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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7,202
추천수 :
94
글자수 :
201,122

작성
24.05.27 21:00
조회
168
추천
3
글자
12쪽

노예2호를 줍다.

DUMMY



[적당히 해라. 죽이면 안 돼.]


이성재는 김환을 딱히 만류하지 않았다.

그 역시 ‘가족’을 건드리며 사람을 괴롭히는 놈들을 가만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환 역시 이성재에게 공감했기에 바로 호기롭게 답했다.


‘내가 어린애들이나 죽이는 미친놈으로 보여? 걱정하지마. 뼈만 살짝 부러뜨려줄 테니까.’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김환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정의를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시간을 때울 장난감이 생겼으니 나름 ‘즐거웠던’ 것이다.

그의 앞에는 서울헌터고등학교라고 적힌 배지를 가슴팍에 붙이고 있는 일진 다섯과 안경을 쓴 더벅머리 소년이 서 있었다.


“하, 참 너무 예상을 한 치도 빛나가지 않아서 가슴이 아플 정도다.”


김환이 일진 무리를 보고 이죽거렸다.


[헌터가 될 애들이 일진 짓을 하고 있다니. 세상이 참 안 변한다. 그리고 주제 파악도 못하고.]


이성재 역시 혀를 찼다.

헌터면 언젠가는 전투에 나서야 한다.

그때, 친구들은 자신의 목숨과 등을 맡길 수 있는 전우가 된다.

그런 전우를 괴롭힌다?

전투 중에 잘못했다간 적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당할지도 모른다.

이 멍청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적을 만드는 셈이다.


“어이, 고삐리들 뭐하냐?”


김환은 최대한 친절하게 물었다.

어조도 부드러웠을 뿐 아니라 환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그러나 김환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친절하게 대한들, 빌어먹을 낭랑18세들은 건방지게 나올 것이다.


‘제발 건방지게 굴어라. 그래야 참교육을 하지.’


자신이 정의를 실천할 수 있게 간절히 바라는 김환.

그러자 머리를 붉게 염색한 소년이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취미생활 중이니까 꼰대는 그냥 방해하지 마시고 갈 길 가세요. 괜히 나대다 다치지 말고요. 어?”


소년의 건방진 대답에 김환의 눈가가 씰룩였다.


“하. 하하하. 그래. 취미생활? 내가 다친다고?”


저벅-.

흥분한 이성재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찰나.


[아까 말한 약속 지켜라. 뼈만 부러뜨려.]

이성재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애들 뼈를 부러뜨리다니. 내가 그렇게 야만인으로 보여?’


김환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

자신이 지금부터 하려는 건 폭력이 아니라 교육적 체벌이다.


‘이를테면 몸과 몸으로 하는 교육이라고나 할까?’


저벅-.

소년들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나간 김환이 말했다.


“때로 약한 놈 한 명 두들겨 패면 재밌냐?”


김환의 이죽거림에 오히려 발끈한 일진들이 소리쳤다.


“이 아저씨가 사람을 무슨 양아치로 보네. 때리는 게 아니라 대련이에요.”

“맞아요, 대련이에요. 민철아, 니가 아저씨에게 이야기 좀 해드려라. 저 아저씨가 오해하신다.”


흉악한 인상의 일진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소년, 민철을 닦달했다.

그러자.

민철이라 불린 소년이 힘없이 고개를 치켜들고는 말했다.


“맞아요······대련이에요. 대련.”


소년은 터진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손등으로 닦았다.

불쌍하고 처량한 모습이었지만, 김환은 오히려 동정심이 일기는커녕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년1. 넌 지금 큰 착각을 하고 있어.”


민철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일진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년1? 지금 저를 부르신······.”

“불쌍하면 남이 무조건 도와줄 거라 생각하고 살지마. 세상은 무시하거나 아니면 같이 짓밟을 뿐이고. 간혹 지금처럼 ‘우연히’ 널 도울 뿐이야.”


저벅저벅-.


김환은 일진들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걸음을 옮기며, 아주 살짝 살기를 흘렸다.

여기는 전장도 아니었고, 용사의 눈으로 살펴보니 일진들의 평균 레벨은 5에서 10이었으니 제대로 적의를 드러낼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으으윽!”

“다, 다리가 안 움직여.”

“아악!”


일진들은 강력한 살기에 짓눌려 비틀거리더니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실전경험이 없는 그들이 어떻게 감히 레벨 641의 김환이 뿜어내는 살기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눈에 힘 풀어라. 계속 이러면 애들 심장마비 걸린다.]


이성재가 만류를 하자, 김환이 눈을 깜빡거리며 살기를 거뒀다.


“흐어억!”

“끄억. 끄어억!”


다시 숨이 돌아왔는지, 바닥에 주저앉은 일진들이 꺽꺽거리며 숨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보며 김환은 냉소를 지었다.


“쓰레기 치우기 귀찮다. 알아서들 꺼져.”


김환이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러자 놀란 일진들이 벌떡 일어나 줄행랑을 쳤다.

타다다다닷-!


“저 쓰레기들은 그나마 말귀를 알아듣네.”


김환은 줄행랑치는 일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말을 알아듣고 발까지 달린 쓰레기들이 사뭇 대견스러웠다.

그때.

갑자기 바닥에 쓰러져 있던 민철이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뒤, 뒤요!!”

“귀 아프다.”


민철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김환은 귀를 후비며 태연자약했다.

뒤에서, 붉은 머리가 잭나이프를 들고 달려드는 와중에도 말이다.


다다다다닷-!


“쯔쯔. 가엽다. 가여워.”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김환은 끌끌 혀를 찼다.

이 쓰레기는 살기만으로는 교육이 부족한 모양이다.

아스란 대륙에도 이런 놈들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기량을 파악도 하지 못하고, 죽여달라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쓰레기들이.

그렇다면.


“검지 정도는 써줄게.”


당연히 진심으로 죽일 생각은 없다.

‘지구’에서 살인은 큰 문제가 되니까.


터억-!


김환은 잭나이프의 끝이 찔러오는 방향을 향해 오른손 검지를 살짝 내밀었다.

동시에.


“이 엿 같은 새끼야. 넌 오늘 뒤졌어!!”


김환에게 살기에 압도당했으면서도 그의 ‘레벨’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붉은 머리의 일진이 고함을 질러댔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일진이 손에 든 잭나이프는 ‘헌터 전용 무기’였다.

미스릴이나 아만다티움 같은 환상의 금속은 아닐지언정.

마도학자들이 만들어 낸 초강화금속이었기에 웬만한 레벨을 가진 헌터에게도 부상을 입힐 수 있었다.

단 하나. 그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김환이 ‘웬만한 레벨’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콰드드드드득-!!!


“······!!!”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붉은 머리의 일진은 두 눈을 의심했다.

김환의 검지 끝과 격돌한 잭나이프의 ‘날’이 진동과 함께 산산조각 난 것이다.


츄아아아아!!


부서진 초강화금속의 쇳조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우스스스스-!!!


단지 잭나이프만 부서졌다면 비명은 지르지 않았으리라.

이번에는 아주, 정말 아주 살짝.

김환이 잭나이프를 쥐고 있는 그의 ‘오른손’을 톡 건드렸다.

동시에.


우드드득-!


‘강렬한 충격’에 뼈가 부러지는 기괴한 소리가 나더니.


“끄아아아악!!”


격심한 고통에 일진의 입에서 절규가 튀어나왔다.

오른손뿐만 아니라 오른팔 전체가 부러진 것이다.


“아악. 아아아악!!”


김환의 부드러운 터치에 오른팔의 뼈가 모조리 부러진 일진이 괴성을 질러대며 바닥에서 나뒹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바닥을 구르는 일진을 보며 김환은 안타까움에 끌끌 혀를 찼다.


“그러니까 다른 애들처럼 도망치지 왜 알아서 매를 버냐?”


김환이 안타까움에 혀를 차는 순간에도, 붉은 머리 일진의 비명은 멈출 줄 몰랐다.


“끄아아악!”

“그래. 아파봐야 상대방의 아픔에도 공감하지.”


김환은 내심 자신이 훌륭한 교육자라고 생각했다.

개과천선의 시작은 바로 실습이자 공감이었으니까.


“끄으으으······.”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을 놓은 일진을 보며 김환이 쩝, 입맛을 다셨다.


“얼씨구, 기절까지?”


김환은 팔짱을 낀 채 기절을 한 붉은 머리 일진을 내려다보았다.

마음 같아선 두고 가버리고 싶었지만 법적인 후환(?)이 두려웠던 김환이 일진을 향해 오른손을 펼쳤다.


“앞으로 사람 보면서 까불도록 해라. 알았냐?”


[힐러 클래스의 치유(S)를 시전합니다.]


***


저벅-.

걸음을 옮기던 김환이 멈춰 섰다.

계속해서 자신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누군가 때문이었다.


“이봐. 소년1.”


갑자기 멈춰선, 김환이 뒤따라오는 소년을 보며 눈을 부라렸다.


움찔-!!!


김환의 시선을 마주하자, 깜짝 놀란 소년이 뒤로 주춤 물러섰다.


“제, 제 이름은 김민철······.”


김민철은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러나 김환은 단호하게 김민철의 말을 잘랐다.


“네 이름 따위는 알고 싶지 않아. 다리 분질러져서 기어가기 싫으면 당장 꺼져.”


김환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서려 있었다.

기껏 구해줬더니 자신의 여유를 방해하는 김민철이 짜증 난 것이다.

그러나.

김환의 강경한 말투에도 김민철은 물러서기는커녕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 이거 은혜를 원수로 갚네.”


짜증 가득한 얼굴로 머리를 벅벅 긁어댄 김환이 눈을 빛내며 살기를 흘렸다.

기절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라오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김환, 그리고 이성재까지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김민철이 주저앉기는커녕 벌벌 떨면서도 김환의 살기를 그대로 버텨내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도.

김민철은 속내를 털어놓고 있었다.


“아, 아저씨처럼 가, 강해지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가, 강해질 수 있는지. 구, 궁금해서. 으윽!”


김환이 쏟아내는 살기를 버티던 김민철이 결국 비틀거렸다.

살기를 견디고 견디다 기력이 다해 다리가 풀려버린 것이다.


‘새끼. 근성은 있네.’


김환은 이를 악물고 버틴 김민철이 마음에 들었는지 살기를 거뒀다.

10년 동안 치열한 전투의 현장에 있어선지 김환은 근성 있는 사내를 좋아했다.

근성만 있다면 언젠가는 강해지는 법.

아니, 자신의 살기를 버텼다면 이미 어느 정도는 강한 셈.

그러면 의문이 생긴다.


‘레벨도 높고 클래스도 괜찮은데 왜 저런 양아치들한테 얻어맞고 있는 거지?’


김환이 ‘용사의 눈’으로 살펴본 결과, 김민철의 클래스는 ‘거신 전사’였다.

거신 전사.

‘드래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고대의 ‘거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전사 클래스의 상위 직업으로 레벨업만 한다면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는 클래스였다.


[이런 클래스를 가지고도 얻어맞았다면 이유는 딱 하나네.]

’뭔데?‘

[약점을 잡힌 모양이야.]

‘약점이라······어린 것들이 더럽게 노는데?’


김환은 혀를 끌끌 찼다.

아마도 그 붉은 머리가 약점을 잡고 괴롭히는 모양이었다.


[참견할 거면 제대로 참견해. 아니면 지금 여기서 무시하는 게 저 녀석을 위해서도 좋아.]


이성재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어설프게 도움을 줬다간 소년1은 저 양아치 무리에게 복수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니, 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줘야 한다.


‘조금 귀찮긴 한데······흐음······취미 생활이라고 치고 해볼까?’

[뜬금없이 무슨 취미생활이야?]


이성재의 물음에 김환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된 김에 육성시뮬레이션 게임 한판 해보려구. 이름하여 최강노예 만들기 프로젝트 어때?’

[······미쳤냐?]


김환의 생각을 읽은 이성재의 목소리가 떨렸다.

김환은 김민철을 자신의 아바타로 삼아 ‘강제로 레벨업’을 시켜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알카서스하고 붙기 위해선 똘똘한 부하들이 필요하잖아? 내가 직접 똘똘한 부하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겠어.’

[미친놈. 알아서 해······.]


이성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의 김환은 막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김환의 이런 본능적인 결정이 좋은 결과를 불러온 적이 꽤 많았기에 조용히 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좋아, 좋아. 어떻게 하면 강해지는지 궁금하다고 그랬지?”

“예. 정말, 궁금······.”

“그러면 가면서 이야기해 보자. 노예2.”

“노예2라구요?”


김민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년1에서 이제는 노예2라니.

갑자기 노예가 된 상황이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을 느꼈다.


‘그럼 노예1은 누구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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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벌레사냥-2- 24.06.26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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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3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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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예2호를 줍다. 24.05.27 16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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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17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257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276 2 12쪽
11 조우하다. 24.05.16 285 2 12쪽
10 첫 던전 입성. 24.05.15 297 3 13쪽
9 대가리(?)를 잡으러 가다. 24.05.15 319 3 12쪽
8 해충들을 밟아주다. 24.05.14 32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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