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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7.03 20:2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108
추천수 :
95
글자수 :
216,205

작성
24.07.01 19:03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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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수장 취임 선언...그리고 빌어먹을 꿈.

DUMMY


“······주접 떨지마.”


주 회의장으로 들어선 김환은 카르미스를 보며 눈을 부라렸다.

딱 봐도 간신배처럼 자신의 옆에 달라붙어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욕망이 눈에 보인다.


“난 간신배를 가장 싫어해.”

“간신배가 아니라, 충신이라고 불러주십쇼. 흐흐흐.”


말과는 달리 카르미스가 간신배스러운 웃음을 흘린다.

김환은 주먹을 날리고 싶은 욕망을 간신히 참아냈다.

카르미스 같은 놈보다는 주먹을 더 빨리 알아듣는다.


‘이런 놈은 초장에 조져야 하지만······.’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런 간신배가 필요하다.

아종족 족장들을 조종하려면, 입안의 혀처럼 굴 놈이 필요하니까.

이성재도 김환의 생각에 찬성했다.


[당분간은 이용하는 게 나아.]


이성재는 역시 이성적으로 카르미스의 가치를 판단했다.


[수완은 좋아 보이잖아. 적당한 선에서 먹이만 주면서 부려먹자.]

‘그 후에 말 안들으면 두들겨 패버리면 되는 거고.’

[두들겨 팰 생각부터 하냐?]

‘해결책부터 먼저 찾는 거지.’


이성재는 카르미스라는 다크엘프를 정확히 파악했다.

김환 역시 이성재의 의견에 동의했다.

어차피 다른 수장들은 자신에게 적대적이다.

꿍꿍이가 있어도 그나마 우호적인 ‘척’이라도 하는 카르미스를 옆에 두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어떤 단체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힘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필요한 법이니까.


‘실컷 부려먹어주마.’


단호하고 완벽한 결정을 내린 김환이 카르미스를 보며 히죽 웃어 보였다.

그의 미소를 착각한 카르미스가 뜨거운 눈빛과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저만 믿으세요. 용사님.’

“······.”


부담스럽다 못해 뜨거운 카르미스의 시선을 피한 김환이 홱 고개를 돌렸다.

지금부터는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 지금은 힘이 아니라 말로 설득해야 해.]

‘말이라······열심히 입 한번 털어볼게.’


앞으로 전쟁을 위해선 아종족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힘으로만 억누른다면, 어떻게 그들을 이끌 수 있겠는가.


휴우-!!


심호흡을 한번 한, 김환이 나름 나긋나긋한 어조로···독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룰이 정해지면 지켜야지. 난 정해진 룰을 지키려고 빌어먹을 대회에 참가해서 시간낭비를 했어. 그리고 내가 아니었다면 참가자들은 다 죽었을 거야. 여기 있는 옛 제자도 가족과 친구들을 만났겠지.”

“······!!!”


김환이 자신을 거론하자 제리스의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그러나 반론을 제기하진 못했다.

김환이 없었다면, 난데없이 등장한 데스나이트에게 자신도 목숨을 잃었으리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제리스 대신, 백랑족 베라칸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그대가 위대한 용사라는 건 알고 있소.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오만방자하게 구는 건 참기 어렵군.”

“안 참으면 어떡하려고? 꼬리라도 흔들게?”

[방금까지 말로 설득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예상치 못한 친구의 독설에 이성재는 기가 찼다.

하지만 김환의 대답은 더욱 그를 기가 차게 했다.


‘이게 내가 설득하는 방식이야.’

[······알아서 해라.]


피식-!

이성재의 대답을 들은 김환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사라진다.

사실 김환도 아예 생각 없이 해대는 독설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 녀석들의 마음을 지금은 완벽하게 얻을 순 없어.’


족장들은 자신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힘으로 수장자리를 차지하려는 셈이니 반발심이 드는 건 당연지사.

그렇다면 김환은 차라리 악역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이들이 자신을 미워하면서 공고히 힘을 합친다면, 아종족 연합의 결속력이 다져지지 않겠는가.

마족과의 전쟁을 앞두고 어떤 식이든 결속력이 생긴다면 나쁜 일은 아니다.


‘어쨌든 마음만 모으면 되지.’

[······이상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으는구나.]


이성재의 툴툴거림에 씩 웃은 김환의 시선이 베라칸에게 향했다.


“덤빌 거면 덤비고. 아니면 눈 좀 깔지?”


김환이 다시 한번 부드러운 어조로 도발하자.


“······끄응.”


베라칸이 신음과 함께 꼬리를 내리곤 고개를 돌렸다.

겁을 집어먹었는지 꼬리까지 말고 있다.

그러나.

김환의 도발은 계속되었다.


“백랑족이면 원래 말보다 행동부터 하는 종족 아닌가? 못 본 사이에 습성이 바뀌었네. 겁이 너무 많아졌어.”

김환의 이어지는 도발에-!


“······!!”


흥분한 베라칸의 어금니가 입술 밖으로 튀어나왔다.

김환이 무섭긴 하지만 자신은 백랑족의 족장.

누군가 모독을 들었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덤벼야 한다.

그러나, 베라칸은 현명했다.

김환에게 몸을 날리는 대신 족장 중 가장 현명한 이라고 불리는 앤트족의 로함델에게 공을 넘긴 것이다.


“나는···연합의 수장은···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머리는···빌려주겠다.”


로함델은 아종족들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다.

족히 삼천 살은 넘은 그는 피부에 새겨진 나이테만큼 지혜와 연륜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아종족의 족장들도 그의 의견만큼은 인정했다.

권력은 없으나 존재감과 위엄을 가진 로함델의 한 마디는 컸다.

다른 족장들이 별다른 반론을 꺼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아종족 연합의 수장인 윌레스는 달랐다.


“저 역시 어르신의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전쟁에는 힘이 필요하죠. 하지만 마음을 모으지 않는 힘이란 의미가 없습니다.”

“무슨 개소리실까?”


윌레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환이 인상을 구겼다.

김환의 말에 윌레스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개소리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려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분을 터뜨려봤자 잘못하면 김환에게 얻어맞을 뿐이다.

최대한, ‘말’로 김환을 상대해야 한다.


“지금 당장 힘으로 수장의 자리에 오르신다 한들 저희의 마음을 사진 못하십니다. 말뿐인 자리에만 올라서 뭘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건 자리에 오르고 나서 고민하도록 하지.”


김환의 응수에 윌레스가 선뜻 자신의 의자에서 일어났다.


“자리는 지금도 드릴 수 있습니다.”


스륵-!!


“앉고 싶으시면 앉으시지요.”

“하하하. 재밌게 노네.”


김환은 헛웃음을 흘렸다.

저 귀여운 고양이 새끼가 머리를 썼다.

윌레스는 방금 자신에게서 명분을 앗아갔다.

지금 저 자리에 앉는다고 해도 누가 자신을 수장이라고 인정하겠는가.

이성재 역시 김환의 생각과 일치했다.


[이제부터는 명분 싸움이야. 머리를 써.]

‘명분도 머리가 아니라 힘으로 얻는 게 빨라.’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결국 이성재가 완벽히 포기를 하자, 씩 웃은 김환이 족장들의 테이블에 걸터앉았다.


“피차 골치 아프니까 말이 아니라 몸으로 합시다.”

“······?”


뜬금없이 몸이라니.

수장들이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


“몸으로 하자는 게 무슨 뜻이겠어. 불만이면 덤비라는 소리잖아.”

“결국 폭력입니까?”


윌레스의 눈에 경멸이 묻어났다.

다른 족장들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김환과 괜히 싸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김환은 느긋한 어조로 그들을 유혹했다.


“너희들도 내가 필요하잖아? 그러면 어떻게든 써먹고 싶을 거잖아?”


김환이 정곡을 찌르자 족장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정답을 말했으니 마땅히 반박할 대답이 없었던 것이다.


“후후후.”


그들의 얼굴을 살피며 조소를 흘리던 김환이 말을 이었다.


“공식적으로 한판 붙자고. 내가 지면 수장이 아니라 개가 되어주지. 그래. 투견이 좋겠네.”


윌레스 뿐만 아니라 다른 수장들도 귀가 솔깃했다.

아종족들 역시 김환이 필요하다.

그가 수장이라는 절대적 권력을 갖는 건 두려웠지만, 김환의 힘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김환이 어떤 놈인데! 분명 함정이야!’


얼른 정신을 차린 윌레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쇼. 일대일로 당신을 어떻게 이깁니까?”


윌레스의 목소리가 모멸감으로 떨렸다.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모를까 아종족 족장 중에 그 누구도 김환을 이기진 못한다.

김환 역시 알고 있었다.

일대일 대결은 무의미하다.

어른이 어린아이의 팔을 비틀어봤자 무슨 좋은 소리를 듣겠는가.

오히려 족장들의 반감만 살 뿐이리라.

그렇기에 김환은 이들이 가장 원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너희 족장들 모두 한 번에 덤벼.”

“······!!!”

김환의 제안에 카르미스를 제외한 족장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자신들의 평균 레벨은 500.

그 개개인이 레벨만으로는 김환에게 역부족일지 모르지만, 힘을 합친다면 그를 능히 제압할 수준은 되리라.

윌레스는 진지한 어조로 질문했다.


“레벨이 얼마나 되십니까?”

“나? 641이야.”


김환은 대놓고 자신의 레벨을 가르쳐줬다.

그의 말에 족장들은 재차, 흠칫 놀랐다.

김환이 자신의 예상보다 강하긴 하다.

일대일로는 절대로 상대가 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레벨 641로는 자신들 전부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히려.


“혹시 자살하고 싶으신 겁니까?”


···라고 진지하게 윌레스가 질문했다.

아무리 김환이 밉더라고 해도, 그가 진심으로 죽기를 바라는 건 복수심에 불타는 제리스밖에 없었다.

레벨 1000이 넘어가면 모를까.

김환이 자신들을 모두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환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당신들한테는 안 죽어.”


군단장들과의 사투에서도 살아남은 자신이다.

아종족 따위에게 죽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니까 주절주절 떠들지 말고, 간단명료하게 가자고. 덤빌거야? 아니면 모조리 기권하고 내가 바로 수장 자리에 앉을까?”


김환의 질문에 족장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묻지 않아도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


입은 꾹 다문 채, 전의에 불타오르는 그들의 얼굴을 보며 김환이 말했다.


“도망갈 놈은 없겠네.”

“······.”


김환의 이죽거림에도 족장들은 투쟁심을 불태울 따름이었다.

자신들도 족장이기 이전에 전사.

김환에게 당한 모욕을 반드시 갚아주고 싶다.

잠깐의 침묵 후.

족장들을 차례대로 바라보던 김환이 확답을 내렸다.


“좋아.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 때니까 시합 장소 정해지면 바로 연락하라구.”


***


꿈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방금 침대 위에서 잠든 기억이 선명했기 때문이었다.

그 선명한 기억 속에서 김환은 입술을 꺠물었다.

“엿 같은······이제는 잠도 마음 편히 못자겠네.”


악몽이라는 걸고 알고 있던 김환이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지금 그가 서 있는 곳은 ‘마계’였다.

검은 하늘, 용암같이 뜨겁고 붉은 대지.

그리고 그 대지 위에서 정체불명의 마수(魔獸)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 마수 사이에,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내가 서 있었다.


‘알카서스’였다.


‘이게 진짜 단순한 꿈인가?’


또 다시 알카서스를 만나니 김환은 순간 의구심이 들었다.

자신이 진짜 꿈을 꾸는 건지 아니면······.


‘설마 예지몽 같은 건 아니겠지?’


김환은 순간 불안감을 느꼈다.

용사들은 여신의 힘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예지몽을 꾸곤 했었다.

신의 힘으로 예측하는 미래가 꿈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신도 몇 번의 예지몽을 꾼 적이 있었고.

그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었다.


‘설마 이것도······?’


김환이 불안감을 느끼는 찰나.

마수들 사이에 서 있던 알카서스가 고개를 돌렸다.


“또······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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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63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73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80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89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85 2 12쪽
29 과거와의 조우 24.06.13 103 2 12쪽
28 슬슬 평화로워지지 않는 일상. 24.06.12 115 1 12쪽
27 나만 한가로운 일상. 24.06.11 134 2 12쪽
26 깔끔한 정리. 24.06.10 15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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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압도적이고 완벽한 승리!! 24.06.06 162 2 13쪽
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73 2 13쪽
22 대가리를 비웃어주다. 24.06.03 167 2 14쪽
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70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180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182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188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205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205 2 12쪽
15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233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61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306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331 2 12쪽
11 조우하다. 24.05.16 34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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