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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7,207
추천수 :
94
글자수 :
201,122

작성
24.05.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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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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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조우하다.

DUMMY

흑검.

김환이 사냥했던 ’리치‘ 라하르트의 애검.

흡수한 마기를 공격력으로 변환시키는 속성스킬을 가지고 있다.

즉.

지금처럼 마기로 가득 찬 던전에서는 ’무적‘이라는 소리였다.


“너 같은 하급 몬스터한테 흑검을 사용하는 건 미안하지만 어쩌겠어. 지금은 시간낭비할 때가 아니거든.”


흑검을 틀어쥔 김환이 슬라임 워커를 향해 다가갔다.

동시에.

쐐액-! 쐐애액-! 슈아아악-!

기괴한 파열음과 함께 슬라임 워커의 등에서 뿜어져 나온 ’촉수‘ 수십 줄기가 김환을 향해 뻗어왔다.

평범한 헌터였다면 오금을 저렸으리라.

그러나 김환은 그저······.


”하아아암.“


넉살좋게 하품을 할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카각-. 카카칵.- 카가가가각.

날렵하게 흑검을 휘두르며 슬라임 워커의 촉수를 모두 잘라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몇 초나 흘렀을까?

슬슬 지겨워진 김환이 또다른 스킬을 사용했다.


”흑염.“


[헬 나이트 클래스의 흑염(S)을 시전합니다.]


흑검을 타고 검은 불꽃의 검신이 솟아오른다.

헬 나이트는 전교 1등에 조용한 성격이었던 차민준의 스킬이었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침착한 성격이었지만, 싸울 때는 미친 듯이 적들을 향해 돌진하며 불꽃을 뿌려대던 차민준을 떠올리며 김환은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은 지금까지 죽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소울슬롯에 들어 있는 친구들의 스킬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멍청한 자식. 감상은 던전 밖에서 해.]


이성재의 핀잔에 김환의 입가에 실소가 어렸다.


‘걱정하지마. 이런 잡몹에게는 안 죽으니까.’

[······.]


김환은 장난스럽게 받아넘겼지만, 사실 이성재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일’을 할 때지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다.


‘그래. 감상은 던전 밖에서 해야겠지.’


짧은 상념을 털어낸 김환이 더욱 빠르게 흑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촤악-. 촤차차차아아악-!


흑염에 휘감긴 흑검이 슬라임 워커의 몸을 연신 베어내기 시작했다.


화륵. 화르륵-!


흑검을 휘두를 때마다 잘려 나간 촉수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으적-!


바닥에 떨어진 슬라임 촉수조각을 짓밟은 김환의 흑검이 이번에는 검로를 바꾸어 슬라임 워커의 복부를 찔러 들어갔다.


푸학-!


여지없이 흑검이 슬라임 워커의 복부에 박혔고.

연달아.


츄하아아아악-!


흑검을 타고, 흘러간 흑염이 슬라임 워커의 몸을 휘감았다.


화륵-! 화르르륵!!!


시커먼 불꽃 속에서 서서히 타들어 가던 슬라임 워커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몸부림을 쳤다.


우르르-!! 콰가각-!!!


슬라임워커가 후려친 던전의 벽이 무너져 내린다.

그래도 흑염은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주르륵. 주르륵-!

온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지만, 슬라임 워커는 절망하지 않았다.


몸속에 있는 오브가 건재하는 한, 재생을 계속한다.

고통은 느끼더라도.

죽진 않는다는 의미였다.

고통스럽긴 하지만 살아만 있다면, 복수를 할 수 있다.

슬라임 워커의 오브는 액체에 가까울 정도로 흐물흐물한 육체와는 다르게 아만다티움급의 강도를 자랑한다.

고작 이 정도의 화염에는 녹지 않으리라.

더구나 슬라임 워커의 흐물흐물한 몸 내부에서 체액을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기에 부수기도 어렵다.

다시 재생한다면 반드시 처 죽일······.


“아, 하나 까먹었네.”


복수심에 불타오르던 슬라임 워커의 귓가에 김환의 심드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라임 워커의 잔해를 내려다보던 김환은 씩 웃은 후.

용사의 눈(S)을 사용했다.

레벨과 성향, 그리고 약점까지 한눈에 보이는 용사의 눈(S)이 발현되는 순간.

번쩍-!

슬라임 워커의 ‘잔해’ 위에 쫘르륵 문구들이 떠올랐다.


이름: 슬라임 워커

레벨: 190

성향: 악. 살의. 식욕.

약점: 오브.

약점 위치: 변동사항대로 표기함.


“마무리는 지어야겠지? 후후후.”

악한 웃음소리와 함께 김환이 용사의 눈(S)이 표시해준 ‘부위’를 향해 흑검을 재차 찔러넣었다.


빠캉-!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는 파열음과 함께.


쩌저저저적-!


요란하게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슬라임 워커의 육체가 완전히 물이 되어 땅바닥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뽀그르르르르-!


결국 액체가 되어 사라지는 슬라임 워커를 보며 피식거리던 김환이 왼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보스는 잡았고, 이제 돌아가는 일만 남은 건가?”

[경기도라고 했지?]


이성재의 물음에 김환이 턱을 어루만졌다.


‘걱정하지마. 누구든 데리러 올 거야.’


벽을 부수고 오며 김창혁에게 던전의 위치를 듣긴 했다.

현재 던전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해 있고, 던전 내부는 수백 개의 마나비전으로 모든 걸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지금 자신이 벌인 활극도 방송으로 누군가가 보았으리라.

당연히 관심을 가질 테고.

자신을 데리러 오리라.


’얼굴 팔리는 건 싫었는데 어쩔 수 없지.‘


대신.

자신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 놈들의 멱을 따버리면 그만이다.

김환이 이를 갈고 있는 사이.

시스템 알림음과 함께 외부로 향하는 푸른 게이트가 생성됐다.


[0261던전의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셨습니다. 출구가 생성됩니다.]


“서울까지는 또 어떻게 가나······.”


게이트로 걸음을 옮기며 김환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뒤에서 김창혁이 구경만 하고 있던 것이다.


“안 따라 오고 뭐하냐?”


김환이 툭 내뱉었지만.

김창혁은 석상처럼 굳어 있을 뿐이었다.


’지, 진짜 슬라임 워커를 자, 잡았어.‘


부서진 벽 뒤에 숨어서 김환의 활극을 지켜보고 있던 김창혁은 두 눈을 의심했다.


슬라임 워커는 레벨 190대인 몬스터.

칼질 몇 번으로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다.

그에 더불어 김창혁을 가장 놀라게 했던 건, 오브에 정확히 검을 박아넣었다는 점이었다.


“도, 도대체 오브 위치는 어떻게 알았습니까?”

“내가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거든. 그래서 그냥 보여.”

“예?”


김환의 능청스러운 답변에 김창혁은 얼굴을 구겼다.


’이 자식이 사람을 놀리는구나.‘


김환이 대상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용사의 눈(S)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모르는 김창혁 입장에선 오해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의 기분 따윈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김환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던전에서 살고 싶으면 거기 박혀 있던가.”


김창혁을 쏘아붙인 김환이 출구로 들어섰다.

번쩍-!

섬광과 함께 김환의 신형이 사라졌다.

보스 몬스터를 사냥한 그가 나가서일까?

출구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자 깜짝 놀란 김창혁이 헐레벌떡 게이트로 뛰어갔다.


“가, 같이 가요. 형님!!!”


번쩍-!


***


던전 밖으로 나온 김환은 인상을 찌푸렸다.

벽을 부수느라 직진만 해서 몰랐는데, 꽤 시간이 흘렀는지 해가 지고 있었다.

야산에서 보는 노을은 아름답긴 했지만.

김환은 풍경을 즐길 수가 없었다.

귓가에서 이성재의 요란한 잔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잡몹 하나 잡아놓고 기뻐하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 빨리 사채업자들 처리하러 가자고.]

’걱정하지마. 이놈들 어머니 못 건드려.‘


김환은 이성재가 어떤 점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사채업자들이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놈들이 미치지 않은 이상 자신의 힘을 보고도 한혜숙을 건들진 않을 터.


’어쨌든 서울로 갈 방법을 찾아야겠네.‘


차비는 문제가 없다.

다이아몬드면 경운기도 서울까지 데려다주리라.

그러니 이제 도로 쪽으로 가면 된다.


저벅저벅-!!


김환이 걸음을 옮기는 찰나.

그의 뒤에서 김창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저만 두고 가시면 어떡합니까 같이 좀 가요!!”

’형님?‘


김창혁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김환이 우뚝 멈춰섰다.


“형님이라고? 누가? 내가?”


황당해하는 김환의 물음에 김창혁이 넉살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형님 덕분에 살았으니 형님 아입니까. 동생 예뻐해주십쇼.”

“나이는 그쪽이 나보다 아주 훨씬 많은 거 같은데?”

“아이고 훨씬은 무슨. 딱 봐도 많아봤자 두세살 차이 같은데요. 그리고 이 바닥에서는 레벨 강한 놈이 형님 아닙니까? 앞으로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김창혁이 느물거리자, 김환은 짜증 가득한 얼굴로 손을 휘휘 저었다.


“···형님 소리도 듣기 싫고, 그쪽 충성도 필요 없거든.”

“알겠어. 그러면 말 편하게 하···.”

“형님이라고 하지 말랬지, 말을 편하게 하라곤 안 했는데?”


은근슬쩍 말을 놓으려는 김창혁을 보며 김환이 눈을 부라렸고.


“···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당연히 존댓말 써야죠. 하하하.”


억지웃음을 지으며 상황을 무마하는 김창혁이었다.

부아가 치밀어 오르지만, 약한 게 죄인 것을 어쩌겠는가.

그 와중에 김환은 별다른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 버렸다.


“···형님 같이 가시죠!!”


완벽하게 무시당하면서도 김창혁은 겉으로는 웃으며 김환을 뒤따랐다.

그렇게 몇 걸음을 옮겼을까.


짝짝짝-!


그들의 뒤편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


반사적으로 흑검을 휘두르려던 김환이 멈칫거렸다.


저벅저벅-!


발소리는 들리지만 살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적의는 없는 모양이었다.

동시에. 김창혁이 박수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보스!!”


그 자리에는 어느새 흰 양복의 사내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서 있었다.


‘보스가 다크엘프라고?’


은발에 칠흑 같은 피부. 그리고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사내는 길고 뾰족한 귀를 가지고 있었다.


‘적응이 돼서 그런가······이제 놀랍지도 않네.’


벌써 달라진 역사에 적응이 된 걸까?

김환은 담담한 눈빛으로 정면의 다크엘프를 응시했다.

오성캐피탈의 사장이라는 다크엘프 또한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김환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보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슬라임 워커를 죽이다니. 역시 용사님이십니다.”


용사님?


그 한 마디에 김환의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을 알아본 것이다.


“누구지?”

“오성 캐피탈의 사장, 카르미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용사님.”


카르미스는 고급가죽 지갑에서 꺼낸 명함을 김환에게 건네줬다.

김환은 명함을 받는 대신, 자신을 친근하게 부르는 카르미스를 노려보았다.


“날 알고 있나?”

“당연하죠. 저도 그 전쟁에서 싸웠으니까요. 몇 번이나 용사님 덕택에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명함을 쥔 손을 거둔 카르미스가 부드럽게 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김환을 향한 호의가 가득했다.

던전 앞이 아니었다면 김환도 호감을 느꼈을 따뜻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카르미스가 한 짓을 생각한다면, 호감은커녕 지금 당장 죽여도 시원치 않을 정도였다.


‘목을 날려도 될까? 정당방위니까 괜찮지 않을라나? 공격은 하진 않았지만 던전에 납치한 거잖아. 죽이자. 죽여 버리······.’


카르미스를 죽이고 싶은 욕망에 합리화를 시작하는 김환.


‘좋아. 죽이는 거야.’


이내 결심을 내린 김환이 한 걸음 옮겼을 때.

저벅-!

이성재의 만류가 들려왔다.


[지금은 아냐. 죽이려면 확실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낸 후에 죽여.]


이성재의 말이 옳았다.

아스란대륙의 생명체들은 마계수의 마기에 취해 마물화되거나, 아니면 마족들에 의해 몰살당했다.

그게 여태까지 김환이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600년 전 지구에 나타나 역사를 바꿨다면.

예상치 못한 흑막이 있을지도 모른다.

결정을 내린 김환이 이성재에게 답했다.


‘좋아. 이야기는 들어볼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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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첫번째 던전공작 완료!!! NEW 14시간 전 7 1 12쪽
36 벌레사냥-2- 24.06.26 21 1 12쪽
35 벌레 사냥 24.06.25 32 1 11쪽
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35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45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50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59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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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슬슬 평화로워지지 않는 일상. 24.06.12 81 1 12쪽
27 나만 한가로운 일상. 24.06.11 96 2 12쪽
26 깔끔한 정리. 24.06.10 114 2 11쪽
25 꼼수를 차단하다. 24.06.07 126 2 12쪽
24 압도적이고 완벽한 승리!! 24.06.06 127 2 13쪽
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36 2 13쪽
22 대가리를 비웃어주다. 24.06.03 132 2 14쪽
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35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144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147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154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169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167 2 12쪽
15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191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17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257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276 2 12쪽
» 조우하다. 24.05.16 286 2 12쪽
10 첫 던전 입성. 24.05.15 297 3 13쪽
9 대가리(?)를 잡으러 가다. 24.05.15 319 3 12쪽
8 해충들을 밟아주다. 24.05.14 32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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