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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7.07 17: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0,266
추천수 :
95
글자수 :
226,825

작성
24.07.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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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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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다시 만난 소녀

DUMMY

고개를 돌린 알카서스가 비릿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을 보며 김환은 이를 악물었다.

꿈인데도 역겹고, 두려웠다.


“계속 왜 이런 꿈을······.”


김환이 어처구니 없어 하는 찰나.

알카서스의 신형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네게 운명을 각인 시켜주마.”

“무슨 개소리······.”


김환이 욕설을 퍼부으려는 찰나.

알카서스의 오른손이 그의 목을 틀어쥐었다.


“어떤 세계선이든 너는 내 손에 죽는다. 그 운명은 이번에도 같을 거다.”

“······??”


김환이 의문을 가지는 것과 함께.

알카서스의 전신에서 흘러나온 시커먼 마기가 그의 얼굴을 휘감았다.

“컥컥-!!!”

마기가 코와 입으로 파고들자 숨이 막힌다.

격한 신음소리를 내던 김환이 눈을 부릅떴고.


“잘가라.”


알카서스와의 인사와 함께.


퍼어엉-!!


그의 머리가 폭발했다.


***


“······.”


눈을 뜬 김환은 본능적으로 목을 어루 만져보았다.


“······살아 있네.”


안전하게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한 김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환은 빼놓았던 이성재의 귀걸이를 꼈다.

그러자, 이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알카서스가 나오는 꿈을 꾼 거야?]

“이제부터는 그냥 꿈이 아닌 것 같아.”


김환이 중얼거렸다.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 터.


“족장 중에 요정도 있었잖아. 꿈을 조종할 수도 있는 스킬이 있는 녀석들이니까 만나면 상담을 해봐야겠어.”

[그냥 꿈이면 좋을 텐데. 그렇지?]


이성재는 불길함을 느꼈다.

어떻게든 김환이 죽으면서 끝나는 꿈이다.

당연히 그 꿈이 예지몽이 될까 두려웠다.

“걱정 하지마. 별일 없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개꿈으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각오를 다지는 김환의 눈에 투지가 서렸다.

자신이 알카서스를 쓰러뜨리면 개꿈이 될 것이다.


휴우-!!


투지를 다지던 김환이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지난한 고생길이 눈에 그려진다.

족장들하고 소꿉장난을 치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을 제압하고 나선 마족들과 끝없는 전투를 벌여야 한다.


“마족하고만 싸우면 다행이지, 그 잡놈들을 추정하는 잔챙이들도 또 한 무더기일 거 아냐.”


천장을 바라보며 김환이 투덜거렸다.

길고 긴 전투를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하니 벌써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당장 목숨을 건 전투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벌떡-!!!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 벌떡 일어난 김환의 눈빛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 순간.


이성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배고프구나?]

‘응.’


김환이 가장 질색하는 건 허기였다.

아스란대륙에선 먹을만한 음식이 없었다.

그렇기에 항상 굶는 게 일상이었다.

간신히 몬스터고기를 구워 먹거나 던전에서 자라는 정체불명의 식물들을 삶거나 끓여 먹으며 목숨을 부지해왔다.

엄청난 레벨업과 함께 용사로서 각성했으니 버틸 수 있었지, 일반인이었다면 진작 굶어 죽었으리라.


“뭘 먹지? 중국집? 햄버거? 아니면 분식? 그것도 아니면 으으, 지구는 먹을게 너무 많아!!”


김환은 치밀어오르는 행복감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성재는 그런 친구가 한심스러웠다.


[너도 참 대단하다. 레벨 500이 넘는 자식들하고 지금 7대1로 붙는데 배가 고프니?]


친구의 걱정에도 김환은 멀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일곱이 아니라 여섯이야. 카르미스는 빼야지.”


도와주지 못하더라도 카르미스는 자신에게 덤빌 멍청이는 아니었다.


“그리고 카르미스가 아니더라도 내가 이길 이유는 두 가지나 있어.”


[두 가지나 있다고?]


이성재의 반문에 김환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첫 번째는···바로 내가 용사라는 점이지.”


[그게 왜······?]


이성재가 알아듣지 못하자, 김환이 이마를 부여잡았다.


“너도 말을 알아듣질 못할 때가 있구나. 그래. 이래야 인간미가 있지.”


[······닥치고 설명이나 해.]


이성재의 물음에 김환이 큭큭, 거친 웃음을 흘렸다.


“생각해봐. 나는 앞으로 마족하고 싸울 때 가장 앞에서 싸워야 할 유용한 병기잖아. 죽이기는커녕 다치게 하는 것도 꺼려질걸?”

[아······!]


족장들은 손속에 사정을 둘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김환은 마음껏 두드려 팰 수가 있다.


“물론 나도 죽일 건 아니지만, 녀석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있지. 흐흐흐.”

[···그럼 두 번째 이유는 뭔데?]

“바로 너.”

[······나?]

“그래. 놈들이 모르는 대마법사 이성재가 두 번째 이유야.”


이성재는 하루에 세 번 밖에 마법을 쓰지 못한다.

또한.

족장들 정도 되면 이성재의 마법공격은 순식간에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한 번은 통하겠지.”


족장들의 입장에서 이성재는 그저 귀걸이일 뿐이다.

귀걸이가 갑자기 마법을 사용할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할 터.


“물론 죽이지는 않을 거야. 녀석들도 써먹어야 하니까.”

[어떻게 써먹을 건데?]


이성재의 물음에 김환의 눈에서 살기가 흘러나왔다.


“크크크. 제대로 굴려야지. 한 놈당 던전 백 개를 공략시킬 거야. 크크크.”

수장들을 굴릴 계획을 세우는 김환의 입매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


마치 악당같이 잔혹하고 음산한 웃음소리에 이성재는 침묵을 지켰다.

자신도 이제 김환이 용사인지, 아니면 마족과 싸우는 악당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김환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내 성격은 악당에 더 맞아.’


마족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킨다면 악당이 되어도 좋다.

허울뿐인 용사의 도덕성을 지키다가 얼마나 많은 배신을 당하고, 동료들을 잃었는가.


드래곤 나이트 한승철.

소드마스터 유범진.

권성 하진욱.

힐러 유지은.

정령사 김윤희.

헬 나이트 차민준.


소울슬롯에 담겨 있는 친구들의 영혼과 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은 알카서스와 그 개자식들을 반드시 박살 내야 한다.


‘그래. 복수를 위해선 힘을 내야지. 오늘은 햄버거다!!’


***


김환의 집 인근, 패스트푸드 점.

그는 책상에 앉아 지구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우걱우걱-!!!


입속으로 햄버거를 쑤셔넣고 있었다.

햄버거를 먹고 나면 다음은 콜라와 감자튀김이다.


꿀꺽꿀꺽-!!!

우물우물-!!


김환의 입은 쉴 틈이 없었다.


“꺼억-!!”

[열심히 먹는구나.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햄버거가 네 뱃속에 다 들어가겠다.]


이성재의 핀잔에도 김환의 입과 손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지구를 구할 용사야. 이 정도 보상은 받아야지.’


우걱우걱-!!

어느새 열 개째 햄버거를 위에 집어넣은 김환은 그제야 만족감이 드는지 식사를 멈췄다.


[식사가 아니라 살육이다. 살육이야.]


이성재의 비난 속에도 김환은 코웃음을 쳤다.


‘후후후. 용사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도록.’

[그래. 열심히 휴식해라. 누가 보면 자기만 용사인 줄 알겠네.]


이번에도 이성재가 툴툴거렸지만, 가볍게 무시하며 콜라를 마시던 김환의 뒤로 누군가 다가왔다.


“저기, 아저씨?”


대답 대신 남아 있는 감자튀김을 모조리 입안에 쓸어 넣은 김환의 미간이 씰룩거렸다.


‘아저씨라니. 내가 그렇게 늙었나?’


아스란 대륙에선 고생했지만, 서른도 안 됐는데······.

갑자기 주마등처럼 그때의 고생이 스치고 지나간 김환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아저씨야?!”

“아니, 그게, 어······?”


겁을 집어먹은 교복 소녀가 뒤로 주춤 물러섰다.

소녀를 빤히 바라보던 김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낯선 얼굴은 아니다.

기억에 남아는 있는데 누구지?

김환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뒤로 물러섰던 소녀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저, 기억 안 나세요?”


김환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기다리고 있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

소녀를 바라보던 김환의 눈가가 씰룩였다.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자신을 알긴 아는 모양이다.


[아! 그 애잖아.]


이성재가 먼저 소녀를 알아보자 김환이 뚱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얘가 누군데?’

[돌아오자마자 네가 구해준 그 여자애.]

‘아!’


지구로 돌아온 첫날.

김환은 그제야 살던 집을 찾으러 갔다가 오크에게 붙잡혔던 소녀를 구해준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그?”


김환이 물었고.


끄덕!끄덕-!


그가 자신을 기억해낸 게 기뻤던 걸까.

해맑게 웃은 소녀가 말했다.


“예. 그게 저예요.”


그러나 반가워하는 그녀와는 달리.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환이 그녀의 말을 싹둑 잘랐다.


“왜 날 부른 거지?”

“그, 그게 당연히······인사드리려고요.”

“인사는 왜?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


김환의 반문에 소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생명의 은인을 보고 용기를 내어 인사를 건넸는데···왜 인사를 하냐니······.


“아무 사이는 맞죠. 저 구해주셨잖아요.”


소녀의 대답에 김환이 귀찮다는 듯 손을 절레절레 흔들어 보였다.


“우연이야. 우연. 특별히 신경 쓰거나 보답한다고 달라붙을 필요 없어. 서로 피곤하게 하지 말고 식사나 하자고.”


김환이 다시 고개를 돌렸지만.

차마 생명의 은인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한 소녀가 간곡한 어조로 말했다.


“저, 송지은이라구 해요. 꼭 뵙고 싶었어요.”

“그래.”


소녀, 송지은은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김환은 이번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무미건조하다 못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그를 보며 송지은이 서운함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김환이 시종일관 자신을 차갑게 대하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처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건 김환도 마찬가지였다.

목숨을 구해준 자신이 딱히 더 해줄 게 뭐가 있단 말인가.


‘···햄버거나 먹자.’


송지은을 완전히 무시한 김환이 기분 좋게 햄버거를 한입 크게 베어 물려는 찰나.

또다시 전혀 예기치 못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워하는 사람한테 반응이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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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벌레 사냥 24.06.25 71 1 11쪽
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74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84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88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97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94 2 12쪽
29 과거와의 조우 24.06.13 115 2 12쪽
28 슬슬 평화로워지지 않는 일상. 24.06.12 1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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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꼼수를 차단하다. 24.06.07 179 2 12쪽
24 압도적이고 완벽한 승리!! 24.06.06 180 2 13쪽
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92 2 13쪽
22 대가리를 비웃어주다. 24.06.03 185 2 14쪽
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88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202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202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209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231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233 2 12쪽
15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262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91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34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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