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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검은머리 외노자가 이세계를 씹어 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공모전참가작

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5.08 21:52
최근연재일 :
2024.05.25 12:1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16
추천수 :
9
글자수 :
57,096

작성
24.05.23 20:25
조회
5
추천
1
글자
12쪽

9화. 향기 가득한 그녀는 백하나.

DUMMY


소란스러운 휴안마을 동쪽을 향하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나였다.

동쪽으로 향할수록 칼을 맞대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뿐 아니라, 마법을 어찌나 많이 사용하는지, 바닥엔 흙먼지로 가득했다.


“아우, 전쟁이라도 하나, 먼지 때문에 앞도 안 보인다. 으휴.”


난, 코와 입을 막다 부족해, 옷깃을 빼내어 얼굴에 둘렀다.


“이제야 좀 살만하군. 그나저나, 누가 이렇게 요란하게 싸우는 거야?”


나의 호기심이, 날 전장 속으로 이끌었다.

흙먼지 안으로 들어서니, 불 마법을 사용하는 자가 있는지, 파이어 볼을 인정사정없이 날려대고 있었다.


“요란한데, 위력은 없네. 그런데 좀 익숙한데?”


난 불 마법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거슬러 걸어 갔다.

그러자,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역시나, 그놈이군, 시야가 안 좋으니, 생각 없이 아무 곳에 갈겨대고 있네, 한심하긴, 그러니 흙먼지만 일고, 더 안 보이지.”


난, 이 한심한 전장을 깨끗이 하고 싶었다.

그리고 누가, 싸우는 것인지 정확히 알고 싶기도 했다.


간단한 마법.

비바람이 합쳐진 폭풍.


손에 마력을 모아, 기울을 하늘로 방출하니, 하늘에서 비바람이 불었다.

나의 폭풍으로 전장의 흙먼지는 사라지고, 조만의 똘마니 마법사가 사용하는 불 마법 파이어 볼도 사라졌다.


놈은 계속해 파이어 볼을 사용하려 했지만, 내가 마법으로 불러낸 거대한 폭풍이 더욱 강력해 놈의 파이어 볼은 생성되지 않았다.


전장은, 조만과 그의 똘마니, 그리고 내 집에도 침입했던, 검은 옷차림으로 복면과 두건을 두른 놈들이 두 여자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 여자들은 내게 집을 팔라며, 떼를 썼던 여자들이었다.


“뭐, 다들 아는 얼굴이네, 물론 두건을 쓴 놈들의 얼굴은 못 봤지만...”


이제 시야가 깨끗해졌음을 느끼곤, 난 소리 높여 조만을 불렀다.

나의 모습에 조만은 놀라, 싸움을 멈추더니, 멍하니 날 바라보았다.

조만이 공격을 멈추자, 그의 똘마니들과 멍청한 마법사 놈도 공격을 멈추고, 조만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다.


“조만, 이제 말썽은 그만하고, 집이나 가지?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


조롱 섞인 말로 조만뿐 아니라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소리 외치자, 조만은 주변을 훑어 보고는 화가 나는지, 탁하고 거친 목소리로 내게 소리쳤다.


“뭐라? 네놈이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네놈이 아무리 마법에 능통해도, 힘으론 날 이기지 못할 거다. 내가 저년들을 죽이면, 다음은 네놈차례다. 그러니, 목이나 씻고 순서를 기다려!!”


놈의 한심한 소리에, 왠지 모르게 내가 창피했다.


“실력도, 주제도 모르는 한심한 놈이군, 저 여자들도 놈들과 싸워 이겨봐야 수치일 거야. 흠.”


나 때문인지, 놈들이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이 생겨버렸다.

두건과 복면을 한 검은 놈들과 조만 일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여자들에게 공격할 태세였다.

놈들이 여자들을 괴롭히는 건, 눈 뜨고 보고 싶지 않았다.


“잠시 놀아 볼까?”


난, 놈들 앞으로 빠른 속보로 나아갔다.

그리고, 조만 앞에 서서, 물었다.


“조만아. 네놈이 소리친 것처럼 힘으로 결판을 내볼까?”


놈들은 눈 깜짝할 순간에 내가 조만의 한발 거리에 나타나자, 모두 숨이 멈춘 듯 기겁하며, 나만 빤히 바라보았다.

조만도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차린 조만이, 내가 한 말을 되새겼다.


“뭐? 뭐라 했냐. 네놈이 나하고 힘으로 겨루겠다고? 하하하하하하”


조만은 나를 보며, 우습다는 듯, 큰소리로 웃었다.

그 웃음에 어찌나 자신감이 넘치는지, 허리가 뒤로 한껏 제껴졌다.


“자, 할 거야. 말 거야?”


조만은 웃음을 그치고는 짐승과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놈이 진다면, 네놈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다.”

“그래? 그럼 네놈이 지면, 어쩔 건데?”

“뭐? 내가 진다고? 네놈이 지금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땅딸만한 놈이.”


비아냥거리는 놈의 말에, 이젠 웃음도 안 나왔다.


‘도대체 이놈들의 머릿속엔 뭐가 들은 거야? 생각이란 게 없는 건가? 하아, 무뇌. 그렇게 당하고도 다 잊은 건가... 혹시 이놈, 붕어? 그래서 가문에서 쫓겨난 건가? 멍청해서?’


“아, 그래서, 내가 이기면 뭘 내놓을 건데? 아니지, 내가 원하는 걸 들어 줄 건가?”

“네놈은 정말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응. 보시다시피.”


내가 자신감에 차서 조만을 바라보자, 조만은 나와 눈을 맞추더니, 재밌다는 듯, 또 웃어제꼈다.


“그래서, 싸울거야 말 거야.”

“좋다. 싸우지, 하지만, 네놈이 이긴다면, 네놈의 소원뿐 아니라, 내가 네놈의 동생이 되지.”

“뭐? 나 외노자라고.”

“하하하하하. 그래 네놈은 외노자지, 노예보다는 나은...”


조만도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했지만, 지금은 조만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 내게 더 중요햇다.


“조만, 승부다!”


나의 신호에, 조만이 나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곤, 나를 짐짝 던지듯 집어 던졌다.


여자들과 조만일당, 그리고 두건과 복면을 두른 검은 옷의 무리들이 잠시 휴전이라도 맺은 듯, 나와 조만의 싸움만을 바라보았다.


조만에게 던져진 난, 바닥에 한 손을 짚으며 착지했다.


‘조만 녀석, 싸움엔 진심인 듯하네.’


놈의 진심에 나도 응해 주기로 했다.


나의 발은 번개보다도 빨랐고, 놈의 복부에 날아든 나의 주먹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보다 묵직했다.


.

.


놈의 복부에 나의 주먹이 날아들자, 조만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렸다.

속도를 이용한 나의 공격에 조만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나의 일격에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그 모습에, 조만의 똘마니들은 쓰러진 조만을 깨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내집을 습격했던, 검은 복장의 무리들은 어찌할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

.


우왕좌왕하는 놈들의 모습에, 난 슬며시, 놈들이 서 있는 바닥을 액화시켰다.

순간, 놈들이 움찔했지만, 이미, 상반신까지 바닥에 잠긴 상태여서, 허우적거릴뿐 빠져나오지 못했다.


놈들이 목까지 가라앉은 것을 보고, 즉시 땅을 굳혀버렸다.

그리고, 놈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번 나와 대화를 나눈 놈 앞에 서서 두건과 복면을 벗겼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이었다.


“엇?!! 나이가...”


생강보다 늙은 놈의 모습에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놈도 기분이 더러운 듯했다.


“예의가 없는 놈이구나.”

“뭐, 외노자라... 그런데, 검은 머리 색에 검은 눈동자, 설마 당신도 외노자?”

“한심한 놈, 외노자란 것은 이 곳에서 일하는 이들을 이르는 말이 아니더냐. 난 나라의 녹을 먹는 몸. 너 같은 것들과 같은 취급은 하지 말아라.”

“아하, 그러셔? 나라에서 녹을 먹는 양반이 왜 저 연약한 여자를 괴롭히는 걸까? 응? 대답해 보시지.”


남자는 나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내게 답하지 않던 남자의 시선이 여자들에게로 향했다.

여자들은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더니, 내 앞에 섰다.


“이런 능력이 있는지 몰랐네요.”

“아, 뭐, 보여 줄 기회가 없었으니...”


집을 팔라며 떼를 쓰던 여자가 아닌, 뒤에서 한마디 입도 열지 않았던 여자가,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상큼하면서, 기분좋은 꽃내음이 나의 코를 자극했다.


“지난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그저 돈 좀 있는 가문에서 자란 귀하신 몸인 듯한데, 이름이 어찌 됩니까?”

“이 사람이 무례하게. 어디서 함부로 존함을 묻는 것이냐!”


내게 많은 것을 말하며, 회유했던 여자가 이번엔 화를 내며, 나를 꾸짖듯 말하자, 좋은 향기가 풍기는 여자가 조용 다감한 목소리로, 여자의 말을 막아섰다.


“조이야, 괜찮다.”

“네? 하지만, 괜찮다.”

“네.”


향기 가득한 여자의 낮고 단단함이 담긴 목소리로, 조이라는 여자에게 말하자, 그녀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름이라... 그런게 중요할까요?”

“일단은 그대를 부를 호칭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호칭이라...”

“꽃향기 여자라 부를 순 없잖아요.”

“꽃향기 여자? 그것도... 아니, 좀 그렇긴 하겠네요. 호칭이라...”


향기 가득한 그녀는 자신을 뭐라 부르게 할지, 고민인 것 같았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딱히 생각나지 않는지, 하늘만 바라보았다.


“저, 저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그녀를 재촉해 보려했지만, 실례가 되는 듯해, 멈추고, 그녀가 얘기해주기를 기다렸다.


‘아니, 이름 말해주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이야? 답답한 하네.’


그녀의 이름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건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아니, 그냥 답답했던 모양이었다.


“백하나다. 백하나!!!”


바닥에 고개만 내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던 중년 남자가, 소리쳤다.


“뭐? 백하나?”

“그래, 백한번째 왕위계승권자인 공주, 그래서 백하나다.”

“아하, 그래? 설명 고마워. 그 말은 지금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이 공주라는 거지?”

“그래!”

“그럼, 너희들은 백하나라는 이 여자를 죽이려는 암살대냐?”

“쳇!”


나의 물음에, 놈은 할 말이 없어 쪽팔린 듯 입을 삐죽였다.

어찌 되었든 놈 때문에 그녀를 어찌 불러야 할지 알게 되었다.


“백하나님은 서노국의 공주였군요.”

“네. 그런데, 당신은 아직도 그 집이 그리 중요한가요?”


공주라는 것을 알게 돼서인지, 그녀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이해되었다.


‘흔한 말로, 고귀한 분이셨네.’


“저기, 저기요? 이봐요. 내 말, 안 들려요? 이봐요.”


내가 딴생각을 하느라, 백하나의 말을 듣지 못하자, 답답했는지, 내게 계속해서 소리쳤다.

그 모습에, 정신이 들어 그녀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네? 뭐라 했어요?”

“아니, 아직도 그 집이 중요하냐 구요.”

“네. 아주 중요합니다. 집에 있으니, 휴안마을도 한눈에 보이고, 무엇보다, 그 집은 내가 하고 픈 것들을 다 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집입니다.”

“그렇긴 하죠.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날이 아주 맑을 땐, 땅끝 너머 바다도 보이는 듯하니까요.”

“정말요? 정말 바다가 보여요? 대박.”

“그런데, 그 집에 혼자 사나요? 가족은?”

“없어요.”

“그럼, 혼자...”

“네.”


그녀는 아직도 내집에 미련이 있는 듯했다.

그 모습에, 살짝 연민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곳에서 얻은 첫 번째이기에,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 꼬로로로로록... ]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나의 뱃속에선 밥달라 아우성이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식신도 아닌데, 밥때는 기가막히게 신호가 와서...”

“그, 그래요?”

“전, 이제 밥을 먹으러 갈 건데, 두 분은 어때요? 여기 계속 있기도 그럴 것 같은데...”


내 말에, 백하나와 조이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하나에게 속삭였다.


“마을로 가시는게...”


조이의 말에, 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저기, 통성명도 한 인연인데, 같이 식사하실래요?”

“그 그건...”

“괜찮아요.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는데, 음식이 아주 괜찮아요.”


조이는 내가 의심스러운지, 계속 경계를 했지만, 하나는 내가 두 사람을 도운 것이 신경 쓰이는지, 함께 식사하는 것을 승낙했다.

그러자, 조이가 나를 째려보았다.


“공주님께 깍듯이 예를 갖췄으면 좋겠는데요. 저기... 아, 우린 당신 이름을 모르는데요?”

“아, 그랬나요? 전 파이스라고 합니다. 이제 식사하러 갑시다.”


우린 놈들을 뒤로하고, 휴안 마을로 향했다.

땅에 묻혀 얼굴만 내민 암살자 놈들이 살려달라 소리치는 아우성을 뒤로하고 그곳을 떠났다.



이세의외노자000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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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머리 외노자가 이세계를 씹어 먹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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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그녀가 내 집을 탐하던 이유. 24.05.25 4 0 13쪽
» 9화. 향기 가득한 그녀는 백하나. 24.05.23 6 1 12쪽
8 8화. 집은 팔 수 없어!!! 24.05.18 7 1 12쪽
7 7화. 휴안 마을에서 첫날 밤. 24.05.18 7 1 13쪽
6 6화. 모험가 길드의 말썽꾼들. +1 24.05.13 15 1 12쪽
5 5화. 요폰 언덕을 뒤로하고... 24.05.10 11 1 14쪽
4 4화. 요폰 언덕의 천생조. 24.05.10 14 1 14쪽
3 3화. 휴안 마을. 24.05.09 14 1 12쪽
2 2화. 차별의 나라 헬름. 24.05.09 15 1 12쪽
1 1화. 눈 떠보니 이세계. +2 24.05.08 2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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