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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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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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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수 :
201,122

작성
24.05.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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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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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해충들을 밟아주다.

DUMMY

소환된 이야기는 어물쩍 넘긴 김환은 아스란대륙에서의 상황도 간략히 정리했다.

그때의 일을 세세하게 알면, 한혜숙이 기절을 할 수도 있었기에······.

최소한의 핵심만 이야기했다.


마왕이 쳐들어왔고, 자신들은 그곳의 아종족들을 지키기 위해 용사가 되어 싸웠고.


“성재는 마지막까지 다른 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죽었어요.”

“그래? 성재가 그랬니? 그 어린애가?”


김환의 이야기에 한혜숙의 눈이 젖어 들어갔다.

아들을 떠올리며 슬퍼하는 그녀를 보니, 김환 역시 먹먹해졌다.

마음 같아선 여기에 이성재의 영혼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젯밤.

이성재가 그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었다.


[차라리 죽었다고 하는 게 낫지. 이 꼴이 됐다고 하면 우리 엄마 못 버틴다. 그냥 깔끔하게 죽었다고 그래.]


“······.”


마음은 아팠지만.

김환은 이성재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귀걸이 속에 이성재의 영혼이 있다는 게 한혜숙은 더 받아들이기 힘들터.

그러니.

거짓말은 했지만.


‘······엿 같네.’


서글플 수밖에 없었다.

김환이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 흑흑.”


결국 한혜숙이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고.


“아주머니······.”


김환은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의 어깨를 향해 손을 뻗으려다 멈칫거렸다.

아들을 잃은 엄마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위로는 기다리는 게 고작 일터.

김환은 묵묵히 자식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미의 눈물이 멈추길 기다렸다.


“미안하구나. 아줌마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네.”


삼십 분 정도 지났을까?

실컷 울다 지친 한혜숙이 손등으로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이미 10년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일까.

힘겹지만, 그래도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인정하고 간신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이고, 아줌마 주책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구나. 금방 다시 끓여줄게.”


김환의 반쯤 남은 국밥그릇을 보며 깜짝 놀란 한혜숙이 일어섰다.


“아줌마. 괜찮아요. 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김환이 손사래를 치는 순간.

거칠게 식당 문이 열리며.

벌컥-!

사내들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아줌마, 봉사입니까? 돈 가져오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개무시하고 이렇게 장사를 하고 계시네?”

“와 기분 더럽네. 아주 더러워서 다 부숴버리고 싶네.”


양복 상의가 터질 것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사내가 깡패 두 명이 한혜숙을 보며 눈을 부라렸다.


탁-!


깡패들의 윽박을 들은 김환이 신경질적으로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어디서 사람 밥 먹는데 오크가 들어와서 꿀꿀거리고 있어? 어머니, 이 녀석들은 뭔가요?”


깡패들의 앞을 막아선 김환이 한혜숙을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오크??”

“아이고, 이런 잡놈이 다 있네. 삼강오륜 엿 바꿔 먹었냐?”


김환의 말에 깡패들이 인상을 구기자 놀란 한혜숙이 설명했다.


“죄송해요. 선생님들. 아들 친구가 멀리 있다가 오랜만에 찾아와서 여기 상황을 잘 몰라요.”

“상황을 모르면 성실하게 채무 받으러 온 우리한테 막말을 해도 되나? 그럼 상황을 모르는 우리도 이 친구 막 쳐도 되겠네?”


김환과 깡패들 사이에서 상황을 정리하려는 한혜숙을 깡패 한 명이 밀쳤다.


“아줌마는 비키소!”

“아아악!”


왼쪽 눈가에 흉터가 그어진 깡패가 거칠게 한혜숙을 밀어버리곤 김환 앞에 섰다.


“너 이 새끼, 오늘 저녁은 병원 밥 먹어야겠다.”


히죽 웃은 흉터가 김환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퍼억-!


“환아!!!”


놀란 한혜숙이 비명을 질렀지만, 한 대를 얻어맞았으면서도 김환은 미소를 지었다.


“선빵 쳐줘서 고마워. 이제부터는 정당방위라는 거 알고 있지?”

[죽이지만 말자. 대신 목 빼고 뼈는 모조리 부러뜨려.]


깡패들에게 다가가려는 김환의 귓가에 이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에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그였지만, 어머니를 괴롭힌 한 깡패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지금은 ‘마족 학살자’로서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환 역시 친구의 분노를 느낀 모양인지, 음산하게 웃으며 그의 말을 거들었다.


“그래. 죽이지만 않을게! 죽이지만. 크흐흐흐.”

“이게 미친놈이었네.”

“미친놈한테는 매가 약이잖아요. 지금부터 약 줍시다. 크크크.”


광소를 흘리는 김환을 보면서도 두 사내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제대로 던전에 들어가 본 적도 없이, 평범한 채무자들만 괴롭혀왔던 그들이 김환이 흘리는 살기를 눈치채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죽이지 않으면 어쩔 건데? 뭐 하려고?”


사내 둘 중에 조금 나이가 있는 김창혁이 김환을 향해 이죽거렸다.


“폼 잡는 거 보니 각성자인 모양인데. 꼬마야, 이 형님들도 각성자란다.”


세상의 절반이 각성자였기에, 자신들 같은 사채업, 아니 금융업종사자들 역시 일반적으로 각성자들이었다.

물론.

사채업···아니, 금용업종사자들 중에 딱히 강한 이들은 없었다.

보통 레벨이 높거나 희귀한 클래스였으면 자격증을 따서 헌터길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누가 사채업자나 하고 있겠는가.

이들은 대다수가 실전에는 전혀 쓸모없는 3류 클래스와 스킬을 가지고 있었고.

던전을 다니며 레벨업을 할 용기 또한 없었기에 비 각성자들이나 괴롭히며 사는 것이다.

그런 주제에 기고만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용사의 눈(S)으로 그들의 정보를 읽어내던 김환은 인상을 잔뜩 구겼다.


‘하, 차원이 달라도 쓰레기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하구나.’


아스란 대륙에도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었다.

약자면서, 자신보다 더 약자들을 짓밟으며 사는 해충들.


씨익-!


김환의 입매가 벌어졌다.

오래된 취미생활이 떠오른다.


‘해충들을 밟아 죽이는 게 내 취미생활이었지.’


본격적으로 취미생활에 돌입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얼마냐?”


그러자, 김창혁 옆에 있는 흉터가 껄껄 웃어댔다.


“자식이 돈 좀 있나 보네. 어디 보자··· 이 아줌씨가 우리한테 5년 전에 빌린 돈이 3억에 5년 동안 붙은 이자가 5억이니까 전부 다 해서 8억만 갚으면 된다.”


열심히 한혜숙의 채무를 설명하던 흉터에게 김환이 갑자기 주먹을 날렸다.

츄아아악-!


‘하. 애송이 새끼가 귀엽게 노네.’


흉터는 가소롭다는 듯 오른손으로 김환의 주먹을 틀어쥐려고 했다.

그런데-!


빠가가각-!


김환의 주먹에 실린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

뼈가 부서지는 파열음과 함께 그의 오른손이 ㄱ자 모양으로 꺾여버린 것이다.


“끄아아악!”

“내가 물어본 건······.”


김환은 비명을 지르는 깡패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너희들 병원비야.”

“하, 이놈 보소. 병원비는 누구 병원비······.”


흉터가 악다구니를 쓰며 김환의 왼쪽 손목을 틀어쥐었다.

그런데.


‘꾸, 꿈쩍도 안 하네?’


김환의 왼손을 꺾으려던 흉터가 경악했다.

필사적으로 매달려도, 김환의 손목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도, 도대체 얼마나 강한······.’

“끄아아악!”


흉터는 생각을 끝맺지 못했다.

김환이 그를 유리문을 향해 집어 던져 버린 것이다.


와장창-!


유리문 밖으로 떨어진 흉터를 보며 김환이 뒤통수를 긁적였다.


“아차-!”

[······저 자식들 처리하고 나면 엄마한테 변상해라.]

‘걱정하지마. 주먹 만한 다이아몬드를 드릴 생각이니까.’


씩 웃은 김환이 국밥집 밖으로 걸어 나갔다.


“춘식아!! 정신 차려. 이 새끼야.”


날아간 (?)부하, 춘식을 뒤따라 나온 김창혁이 그의 어깨를 잡고 마구 흔들었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춘식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흔들릴 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이다.

잠시, 기절한 춘식을 바라보던 김창혁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이렇게 된 이상, 혼자서라도 도망을 쳐야 한다.


‘춘식아. 미안하다. 이 빚은 다음 생에 갚으마.’


나름 현명한 결정을 내린 김창혁이 춘식을 놓고 줄행랑을 쳤다.

타다다다닷-!


도망치면서도, 김창혁은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이건 전략적인 후퇴일 뿐이다.

자신은 어차피 혼자선 김환의 상대가 되지 않지만.

괴물 같은 사장님이라면 저런 놈 따위는 금방 조져버릴 수 있으리라.


‘춘식아. 네 복수는 반드시 사장님이 해줄 거다. 그러니 편히 눈 감거라.’


아직 살아 있는 춘식에게 명복을 빈 김창혁이 차의 문을 열려는 찰나.

그의 등 뒤에서 김환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리 없게 혼자 도망치면 쓰나.”

빠각-!

.

.

.

김창혁은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주먹으로 밥을 먹고 살아왔다.

그러던 중에 각성까지 했고.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알맞게 ‘포악한 투사’라는 클래스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역시 부푼 꿈을 가졌다.

세상을 구원하는 최고의 헌터가 되리라!!

하지만 그는 이내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스킬.

자신이 가진 유일한 스킬인 물어뜯기(C)로는 세상은커녕 몬스터에게서 자신조차 구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물어만 뜯었지. 으······,’


김창혁은 진저리를 쳤다.

자신이 먹은 몬스터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 포식스킬이라면 참고 계속 헌터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신의 물어뜯기(C)는 그런 권능 따위는 없었고.

오히려 몬스터를 물어뜯으려다 몇 번이나 턱이 부서졌었다.

결국 다섯 번째 턱이 부서진 날. 김창혁은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깔끔하게 헌터생활을 포기한 채, 다시 조직으로 돌아간 것이다.

조직으로 돌아온 후, 수년 동안 김창혁은 한 번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해본 적이 없었다.

오늘.

김환에게 얻어맞고 침을 질질 흘리며 뻗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제기랄. 처음으로 후회되네.’


아무리 용을 써도, 부서진 턱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끄으으. 졸라, 졸라 아파!!’


엄청난 고통에 신음을 흘리던 김창혁이 몸을 움찔 떨었다.


‘으허억?!“


갑자기 따뜻한 온기가 몸에 스며들더니······서서히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부서졌던 턱뼈도 다시 붙는다.


“으으. 꿀꺽. 으으.”


턱이 다물어지자, 한숨을 돌린 김창혁의 귓가에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잤으면 처 일어나시지?”


반사적으로 눈을 뜬 김창혁이 헛숨을 들이켰다.


“끄으으윽!”


악마, 아니 김환이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따뜻하지? 통증이 사라졌을 거야. 뼈도 붙었을거고.”


김환은 신성력이 서려 있는 자신의 오른손을 슬쩍 들어 보였다.

그 손에 서린 따뜻한 기운을 알아본 김창혁의 입이 떠억 벌어졌다.


’신성력?‘


김창혁보다 먼저 치료를 받았는지, 일어난 춘식은 김환을 보고는 마른침만 삼켜댔다.

치료를 끝마친 김창혁 역시 춘식과 함께 공포에 떨었다.

분명 전투형 클래스로 보였는데 어떻게 ’치유‘를 사용한단 말인가.

두 깡패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걸 보던 김환이 쿡, 웃음을 흘렸다.


’처맞을 때보다 더 쫄았는데?‘

[원래 이해가 안 가는 일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


이성재의 목소리는 심드렁했다.

김환이 가진 대표적인 능력은 소울슬롯에 보관하고 있는 영혼들과 계약해 그 스킬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힐러, 유지은의 스킬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의사가 꿈이던 친구의 스킬로 깡패를 회복시킨 김환에게 이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료도 했으니까 다시 조져. 아니, 내가 번개마법으로 지질까?]


이성재의 목소리에선 노기가 묻어났다.

수년간 자신의 어머니를 괴롭힌 놈들이다.

분노가 치미는 게 당연한 일.

사지육신이 있다면 자신이 나서서 찢어 죽였으리라.

이성재의 복수심을 읽은 김환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자신도 그의 입장이었으면 이 깡패들을 열여덟 동강이 내버렸으리라.

그러나 김환은 친구를 만류했다.


’진짜 살인자 될 일 있냐? 그리고 이런 졸개들 조져봤자, 남는 것도 없어. 진짜 박살 내려면 대가리부터 밟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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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벌레사냥-2- 24.06.26 21 1 12쪽
35 벌레 사냥 24.06.25 32 1 11쪽
34 참교육, 그리고 또 다른 함정 24.06.24 35 2 12쪽
33 제자와의 결착-1 24.06.22 45 2 11쪽
32 오래된 숙제.(수정) 24.06.21 50 2 12쪽
31 강아지 떄려잡기. 24.06.18 59 2 11쪽
30 무투대회 참전 24.06.17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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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힘을 살짝 보여주다. +1 24.06.04 13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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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잡것들 때려잡으러 가다. 24.05.31 135 2 13쪽
20 잡것들이 깝치다. 24.05.30 144 3 11쪽
19 죽었다 살아난 노예2호 24.05.29 146 4 12쪽
18 죽으라고 굴리다! 24.05.28 154 3 12쪽
17 노예2호를 줍다. 24.05.27 169 3 12쪽
16 각오하다. 24.05.24 167 2 12쪽
15 노예 1호를 만나다. 24.05.23 190 2 12쪽
14 참가를 선언하다. 24.05.21 217 2 12쪽
13 종족연합의 수장이 될 기회. 24.05.20 257 2 12쪽
12 숨겨진 역사를 듣다. 24.05.18 276 2 12쪽
11 조우하다. 24.05.16 285 2 12쪽
10 첫 던전 입성. 24.05.15 297 3 13쪽
9 대가리(?)를 잡으러 가다. 24.05.15 319 3 12쪽
» 해충들을 밟아주다. 24.05.14 32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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