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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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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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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2
글자수 :
797,504

작성
20.12.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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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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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2쪽

[1부 검권천하] 제25화 -파천문 본원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25화


“앗, 따가······.”

“가만히 좀 있어 봐요!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무슨 엄살이 이렇게 심해요? 싸울 때는 잘만 싸우더니.”

“그, 그거야······.”


더 약 바를 데는 없는지 정인이 얼굴을 가까이하며 살펴보자 성진은 얼굴이 붉어진 채로 시선을 피했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개요?”

“나, 나도 모른다. 사, 살짝 더워서 그런 것 같다······.”

“더워요? 온도 낮췄으니까 조금만 참아요.”


‘삑-’


정인을 업고 온 성진은 땀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에어컨 바람에 정인이 몸을 살짝 떨자 성진은 에어컨 전원을 꺼버렸다.


“이 정도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강한 남자다!”

“그래요, 뭐 어련하시겠어요. 씻어요. 내가 그런 거라 뭐라 하긴 좀 그렇지만, 냄새는 좀 그렇네. 암튼 씻어요.”

“여, 여기서 말이냐? 정인 씨 집에서?”

“그럼 어디 갈 데라도 있어요?”


정인의 말이 맞았다. 그게 현재 성진의 처지였다. 그나마 남은 돈으로 구한 허름한 원룸은 윤진용의 수하들에게 감시받고 있고, 정말 그나마 남은 돈은 지갑에 고스란히 담긴 채 윤진용의 수하들로부터 도망치다가 잃어버렸다.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는 세계 최고 프로그래머의 신세. 정인은 그런 성진이 딱하게 여겨졌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나 집에 들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성진에게는 뭔가 짠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정인은 성진에게 자신의 옷 중에서 가장 큰 걸 줬다. 토사물이 묻은 옷을 다시 입을 수 없는 노릇이니! 190이 넘는 성진이 160 중반인 정인의 옷을 입은 모습은 마치 아빠가 딸 옷을 훔쳐 입은 것과 다르지 않아보였다.


“풋, 웃겨. 나한테는 제일 큰 옷인데 그쪽한테는 완전 배꼽티고 반팔티네.”

“우, 웃지 말라! 끄응······.”


민망해하는 성진의 반응에 정인은 더 크게 웃었다. 포기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 성진은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어디가요?”

“자라. 난 밖에서 자겠다.”

“네?”

“내가 있으면 못 잘 거 아니냐.”

“그래서 나 편하게 자라고 마성진 씨는 문 밖에서 자겠다는 말이에요?”


‘끄덕끄덕’


성진의 반응에 정인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웃겨서 지어지는 미소가 아니었다.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에 진심이 담긴 고마운 미소였다.


“밖에서 자면 내가 마음이 불편해서 못 자요. 음······, 작은 방에 이부자리 깔아줄 테니까 거기서 자요.”

“정말이냐!”

“네! 오늘 저 때문에 고생 많았어요. 고마워요.”


성진은 어제 지하철에서 노숙을 했다. 그랬기에 집에서 잘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했고, 그런 감사를 느끼게 해준 정인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하루가 무척이나 고단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인과 성진은 베개에 머리를 눕히자마자 잠이 들었다. 정인의 투룸 아파트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


모두가 잠들었을 시간이지만 검권천하에 들어온 한영은 잠을 잘 필요가 없었다. 그의 피로도는 수치로 나타났고, 운기조식을 운용하면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았다.


파천문 본원에 가까워질수록 금시조의 지저귐은 더욱 요란해졌다.


가지마! 가면 안 돼! 가면 죽는다고! 금시조의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영은 계속 걸었다.


소환자가 캐릭터를 삭제하면 소환수도 소멸한다. 부활을 할 수 없는 한영의 죽음은 캐릭터 삭제와 같았다. 즉, 금시조는 자신이 소멸될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눈치 없는 소환자는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한영이 파천문 본원에 다다르자 금시조는 죽음을 기다리는 시한부 신세가 되고 말았다.


<파천문 본원에 진입하였습니다.>


한 번 더 울리는 경고 메시지!


-훈련교관의 허가서를 소지하지 않거나 해당 문파의 소속이 아닐 시 적으로 간주됩니다.


‘피슝-’


한영의 눈앞으로 화살이 스쳐지나갔다. 만약 저걸 맞았다면! 등줄기 사이로 식은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한영은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멀리서 자신을 향해 활을 겨냥하는 무리들이 보였다. 무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오른쪽과 왼쪽, 앞과 뒤에서 파천문 문지기들이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왜 나를 공격하지?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 아연실색하게 할 메시지가 한 번 더 울렸다.


-소속을 잃었습니다. 메인 퀘스트가 삭제됩니다.


소속을 잃었다고? 한영은 혼이 쏙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소속을 잃는 건 딱 두 가지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나는 플레이어 스스로가 문파를 탈퇴하는 경우다. 검권천하는 일정한 조건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자신의 문파를 창설할 수 있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문파 탈퇴를 기능을 넣어두었다.


다른 하나는 소속 문파에 대한 적대치가 높은 경우였다. 사파 파천문 소속이면서 다른 문파를 도와줬다거나 소속 문파원 또는 소속 NPC를 죽이는 경우에도 적대치가 쌓이게 된다.


그러나 적대치가 쌓였다고 바로 소속을 잃는 건 아니었다. 공헌도보다 적대치가 더 높은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소속을 잃으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한영은 금시조가 끊임없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이유가 이제야 이해됐다.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숙제가 계속해서 쌓이고만 있었다.


우선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했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금방이라도 고슴도치가 되리라!


“은신!”


특수 스킬을 발동하자 한영의 몸이 투명해졌다. 파천문 경비원들은 갑자기 사라진 침입자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고, 한영은 그 틈에 빠르게 파천문 본원을 벗어났다.



더 이상 경비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망친 한영은 자신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상태!”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4

생명: 461/461(+50)

공력: 106(+15)

소속: 없음

칭호: 의로운 섬의 지배자

--------

근력 32 (+5) 체력 25 (+5)

민첩 33 (+5) 재능 31 (+7)

운 39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3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소속이 ‘없음’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도대체, 왜······. 다리에 힘이 풀렸고,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검권천하를 빼앗기고,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진 것도 엄청난 좌절이었다. 검권천하에 들어온 것도 한영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했다. 어떻게든 돌아가는 방법을 찾고,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희망조차도 느낄 수 없었다. 바깥세상과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최정인이라는 기자와는 만나지도 못했고, 검권천하에서 보이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


“내가 어쩌다가······.”


한영이 실성한 사람처럼 엉엉 울기만 하자 정말 많이 불쌍해 보였는지, 금시조는 날개를 활짝 펴서 한영의 어깨를 다독였다.


“꺅(불쌍한 인간).”


생각해보니, 모든 존재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건 아니었다. 금시조만은 한영의 편이지 않던가! 그래서일까, 하나라도 자신의 편이 있다는 생각에 한영은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울음을 그쳤다.


“그래! 나 밑바닥에서 시작한 놈이야! 그때랑 지금이랑 뭐가 달라!”


현실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중국대륙을 그대로 옮긴 오픈월드형 MMORPG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비웃었다. 그게 가능할 것 같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의형제들과 함께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제시하자 사람들은 비웃음을 멈췄고, 정말 가능하겠냐고 관심을 내비쳤다.


그리고 한영은 실제로 만들었다. 현재는 자신이 만든 게 아닌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분명히 한영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과거에 이겨냈던 기억은 현재에 용기를 불어넣었다.


어떻게든 이겨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했다.


한영은 자신이 검권천하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떠올렸다. 성진이 건넨 USB, 그건 일시적으로 검권천하의 방화벽을 무력화시켜 바이러스를 일부러 유입시켰다.


그렇다면 내가 바이러스란 말인가? 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신이 바이러스일리가 없었다.


“뭔지는 몰라도 바이러스가 검권천하에 유입되었다는 말인데······.”


그 순간, 단적비연수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분! 바이러스가 ‘그분’이라는 존재가 되었단 말인가! 찬찬히 생각을 이어갔다.


한영은 서브 퀘스트인 비적단의 소굴 소탕만 했을 뿐, NPC에게 적대치를 쌓을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뱃사공NPC는 한영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


혹시, 그분이라는 바이러스가 나를 적대하는 건가? 어떠한 방식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검권천하의 모든 유닛들이 나를 적대하는 건가?


이제 가장 본질적인 질문만이 남아있었다. 그렇다면 왜 나를 적대하는 거지? 단순히 외부 세계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한영의 머리에 그간의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자신에게 쓰러진 몬스터들은 더는 리젠되지 않았다. 한영은 자신이 가진 특수한 힘을 깨달았다.


“파괴!”


검권천하를 개발한 리얼리티 인사이드의 대표인 류한영! 그는 검권천하를 만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검권천하를 지울 수도 있었다. 그에게는 그런 권한이 있었다. 오직 한영에게만 허락된 권능이었다.


‘그것’은 한영의 파괴 권능을 두려워했다. 검권천하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강력한 독고무패를 감염시킨 이유이기도 했다. 한영에게 파괴당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사실까지는 몰랐지만, 한영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단적비연수가 말했던 ‘그분’이라는 존재를 찾아낸다! 현실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 유일한 단서였다.


우선, 강해져야 한다! 절대 죽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바이러스를 사로잡기 위해서! 목표가 생기자 의욕도 일어났다.


자리를 털고 일어선 한영에게서 더 이상은 자괴를 찾을 수 없었다.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해져 있었다.


“금시조, 부탁할게. 이제부터 진짜 네 도움이 필요해.”

“꺅!(알았다, 인간!) 꺄꺅!(이제야 내 소환자 같군!)”


한영은 땅 짐승형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당골고지’로 향했다.


거기에서 강력한 보스 몬스터 ‘천년 구렁이’를 잡고 영단을 얻는다! 영단으로 금시조를 진화시킨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당골고지는 붉은 물의 산맥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용암이 흐르는 활화산 지대였다. 당골고지에 도착하자마자 한영은 단적비연수의 두건을 풀었다.


아니나 다를까, 인간 크기만 한 전갈 형태와 뱀 형상의 몬스터들이 한영을 향해 물밀 듯이 밀려왔다.


한영과 금시조는 제법 볼만한 팀워크를 선보였다. 한영은 주로 전갈 형태의 몬스터를 때려 부셨고, 금시조는 뱀 형상의 몬스터를 날카로운 부리로 쪼았다.


피로도가 제법 쌓이면 단적비연수의 두건을 착용한 다음, 운기조식을 운용했다. 그렇게 당골고지 저지대의 몬스터를 5분의 1가량 쓰러뜨렸을 무렵, 기분 좋은 알림이 울렸다.


-금시조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레벨이 올랐습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5

생명: 474/474(+50)

공력: 108(+15)

소속: 없음

칭호: 의로운 섬의 지배자

--------

근력 33 (+5) 체력 26 (+5)

민첩 34 (+5) 재능 32 (+7)

운 40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4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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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부 검권천하] 제55화 -야오족마을(3) +2 21.01.06 636 15 12쪽
54 [1부 검권천하] 제54화 -야오족마을(2) +2 21.01.03 677 15 13쪽
53 [1부 검권천하] 제53화 -야오족 마을(1) +2 21.01.02 672 16 12쪽
52 [1부 검권천하] 제52화 -천구마을(2) +2 21.01.01 676 16 12쪽
51 [1부 검권천하] 제51화 -천구마을(1) +2 20.12.31 664 15 13쪽
50 [1부 검권천하] 제50화 -천생삼교(5) +2 20.12.30 689 15 13쪽
49 [1부 검권천하] 제49화 -허상(2) +2 20.12.29 644 14 13쪽
48 [1부 검권천하] 제48화 -허상(1) +1 20.12.28 681 15 12쪽
47 [1부 검권천하] 제47화 -천생삼교(4) +2 20.12.27 679 16 12쪽
46 [1부 검권천하] 제46화 -천생삼교(3) +3 20.12.26 685 17 13쪽
45 [1부 검권천하] 제45화-천생삼교(2) 20.12.25 679 16 12쪽
44 [1부 검권천하] 제44화 -천생삼교(1) +2 20.12.24 715 18 14쪽
43 [1부 검권천하] 제43화 -우롱(3) +2 20.12.23 714 18 12쪽
42 [1부 검권천하] 제42화 -우롱(2) +2 20.12.22 718 17 12쪽
41 [1부 검권천하] 제41화 -우롱(1) +2 20.12.21 738 19 12쪽
40 [1부 검권천하] 제40화 -오초사굴(5) +2 20.12.20 724 19 13쪽
39 [1부 검권천하] 제39화 -오초사굴(4) +5 20.12.19 723 20 12쪽
38 [1부 검권천하] 제38화 -오초사굴(3) +7 20.12.18 773 21 12쪽
37 [1부 검권천하] 제37화 -오초사굴(2) +2 20.12.17 737 21 13쪽
36 [1부 검권천하] 제36화 -오초사굴(1) +3 20.12.16 752 21 12쪽
35 [1부 검권천하] 제35화 -당골고지(10) +1 20.12.15 870 21 12쪽
34 [1부 검권천하] 제34화 -당골고지(9) +3 20.12.14 73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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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부 검권천하] 제32화 -당골고지(7) +2 20.12.12 759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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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부 검권천하] 제29화 -당골고지(4) +1 20.12.09 80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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