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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9 16:14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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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2
추천수 :
95
글자수 :
206,512

작성
24.06.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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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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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벌레사냥-2-

DUMMY


블랙 스파이더는 우월함을 느낄 수 있는 지성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보다 몇 배는 강하며 지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블랙 스파이더는 인간을 자신의 먹이라고 생각했었다.

꾸준히 던전에 들어오던 인간들은 그에게 별미였고.

단 한 번도 인간에게 위해를 당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감히 먹이가 자신을 도발하고 모욕하고 있다.


”끼웨에에에에엑!“


분노한 블랙스파이더가 포효했다.


”으으으.“


포효를 들은 김민철이 귀를 부여잡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부들부들-!


블랙 스파이더는 그냥 소리를 지른 게 아니라 스킬 ’피어‘를 사용한 것이다.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정신계스킬, 피어.

피어에 걸려든 이는 김민철처럼 무릎을 꿇고 움직임이 마비된다.

자신이 아끼는 애검을 부러뜨린 이 빌어먹을 인간도 마찬가지일 터.

곧 무릎을 꿇고 마비가 된 인간을 머리부터 씹어먹을 생각에 블랙 스파이더의 입가에서 군침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이 몸에게 군침을 흘리는 거야? 큭큭큭.“


쓰러지기는커녕 멀뚱하게 선 김환이 매서운 눈빛으로 반문했다.


“나한테 침 흘리던 너 같은 몬스터 새끼들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끼에에에······.“


블랙 스파이더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피어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즉.

눈앞의 침입자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의미였다. 공포에 젖은 블랙 스파이더를 향해 김환이 살벌한 어조로 말했다.


“끼엑?!”

“다시는 침 못 흘리게 돼. 턱이 없어지거든.”


대답과 함께 김환의 이 주먹으로 블랙스파이더의 턱을 갈겨댔다.


퍼퍼퍼퍼퍼퍽-!! 뻐거거걱-!!!


한 방씩 주먹을 날릴 때마다 블랙 스파이더의 이빨들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그리고 이내.

김환의 주먹세례에 얼굴이 곤죽이 된 블랙 스파이더가 축 늘어졌고.


털썩-!


“자 다음, 벌레들 어서 들어오세요~!”


냉소를 지은 김환이 오른손을 펼쳤다.


번쩍-!!!


그 순간.

섬광과 함께 흑검이 그의 손에 쥐어진다.


“자, 자 피곤하다. 빨리 끝내자.”


***


정확히 30초 후.

츄아아악-!!!

마지막 남은 블랙 스파이더의 배를 흑검으로 가른 김환이 숨을 골랐다.


’장난은 여기까지.‘


아무리 일방적인 도륙이라고 해도 조금 지치기는 했다.

그 순간.

김환의 눈앞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던전 안의 마기를 흡수합니다.]

[체력이 회복됩니다.]


순식간에 체력이 회복된다.

거칠었던 호흡이 편해지고, 과도한 몸놀림으로 욱신거리던 근육통이 사라진다.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온 김환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마기를 흡수하며 던전에서 더 강한 ’용사‘라니.


’이러면 용사가 아니라 마왕 같잖아.‘


자신이 하는 짓도 사실은 용사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니 말이다.

김환은 쓰게 웃었다.

그래.

애초에 자신은 용사 같은 게 아니었다.

아스란 대륙에서도 지금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숭고한 마음 따위는 없다.


’그저 살기 위해서 싸웠지. 지금도 마찬가지고.‘


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다른 용사들의 가족이 아니었다면 이런 개고생은 절대 하지 않았으리라.


’제기랄. 이건 숙제야. 숙제.‘


아스란 대륙에서도, 지구에서도 그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다.

가족을 지킬 수만 있다면 마왕이 되도 상관없다.


휙휙-!!!


흑검에 묻은 블랙 스파이더들의 살점과 체액을 털어낸 김환의 뒤편을 힐끔 쳐다봤다.

그의 등 뒤에는 창백한 얼굴의 김민철이 석상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흐윽. 흐윽. 죽는 줄 알았어요. 형님, 진짜 살려주셔서 고마워요.”


울먹거리는 그의 얼굴을 보며 김환이 조심스레 물었다.


“오줌은 안 쌌지?”

“···살짝 지리긴 했어요.”

“······.”


너무 솔직한 노예 2호를 보며 순간 말문이 막혔던 김환이 짜증스럽게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저 구멍 보이지?”


자신이 만든 구멍을 가리키며 김환이 묻자, 김민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흑흑. 보여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 그러면 기절한 제리스를 만나게 될 거야. 그 멍청이랑 같이 숨어 있어.”

“제리스라면···다짜고짜 덤벼든 그 엘프 말이죠?”

“그래. 알아들었으면 뛰어가!”

“넵!!!!”


김환의 일갈에 군기가 바짝 든 김민철이 던전 벽의 구멍을 향해 달려갔다.


타다다다다닷-!!


김민철의 발소리가 줄어들자 김환이 몸을 돌렸다.

평범한 던전이었다면 레온의 안위 따위는 걱정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이 던전은 뭔가 다르다.

블랙 스파이더가 끝이 아니라는 직감이 든다.

그렇다면.


’또 다른 선물이 있겠지.‘


자신에게는 선물이자 가지고 놀기 쉬운 장난감이겠지만,

노예1호나 다른 참가자들은 ’장난감‘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그러니.


’내 노예들을 함부로 잃을 순 없지.‘


저벅-!


김환이 충성의 펜턴트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레온은 던전의 보스룸 앞에 서 있었다.


주르륵-!!


식은땀이 흐른다.

자신들이 도착했을 땐 이미 보스룸의 문이 열려 있었다.


’누가 먼저 들어갔나?‘


레온은 반쯤 벌어진 육중한 철문을 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누가 먼저 들어갔는진 모르겠지만 운이 좋았어. 우리 주인님이 먼저 왔으면······. 응?!‘


순간, 레온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모자라 김환을 주인님이라고 생각하다니.


’아아, 뇌가 썩었어. 완전히 길들어진거야.‘


레온은 자신이 경멸스러웠다.

긍지 높은 다크엘프가 진짜 노예가 되다니.


’앞으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돼.‘


주먹을 불끈 쥐던 레온의 얼굴이 구겨진 것과 동시에 보스룸의 열린 문틈으로.


툭-! 툭-! 툭-!


시커먼 구체가 연달아 날아와 보스룸 출입문 앞으로 떨어졌다.


“어라?”


레온의 눈이 큼지막해졌다.

자세히 보니 적묘족과 드워프, 그리고 흑호족의 머리가 아닌가.

머리들을 확인한 레온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튀자.‘


레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몸을 돌렸다.

그 역시 오랜 전투경험이 있었기에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지금은 도망가야 한다.


타다다닷-!!!


레온이 달려가려는 찰나.


슈가아아악-!!!

푸학-!!!


칠흑 같은 오러가 그의 등을 훑고 지나갔다.


“끄으으?!!”

털썩-!!


길게 그어진 자상 위로 핏물이 튀어 오른다.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내쉬던 레온이 뒤돌아보았다.

그의 앞에는 낡은 갑옷을 입은 기사가 서 있었다.

시커먼 아우라가 투구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 기운을 읽은 레온은 마른침을 삼켰다.

데스 나이트.

레벨 500대의 보스 몬스터.

그 몬스터가 보스룸에서 걸어 나온 것이다.


’제기랄. 미친 용사놈 때문에 여기서 죽는 구나.‘


아스란 대륙이라는 지옥에서도 살아남은 자신이다.

그런데 이런 던전에서 데스나이트에게 죽다니.

김환이 정말 증오스럽다.


“김환, 이 시버X 개새······.”

“응 뭐라구?”

“······?”


갑자기 들려온 김환의 대답에 레온은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벌써 죽어서 환청을 듣나?‘

“환청같은 소리를 하네.”


레온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제발 자신이 영혼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신은 그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설마······다 들으셨습니까?”


레온의 물음에 노예1호를 구하러 온 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좀 있다가 죽자. 알았지?”


김환은 최대한 부드럽게 웃었다.

하지만 레온은 똑똑히 보았다.

김환의 움켜쥔 주먹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말이다.


’그래. 죽이진 않겠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레온은 김환이라는 인간을 파악할 순 있었다.

사람을 쉽게 죽이진 않는다.

말투와는 달리 진짜 살인마는 아니다.

단, 사람을 죽을 때까지 패거나 굴린다.

딱 죽기 직전까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악마지.‘


자신 역시 김환에게 수차례 당해보지 않았는가.

공포에 질린 레온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기대가 되었다.

저 악마, 김환이 데스나이트를 어떻게 요리할지 말이다.

레온의 기대처럼 김환은 데스나이트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눈 앞의 데스나이트가 아니었다.


’하다하다 데스나이트까지······참 다채롭게 준비했네.‘


김환은 이 아싸리판을 만든 범인이 더욱 궁금해졌다.

대충 범인이 누구인진 짐작이 간다.

블랙 스파이더, 데스나이트 같은 상급 몬스터들을 부릴 수 있는 존재라면······.


’마족뿐이겠지.‘


라몬 혹은 또 다른 마족이 장난질을 친 것이리라.


“원래 장난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싸늘하게 중얼거린 김환이 데스나이트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데스나이트 켈로한은 한 가지 긍지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검술은 최고라는 긍지를 말이다.

물론.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는 건 오직 검술 하나뿐이었다.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검술은 켈로한에게 유일한 긍지가 되었다.

몬스터나 인간을 상대할 때도 오직 검술로만 제압한다.

그의 검술은 자신을 이 던전으로 소환한 라몬 역시 인정할 정도였다.

마족 최고의 검사가 인정하는 검사.

켈로한은 그런 긍지가 서린 바스타드 소드를 트레이닝복 차림의 인간을 향해 휘둘렀다.

상대의 강함도 제대로 판단 못하는 멍청한 인간을 반 토막 낸 후에, 다크엘프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가가가가가각-!!!


이 얼빠진 인간이 단검의 면으로 자신의 일격을 흘린 것이다.


“······!!!”


데스나이트 켈로한은 경악했다.

인간이 가볍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자신을 데스나이트로 재 창조해준 그분이라면 모를까.

필사의 일격을 김환이 손쉽게 흘리자 당혹스럽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그래.

한 번 정도는 막아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번은 불가능하다.

타카악-!!


바닥에서 튀어 오른 바스타드소드가 이번에는 인간의 경동맥을 향해 그어진다.


츄아아악-!!


자신에게 베어오는 바스타드 소드를 보며 김환은 냉소를 흘렸다.

보통 몬스터들이 보여주는 무자비한 공세가 아닌 형태와 순서가 있는 연격이었다.


’귀엽네.‘


가끔 이런 몬스터들이 있었다.

몬스터 주제에 권법이나, 검술 흉내를 내는 멍청이들 말이다.


’허세야. 허세.‘


데스나이트는 죽은 기사의 사체가 마기에 중독되어 변이를 일으킨 몬스터다.

인간인 시절에는 아마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였겠지만.

과거는 과거.

과거에서 멈춘 검술이 자신의 상대가 될리 없다.


[데몬 엠페러 클래스의 다크 러시(S)를 시전합니다.]

[헬나이트 클래스의 일도양단(S)을 시전합니다.]


다크러시(S).

마기를 소모해 공격력을 상승하는 스킬.

일도양단(S)

체력 일부를 공격력으로 전환하는 헬나이트 클래스의 스킬.

두 가지 스킬이 중첩되자 김환의 붉고 검은 아우라가 회오리처럼 김환의 흑검을 휘감았다.

그리고.

김환의 신형이 일순간 켈로한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도, 도망간 거냐?‘


당황한 켈로한이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비겁한 인간 놈. 튀어 나오거라!!”

“안 숨었는데.”


목소리가 들린 건 켈로한의 바로 머리 위였다.


“······!!!”


슬쩍 고개를 든 켈로한이 본건, 검붉은 회오리였다.


날카로운 검기의 회오리가.


서거거거거거거겅-!!!


켈로한의 몸을 왼쪽 어깨부터 사선으로 갈랐다.


타닥-!!


켈로한을 벤 후.

바닥에 착지한 김환은 입맛을 다셨다.


“아,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너무 빨리 끝냈나?”


심문을 해서, 진범의 단서를 잡아야 하는데 너무 신난 나머지 마구 스킬을 사용하며 썰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김환이 난처해하던 찰나.


콰드드득-!! 빠드드득-!!!


갑자기 뼈가 부서지는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


’뭐냐?‘


고개를 돌린 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처음 보는 놈인데?”


자신이 반으로 가른 데스나이트의 상반신에서 이상한 악취가 나는 살덩어리들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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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쟁 준비 24.06.29 22 0 12쪽
37 첫번째 던전공작 완료!!! 24.06.28 29 1 12쪽
» 벌레사냥-2- 24.06.26 36 1 12쪽
35 벌레 사냥 24.06.25 44 1 11쪽
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48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57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62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70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66 2 12쪽
29 과거와의 조우 24.06.13 86 2 12쪽
28 슬슬 평화로워지지 않는 일상. 24.06.12 95 1 12쪽
27 나만 한가로운 일상. 24.06.11 110 2 12쪽
26 깔끔한 정리. 24.06.10 130 2 11쪽
25 꼼수를 차단하다. 24.06.07 140 2 12쪽
24 압도적이고 완벽한 승리!! 24.06.06 141 2 13쪽
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50 2 13쪽
22 대가리를 비웃어주다. 24.06.03 145 2 14쪽
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48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159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160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167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181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182 2 12쪽
15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209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34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275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297 2 12쪽
11 조우하다. 24.05.16 312 2 12쪽
10 첫 던전 입성. 24.05.15 325 3 13쪽
9 대가리(?)를 잡으러 가다. 24.05.15 3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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