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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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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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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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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7,504

작성
21.01.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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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부 검권천하] 제53화 -야오족 마을(1)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53화


80세가 되어도 검은색의 긴 머리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일명 ‘라푼젤’ 마을.

중국 남(南)단인 광시·광둥에 거쳐서 주거지를 이루고 있는 소수민족 야오족(요족).


높은 산과 험준한 기슭에 계단식 밭을 일구어 살아가는 ‘야오족 마을’에 도착한 한영은 근두운에서 뛰어내렸다.


제트기만큼이나 빠른 근두운이라지만, 중국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한 ‘천구 마을’에서 남단인 ‘야오족 마을’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상당했다.


그러나 멀뚱멀뚱하게 시간만 축내며 온 것은 아니었다.

‘붉은 초원’ 외에도 잎사귀가 날카로운 나무들로 가득한 ‘예지림(銳絲林)’, 갈대가 우거진 ‘순승(順昇) 초원’에서 각각 하나씩의 칭호를 얻었다.


-칭호 ‘예지림의 절대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효과로 근력과 민첩 능력치가 2씩 상승하였습니다.


-칭호 ‘순승 초원의 포식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효과로 근력과 체력 능력치가 2씩 상승하였습니다.


치열했던 전투의 전리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영은 한 번의 깨달음을, 붕은 두 번의 깨달음을 각각 얻었다.

이로써 둘 다 레벨 24.


기분이 나쁘지 않았기에 망각해버린 걸까, 한영은 두 발로 걸어서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건 뒤통수를 얻어맞은 뒤였다.


“아!”


비명을 지르며 뒤를 돌자 무언가를 던졌던 폼을 취하고 있는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여성의 눈빛은 혐오 그 자체였다.


“썩 꺼지지 못할까! 악인이다!”


중년 여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마을 사람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번 겪어봤지만, 잘못한 것도 없이 경멸의 눈초리를 받는 건 익숙해질 수 없었다.


“하, 이놈의 적대치 진짜. 은신!”


몸을 숨긴 한영은 서둘러서 마을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마을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붕에게 괜한 화풀이를 해댔다.


“붕! 왜 말 안했어? 좀 말리기 그랬어! 아이고, 뒤통수야.”

“하하하하하, 미련한 천치(天痴)처럼 걸어가는 게 우스워서 그저 지켜보았느니라.”

“그래, 네 말 맞다. 그래야 진짜 친구지.”

“이번에는 어딜 쥐어 터지려고 가는 게냐?”


저게, 진짜!

조금씩 한영의 성격과 장난기마저 닮아가는 붕, 한영도 그런 붕이 싫지만은 않았다.


“마을로 들어가려면 친밀도부터 올려야 하잖아. 잠시 다녀올게.”


‘지역 파수꾼’과의 친밀도를 높이면 해당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곳의 파수꾼은 야오족 마을의 족장이었고, 그는 마을 중간 지점에 있는 집에 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영이 향하는 방향은 마을이 아니라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이었다.

그러나 이유가 없는 발걸음은 아니었다.


우롱 협곡의 지역 파수꾼인 역참 관리인, 그는 자신을 공격하려는 붕을 한영이 막아주자 친밀감을 나타냈었다. 바꿔 말하자면, 굳이 특수 퀘스트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즉, 선행(善行)을 하면 된다!


높은 산세에 촌락을 이룬 야오족은 계단식 밭농사와 수렵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높은 산이기에 그만큼 사나운 야생 동물의 출현도 빈번했다. 한영이 산으로 향하는 이유였다.


나뭇가지를 밟아 이쪽저쪽으로 뛰어다니며 근처의 숲을 둘러보았다.

수렵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없나 싶은 그때, 어린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아!”


멀지 않은 곳이었다. 질주를 가동한 한영은 빠른 속도로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엄마······, 엄마······.”


멧돼지 한 마리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는지 주저앉은 여자 아이가 보였다.

옳거니!

한영은 쏜살같이 달려가서 멧돼지의 이마 한 가운데에 파열권을 먹였다.


“꾸에에-‘


‘쿵!’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노려보던 멧돼지가 갑자기 쓰러져버리자 여자 아이는 눈만 깜빡거리며 한영을 쳐다봤다.


“괜찮니? 안 다쳤어?”

“네? 네, 네!”

“걸을 수 있겠어?”

“네. 가, 감사합니다!”


“이렇게 깊은 산속에 왜 혼자 있는 거야?”

“아버지를 따라 나왔다가······, 예쁜 토끼가 보여서······.”

“가자, 집에 데려다줄게.”

“정말 감사합니다······.”


오른손 어깨에는 멧돼지를 짊어진 채로, 왼손은 아이의 손을 잡은 채로 야오족 마을로 향했다.


마을 분위기는 상당히 어수선했다.

족장의 손녀가 행방불명된 것도 모자라서 적대감을 풀풀 풍기는 사내마저 나타나자 분위기는 더욱 좋지 않았다.


“네 이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온 것이냐! 썩 꺼지지 못할까!”


한영이 구해준 여자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중년의 남성에게 달려가며 외쳤다.


“할아버지! 그러지마아!”

“효, 효윤아! 오, 천지신명이시어, 감사드립니다. 효윤아, 대체 어디에 있다가 온 것이야?”

“산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저 아저씨가 구해줬단 말이야. 그러니까 가라고 하지 마아. 응?”

“그게 정말이냐? 저 악당이 진정으로 너를 구해줬단 말이냐?”

“정말이라니까아.”


기껏 손녀딸을 구해줬는데 악당이라니······.

한영은 들쳐 멘 멧돼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할지······.”


-‘야오족 족장’과의 친밀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역시나.

기세를 몰아서 더 높여볼까!


“이 멧돼지는 족장님의 손녀딸이 발견했으니 당연히 마을의 것이지요.”

“정녕 멧돼지를 저희에게 주신다는 말입니까?”

“네!”

“오, 이런 선한 협객을 보았나, 참으로 감사합니다.”


-‘야오족 족장’과의 친밀도가 상승하였습니다.


하하, 선한 협객?

분명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악인이네, 악당이네 그랬던 것 같은데.

한영은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참아내며 족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오늘은 우리 야오족의 성인식이 있는 날입니다. 제 손녀도 구해주셨고, 잔치에 쓰일 고기까지 마련해주신 분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습니다. 젊은 협객이시어, 당신을 잔치에 초대하고자 합니다.”


[서브 퀘스트 ‘잔치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생성되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확인(F), 취소(ESC)]


“확인!”


*


야오족은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검은색의 긴 머리는 장수와 부귀,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야오족 여성들은 평생 동안 오직 한 번만 머리카락을 자른다. 그날이 17세가 되는 성인식이었다.


“협객니임.”

“응. 이름이 효윤이라 그랬지?”


한영이 구해줬던 여자 아이였다.


“네, 효윤이에요. 우리 언니랑 성년식에 쓸 약초 따러 갈 건데, 같이 가실래요?”

“그래.”


야오족 여성들은 80세가 될 때까지 흑발의 긴 생머리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 비결이 지금 한영이 구하러 가는 약초였고, ‘서브 퀘스트’이기도 했다.

얼마나 진귀한 약초를 구해오는가, 즉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퀘스트였다.


효윤이 옆의 백옥처럼 고운 소녀가 한영에게 고개를 숙였다.


“제 동생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효정이라 하옵니다.”

“협객님, 협객니임. 우리 언니 오늘 시집가요.”

“야아, 부끄럽게 그런 얘기를 왜 해······.”


새하얀 피부의 효정은 정말 많이 부끄러웠는지 양쪽 볼이 신부화장이라도 한 것처럼 새빨개졌다.


이 역시 스토리작가인 한영의 아이디어였다.

단순하게 약초만 구해오면 뭔가 허전하달까, 그래서 로맨틱한 스토리를 살짝 입혔다.


오늘은 효정이의 성년식이자 혼례식이었다.

플레이어가 효정이와 함께 성년식 때 머리에 바를 약초를 구해오면, 신랑이 효정이의 머리에 발라주며 혼례를 올리는 그런 스토리.


멧돼지도 한 방에 쓰러뜨린 협객과 함께여서인지 효정이와 효윤이는 깊은 산속까지 약초를 구하러 들어갔다.


한참을 돌아다니던 효윤이가 다리가 아파서 싫증이 났는지 효정이에게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언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다 똑같이 생겼잖아.”

“그러네······, 할아버지가 준 약초 그림은 다 다르게 생겼는데······.”


드디어 한영이 나설 차례였다.

스토리를 직접 설정했다지만 오래돼서 기억이 살짝 가물가물하기는 했다.


“이리 줘볼래? 내가 좀 봐볼게.”

“여기 있습니다.”


효정이에게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건네받자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약초들의 위치까지도.

하나하나를 채취하며 친절하게 설명도 이어갔다.


“이건 ‘어성초’야. 나쁜 피를 풀어주고 살균효과도 뛰어나. ‘녹차잎’은 말 안 해도 잘 알지?”

“네!”

“기혈을 잘 소통시키는 ‘자소엽’이랑 혈관을 좁히고 탈모·탈색 예방에 좋은 ‘측백엽’, 열과 독을 제거하고 기생충을 구제하는 ‘목근피’.”


한영이 청산유수처럼 약초를 꾀고 있자 효정이와 효윤이는 토끼마냥 놀란 눈을 하며 되물었다.


“협객님은 어떻게 약초를 그렇게 잘 아셔요?”

“그, 그게, 어깨너머로 배웠어. 하하하.”

“우와! 협객님 최고오!”


우연히 알게 된 한방샴푸 제조법을 총동원한 결과, 오래 걸릴 것 같았던 약초 채집은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이제 남은 건 효정이가 성년식 겸 혼례식에서 달인 약초물을 머리에 바르는 것뿐이다.


한영은 최고 등급의 만족도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서브 퀘스트를 ‘잘’ 완료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서브 퀘스트를 최고 만족도로 완료하는 것은 히든 퀘스트의 발동 조건이기도 했다.


경맥을 뚫으면 지금보다 2배, 어쩌면 그 이상 강해지게 된다!

한영은 떨리는 마음으로 효정이의 혼례를 기다렸다.


*


마을 분위기는 고조되어 있었다.

한영이 잡아온 멧돼지는 불 위에서 빙글빙글 구워지고 있었고, 야오족 전통악기 소리는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야오족 족장이자 효윤·효정이의 할아버지가 한영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협객님 덕분에 좋은 약초도 구하고, 잔치에 쓰일 음식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하하하, 뭔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꼭 그렇게 은혜를 갚고 싶으시다면······.”


속내를 말하려는 그때, 언제 나타났는지 온몸에 피를 둘러쓴 젊은 남자가 소리쳤다.


“사, 사람 살려!”


시끌벅적했던 마을에 일순간 침묵이 일었다.

한영은 피를 둘러쓴 남자가 나온 곳으로 달려갔다. 예복을 입은 채 피를 철철 흘리는 남자가 쓰러져있었다. 신랑!


“어떻게 된 거예요? 효정이는요?”

“괴, 괴한들이······, 효정, 이를 납치해 갔, 습니다······.”

“뭐라고요?”


의식을 잃은 신랑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긴급 퀘스트가 형성되었습니다.]

[제한 시간 내에 인신매매단으로부터 신부를 구출하여야 합니다.]


타이머가 곧바로 작동되었다.


‘05:00:00’, ‘04:59:59’, ‘04:59:58’, ······.


긴급 퀘스트? 그리고 인신매매라고?

한영의 예상과 정반대되는 전개였다.


“협객님! 제발, 제발 우리 효정이를 구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족장에게 대답을 한 한영은 하늘을 바라보며 외쳤다.


“붕! 근두운!”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24

생명: 829/829(+90)

공력: 183(+100)

소속: 없음

칭호: 붉은 초원의 포식자

--------

근력 51 (+8) 체력 39 (+16)

민첩 47 (+13) 재능 41 (+7)

운 49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붕 레벨 24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경험치 보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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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부 검권천하] 제55화 -야오족마을(3) +2 21.01.06 634 15 12쪽
54 [1부 검권천하] 제54화 -야오족마을(2) +2 21.01.03 675 15 13쪽
» [1부 검권천하] 제53화 -야오족 마을(1) +2 21.01.02 671 16 12쪽
52 [1부 검권천하] 제52화 -천구마을(2) +2 21.01.01 674 16 12쪽
51 [1부 검권천하] 제51화 -천구마을(1) +2 20.12.31 663 15 13쪽
50 [1부 검권천하] 제50화 -천생삼교(5) +2 20.12.30 687 15 13쪽
49 [1부 검권천하] 제49화 -허상(2) +2 20.12.29 643 14 13쪽
48 [1부 검권천하] 제48화 -허상(1) +1 20.12.28 680 15 12쪽
47 [1부 검권천하] 제47화 -천생삼교(4) +2 20.12.27 67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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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부 검권천하] 제43화 -우롱(3) +2 20.12.23 713 18 12쪽
42 [1부 검권천하] 제42화 -우롱(2) +2 20.12.22 717 17 12쪽
41 [1부 검권천하] 제41화 -우롱(1) +2 20.12.21 736 19 12쪽
40 [1부 검권천하] 제40화 -오초사굴(5) +2 20.12.20 723 19 13쪽
39 [1부 검권천하] 제39화 -오초사굴(4) +5 20.12.19 721 20 12쪽
38 [1부 검권천하] 제38화 -오초사굴(3) +7 20.12.18 772 21 12쪽
37 [1부 검권천하] 제37화 -오초사굴(2) +2 20.12.17 735 21 13쪽
36 [1부 검권천하] 제36화 -오초사굴(1) +3 20.12.16 75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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