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7,206
추천수 :
94
글자수 :
201,122

작성
24.05.23 21:00
조회
190
추천
2
글자
12쪽

노예 1호를 만나다.

DUMMY

제리스의 충격적인 선언에 족장들의 눈이 커졌다.

김환이 무투대회에 다크엘프 대표로 참가하겠다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일이었다.

제리스 같은 경우는 아종족 연합 수장의 자리에는 욕심이 없을뿐더러······.

유달리 조용한 성정의 소유자였다.

그가 무투대회에 참가한다는 건 김환을 향한 복수 때문이리라.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그의 참가를 막을 방법도 없다.


“······.”


족장들은 침묵을 지켰고.

잠시 후.

아쿤보가 걸걸한 웃음을 흘리며 이어지던 침묵을 끊었다.


“크크큭. 재밌겠구만. 이번만큼은 무투대회가 지난번처럼 시시하진 않겠어.”


아쿤보가 껄껄 웃어댔다.

그는 드워프답게 오로지 최고의 아티팩트를 만드는 것에만 심취할 뿐.

권력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래도 맥주를 마시며 재미있는 경기를 볼 생각에 신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백랑족 베라칸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도 쓸만한 놈을 준비시켜야겠어.”


거기다.

시종일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소나무, 아니 앤트족의 족장 로함델이 주름지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다···른···동료들이 허락한다면 나도 괜···찮···다.”


로함델의 이야기까지 들은 카르미스의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번졌다.

제리스가 아무리 강해졌다지만 김환의 상대는 되지 않을 터.

다른 종족들 역시 김환에 비한다면, 애송이들에 불과하다.


‘우승은 우리 거다. 후후후.’


카르미스가 속으로 히죽거리는 사이, 가만히 다른 족장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루비아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아. 나도 내가 직접 참가할래. 싸움은 무섭지만 잘생긴 용사 구경해야지. 헤헤헤.”

“······.”


루비아의 이야기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아종족 연합의 수장답게 침묵을 깬 윌레스가 위엄서린 어조로 말했다.


“제리스. 알다시피 김환은 강하다.”

“알고 있소. 하지만 시간은 공평하지. 이곳에서의 ‘나’도 그때보다 강해졌소.”

“그래. 그 강함과 원한을 ‘대회’에서 보여주도록.”


윌레스의 물음에 제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와중에도 이 엘프의 족장은 살기가 담긴 안광을 뿌리고 있었다.

윌레스는 잠시 말없이 그를 주시했다.

모든 생명체에게 가장 강렬하고 뜨거운 감정이 복수심이다.

제리스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듣지 않으리라.

어차피 김환과는 ‘악연’이 있었기에 제리스를 말릴 생각은 없었다.

대신.

자신도 흑호족 대표로 출전하는 그 아이에게 만전의 준비를 시켜야 한다.

한시가 바쁘다.

결론을 내린 윌레스가 족장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겠다. 이주 후에 보도록 하지.”


윌레스가 입을 다물자, 그의 신형이 스르르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각 족장들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접속을 종료합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끝나는 것과 함께 족장들의 모습이 회의장에서 사라졌다.

번쩍-!


오성 캐피탈의 사무실.

시스템은 아종족과 인류에게 레벨뿐만 아니라 많은 혜택을 주었다.

지금처럼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마나코드를 이용해 아공간에 정신을 접속시켜 회의를 하는 것도 가능했다.

자신들과 같은 특별한 ‘직업군’들은 보안을 지켜야 했기에 이런식으로 회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종족 연합을 노리는 ‘블랙마켓’ 같은 적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블랙마켓 같은 적들은 아예 신경쓸 필요가 없게 되리라.


‘김환님이 다 박살을 내주실 테니까.’


팔짱을 끼고 있던 카르미스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김환만 이용한다면 다크엘프들은 아종족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되리라.

대신.

약간 걸리는 점도 있었다.


‘제리스라······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제리스’가 김환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무투대회’에 참가하리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직접 김환을 보지 않았던가.

어떤 변수가 있어도 현 지구상에 김환을 이길 자는 없다.

그래도 ‘컨디션 체크’정도는 해야 하리라.


“레온.”


카르미스가 허공을 보며 말하자, 그의 뒤에서 검은 무복을 입은 구릿빛 피부의 다크엘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왼쪽 눈가에 긴 흉터가 나있는 다크엘프는 카르미스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예. 마스터.”

“앞으로 남은 이주 동안 김환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해.”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레온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온이 사라지자 카르미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판은 다 깔렸다.

남은 건 김환의 활약일 터.


두근두근-!

‘후후후. 몇백 년 만에 처음으로 설레는군.’


김환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소풍날을 앞둔 어린애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카르미스였다.


***


시간이 흘러 이틀 후.

김환은 다시 한혜숙의 국밥집을 찾았다.


“어제 그놈들이 찾아왔었다. 피해보상금이라고 수표까지 주고 가더구나.”


한혜숙은 테이블에 마주 앉은 김환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해결해준 거니?”


물 한 모금을 마신 김환이 고개를 저었다.


“직접 사장을 만나보니 착하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설득했죠. 하하하.”

[우리 엄마가 바보로 보이냐?]


김환의 너스레를 들은 이성재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어찌됐든 결과만 생각하세요, 어머니. 앞으로 장사만 열심히 하시고, 웃으면서 지내세요. 성재는 없지만 제가 아들 노릇 할게요.”


이성재의 투덜거림을 무시한 김환이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고.


“그래. 정말 고맙다. 올 때마다 국밥은 공짜로 먹여줄게.”


새로운 아들이 생겼기때문일까?

조금은 밝아진 얼굴의 한혜숙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다.


“흐흐흐. 그럼 매일 와야겠네요.”


김환의 너스레에 한혜숙도 웃었지만.

그녀 역시 눈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김환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자신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일 터.

한혜숙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새로 생긴 아들을 위해 더 맛있는 국밥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연하고 숭고한(?)의지를 다질 뿐이었다.

***


한혜숙의 국밥집을 나온 김환은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신기하네. 내가 도망치는 것도 아닌데 왜 감시를 하실까?”


김환이 벽과 벽 사이에 있는 그림자를 보며 말했다.


“웃기는 일이야. 감시를 한다고 해도, 내가 모를 것도 아닌데.”


저벅저벅-.


“A등급의 그림자 은신이라. 보통 ‘평범한 사람들’ 같으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겠지.”


그림자 은신(A).

사물이나 상대방의 그림자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종족전용 스킬이다.

하지만 그림자 은신(A)이 아니더라도 김환을 속일 순 없다.

그의 초감각(S)덕분이었다.

레벨에 비례해 감각이 상승하기에, 김환은 그림자의 기척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음. 계속 숨어 있네. 그림자 안이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나봐. 감히.”


눈을 부릅 뜬 김환이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그림자 속이라고 해도 말이야, 나에겐 다······.”


파지지직-!

갑자기 샛노란 번개줄기가 김환의 오른손을 휘감기 시작했다.


[권성 클래스의 라이트닝 피스트(S)를 시전합니다]


“부셔버릴 수 있거든.”


김환이 ‘그림자’를 향해 라이트닝 피스트(S)를 내질렀다.


츄아아아아악-!


파공성을 뿜으며 그의 주먹이 건물의 외벽에 직격을 한 순간.


쿠르르릉-!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번개줄기를 흩뿌리며 그림자를 향해 뻗어가는 김환의 ‘권압’에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의 외벽이 진동했고.

연이어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김환의 주먹이.

그림자 속으로 쑤욱 파고 들어간 것이다.


히죽-!


냉소를 지은 김환이 이죽거렸다.


“잡았다. 요놈.”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번쩍-!!

콰콰카카카캉!!!!


시커먼 그림자 속에서 폭음과 함께 섬광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덥석-!


무언가를 부여잡은 김환이 그림자 속에서 한 ‘사내’를 끄집어냈다.


“어, 어떻게 그림자를 부순 거지?”


김환에게 멱살을 잡힌 사내, 카르미스의 명을 받고 그를 미행하던 레온은 경악하고 있었다.

아무리 강한 인간이라도 그림자은신(A)를 부수고 다크엘프를 꺼낸다?


‘말도 안돼!’


레온의 입장에선 경악스런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 역시 한때 아스란 대륙 최고의 암살자 길드인 ‘다크문’ 소속이 아니었던가.

호락호락하게 당해줄 생각은 없다.


“포이즌 에로우(B)”


레온은 김환에게 멱살을 잡힌 상태에서도 필사적으로 주문을 외웠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공에서 생성된 포이즌 애로우(B)세 발이 김환을 향해 쏘아져 내렸다.

피슝-. 피슈웅-. 피슝-!


“잔재주가 귀엽네.”


진심으로 레온을 칭찬해준 김환이 날아오는 포이즌 에로우(B)를 향해 왼손을 펼쳤다.


“노움. 막아.”


김환이 짧게 외치자 바닥에서 땅딸막한 드워프를 닮은 정령 노움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령사 김윤희의 스킬을 통해 노움을 소환 한 것이다.


[쩝, 보자마자 명령이네. 재수 없는 놈.]


갑자기 튀어나온 노움은 김환에게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힘’을 사용했다.


그 순간.


쑤우우우우욱-!


바닥에서 솟아난 2미터 정도의 벽에 포이즌 에로우가 박히고 말았다.


파바바밧-!


“수고했다. 돌아가.”


김환은 임무를 마친 노움의 소환을 해제했다.


[벌써 가라고?]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땅의 정령 노움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볼을 부풀렸다.

그러나 때를 쓴다고 들어줄 김환이 아니었다.


“안 꺼지면 정령계약 파기한다?”


김환의 협박에 노움이 혀를 찼다.

오랜만에 소환되어 신기한 세상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육시럴 새끼.]


김환에게 욕지기를 내뱉은 노움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번쩍-!


“자, 이제 사내들끼리 진솔한 몸의 대화를 나눠보자.”


노움이 사라지자, 김환이 자신에게 멱살을 잡힌 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레온을 보며 어금니를 드러냈다.

성미 같아서는 여기서 곤죽을 만들어버리고 싶다.

그러나.


“이 정도 소리가 났으면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올 거다. 대화는 조용한 곳에서 하자고.”


김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골목 어귀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야? 가스 터진 거 아냐?”

“몬스터일지도 몰라. 빨리 신고하라구!!”

‘빨리도 오네.’


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

도심 한복판에서 다크엘프의 멱살을 붙잡고 있는 게 알려지면 딱히 좋을 일이 없을 터.

빨리 떠야 한다.


타닷-!


레온을 부여잡은 김환의 신형이 허공을 향해 도약했다.


***


방금 전, 김환이 라이트닝 피스트(S)를 후려갈겼던 건물의 옥상.

탁-!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김환이 여전히 오른손에 멱살이 잡힌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레온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카르미스 자식이 보낸 거냐?”

“그, 그렇다!”


히죽-!!!


레온의 짧은 대답을 들은 김환의 입매가 올라갔다.


“그렇다라. 말이 짧네?”


김환은 딱히 말투나 예의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그런 기본적인 것들을 신경 쓸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아왔으니까 말이다.

존칭이나 경어는 목숨이 걸린 전장에선 그저 불필요한 말장난일 뿐이다.

그러나 그건 동료와의 ‘관계’일 때뿐이지 적에게는 기선제압을 위해서라도 심하게 예의를 따져왔다.

만일 지금처럼 예의를 어긴다면?

콰앙-!

김환은 들고 있던 레온을 ‘적당한 힘’으로 바닥에 집어 던졌다.

물론 김환의 입장에서만 볼 때 ‘적당하다’는 뜻이었다.

쾅-. 쩌저적-!

굉음이 나며 레온이 떨어진 바닥에서부터 사방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끄으으으······.”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신음을 흘리는 레온은 온몸의 뼈가 부서진 기분이었다.

엄청난 통증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래, 차라리 기절하자.

임무는 실패했으나 자신은 최선을 다했으니 잠들 수 있다.

보람찬 미소를 지으며, 정신을 놓으려는 레온의 귓가에 김환의 냉기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편하게 잠을 재울 생각이었으면 여기까지 데리고 오지도 않았어.”

“······?!!”


무슨 소린지 싶은 레온을 향해.

스륵-!


김환이 오른손을 펼쳤다.


[힐러 클래스의 치유(S)를 시전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첫번째 던전공작 완료!!! NEW 14시간 전 7 1 12쪽
36 벌레사냥-2- 24.06.26 21 1 12쪽
35 벌레 사냥 24.06.25 32 1 11쪽
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35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45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50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59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54 2 12쪽
29 과거와의 조우 24.06.13 73 2 12쪽
28 슬슬 평화로워지지 않는 일상. 24.06.12 81 1 12쪽
27 나만 한가로운 일상. 24.06.11 96 2 12쪽
26 깔끔한 정리. 24.06.10 114 2 11쪽
25 꼼수를 차단하다. 24.06.07 126 2 12쪽
24 압도적이고 완벽한 승리!! 24.06.06 127 2 13쪽
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36 2 13쪽
22 대가리를 비웃어주다. 24.06.03 132 2 14쪽
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35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144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147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154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169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167 2 12쪽
»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191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17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257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276 2 12쪽
11 조우하다. 24.05.16 285 2 12쪽
10 첫 던전 입성. 24.05.15 297 3 13쪽
9 대가리(?)를 잡으러 가다. 24.05.15 319 3 12쪽
8 해충들을 밟아주다. 24.05.14 326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