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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온 올클래스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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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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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5
추천수 :
94
글자수 :
201,122

작성
24.05.13 21:03
조회
327
추천
3
글자
12쪽

성재, 엄마를 만나다.

DUMMY


김환이 관심을 보이자, 기회를 놓칠세라 나창규가 얼른 말을 꺼냈다.


“이번에 정부 소속의 새로운 길드가 만들어집니다. 소속 길드원들은 국내, 아니 세계 최고의 대우를 해드릴 겁니다. 그 길드에 김환씨도 들어오······.”.

“아니오. 들어가기 싫습니다.”


김환이 대뜸 그의 말을 중간에서 잘랐고.


“뭐라구요?!!!!”


김환의 반응에 놀란 나창규가 눈을 부릅떴다.

정부는 지금 아주 ‘특별한’ 길드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 길드에 들어만 온다면 인생이 달라진다.

그런데······.


“왜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하는 거죠?! 어, 조건이라도 들어봐!!”


나창규가 소리쳤지만, 김환의 의사는 확고했다.


“필요없으니까요. 더구나······.”.

“갑자기 찾아와서 주먹부터 휘두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순 없죠.”

“허허허······.”


헛웃음을 흘리던 나창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의도와는 달리 김환에게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셈이다.


‘영락없는 악당이 되어버렸는데.’


적잖이 당황한 나창규.

잠시 그를 바라보던 김환이 무심한 눈빛으로 돌아섰다.


‘이런 놈들은 상대할 필요가 없지.’


김환은 오랫동안 아스란 대륙에서 온갖 군상들을 만나왔다.

특히 용사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자신을 옮아 매려고 했던 자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했던가. 그러한 일을 겪으면서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특별한’이라는 말이 붙은 것 치고 진짜 자신에게 도움 되는 건 없다는 거다. 그리고 자신은 용사라 이미 특별한데 뭘 더 특별한 대우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그런 말을 하는 놈들은 그저 무시가 답인 법.

김환이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이봐. 김환씨!”


나창규가 그의 어깨를 잡으려는 듯, 손을 뻗었고.

김환이 스윽 나창규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움찔-!

압도적인 살기에 눌린 나창규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이게 왜 안 움직여?’


독사 앞의 생쥐가 된 기분이다.

압도적인 공포 때문에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그를 가만히 보던 김환이 짧게 혀를 찼다.


“쯔.”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자신의 눈빛에 겁을 집어먹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약자를 상대로 시간낭비만 한 셈이니 말이다.


[그래서 패려고?]

‘나 그렇게 유치한 놈 아니다.’


이성재의 질문에 나름 도도하게 대답한 김환이 훌쩍 허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잠시 후.

김환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나창규는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후우-!

거친 숨을 내쉬는 나창규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눈빛만으로 나를 제압한다고?’


눈빛만으로 자신을 움직이게 하지 못할 정도의 ‘격차’라면.

김환이 마음을 먹었다면 자신을 단숨에 죽일 수도 있었따는 뜻.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창규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그 모습을 본 유성찬이 눈살을 찌푸렸다.


“앞으로 조심하십쇼. 진짜 저 아니면 죽을 뻔 하셨습니다.”

“······.”


정말 겁이라도 집어먹었는지 한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나창규가···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쳤다.


“푸하하하! 김환, 이 자식. 반드시 우리가 영입한다.”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된 기분이다.

헌터가 곧 국력인 세상.

김환만 손에 넣는다면 대한민국은 아시아 최강, 아니 지구 최강의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모른다가 아니야. 돼, 반드시 돼.’

“기다려라. 김환!!! 넌, 내꺼다!!!”


김환에게 호되게 당해놓고도 포기를 모르는 나창규의 모습에.


‘······아, 나도 모르겠다.’


깊은 절망감을 이기지 못한 유성찬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


공사장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기던 김환의 귓가에 이성재의 툴툴거림이 들려왔다.


[저런 인간들은 포기를 몰라. 또 귀찮게 할 거다.]

“만일 필요가 있으면 이용해야지. 하지만 당장은 아니야.”


자신은 현 지구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강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힘만으로 사람을 이끌 수는 없는 법이다. 거기다, 이성재의 추리대로라면 언젠가는 마족들이 지구를 침략할 것이고.

이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직책은 필요하다.


‘그리고 어차피 헌터 자격증 때문에 어느 정도 능력을 보여줄 필요는 있어. 그때 내 힘을 경험해본 저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 검색을 했던 김환은 조금 더 자세하게 헌터제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헌터 자격증을 얻기 위해선 3단계에 걸쳐 시험을 쳐야 한다.

가상현실로 만들어진 몬스터를 상대해 일정한 점수를 딴다.

이때 기본 점수인 70점을 따야, 다음 관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

2단계에선, 1단계 통과자들끼리 대련을 벌인다.

이때는 승패보다는 실전능력을 살펴보는 것이기에 꼭 이겨야 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심사위원의 기준치를 맞추면 통과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던전에서 일정시간을 버티기만 하면 된다.

보통 감독관 역할의 헌터들이 시험자의 목숨을 위협할 만한 몬스터들은 사전에 처리해두기 때문에 목숨이 위험할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칠 순 있지만 죽을 ‘걱정’은 없는 것이다.


‘자격증이야 시간 날 때 따기로 하고, 먼저 숙제부터 해야겠네.’


나창규 뿐만 아니라 자신의 힘이 소문나면 별의별 인간들이 꼬일 터.

정신 사나워지기 전에 자신의 가장 중요한 숙제를 하기 위해 김환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한 시간 후.

집에 쇼핑한 짐을 두고 나선 김환이 멈춘 곳은 길가에 돼지국밥집 앞이었다.

이성재의 어머니, 한혜숙이 운영하는 돼지국밥집이었다.


[성재국밥]


아들의 이름을 딴 간판 밑에서, 한혜숙은 여느 때처럼 문 앞을 청소하고 있었다.

출입문 앞을 빗자루로 쓰고 있는 한혜숙은 김환과 이성재의 기억보다 더욱 작고 초라해 보였다.

그래도, 김환의 표정은 사뭇 밝았다.


‘시간이 오래 흐르긴 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잘 계셔서 다행이야. 그렇지?’


10년 전, 평범한 고등학생일 때도 김환은 주말이면 꼭 성재국밥에 들려 밥을 먹곤 했다.

그녀에게 이성재는 또 다른 형제였고, 한혜숙은 또 다른 어머니였다.

그 어머니가 시간의 흐름 너머에 서 있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에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했지만, 한혜숙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던 김환의 귓가에 이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엄마. 여전히 예쁘네.]


이성재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리 떨리고 있었다.

아스란 대륙을 호령하던 대마법사의 위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평범한 아들이 되었다.


[내가 말한대로만 말씀드려. 괜히 우리 엄마 울게 하지 말고. 심장 약한 분이야. 쓰러진다.]


심약한 성정의 한혜숙이라면 아들이 다이아몬드가 되어 친구의 귀에 걸려 있다는 걸 알면 기절해버리고 말리라.

거기다 지금으로선 이성재를 되살릴 방법도 없다.

잔인한 슬픔을 안겨 드릴 바에 적당한 거짓말이 나을 것이다.

이성재의 생각을 이해한 김환도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마. 거짓말은 자신 있으니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안 되지. 네가 얼마나 잔인한 놈이었는데. 어머니 아시면 정말 쓰러지신다.’


마족 학살자.

하급 마족들이 이성재를 두려워하며 부르는 별명이었다.

얼렸다가 튀겼다가, 태우는 등 화려한 마법으로 마족들을 학살하던 이성재는 자신이 보기에도 무서울 지경이었으니, 당하는 마족들의 공포심이야 오죽했겠는가.


[내가 잔인한 놈이면 알몸으로 마족들 대가리 날리던 누구는 완전히 변태쓰레기네?]

‘그건 옷이 찢어져서 그랬던거구. 어딜 나하고 널 같은 취급······!’


저벅-!


갑자기 들려온 발소리에 머릿속으로 이성재와 장난스러운 설전을 벌이던 김환이 고개를 돌렸다.


“······!”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상대를 보곤 김환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음식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한혜숙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

“······!!!”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툭,

한혜숙이 손에 쥐고 있던 음식쓰레기 봉투를 놓쳤다.


“너, 환이구나. 그렇지. 환이지?”

“예. 어머니.”


김환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룡을 상대할 때도.

리치를 뼛가루로 만들어버릴 때도 긴장은커녕 히죽거리던 김환이었다.

그런데.

반가움과 함께 절망이 서린 한혜숙의 얼굴을 보자 가슴 한쪽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절절한 슬픔이 가슴을 울린 것이다.

한혜숙은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았다.

김환을 다시 본건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아들과 같이 행방불명됐던 김환이 혼자 돌아왔다면······.


‘우리 성재는, 우리 성재는······.’


한혜숙은 김환을 붙잡고 울부짖고 싶었다.


‘성재는? 환아. 우리 성재는?’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고 싶었지만.


‘참아야 해. 제발, 참아야 해.’


그녀는 직감할 수 있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야 김환이 혼자 자신을 찾아온 것은 어떤 사정이 있을 터.

그런데.

자신이 질문을 한다면, 아들의 친구는 슬픈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의 친구 역시 슬픔을 억누르는 게 보인다.

자신만큼, 아니 자신보다 더 지독한 상처의 슬픔 속에서 간신이 울음을 참고 있다.

그래.

이곳에서 기다린 나보다, 같이 있었던 네가 더 힘들겠지.

한혜숙은 돌아오지 못한 아들을 맞이하듯 김환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렸다.


“잘 왔다. 얼른 들어와.”


***


우걱우걱-.

“많이 먹어라.”

“어머니, 국밥은 역시 서울에서 제일 맛있네요.”

[우리 엄마 실력은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세계 제일이야.]


이성재가 너스레를 떨었지만.


“······.”


김환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이야 장난스럽게 툴툴대고 있지만.

서글픈 감정이 전해져 온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지금 한혜숙을 바라보는 것처럼, 이성재 역시 한혜숙을 보고 있으리라.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어머니를 말이다.


‘괜찮냐?’

[형님 멘탈 우습게 보지마라. 이 정도로 끄떡도 안 한다. 괜찮아. 엄마에게 이야기나 잘해라. 그리고 국밥 먹은 건 꼭 계산하고. 알았냐?]

‘알았어. 임마.’


이성재가 평소처럼 쏘아붙이자, 안도의 미소를 지은 김환이 국밥을 다시 한 숟가락 떴다.

우걱우걱-!

김환은 볼이 터져라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전투적으로 음식을 먹어대는 김환을 보며 한혜숙이 그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그렇게 맛있니?”

“예.”

“식사 중에 미안한데, 하나 물어봐도 될까?”


한혜숙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한혜숙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우리, 성재는 어떻게······됐니?”


그녀의 질문에, 김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


아무리 각오했다지만, 이성재의 죽음을 이야기해야 할 시간이 오니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한혜숙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질문이 김환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어미로서 아들의 소식을 듣고 싶다.


“······.”


김환과 한혜숙은 잠시 침묵 속에서 눈빛을 교환했다.

몇 초간의 침묵 후.

김환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힘겹게 이야기를 꺼냈다.


“저희 들은 다른 차원에···표류 됐었어요. 일종의 사고였죠.”


김환은 자신을 비롯해 친구들이 차마 누군가에게 끌려갔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계에 소환돼 ‘용사’라는 사탕발림에 승산 없는 전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혜숙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차라리 사고가 나으리라.

범인이 없는 자연재해 같은 사고 말이다.

그렇게 김환이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한혜숙이 물었다.


“설마, 아종족들이 온 차원을 이야기 하는 거야?”

“네. 던전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거 같더라구요. 그 후에 어떻게 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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