끼운 채로 확 끌어안아 버리는 바람에, 빼내는 데에는 꽤나 진땀을 빼야 했다.


“자 자, 어차피 새 전차 온다잖아? 뭐 네가 끌어안고 살 거냐? 여러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드리라! 정비병들도 다 동의한거 아이가!”


“지랄 마라! 내는 동의한 적도 없고 저 양반이랑 임프린팅한 적 없다! 그건 느그들 얘기 아이가!”


정비병들은 하나같이 내 바짓단에 껌딱지마냥 매달린 클라라를 떼어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클라라 하사는 떨어지지 않으려 필사적이었다. 아니, 이러니까 꼭 갓난아이를 엄마에게서 빼앗아가려는 못된 납치범이 된 듯한 모양새라 이상한 죄책감마저 들려고 하는데..


“그럼...! 그럼 적어도 제가 가겠심다! 제가 포탑 사수로 들어갈 테니까! 그렇게만 해주시면 제 아이를 데려가셔도 찍소리 안하겠심다!”


아무리 떼를 써도 결과를 뒤집지 못할 것 같은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자, 그녀는 냅다 지르듯 나에게 제안을 던졌다. 지금... 지금 저 정신 나간 임무에 자원하겠다고? 고작 그 전차 하나 때문에?!


“어... 위험한 임무인데, 괜찮겠어요?”


“상관없심다! 제 새끼만 보내면 엄마가 안심이 되겠심까!”


도대체 전차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 기총이야 여러 개 달려 있으니, 자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긴 하지.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락 할 테니 그녀에게 전차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다.


“...따라오이소.”


그녀가 안내한 곳, 그러니까 정비창고 뒤편 구석에는 몇 시간 전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어느 정도 지워진 리스의 컴뱃카가 세워져 있었다. 도대체 장비가 어디서 난 건지는 몰라도 벗겨진 페인트를 급한 대로 뿌리기 위해 프라이머를 올린 갈색 차체 여기저기에는 하얀 분필로 알 수 없는 숫자와 영어들이 여기저기 마치 낙서처럼 적혀 있어서, 차체만 보면 꼭 공장에서 뽑혀나오고 있는 새 전차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차체 윗부분에 도색만 새로 얹었을 뿐, 째로 떨어져 나간 스프로킷처럼 심각하게 손상된 부분은 여건상 아예 수리할 엄두조차 못 내는 상태였기에, 구동 계통은 사실상 못 쓴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거라면, 확실히 잃어버려도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는 전차였다.


“...포탑만큼은 거의 완벽하게 수리했심다. 총알자국만 빼면 기능상으로는 문제없이 잘 돌아가니까 큰 문제는 없을거라예.”


음, 어차피 고정포대로 운용할 계획이니 포탑만 잘 돌아가면 되지 뭐. 배에 싣는 과정도 구난 전차를 이용할 테니 사실상 조종수도 필요 없을 테고, 따라서 자력 주행을 할 일도 없으니까. 클라라 하사는 마치 그녀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곧바로 포탑을 가동시키더니, 이리저리 선회시키며 여러 테스트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내 계획이 점점 가시화되어 가는 것이 눈에 보이자, 벨 중위는 본인이 제안해놓고도 옆에 서서 보며 혀를 내둘렀다.


“...처음엔 외모만 보고 그냥 애새낀줄 알았는데, 나중엔 누구보다도 거물이 될지 모르는 놈이겠어.”


그러더니, 방금 전의 말을 무마하려는 듯 애써 내 어깨를 팡 팡 소리 나게 치며 너털웃음을 쳤다.


“그,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내 배에 탈 자격이 있는 놈이란 말이지! 음, 마음에 들었어! 아하하!”


으윽...이거 나 맥이는 거 맞지?;;


----------------------------------------------------------------------------


그리하여 결성된 팀은 배를 움직이기 위한 벨 중위를 포함한 해상 민병대 인원 3명, 포탑 사수인 클라라 하사와 리스, 포탑 후면 기관총 사수이자 지휘관인 나, 그리고 선체 앞쪽에 화력 보강용으로 M2 기관총 삼각대를 설치하게 되었는데, 그걸 운용하기 위해 철교 정찰 때 만났던 아이리 병장의 분대원 2명이 합류할 예정이니 여기까지만 하면 총 8명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인원이 남았는데, 바로 이 작전의 핵심 임무라 할 수 있는 폭탄 해체를 진행할 병사였다. 처음에는 부대원들 중 화학 전공인 대학생 출신을 뽑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대부분 깡촌 출신인 전차병들이었던지라 농사 경험은 몰라도 대학생은 전혀 없었고, 대신 광산에서 폭약 담당으로 일했던 병사가 둘 있어 그들을 뽑았다. 다만, 다만 그 둘이 말이지...


“뭐, 내가 와서 아니꼬와? 꼬우면 다른 사람 쓰시던지. 언니, 가자.”


...바로 내 7호차 조종수와 무전수인 에리카와 아델라 자매였다. 첫 만남부터 나를 패대기쳤을 정도로 늘상 까칠한 에리카와 시종일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표정한 아델라를 보고 있자니 과연 이번 작전이 마찰 없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밀려왔다. 물론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그런 나를 본 에리카는 장난스럽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흐응, 첫날에 질질 짠 이후로 그냥 토낄 줄 알았는데. 아까 얘기했듯이 철교에 있던 개년들까지 작살내고 오는 걸 보면 그냥 등신은 아닌가보네.”


...뭔가 전에 비해서는 꽤 유들해진 것 같은데. 아냐, 저러다 또 언제 불같이 화를 낼지도 몰라. 지금 말투도 꽤나 공격적이고 말이지.


그러고 보니, 둘 다 자매라면서 뭔가 느낌이 미묘하게 달랐다. 얼굴이야 당연히 다르겠지만, 그거 말고도 뭔가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은데... 아, 찾았다.


도베르만 수인인 그녀들은 그에 걸맞은 검은 귀를 가지고 있었는데, 동생인 에리카 쪽은 귀가 반쯤 솟은 채 끝이 접힌 반면, 언니인 아델라쪽은 흔히 매체에서 보는 도베르만처럼 귀가 짧고 빳빳하게 서 있었다. 저런 것도 체질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


“뭐야? 뭘 그렇게 번갈아 쳐다보는데?”


계속 두 명의 얼굴을 살피는 걸 알아차렸는지 그녀가 영 언짢은 듯 말했다. 난 곧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한 뒤, 지도를 펼쳐 작전의 개요를 설명하려 했다.


“말 안 해도 알아. 별 것도 아니구만 뭐.”


에리카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아델라는 여전히 무표정이라 의견을 알 수 없었지만. 에리카는 내 앞에서 팔짱을 끼더니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다이너마이트 따위 뇌관만 제거하면 그냥 잘 타는 고체연료일 뿐이지. 언니랑 공구 챙겨서 제 위치로 갈 테니까, 넌 저거나 보면서 너 할 일이나 제대로 하고 있어. 이런 쓸데없는 데에 신경 쓰지 말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 거대한 철교를 박살내는 폭약인데... 양도 얼마나 있을지 모르고... 너무 자신만만해하는 그녀의 태도에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지금으로선 믿을 사람이라곤 저 둘 뿐이다. 부디 내 불안한 감이 들어맞지 않기를 바라며 열심히 작전을 준비하는 수밖에.


“어디 보자... 이쪽은...”


공구를 가지러 내 35(t)전차 쪽으로 사라져가는 그녀들을 등지고 반대로 눈을 돌려 보이는 작업환경을 바라보자니, 으음...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아, 베트남 전쟁 때 사진 중에 이런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중형 군용 트럭 화물칸에 M113 장갑차 껍데기를 올려 괴랄한 건 트럭으로 운용하던 게 딱 이런 느낌이었지.


그도 그럴 게 중형 보트가 전차를 어부바 하고 있는 모양새라니, 그 누가 생각이나 해 보았겠는가? 그것도 마치 민간용 고속정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예쁘게 생긴 배 위에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칙칙한 전차가 올라가 있으니,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꼭 CG로 합성해 만들어낸 듯 한 언밸런스한 광경이었다.


나는 보트 선체에 장갑판을 용접하네 마네 하면서 싸우고 있는 클라라와 벨 중위를 뜯어말리고는, 보트 앞에 놓인 테이블에 지도를 펼치고 마지막 브리핑을 준비했다. 이윽고 필요한 공구를 모두 가져온 아델라 자매가 돌아오자, 어느덧 조용해져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 창고 안에서 나의 최후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다들 왔죠? 그럼, 시작합니다.”


나는 펜을 들어 철교 옆, 비교적 완만한 강기슭에 표시를 했다.


“여기에서 행거 째로 보트를 물에 빠뜨릴 거예요. 비교적 창고에서도 가깝고, 완만한 것에 비해 수심이 깊어서 행거가 어딘가에 걸려 보트가 파손될 걱정도 적으니까요.”


이어서 나는 길고 긴 미시시피 강을 가리켰다.


“지금은 새벽이라 어두운 데다 물안개까지 껴서 시야를 차단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거예요. 하지만 그만큼 소리는 잘 울려 퍼질 테니, 적어도 목표 지점으로 갈 때까지는 최대한 소음을 내지 않는 방향으로 부탁드려요, 벨 중위님, 당연히 알아서 잘해 주시겠지만 이를 감안해서 보트 조작에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말에 벨 중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말하면 잔소리지. 이 괴물 녀석을 숨죽이는 건 딴년한테는 몰라도 나한텐 껌이라고.”


하긴, 보트 제작자니까. 나는 이번에는 철교를 가리켰다.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철교에는 총 12개의 교각, 즉 기둥이 있고, 우리 측 6개를 빼야 하니 폭탄이 붙어있는 교각은 반대편의 6개다. 아무래도 대형 철교이니만큼 교각의 크기를 감안해 봤을 때 폭탄의 양도 꽤나 많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지점에 특히 폭약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고 해요. 보고된 바로는 사용된 폭약은 다이너마이트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델라 자매를 돌아보았다. 그녀들은 겉으론 크게 반응하지 않는 듯 했지만, 지도에 표시된 폭약이 설치된 교각을 아무 말 없이 계속 주시하는 중이었다.


나는 그녀들의 반응을 살핀 뒤, 지도에 표시된 대로 설명을 계속했다.


“철교를 지탱하는 기둥, 그러니까 우리가 작업해야 할 교각은 총 6개입니다. 각 교각은 끝에서 끝까지 철교 하단에 설치된 작은 다리로 이어져 있지만, 경비 인원이 부족해서 침입 방지 목적으로 이쪽 철교 끝에서 6번 교각으로 접근하는 부분까지를 모조리 끊어버리는 바람에 다리 위에서는 아예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즉, 단계별로 설명하자면 이렇다.


1. 끊어진 작은 다리 때문에 철교 하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보트를 타고 7번 교각까지 접근한다.


2. 설치된 사다리를 통해 교각을 기어올라간 뒤, 우선 7번 교각 위쪽에 설치된 폭약을 해체한 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다시 이어져 있는 작은 다리를 통해 12번 교각까지 이동하면서 중간 중간 교각에 있는 폭약을 모두 해체한다.


3. 12번 교각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는 보트 팀과 합류한 뒤 빠르게 복귀한다. 이상이다.


“간단해 보이는 정신나간 작전이네.”


에리카의 한 마디에 그 누구도 뭐라고 반박하지 못했다. 그녀의 간결한 한 마디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완벽히 요약한 한 마디였기 때문이다.


“교각으로 올라갈 인원은?”


“최대한 눈에 띄는 걸 피하기 위해 너희 둘과 나만 올라갈 거야.”


“우리가 이동할 소형 다리에 경비가 없다고 어떻게 장담하는데?”


“그건...”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아이리 병장에 따르면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나갈 만한 작은 다리라고 했지만, 철교의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그 끝이나 중간쯤에 경비 병력이 아예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우리 쪽 다리는 완전히 끊어져 강바닥으로 가라앉았으니 적도 우리가 그리로 침투하리라곤 생각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설사 경비가 있다 하더라도 가야만 합니다.”


내 말에 그녀는 무언가 반론을 제기하려 하는 듯 했지만, 내 눈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별달리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브리핑을 끝낸 뒤 질문 여부를 물었지만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한 번 지도를 내려다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작전에 참가할 인원들을 한번 슥 둘러보았다. 이제, 출발해야 한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되도록 자신있는 목소리로 탑승 명령을 내리려는데, 별안간 누군가의 쭈뼛거리는 손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뭐야, 누구지?


“아, 네. 무슨 일이죠 아이리?”


바로 아이리 병장이었다. 그녀는 잠시 일제히 자신에게 쏠린 상급자들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내 눈을 보며 바짝 군기가 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 작전명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푸훗, 나는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실소가 터져나올 뻔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작전명이라니, 다른 지휘관이라면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녀의 말에 긴장이 조금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 주변에서도 그녀의 말에 뭔가 불만이나 불편함을 표하는 기색은 없었고, 곧 아이리 병장에게 쏠려 있던 시선이 방향을 바꿔 내게 향했다. 뭐, 잠깐 정도는 장단에 맞춰줘도 되겠지.


흐음... 그나저나 확실히 작전명 같은 건, 생각해본 적이 없네.


“수어사이드 스쿼드면 되지 않아? 지금 우리 상황이랑 딱 맞는 것 같은데.”


에리카가 옆에서 이죽거렸다. 분명히 날 놀려먹으려고 하는 말이겠지.


“좋네. 그럼 그걸로 하자. 수어사이드 스쿼드.”


“어...어어...진짜?”


내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자 예상대로 그녀는 매우 당황한 표정이었다. 뭐, 안 될 건 또 뭐야? 그녀의 말대로 이건 죽음의 조나 다름없는 분대인데. 그 왜, 필생즉사 필사즉생 이라고도 하잖아? 어디 한번 해보자고, 이 죽음의 분대로.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작전명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개시합니다! 전원, 위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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